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가 잠든 숲 1 스토리콜렉터 53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박종대 옮김 / 북로드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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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새벽, 타우누스 지역 인근 숲속 캠핑장에서 화재가 발생합니다. 연쇄 방화 사건인 줄 알았지만, 불에 탄 캠핑카 안에서 한 남자의 시체가 발견되면서 사건은 다른 국면으로 접어듭니다. 이 전까지 발생한 연쇄 방화 사건에서는 인명 피해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불에 탄 남자의 신원을 알아내기 위해 캠핑카 주인을 찾기 시작하고, 캠핑카 주인인 동네 로지를 찾아가게 됩니다. 하지만 요양원에 있던 로지는 만나보기도 전에 살해된 채 발견됩니다. 이로써 두 번째 살인 사건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로지의 자녀였던 소냐에게서 다음과 같은 말을 듣게 됩니다.

"그건 엄마한테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니었어요." 소냐의 목소리는 씁쓸했다. "그것 말고 평생 끌고 온 완전히 다른 비밀이 있었죠. 엄마는 그 저주스런 일이 모두 자기 때문이라고 했어요. 한 인간을 죽음으로 이르게 한 일이요." <여우가 잠든 숲> p152

이를 통해 로지에게 무언가 비밀이 있었음을 알게 되고, 보덴슈타인과 피아 콤비의 수사가 계속됩니다. 수사가 진행되면서 현재 발생하고 있는 사건들이 42년 전 실종된 보덴슈타인의 어릴 적 소꿉친구인 아르투어와 보덴슈타인 애완여우 막시 실종사건과 연결되고 있음이 드러나고, 42년 전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합니다.

 

 


42년 전 아르투어와 여우 막시의 실종 사건.

그때 당시에는 왜 아르투어와 막시의 시신을 찾을 수 없었을까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사건에 얽혀있으며, 마을 사람들은 왜 일제히 침묵했을까요?


이에 대한 해답은 <여우가 잠든 숲> 2권에 담겨 있었고, 이를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친구라는 이름으로 함께 다녔지만 서로를 향한 이기심과 질투심을 가지고 있던 아이들.

이기심과 질투심이 좋지 않은 방향으로 향해갔던 42년 전 그때.

그리고 본인이 중요시 여기는 것을 지키기 위해 거짓말로 뭉친 사람들.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여우가 잠든 숲>을 보며 나를 돌아보게 되고, 사람들 간의 관계와 숨기고 싶은 비밀이 있는 사람에 대해 생각해 볼 시간을 가졌습니다. 큰 비밀을 가진 그들은 불안함과 죄의식에 힘들어 하며 삶을 살았지만, 그 비밀을 철저히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모습을 <여우가 잠든 숲>에서는 가감없이 보여주었고, 그런 모습을 보며 큰 비밀이라는 게 사람을 어떻게 변화시키는 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인간관계가 내가 바라는 대로 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렇게 책을 읽다 보면 인간관계를 한 번씩 돌아보고 이에 대해 조금 아니마 깊게 생각해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여우가 잠든 숲>을 몰입해 읽으면서 '사람은 알다 가다도 모른다.'라는 말이 머릿속에 맴돌았고, 이런 관계가 내 주변에도 있을 수 있기에 마지막엔 씁쓸하면서도 슬픈 감정이 가장 크게 남았습니다.

 

씁쓸하면서도 슬픔이 남았던 <여우가 잠든 숲>.

흡입력 있는 스토리의 책일 뿐만 아니라 생각할 거리도 던져주는 그런 책이기에 한 번쯤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타우누스 시리즈를 순서대로 쭉 읽으면 등장인물들을 더 잘 알 수 있고,

몰입해서 읽을 수 있기 때문에 타우누스 시리즈를 순서대로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다른 시리즈를 모른 채 <여우가 잠든 숲>을 읽어도 스토리를 이해하는데 지장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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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밤의 제주는 즐거워 - 심야 편의점에서 보고 쓰다
차영민 지음, 어진선 그림 / 새움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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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밤의 제주는 즐거워 - ★★★★☆

- 심야 편의점에서 벌어지는 일들.




