나나의 네버엔딩 스토리
금나나 외 지음 / 김영사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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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 의예과 출신, 하버드대 입학, 미스코리아 진 금나나

그녀를 수식하는 수식어구들은 무엇하나 평범한 것이 없다. 옆집 아가씨와 같은 편안한 모습의 그녀에게 어떠한 독기(?)가 숨어 있었길래

하나도 쉽지 않은 감투를 3개나 쓴 것일까? 많은 독자들이 궁금해할 것이다.

 

사실 전작 '나나너나 할 수 있다'는 아직은 어린 나이에 꿈을 이루고 당당해 하는 소녀의 모습이 책 전체에 묻어나는 느낌이 강했다. 그 목표들을 손에 쥐기 위해 물론 피나는 노력을 하였지만, 아직 좌절이라는 것을 겪지 못하는 풋풋한 이십대 초반의 모습 말이다.

하지만 이번 책에서는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치열한 사선을 넘어 살아 돌아온 전사와 같은 모습의 그녀가 책 속에서 빛나고 있다. 과외는 안받고 교과서로 충실히 공부해서 명문대 갔어요~ 식의 자서전이 아닌, 보다 넓은 세계의 파도를 향해 용감하게 나아가, 부딪히고, 깨지고 난 후 조금씩 그 모습을 보여주는 다이아몬드 원석과 같은 모습을 거짓없이 보여준 것이다.

 

꿈꿔왔던 하버드 입학과 함께 무엇이던 다 이룰 수 있을 것만 같던 자신감은 하버드의 깔리고 깔린 수재,  천재들의 앞에서 힘없이 무너지고 만다. 그러나 특유의 악바리(?) 정신을 발휘하여 대학생활의 낭만을 모조리 포기한 프리메드(의학대학원 준비수험생)로서의 삶을 시작한다. 매일매일이 학교 기숙사 학교 기숙사를 왔다갔다 반복하는 생활. 정신이 무너지지 않기 위해 매일 1시간 이상씩 런닝 머신을 뛰어야했고, 살기 위해서 초컬릿을 다량 섭취해야했다.

 

그런 그녀에게 의학대학원 진학 실패라는 첫 인생의 좌절이 찾아왔다. 아무리 힘든 시련이라도 결국은 부딪혀서 이겨냈던 그녀에게, 처음으로 불가능을 맛보게 해준 일생일대의 사건. 그동안 의지력을 버텨왔던 자신이 한없이 무너지며, 치신경이 죽어가는 신체적 고통, 스스로에 대한 좌절감, 나는 왜 의사를 하고 싶어하는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 등. 그 누구도 도와줄 수 없는 철저히 고독한 아픔의 시간을 거쳐나온 그녀는 이제 너무나도 맑은 얼굴을 들고 배시시 우리 앞에서 웃음을 던지고 있다. 자신에 대한 긍정, 자신이 나아가고자 하는 길에 대한 뿌리 깊은 신념. 그것을 결국 구한 자만의 미소를 갖게 된 것이다. 비록 조금 돌아가는 길이지만, 콜롬비아 영양대학원에 진학한 그녀는 이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려고 한다. 아마 그 도전히 마무리 지을 때면 또다른 책으로 다시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 때까지 나 역시 그녀의 책을 벗삼아 가끔 용기를 얻으며, 나보다 어린 그녀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내 길을 묵묵히 걸어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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