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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 말 - 법정에 쏟아진 말들, 그 속에 숨겨진 범죄의 흔적
송영훈.박희원 지음 / 북플랫 / 2024년 12월
평점 :
<죄와 말> 은
법정 현장을 취재하는 두 기자님이 쓴 책인데요.
뉴스에서 보았던 사건들의 법정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천인공노할 살인 사건부터 전세 사기 사건, 간병 살해 사건, 급발진 차량 소송,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간의 권력 다툼, 잘못된 수사로 억울한 누명을 쓴 사건 등등등.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26개의 사건을 1부 살인의 말, 2부 단죄의 말, 3부 국가의 말로 나누어 놓았습니다.
p23
"명백히 드러난 출혈 원인이 있는데 왜 다른 생각을 하라고 합니까?"
계속해서 다른 가능성을 묻는 변호인. 하지만 이 교수는 단호했습니다. 명확하게 보이는 원인이 있는데 왜 계속 다른 가능성을 물어보느냐고 따졌죠. 법리를 앞세워 치열한 싸움이 오가는
법정에서 의학적 전문 지식으로 무장한 그의 답은 매 순간 단호했습니다.
p73
재판부_ 생각해 보세요. 보복 목적은 딸인데 실제로 죽인 것은 가족이다? 변호사님, 제가 변호사님한테 악감정을 갖고 자제분을 해쳤다면 죄가 됩니까? 안 됩니까? (보복살인이) 보복 목적 대상과 실제 피해자가 반드시 일치해야만 성립하는 범죄입니까?
p128
관세는 24일 재판의 증인 신문이 끝난 뒤에도"이 말도 안 되는 구조"라고 나지막이 말했습니다.
(중략)
증인들은 그저 심부름을 했을 뿐이라고 말합니다. 죄가 될 줄 몰랐다는 어처구니없는 말을 하죠. 악은 의외로 평범하다며 '악의 평범성'을 말한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타인의 고통을 헤아릴 줄 모르는 생각의 무능은 행동의 무능을 낳는다" 라고 했죠. 아무 생각 없이 한 행동들이 때론 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입니다.
p185
"처벌의 필요성은 있지만, 처벌할 수 없다?"
국가의 부름을 받고 간 자녀들이 주검으로 돌아올 때, 그 부모들에게 '법이 이러하니 이해하라'고 쉽게 말할 수 있을까요? 완벽한 법은 없듯이, 법전이 현실을 오롯이 담아내지도 못합니다. 우리 사회가 법을 계속 개정해나가는 것도 이 때문일 겁니다.
p315
앞서 본 우리나라 헌법 제12조 제4항에 따르면,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에 대한 헌법의 어조는 무척 단호합니다. '누구든지', '즉시'라는 말은 법조문에 쉽게 등장하는 단어가 아닙니다. 심지어 피의자가 변호인을 구할 수 있는 형편이 아니라면 '국가가 변호인을 붙인다'라고 강제합니다. 헌법이 이처럼 강조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무엇보다 누명을 쓴 피의자가 나와서
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말들로 채워진 법정.
검사와 변호사, 피의자와 증인 그리고 판사의 말들을 통해 우리가 알고 있는 사건의 이면을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그 속에서 우리가, 사회가, 국가가 돌아보고 관심을 가져야 할 여러 가지 문제들을 짚어주고 있습니다.
♤피의자나 증인의 말도 안 되는 괴변으로 분노하기도 하고 피해자나 가족들 사연에 눈물짓기도 했습니다.
판사님의 호통으로 시원했다가 애매한 판결에 답답하기도 했습니다.
잊힌 사건들을 다시 또 자세히 들여다보며 법이란 무엇인가?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오랜만에 요청이 아닌 시청으로
@bookclip1 님과 출판사의 협찬을 받아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