 '달밤의 제주는 즐거워' 제목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원체 제주도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까? '제주'라는 말만 들어도 행복하게 여행했던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르고, 제주도에서 본 그 아름다운 풍경들이 파도처럼 쑥 다가오고, 제주도에서 첨벙 빠졌던 그 바다가, 함께 갔던 사람들과의 추억들이 마구마구 떠오른다. 이렇게 행복한 생각들이 많이 떠오르는지라 '달밤의 제주는 즐거워'라는 책 제목만으로도 벌써 즐거워진다. 지금까지 편의점에서 알바를 해 본 적은 없는데, 편의점 알바를 했던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때론 편하지만, 엄청 힘들다고 모두 입을 모아 말한다. 그랬기에 대체 어떤 일들이 벌어지기에 심야 편의점에서 즐거운 건지 너무나 궁금했고, 이 궁금함은 이 책을 펼쳐들게 만들었다. 심야 편의점에서 보고, 글로 담은 이야기라니 대체 어떤 이야기들일까? 하하, 호호 웃음이 나는 이야기들로 가득할까?








 이 책의 저자는 글을 쓰다보니 즐거움을 느꼈고, 몰래 몰래 소설을 쓰다가 출판사와 계약도 맺었다고 한다. 이러다 보니 자연스레 하던 공부는 놓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집안의 생계를 이끌어가야하다보니 작가로만 있을 수가 없었기에 일자리를 알아보았고, 야간 편의점 알바를 시작하게 되었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의 첫 편의점 알바의 시작은 순탄했을까? 전혀 아니었다. 포스기를 익히기 위해 열심히 반복하며 연습을 했건만, 처음 맞이한 손님은 전혀 예상 밖의 '포인트 결제'를 요구하면서 진땀을 빼게 했다. 모든 버튼이란 버튼을 다 눌러보며 포인트 결제를 찾았던 저자의 모습을 생각하면, 얼마나 당황스러웠을지 알 것 같다. 거기에 이어 '화장실 이용 사건'이 터진다. 편의점 건물의 화장실의 열쇠가 없다는 이유로 반대편 콜센터 화장실을 사용하라는 사장님의 말에 꾹 참아가며! 열심히 뛰어갔다오며 사용했거늘 어느날 찾아온 콜센터 직원의 '화장실 사용 금지' 한마디에 이런 저런 일이 벌어진다. 거기에 저자의 소소한 복수까지 더해지니 그 상황을 생각하면 웃으면 안될 것 같지만, 나도 모르게 살짝 웃고 말았다. 이렇게 편의점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이 책 속에 펼쳐진다. 편의점 알바를 경험해보지 않은 지금도 이 책을 읽으며 유쾌한 에피소드에는 빵빵 터지고, 속상한 에피소드에는 마음이 아프고 그랬다. 그런데 내가 편의점 알바를 해 보았더라면 이 책을 읽으면서 목이 아플정도로 엄청나게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손님들이 보기에 아무리 하찮은 일을 하는 편의점 알바생이라고 해도 누군가에겐 소중한 아들이고 딸이고, 형이고 오빠고, 친구인 사람이다. 낮은 자세로 손님들을 맞이한다고 해서 함부러 대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알바생이 돈 한 푼에 영혼까지 파는 사람으로 보인다면, 자신은 도대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스스로 도아보길 바란다. 원래 사람은 자기가 보이는 만큼만 보는 법이니까. - p164~165


 도둑으로 몰렸던 그 이야기를 보며 너무 속상했다. 그저 알바를 하고 있을 뿐인데, 알바를 하고 있다고 해서 저렇게 무시해도 되는 것이 아닌데... 지갑을 밖에서 잃어버리고는 편의점 알바를 도둑으로 모는 것, 자신이 잘 못 들었음에도 알바 탓을 하는 손님들을 보고 있자니 너무 마음이 아팠다. 모두 인격적으로 똑같은 존재이고, 알바라고 해서 함부로 대해도 되는 존재가 아닌데! 이렇게 함부로 대하고, 무시하고, 자신의 잘못임이 밝혀져도 사과를 하지 않고 있는 모습들을 보니 알바를 하는, 아니 일을 하는 모든 사람들이 얼마나 힘들지 생각을 하게 된다. 자신이 한 일이 아님에도 오해를 받고, 무시를 받고... 얼마나 힘들까? 정말 그 고통을, 무력감을 이겨내는 것은 너무나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모두가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나는 건데, 존중해주면 좋을 것 같다. 남에게 쏜 마음 아픈 화살은 결국 돌아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또, "고마워요" 한마디가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그 사람을 위해 던지는 한마디가, 2+1이기에 전해주는 그 한가지가 참으로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것. 이 또한 이 책을 보며 앞으로 명심하자 다짐했다. 항상 "고마워요", "감사합니다"를 입에 달고 살아야겠다. 모두가 기분 좋은 하루를 위해. 



