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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여행자의 사랑 ㅣ 판타 빌리지
리처드 매드슨 지음, 김민혜 옮김 / 노블마인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나는 전설이다'라는 영화의 원작 소설 작가가 스스로 '내가 쓴 작품 중에 가장 최고다'라고 선언한 책은 과연 어떤 책일까?
라는 궁금증에 이 책을 선택하였다. 원서로 읽어보겠다고 사놓고 아직 제대로 도전하지 못한 어딜 가던 극찬의 추천을 듣는 'the time traveller's wife(시간 여행자의 아내)'와 비슷한 제목인 것도 왠지 끌렸던 것도 사실이다. (원래 이 책의 원제목은 'bid time return'이나 이 또한 영화 제목인 'somewhere in time'으로 개정된다)
리처드 매드슨 이라는 작가의 책을 접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니, 다른 책과 비교하여 이 책이 다른 그의 작품보다 뛰어난지 어떤지는 사실 나로서는 파악하기 힘든 문제이다. 하지만 그의 많은 작품들이 영화화 되는 것으로 보아 무척 대중적인 작가이며, 인기 있는 작가임은 틀림 없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래서 인지, 대중성은 뛰어날지 모르겠으나, 소설로서의 매력은 조금 부족하지 않나 싶은 소설이었다. 워낙 원작이 출간된지 오래된 책이었던 탓도 있긴 하지만, 조금은 진부한 연애소설을 읽고 있다는 느낌에 책장을 건성 건성 넘기며 단순한 스토리라인을 따라가는 것 만으로도 충분한 느낌이 들었다고나 할까.
이 소설의 스토리는 작가 리처드 매드슨이 자신이 겪은 읽을 바탕으로 소설적 상상력을 덧붙인 소설이다. 작가는 어느날 가족들과 함께 떠난 한 여행지의 호텔에서 이미 세상을 떠난지 오래 인 옛 여자 배우의 사진 한 장을 보고 푹 빠져 들었고, 그 기억으로 부터 출발한 소설이 바로 이 '시간 여행자의 사랑'이다. 주인공 이름마져 작가와 똑같은 '리처드'. 어쩌면 작가는 자신이 이룰 수 없는 환상의 사랑을 소설 속에서 이루고자 했던 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스토리 라인도 꽤 단순하여, 옛 여배우의 사진에 반한 주인공이 결국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그녀와의 꿈결같은 며칠을 보낸 후 현실로 다시 돌아온다는 이야기가 바로 이 책의 줄거리의 전부이다.
달콤한 사랑이야기를 바란 독자에게는 책 절반에 달하는 주인공의 독백과 시간 여행을 위한 준비가 좀 지루하지 않으려나 싶다. 과거로 돌아간 주인공과 여배우 역시 별다른 인과관계없이 곧바로 서로에게 끌려서 사람 하나를 바꾸어 버리는 놀라은 사랑을 하지를 않나, 너무나도 허구적인 설정이 조금 기가 막히기도 하였으나, 스크린으로 옮기기에는 또 그럭저럭 괜찮은 작품이지 않았으려나 싶기는 하다. 빅토리아 시대의 화려한 호텔 및 사람들의 복식 등등이 볼거리로 꽤 다가왔을 듯 하다.
결과적으로 나의 리처드 매드슨이라는 작가에 대한 느낌은 뛰어난 이야기 꾼일 수는 있으나, 훌륭한 소설가로서는 나의 취향에는 좀 어긋나지 않나 싶은 그런 아쉬움이 드는 독서였다. 그의 소설 보다는 그가 원작인 영화를 택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