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
이사카 고타로 지음, 최고은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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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 - ★★★★★

- 단편인듯 장편같은 빠져드는 책



< 이사카 고타로 작가의 작품과의 첫 만남 >


 예전에 '골든 슬럼버'를 읽었었기에 완전한 첫 만남은 아니지만, 그 때는 이사카 고타로 작가를 몰랐던 시절! 이사카 고타로 작가를 알게 되고, 그 후로 만나게 된 그의 첫 작품이 바로 '아이네 클라이네'가 되었습니다. 그의 첫 작품을 만난 소감을 요약해보면, 딱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더 읽고 싶다.'. 작가의 작품 중 처음 만나게 된 작품이 작가의 최초의 연애소설이 되었는데, 이야기를 읽으면 읽을수록 '다른 책은?', '이 인물들이 혹시 다른 책에는 등장 안하나?', '그들의 이야기를 조금 더 들려주면 안돼나?', '더 읽고 싶다.' 이런 생각만 머릿 속에 가득했습니다. 사실 이 생각뿐만 아니라 작가가 교묘하게 쭉쭉~ 다 엮어놓은 관계들을 정리하느라 머릿 속은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로 꽉 차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작가의 작품과의 첫 만남은 굉장히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고, 단편이 이렇게 장편같을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정말 마지막에는 '이건 단편이 아니야! 장편이야!'라고 외치고 싶을 정도였기 때문이죠.


< 단편인듯 장편같은 이야기 >

 


 …

" 아까 했던 얘기 말인데, 결국 만남이란 그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그런 게 뭔데?"

"그때는 뭔지 몰라서, 그냥 바람 소리인가 생각했지만, 나중에 깨닫게 되는 거. 아, 그러고 보니 그게 계기였구나, 하고.

이거다, 이게 만남이다, 딱 그 순간에 느끼는 게 아니라, 나중에야 비로소 알게 되는 거."

"작은 밤의 음악처럼?"

"맞아, 그거."


-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 p35




​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 독일어로 '어느 작은 밤의 음악'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책을 읽으며 알게된 의미인데, 책 속에서는 작은 밤의 음악처럼 나중에야 비로소 알게되는 그러한 느낌, 그러한 인연들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돌이켜보니 '아 그때 그랬구나.', '그게 계기였구나' 하면서 깨닫게 되는거죠.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해보니 일상에서 이런 일은 참 많았습니다. 친구들과도 가끔 하는 얘기가 있는데 바로 '우리 언제부터 이렇게 친해졌지?'입니다. 이런 얘기가 갑자기 나오면 마구마구 과거로 헤집고 들어가 '우리가 처음 만났던 그 때'를 회상을 하곤 합니다. 그렇게 회상하고 이야기하다보면 만남은 그렇게 크고, 엄청난 일이 아니라 어떠한 모임, 우연한 기회로 인한 만남, 자연스러운 만남, 친구의 친구로의 만남 등을 통해 이루어졌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그 때는 몰랐지만, 지금은 '그 때가 계기였구나. 우린 그때부터 알게 되었고, 서서히 친해지고, 지금의 우정을 가지게 되었구나.' 하는 그러한 순간을 깨닫게 되곤 합니다. 이러한 모습들, 이러한 만남들이 바로 '작은 밤의 음악처럼' 이어지는 만남, 인연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자연스럽게, 하지만 나중에 돌이켜보면 그 때가 계기였구나 싶은 그런 만남. 이러한 일상속에 '만남'과 '인연'이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 이 책 속에 담겨있었습니다. 엄청나게 파급력있고, 막 스펙타클한 그런 이야기가 아닌, 일상속의, 잔잔하면서도 따뜻하고, 관심이 가는 그런 이야기들이 담겨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가 담긴 여섯편의 단편들은 알게모르게 이어져있었습니다. 단편이 아니라 장편이라는 생각이 들게 말이죠.



 정이가고, 관심이 가는 그러한 이야기들이 가득한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는 정말 언제 읽어도 좋을 것 같은 그런 책이었습니다. 이 책 속에는 참 많은 만남과 인연으로 가득해 머릿 속에 관계도를 그리며 읽을 정도였고, 하나하나 그들의 이야기를 보고 있노라면 웃음이 나고, 정이 가고, 더더더 궁금해졌습니다. 그들 중, 미용사인 미나코가 있었습니다. 미나코는 손님이었던 이타바시 가스미의 연결로 이타바시 가스미의 동생과 통화를 하게 되는데, 그저 관심이 없었기에 전화를 끊으려 했지만 정말 우연히 나타난! 벽을 타고 이동하는 번들거리는 검은 벌레인 바퀴벌레의 등장으로 전화를 끊지 않고 이어가게 되고, 이 이후로 쭉 통화를 하며 지내게 됩니다. 물론 어떠한 만남도 없이말이죠. (물론 이 책이 끝날 때까지 아예 만남이 없는건 아니랍니다. 향후, 상대방의 정체(?), 직업이 밝혀지고, 여러 일들이 펼쳐지지요.) 만약 첫 통화에서 번들거리는 바퀴벌레가 등장하지 않았다면 그들의 인연은 이어지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어떤 사소한 일이 그들을 연결시켜 주었고, 그 이후 인연으로 발전을 하게 되었습니다. 또, 중간에 나오는 '그때 그 사람이 지금 이 사람이어서 참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드는 인연이라는 말도 참으로 와닿고, 생각해보게 되는 부분이었습니다. 이렇게 특별하면서도 평범한 그러한 일상속의 만남과 인연들이 가득한 책이 바로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였습니다. 막 엄청나게 두근두근 거리고, 엄청나게 설레고, '어머어머! 꺅!' 이런 느낌의 연애소설 보다는 소소한 설렘이 모여 미소를 짓게 만드는 그러한 연애소설이었습니다. 추운 겨울에 읽으니 왠지 전기장판은 아니지만, 온몸을 따뜻하게 둘러주고, 포근하게 감싸주는 담요를 만난 그런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단편 속에 나오는 인물들이 서로 얽혀 있어 그들의 관계를 생각해보며 읽는 재미, '인연'과 '만남'에서 오는 설렘과 그 만남들을 생각하고, 내 일상 속의 만남들을 돌아보고 생각해보는 그런 재미가 있는 책이었습니다. 연말에 마지막으로 선택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게 해준 책이었지요. 일상에서 있을법한 그러한 만남, 일 등을 이렇게 이야기하고, 또 그 속의 인물들을 다 연결시켜 또 다른 재미를 주는 그러한 책. 책을 덮으며 혹시 이러한 인연이, 만남이 찾아오지 않을까 기대를 하게 만들기도 한 그런 책이었답니다. '인연', '만남'에 대해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혹시 이 작품 속에 나온 인물들이 또 다른 작품에 등장을 해 그들의 이야기를 조금이나마 전해주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하게 되네요. 연말에 읽은 후로 머릿 속에 잔잔한 여운이 남은 그런 책이 바로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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