손님으로 가는 사람은 잠깐 머물고 마는 곳이 '편의점'이지만, 알바를 하는 입장에서는 가장 오래 머물고 있기에 정말 다양한 가지각색의 사람을 만나고, 별의별 일들이 다 있을 것이다. 그 흔적이, 그 경험이 바로 이 책 속에 담겨있다. <달밤의 제주는 즐거워>는 편의점 알바를 하면서 겪은 경험들을 유쾌하게 담아냈고, 읽다보면 웃음이 자기 멋대로 밖으로 새어나오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나 또한 자꾸 풉.. 하면서 웃었기에. 많은 에피소드를 유쾌하게 담아내어 술술 읽기에도 좋았고, 편의점 알바의 하루하루를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또, 앞으로 "고마워요"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자는 결심을 하게 해 준 책이 바로 <달밤의 제주는 즐거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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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완벽한 1년
샤를로테 루카스 지음, 서유리 옮김 / 북펌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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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의 완벽한 1년 - ★★★★

-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미 비포 유>를 뛰어넘는 플롯, 빠져나올 수 없는 이야기!'라는 띠지의 문구를 본 후에는 이 책은 들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도대체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기에 <미 비포 유>를 뛰어넘으며, 빠져나올 수 없는 이야기일지 그 궁금함은 커져만갔습니다. 특히 그 어떤 추리소설보다 스릴 넘치는 올해 최고의 로맨스 소설이라는 문구를 봤을 때는 '이 책은 꼭 읽어봐야해!'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추운 겨울 스릴 넘치는 로맨스 소설을 통해 따뜻함을 느끼고, 추위를 녹여보고 싶었기 때문이죠. 이런 생각으로 들게 된 책이 바로 <당신의 완벽한 1년>입니다.



 이 책의 본격적인 이야기는 '다이어리 발견'으로부터 시작됩니다. 다이어리 발견이라니. 그것도 완벽한 1년이라는! 그러한 다이어리 발견으로 시작된다니 굉장히 새로운 스타트였습니다. 때는 바야흐로 1월 1일이었습니다. 번듯한 성공을 하고, 남부럽지 않게 살고 있는 요나단 그리프의 속은 타들어만 갔습니다. 친한 친구와 바람이 나 자신을 떠난 아내가 자꾸만 생각나고, 치매에 걸린 아버지가 생각나고... 그런데 그런 와중에 그는 자신의 자전거에 떡하니 걸려있는 가방을 발견합니다. 그 가방 속에는 다이어리 한 권이 들어있었습니다. 그냥 두고 떠났을까요? 경찰서에 맡겼을까요? 그는 다이어리 뒤에 있는 500유로의 지폐와 집을 나가신 어머니의 글씨체와 비슷함을 느낀 그 후, 그 다이어리 주인을 직접 찾아주기로 결심합니다. '완벽한 1년'이 적힌 다이어리의 주인을요. 그럼 이 주인은 누구이며, 누가 지몬의 자전거에 걸어두었을까요? (그는 잠시 자신의 아내가 걸어놓은 것일까 했지만 역시나 아니었습니다.) 다이어리를 작성한 사람은 남자친구 지몬이 자신에게 청혼해줄 것이라 기대에 부풀어 있었으며, 지몬을 위해 완벽한 1년을 계획하여 다이어리를 준비한 한나였습니다. 그리고 이 다이어리의 주인공인 지몬은 직장을 잃고, 암 선고까지 받자 자신의 여자친구에게 짐이 되기 싫은 마음에 이 '완변한 1년이 담긴 다이어리'의 진정한 주인을 찾아주고자 누군지도 모르는 자전거에 툭 걸어놓게 됩니다. 이렇게 그들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바로 '다이어리'에 얽힌 그 이야기가 말이죠.



