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꺼이 헤매는 마음
임승주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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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가 주는 따뜻한 동력을 느끼고 싶은 연말, 내리는 눈과 매서운 바람을 방안에서 바라보며 임승주 작가의 <기꺼이 헤매는 마음>을 만났다. 기꺼이가 붙은 제목에 위로를 받으며 한 장 한 장 작가의 삶을 만난다.

"그래, 다큐멘터리는 멀리 있지 않구나. 슬그머니 세상 속으로 들어가는 법, 남의 이야기에서 나의 조각을 찾는 법, 그 조각을 잘게 잘게 흩뿌려 가능한 더 많은 이의 손을 잡아끌 수 있는 것. "(p.26)

책을 읽으며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에서 나는 얼마나 많은 조각들을 찾았는가, 그리고 잘게 잘게 흩뿌릴 수 있는 나의 조각들을 어떻게 활용하고 싶은 것일까 곰곰히 생각해 본다. 여러 에피소드 중, 작가가 항암치료를 하며 병원 생활을 하는 부분이 오래도록 마음에 담겼다.
6인실 병실의 5번자리, 가장 가운데 자리에 배정 받을 때의 느낌, 내게는 아직 아득해지지 못한 채 뜨겁게 남아있는 그 마음이 고스란히 올라온다. 보호자로 어린 아들의 입원,수술,회복을 지켜보았던 마음이 시시때때로 올라와 멈추고 읽기를 반복했다. 작가가 들려주는 시간의 거리만큼 내게도 시간이 흐른다면, 아이의 아픔을 바라보던 나의 마음과 글은 어떻게 변화할 수 있을지, 아픔이 이끌어줄 성숙의 다음 단계가 궁금해지기도 했다.

"시간이 꽤 흘러서인지는 알 수 없으나, 병원에서의 시간이 나쁜 기억만 남아있지는 않다. 창가로 비쳐들어온 햇살을 매만지듯, 따스한 기억으로 남은 순간들도 있다. 엄마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특히 그랬다." (p.226)

병원이라면 눈물부터 쏟아지는 나의 일곱살 아이가 많은 시간이 흐른 후, 지금의 시간을 이 작가처럼 이렇게 기억할 수 있다면...그럼에도 감사할 수 있었고, 서로를 사랑할 수 있었고, 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던 시기였음을 알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끝내 감사한 그 아픔이 찬란한 고통으로 남았다는 것을 말이다. 인생의 어느 순간 망치에 얻어맞은 듯 오는 깨달음. 내게는 그것이 올 한해 아이와 함께 한 병실생활이었으니까.

"그렇게 나도 위로받고 싶었던 것 같다. 내게서 떨어진 조각들을 누군가 그러모으며 '이걸로도 괜찮아'라고 말해주는 순간을. 그래서 내게서 떨어져 나온 것들을 소중히 안고 살 수 있게 되기를. 그렇게 나는 나로서 충분하다는 확신이 자연스레 채워지고, 언젠가 헐벗는 날이 오더라도 의연히 다음 계절을 기다릴 줄 아는 어른으로 자라날 수 있기를" (p.214)

글이란 참 신기한 도구이다. 누군가의 삶, 마음 안에 고스란히 담겼다 나올 수 있으니까. 그리고, 그렇게 타인의 삶에 조심스레 다가간 후와 이전은 전혀 다르니까. 한번도 만난 적 없는 전혀 다른 직업군의 타인의 삶에서 받은 수많은 조각들이 내 안에 담겨 전혀 새로운 빛으로 빛나기 시작한다. 그렇게 기꺼이 나의 한 조각을 나누고 싶은 작가의 마음안에 푹 빠졌다 나온 날, 나는 아무도 읽지 않는 나만의 글을 가득 써내려갈 수 있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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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Consumer Trend Insights - Ten Keywords regarding What Consumers Want in 2023, the Year of the Rabbit
김난도 외 지음, 윤혜준 옮김, 미셸 램블린 감수 / 미래의창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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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즐겁게 챙겨보는 책이 있다. 바로, 트렌드 코리아. 십여년 전업주부로 지낸 나에게 이렇게 책으로 읽으며 접하는 한 해의 사회, 문화, 기술의 특성들은 새로운 시선을 제공할 뿐 아니라, 그동안 follow-up하지 못한 트렌드 들을 한꺼번에 총정리할 수 있는 귀한 기회이기도 하다. 열가지 트렌드 중 분명 몇가지는 나의 삶에도 깊숙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매 해 느끼며, 마음 한편에서는 작은 안도감이 든다.
'그래. 그래도 나는 이런 트렌드를 삶에서 읽어냈어.'

올해는 Rabbit Jump라는 키워드로 10가지 트렌드를 만났다. R(Redistribution of the Average, 평균실종), A(Arrival of a New Office Culture: 'Office Big Bang',오피스 빅뱅), B(Born Picky, Cherry-sumers,체리슈머), B(Buddies with a Purpose: 'Index Relationships',인덱스관계), I "Irresistible! The 'New Demand Strategy,뉴디맨드 전략), T(Thorough Enjoyment:'Digging Momentum',디깅 모멘텀), J(Jumbly Alpha Generation, 알파세대), U(Unveiling Proactive Technology, 선제적 대응기술),M(Magic of Real Spaces, 공간력), P(Peter Pan and the Neverland Syndrome, 네버랜드신드롬)이 올해의 열가지 키워드다.

