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밤의 제주는 즐거워 - 심야 편의점에서 보고 쓰다
차영민 지음, 어진선 그림 / 새움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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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밤의 제주는 즐거워 - ★★★★☆

- 심야 편의점에서 벌어지는 일들.




 '달밤의 제주는 즐거워' 제목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원체 제주도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까? '제주'라는 말만 들어도 행복하게 여행했던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르고, 제주도에서 본 그 아름다운 풍경들이 파도처럼 쑥 다가오고, 제주도에서 첨벙 빠졌던 그 바다가, 함께 갔던 사람들과의 추억들이 마구마구 떠오른다. 이렇게 행복한 생각들이 많이 떠오르는지라 '달밤의 제주는 즐거워'라는 책 제목만으로도 벌써 즐거워진다. 지금까지 편의점에서 알바를 해 본 적은 없는데, 편의점 알바를 했던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때론 편하지만, 엄청 힘들다고 모두 입을 모아 말한다. 그랬기에 대체 어떤 일들이 벌어지기에 심야 편의점에서 즐거운 건지 너무나 궁금했고, 이 궁금함은 이 책을 펼쳐들게 만들었다. 심야 편의점에서 보고, 글로 담은 이야기라니 대체 어떤 이야기들일까? 하하, 호호 웃음이 나는 이야기들로 가득할까?








 이 책의 저자는 글을 쓰다보니 즐거움을 느꼈고, 몰래 몰래 소설을 쓰다가 출판사와 계약도 맺었다고 한다. 이러다 보니 자연스레 하던 공부는 놓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집안의 생계를 이끌어가야하다보니 작가로만 있을 수가 없었기에 일자리를 알아보았고, 야간 편의점 알바를 시작하게 되었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의 첫 편의점 알바의 시작은 순탄했을까? 전혀 아니었다. 포스기를 익히기 위해 열심히 반복하며 연습을 했건만, 처음 맞이한 손님은 전혀 예상 밖의 '포인트 결제'를 요구하면서 진땀을 빼게 했다. 모든 버튼이란 버튼을 다 눌러보며 포인트 결제를 찾았던 저자의 모습을 생각하면, 얼마나 당황스러웠을지 알 것 같다. 거기에 이어 '화장실 이용 사건'이 터진다. 편의점 건물의 화장실의 열쇠가 없다는 이유로 반대편 콜센터 화장실을 사용하라는 사장님의 말에 꾹 참아가며! 열심히 뛰어갔다오며 사용했거늘 어느날 찾아온 콜센터 직원의 '화장실 사용 금지' 한마디에 이런 저런 일이 벌어진다. 거기에 저자의 소소한 복수까지 더해지니 그 상황을 생각하면 웃으면 안될 것 같지만, 나도 모르게 살짝 웃고 말았다. 이렇게 편의점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이 책 속에 펼쳐진다. 편의점 알바를 경험해보지 않은 지금도 이 책을 읽으며 유쾌한 에피소드에는 빵빵 터지고, 속상한 에피소드에는 마음이 아프고 그랬다. 그런데 내가 편의점 알바를 해 보았더라면 이 책을 읽으면서 목이 아플정도로 엄청나게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손님들이 보기에 아무리 하찮은 일을 하는 편의점 알바생이라고 해도 누군가에겐 소중한 아들이고 딸이고, 형이고 오빠고, 친구인 사람이다. 낮은 자세로 손님들을 맞이한다고 해서 함부러 대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알바생이 돈 한 푼에 영혼까지 파는 사람으로 보인다면, 자신은 도대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스스로 도아보길 바란다. 원래 사람은 자기가 보이는 만큼만 보는 법이니까. - p164~165


 도둑으로 몰렸던 그 이야기를 보며 너무 속상했다. 그저 알바를 하고 있을 뿐인데, 알바를 하고 있다고 해서 저렇게 무시해도 되는 것이 아닌데... 지갑을 밖에서 잃어버리고는 편의점 알바를 도둑으로 모는 것, 자신이 잘 못 들었음에도 알바 탓을 하는 손님들을 보고 있자니 너무 마음이 아팠다. 모두 인격적으로 똑같은 존재이고, 알바라고 해서 함부로 대해도 되는 존재가 아닌데! 이렇게 함부로 대하고, 무시하고, 자신의 잘못임이 밝혀져도 사과를 하지 않고 있는 모습들을 보니 알바를 하는, 아니 일을 하는 모든 사람들이 얼마나 힘들지 생각을 하게 된다. 자신이 한 일이 아님에도 오해를 받고, 무시를 받고... 얼마나 힘들까? 정말 그 고통을, 무력감을 이겨내는 것은 너무나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모두가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나는 건데, 존중해주면 좋을 것 같다. 남에게 쏜 마음 아픈 화살은 결국 돌아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또, "고마워요" 한마디가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그 사람을 위해 던지는 한마디가, 2+1이기에 전해주는 그 한가지가 참으로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것. 이 또한 이 책을 보며 앞으로 명심하자 다짐했다. 항상 "고마워요", "감사합니다"를 입에 달고 살아야겠다. 모두가 기분 좋은 하루를 위해. 



손님으로 가는 사람은 잠깐 머물고 마는 곳이 '편의점'이지만, 알바를 하는 입장에서는 가장 오래 머물고 있기에 정말 다양한 가지각색의 사람을 만나고, 별의별 일들이 다 있을 것이다. 그 흔적이, 그 경험이 바로 이 책 속에 담겨있다. <달밤의 제주는 즐거워>는 편의점 알바를 하면서 겪은 경험들을 유쾌하게 담아냈고, 읽다보면 웃음이 자기 멋대로 밖으로 새어나오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나 또한 자꾸 풉.. 하면서 웃었기에. 많은 에피소드를 유쾌하게 담아내어 술술 읽기에도 좋았고, 편의점 알바의 하루하루를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또, 앞으로 "고마워요"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자는 결심을 하게 해 준 책이 바로 <달밤의 제주는 즐거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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