 

 



 이 책은 정말 '이별, 만남, 사랑' 그 모든 것을 담고 있다. 다이어리를 통해 시작된 그 이야기는 서로 다른, 이 다이어리가 아니었다면 그냥 지나치는 사람이 될 수 있었던 이들의 만남, 사랑, 그리고 사람들 사이의 이별까지. 그 모든 것이 담겨있다. 뭔가 책을 읽다보면 묘한 설렘을 느끼게 된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만나 그들의 공통점을 찾게되고, 그 공통점을 알아가는 그 과정 자체가 너무 설렌다. 이래서 사람간의 만남이 있는 것이고, 그 사이에서 사랑이 피어나는게 아닐까 싶다. 분명 지몬을 위해 하나하나 적어간 다이어리가 다른 사람에게 가서 벌어지는 일들이라니. 그리고 그 다른 사람에게 그 다이어리는 인생의 선물같은 의미가 되었다니. 그동안 보지 못했던 이야기임에 틀림이 없었고, 그 속에서 만남, 사랑, 이별에 대한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1년을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그런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고나 할까? 원래 열심히 살아야하는 거지만, 이 책을 읽고다니 더! 열심히! 화이팅하며 하루하루를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새해를 시작하는 이 시점에서 이 매력적인,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책을 만난 것이 참으로 좋았다. 새해를 맞아 소설을 추천해주라고 하면 이 책을 권해줄 것 같다. 평범하면서도 강렬했다. <당신의 완벽한 1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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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홍천기 세트 - 전2권
정은궐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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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 홍천기 - ★★★★★

- 어느 날, 하늘에서 선남이 뚝 떨어졌다? 어느 한 부분도 놓칠 수 없는, 머릿 속에 여백을 주지 않는 책.




< 믿고 보는 작가 정은궐 >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 해를 품은달까지 어느 한 작품도 놓칠 수 없게 만드는! 신작이 나왔다는 소식을 들으면 믿고 보는 작가 정은궐.

 아마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을 더 익숙하게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 또한 가장 처음 만난 작품은 책이 아닌 <성균관 스캔들> 이 드라마였으니까요.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을 한번 본 후로는 이 드라마가 하는 날을 기다리는 그 일주일이 너무 기대되고 설레고 궁금하고 그랬습니다. 감질맛나게 조금씩 보여주는 드라마에 애가 타고, 아슬아슬하게 이어지는 인연들을 보며 혼자 설레고 마음졸이고 그랬던 기억이 아직까지도 생생합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그러지 않았을까요? 드라마가 끝나자마자 펼쳐본 원작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은 또 다른 매력으로 책 속에 풍덩 빠지게 만들었고, 그들의 이야기가 더 궁금한 그 마음은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로 저를 이끌었습니다. 이대로 끝나는게 아쉬울 정도로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했고, 더 만나고 싶었고, 나도 모르게 그들을 열심히 응하하고 있는 저를 볼 수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믿고 보는 작가 정은궐!' 이라는 생각이 말이죠. 그렇게 작가님의 신작이 나오면 자연스럽게 펼쳐들었고, 이번에도 어김없이 펼쳐들었습니다. 믿고 보는 정은궐 작가님의 신작 <홍천기>를요. 그 결과는 어땠을까요? 풀리지 않는, 머릿 속을 가득채워 머릿 속에 여백을 주지 않는 이 책때문에 연이틀 이 책을 끝낼 때까지 손에서 놓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 이번엔 그림이다! >



앞을 보지 못하는 맹인이지만 많은걸 꿰뚫어보는 천재 '하람'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진 선남에게 빠진 밝고 명랑한! 이름하야 개망나니! 천재 화공 '홍천기'

그림을 좋아하는, 그리고 자신의 마음을 감추지 않는 직진남 '이영'

하람 속에 있다 갑자기 튀어나오는, 홍천기를 공격하는 '마'와 홍천기를 위협하는 '화마'


"이, 선남 저한테 주신 거 맞습니까? 정말로 제가 가져도 되지요?........
아이참, 이걸 어쩌나. 하늘이 주신 건데 거절할 수도 없고,
하하하! 어차피 동침이라면 동침이랄 수도 있는 하룻밤을 보냈으니 하늘에서도 무르자고 못 하겠지." 




 동짓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선남과 마주한 홍천기. 그녀는 '이것은 하늘에서 나에게 보내준 선남!'이라고 생각하며 지극정성 그를 보살핍니다. 하지만 자신이 음식을 구하러 간 사이 훅 사라져버린 선남! 그리고 그를 찾다가 마주친 안평대군 이영. 이때부터 이들은 모르지만 은근한 삼각관계의 시작을 알립니다. 그림을 그리는 화공으로서 안평대군이 연 화공들이 한자리에 모여 그림을 그리고, 그 그림을 평가받는 자리에 간 홍천기는 그곳에서 하람을 마주하게 됩니다. 운명! 인연!이라고 생각했던 그를 만난 홍천기는 그와의 인연을 계속 이어가고, 이런 저런 핑계를 대가며 그를 만나려 합니다. 물론 하람도 같은 마음입니다. 어떠한 핑계든지, 아니 핑계가 없어도 그녀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하지만 그들의 인연이 순탄할까요? 당연히 아니었습니다. 하람의 속에 잠들어 있는 '마' 라고 부르는 그 존재. 그 존재가 깨어나면 홍천기는 위험에 빠집니다. 그 마가 홍천기를 죽이려하기 때문이죠. 또, 천재 화공인 홍천기의 기를 먹고 사는 화마까지 등장하니 그들의 만남, 그리고 홍천기의 삶이 순탄하지만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사이에서 피어나는 하람과의 애정. 그리고 홍천기를, 홍천기의 그림을 애정하는 이영의 행보를 보고있자면 절로 웃음이 나고 책을 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들의 삼각관계는 어떻게 진행이 될까요? 그리고 하람이 맹인이 되던 그 때, 무슨일이 있었으며, 그들 주위에, 그리고 하람 내에 존재하는 그 '마'라는 존재는 어떻게 될까요? 참으로 많은 궁금증을 자아내는 책이 바로 <홍천기>입니다.




 로맨스 소설이라고 하나 항상 그래왔듯이 로맨스에만 집중하게 되는 것이 아닌, 그 외의 이야기에도 눈이 가는 매력이 존재합니다. 이번에는 바로 <그림>입니다. 그림을 그리는 수많은 사람들이 나오고, 그들의 생활이 나오고, 그들이 어떠한 마음으로 그림을 그렸는지, 또 천재이기에 그 기를 빼앗으려는 존재들이 주위에 나타나는 그 모습이 참 많은 생각을 들게 합니다. 특히 지금은 미쳐버린 홍천기의 아버지를 보고 있노라면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들을 지킬 수는 없는 것인지... 그저 로맨스 소설이 아닌 그들이 살고 있는 그 시대, 그리고 그 시대속에 그림을 그리던 이들을 바라볼 수 있어 더욱 흐뭇했던, 더욱 관심이 가고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 머릿 속에 여백을 주지 않는 책, 어느 하나 빼놓을 수 없을 정도로 모두 매력적인 인물들 >


 그야말로 홍천기에 나오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애정이 가고, 자꾸 생각나고 그렇습니다. 지금도 사실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의 대물, 가랑, 여림, 걸오 이 사인방이 머릿 속에서 떠오르는데, 그들의 모습은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 때의 모습으로 기억이 납니다. 아마 직접 보았기 때문에 더 기억에 남는 것 같고, 특히 애정했던 여림은 계속 기억에 남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의 인물들은 책으로, 글로만 만났을 뿐인데 막 상상이 되고, 기억이 나고, 더 보고 싶습니다. 특히 홍천기! 이 유쾌하고 활달한! 개망나니 소리를 듣는 이리저리 쏘다니며 사고를 치고, 자신의 생각대로 막 행동해버리는 그 홍천기가 자꾸만 생각이 납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에게 거리낌 없이 말하고, 내숭이란 없고! 잘생긴 사람에게 잘생겼다고 말하는게 뭐가 문제냐며 소리치는 그 홍천기의 캐릭터는 정말 사람의 혼을 빼놓았습니다. 그 매력이 엄청나서, '와 나도 이런 매력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라고 생각할 정도였기에... 그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마치 '성균관 스캔들'의 여림을 떠올리게 하는 안평대군 '이영'의 그 넉살과 직진하는 모습,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끝없이 노력하는 그의 모습. 거기에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에는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고 임하는 그 모습조차 멋지고 기억에 남습니다. 막 응원을 하게 만드는 그런 매력이 있는 캐릭터라고 할까요? 그외에도 티격태격 싸우면서도 은근히 홍천기를 생각하는 '최경'. 하람의 곁을 따라다니며 돕는 만수, 항상 웃는 돌이까지. 나오는 수많은 캐릭터들이 하나같이 애정이가고, 생각나는 책은 또 오랜만이었습니다. 정말 책을 읽으면서 다른 생각은 들지 않는, 그들의 이야기에 푹 빠져 들게 하는 등 머릿 속에 여백을 주지 않더랍니다.




 맹인이지만 많은 것을 꿰뚫어보고, 진정으로 홍천기를 생각하는 하람과 하늘에서 뚝 떨어진 그를 좋아하는 미워할 수없는 개망나니 천재 화공 홍천기의 이야기.

 하람 속에 잠재되어 있는, 홍천기를 위협하는 '마', 홍천기의 그림을 통해 기를 흡수하는 '화마', 그리고 그들 주위에 존재하는 신령들의 이야기.

 방대한 분량 속에서 그 틀을 꽉 잡아주며, 많은 이야기를 전해주는 그림이야기.



이 이야기들이 모두 담겨있는 그 내용이 궁금하다면, 또 홍천기라는 매력적인 캐릭터, 아니 <홍천기> 속에 등장하는 매력적인 캐릭터와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에 푹 빠져보고 싶다면 이 책을 들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미 주위에는 책을 빌려주고, 추천을 하고 있기에 이 책이 2018년에 상반기 드라마로 방영된다는 그 소식이 반갑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1년이나 넘게 남았는데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설레고, 기대되는 마음은 어찌할 수가 없네요. 화공들의 이야기에도, 그리고 마에 관한 이야기에도! 로맨스에도! 눈을 뗄 수가 없었던 이 작품이 궁금하다면, 한번 만나보는 건 어떨까요? 개망나니, 미워할 수 없는 홍천기 그녀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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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
이사카 고타로 지음, 최고은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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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 - ★★★★★

- 단편인듯 장편같은 빠져드는 책



< 이사카 고타로 작가의 작품과의 첫 만남 >


 예전에 '골든 슬럼버'를 읽었었기에 완전한 첫 만남은 아니지만, 그 때는 이사카 고타로 작가를 몰랐던 시절! 이사카 고타로 작가를 알게 되고, 그 후로 만나게 된 그의 첫 작품이 바로 '아이네 클라이네'가 되었습니다. 그의 첫 작품을 만난 소감을 요약해보면, 딱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더 읽고 싶다.'. 작가의 작품 중 처음 만나게 된 작품이 작가의 최초의 연애소설이 되었는데, 이야기를 읽으면 읽을수록 '다른 책은?', '이 인물들이 혹시 다른 책에는 등장 안하나?', '그들의 이야기를 조금 더 들려주면 안돼나?', '더 읽고 싶다.' 이런 생각만 머릿 속에 가득했습니다. 사실 이 생각뿐만 아니라 작가가 교묘하게 쭉쭉~ 다 엮어놓은 관계들을 정리하느라 머릿 속은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로 꽉 차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작가의 작품과의 첫 만남은 굉장히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고, 단편이 이렇게 장편같을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정말 마지막에는 '이건 단편이 아니야! 장편이야!'라고 외치고 싶을 정도였기 때문이죠.


< 단편인듯 장편같은 이야기 >

 


 …

" 아까 했던 얘기 말인데, 결국 만남이란 그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그런 게 뭔데?"

"그때는 뭔지 몰라서, 그냥 바람 소리인가 생각했지만, 나중에 깨닫게 되는 거. 아, 그러고 보니 그게 계기였구나, 하고.

이거다, 이게 만남이다, 딱 그 순간에 느끼는 게 아니라, 나중에야 비로소 알게 되는 거."

"작은 밤의 음악처럼?"

"맞아, 그거."


-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 p35




​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 독일어로 '어느 작은 밤의 음악'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책을 읽으며 알게된 의미인데, 책 속에서는 작은 밤의 음악처럼 나중에야 비로소 알게되는 그러한 느낌, 그러한 인연들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돌이켜보니 '아 그때 그랬구나.', '그게 계기였구나' 하면서 깨닫게 되는거죠.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해보니 일상에서 이런 일은 참 많았습니다. 친구들과도 가끔 하는 얘기가 있는데 바로 '우리 언제부터 이렇게 친해졌지?'입니다. 이런 얘기가 갑자기 나오면 마구마구 과거로 헤집고 들어가 '우리가 처음 만났던 그 때'를 회상을 하곤 합니다. 그렇게 회상하고 이야기하다보면 만남은 그렇게 크고, 엄청난 일이 아니라 어떠한 모임, 우연한 기회로 인한 만남, 자연스러운 만남, 친구의 친구로의 만남 등을 통해 이루어졌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그 때는 몰랐지만, 지금은 '그 때가 계기였구나. 우린 그때부터 알게 되었고, 서서히 친해지고, 지금의 우정을 가지게 되었구나.' 하는 그러한 순간을 깨닫게 되곤 합니다. 이러한 모습들, 이러한 만남들이 바로 '작은 밤의 음악처럼' 이어지는 만남, 인연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자연스럽게, 하지만 나중에 돌이켜보면 그 때가 계기였구나 싶은 그런 만남. 이러한 일상속에 '만남'과 '인연'이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 이 책 속에 담겨있었습니다. 엄청나게 파급력있고, 막 스펙타클한 그런 이야기가 아닌, 일상속의, 잔잔하면서도 따뜻하고, 관심이 가는 그런 이야기들이 담겨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가 담긴 여섯편의 단편들은 알게모르게 이어져있었습니다. 단편이 아니라 장편이라는 생각이 들게 말이죠.



 정이가고, 관심이 가는 그러한 이야기들이 가득한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는 정말 언제 읽어도 좋을 것 같은 그런 책이었습니다. 이 책 속에는 참 많은 만남과 인연으로 가득해 머릿 속에 관계도를 그리며 읽을 정도였고, 하나하나 그들의 이야기를 보고 있노라면 웃음이 나고, 정이 가고, 더더더 궁금해졌습니다. 그들 중, 미용사인 미나코가 있었습니다. 미나코는 손님이었던 이타바시 가스미의 연결로 이타바시 가스미의 동생과 통화를 하게 되는데, 그저 관심이 없었기에 전화를 끊으려 했지만 정말 우연히 나타난! 벽을 타고 이동하는 번들거리는 검은 벌레인 바퀴벌레의 등장으로 전화를 끊지 않고 이어가게 되고, 이 이후로 쭉 통화를 하며 지내게 됩니다. 물론 어떠한 만남도 없이말이죠. (물론 이 책이 끝날 때까지 아예 만남이 없는건 아니랍니다. 향후, 상대방의 정체(?), 직업이 밝혀지고, 여러 일들이 펼쳐지지요.) 만약 첫 통화에서 번들거리는 바퀴벌레가 등장하지 않았다면 그들의 인연은 이어지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어떤 사소한 일이 그들을 연결시켜 주었고, 그 이후 인연으로 발전을 하게 되었습니다. 또, 중간에 나오는 '그때 그 사람이 지금 이 사람이어서 참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드는 인연이라는 말도 참으로 와닿고, 생각해보게 되는 부분이었습니다. 이렇게 특별하면서도 평범한 그러한 일상속의 만남과 인연들이 가득한 책이 바로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였습니다. 막 엄청나게 두근두근 거리고, 엄청나게 설레고, '어머어머! 꺅!' 이런 느낌의 연애소설 보다는 소소한 설렘이 모여 미소를 짓게 만드는 그러한 연애소설이었습니다. 추운 겨울에 읽으니 왠지 전기장판은 아니지만, 온몸을 따뜻하게 둘러주고, 포근하게 감싸주는 담요를 만난 그런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단편 속에 나오는 인물들이 서로 얽혀 있어 그들의 관계를 생각해보며 읽는 재미, '인연'과 '만남'에서 오는 설렘과 그 만남들을 생각하고, 내 일상 속의 만남들을 돌아보고 생각해보는 그런 재미가 있는 책이었습니다. 연말에 마지막으로 선택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게 해준 책이었지요. 일상에서 있을법한 그러한 만남, 일 등을 이렇게 이야기하고, 또 그 속의 인물들을 다 연결시켜 또 다른 재미를 주는 그러한 책. 책을 덮으며 혹시 이러한 인연이, 만남이 찾아오지 않을까 기대를 하게 만들기도 한 그런 책이었답니다. '인연', '만남'에 대해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혹시 이 작품 속에 나온 인물들이 또 다른 작품에 등장을 해 그들의 이야기를 조금이나마 전해주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하게 되네요. 연말에 읽은 후로 머릿 속에 잔잔한 여운이 남은 그런 책이 바로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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