먼저, 각각이 무엇인지 간략하게 살펴보고 나에게 가장 인상적이었고 직접적으로 다가온 인덱스 관계, 디깅 모멘텀, 그리고 알파세대에 관해 간략한 단상을 나누어보고자 한다.

1. Redistribution of the Average 평균 실종: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사회의 전형성이 사라지고 정규분포의 모양이 바뀌고 있다. 평균이 실종되고 양극화가 되며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2. Cherry-sumers 체리슈머:불황 속 소비에 등장한 특이한 소비자 유형. 멤버십이 주는 혜택을 부지런히 누리면서 막상 구매는 주저하는 등, 가성비 추구 활동을 띄는 소비자를 일컫는 말이다.

3. The New Demand Strategy 뉴디맨드 전략: 필요한 것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전략이다. 이 전략은 교체수요와 신규 수요를 창출하는 획기적인 상품력을 위한 방법론을 제안한다.

4. Office Big Bang 오피스 빅뱅: 조직문화가 대 격변을 겪오 있다. 회사발전이 나의 발전인 시대가 가고 재택근무의 여파와 퇴직열풍으로 새로운 현상들을 만난다.

5. Index Relationships 인덱스 관계: 친하다, 안친하다의 이분법적 관계는 갔다. 관계마다 인덱스를 붙여 관리를 하고 인간관계 층위와 밀도가 복잡하고 다차원되었다.

6. Digging Momentum 디깅모멘텀: 과도한 몰입을 통해 자신을 찾고 발견하고 표현하고 과시하는 현상이다. 자기 존재를 발견하는 점이 특징이다.

7. The Neverland Syndrome 네버랜드 신드롬: 외모에 국한되지 않고 사고방식과 가치관 전반에 걸친 청년식 사고를 추앙하는 현상을 말한다.

8.Alpha Generation 알파세대: 2010년 이후 태어난 이들을 일컫는다.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 기기를 접한 디지털네이티브라는 의미에서 신인류의 시작, 알파라 부른다.

9. Unveiling Proactive Technology 선제적 대응 기술: 지금까지의 기술, 즉 인간이 요구하면 해결하는 형식이 아니라 요구가 있기 전에 미리 필요를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대응하는 방향을 말한다.

10. Magic of Real Spaces 공간력: 메타버스를 비롯한 새로운 가상공간, 공간의 힘과 본질, 이 세대의 공간 개념에 대해 알아본다.

각각의 핵심 트렌드가 흥미로웠지만 유독 관심을 끌었던 것 세가지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한다.

"As communication mediums evolve, the nature of relationships changes along with them. Where 'establishing relationships' in the past consisted in forming close friendships with a small number of people, today's relationships are better characterized as a result of 'relationship management' with a focus on maximizing efficiency by indexing different types of relationships based on their purpose." <p.106>

먼저, 인덱스 관계. 인연에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관계를 만들고 분류하고 전략적으로 유지하는 인간관계를 일컫는다. 관계를 만들 때도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만나는 부류와 완전한 우연에 기대는 랜덤 방식이 있다. 나의 경우, 올 한해 목적성 만남을 가졌는데, 같은 목적을 지닌 사람들과 함께 일종의 미션을 공유하고 인증하며 서로 피드백을 하며 성장했다. 목적이 관계보다 우선하는 것이라 하지만 이런 목표를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관계의 질이 달라짐은 분명하다. 글쓰기모임의 멤버들과 엄마사람 친구들, 영어로 뭉친 친구들과는 다른 빛의 즐거움을 관계에서 얻어갈 수 있었다.
또한 다양한 sns플랫폼에서 온라인 친구들을 만나게 되었는데 예전이라면 정보가 공개되는 것이 두려워 늘 비공개였다면 카페에서 활동하여 아이디로만 안지 오래된 친숙한 온라인 이웃들에게 조금씩 개인적인 삶을 오픈할 용기를 갖게 되었다. Z세대가 정의하는 친밀도로 볼 때 약간친함 사이에서 아주친함사이로 올라간, 적극적 인덱스 관리였다 할 수 있다.내게는 이 모든 것이 새로웠다. 일단, 대면하여 관계가 형성되지 않아도 거의 동일한 아니 어쩌면 더 깊숙한 관계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겪으면서도 믿기지 않는 마법같다는 생각이 든다.

"It is difficult to draw a precise line between what type of digging constitutes an escape from reality and what is simply a deeper look into the self, but it is necessary to be able to find the right balance in daily life when digging. The key is growth.When the activity can be harmonized with daily life under the broader direction of self-improvement, digging can become momentum for real progress in people's lives." <p, 165>

두번째로 흥미로웠던 것은 디깅모멘텀이다. 요즘 "뭐에 진심"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들린다. 찐자아라를 찾아 떠나는 열정 가득한 노력, 실존적 불안에 대응한 적극적인 노력을 말하는데... 컨셉형 디깅에서 예로 나온 헤르미온느 공부법, 하이틴 공부법 등이 특히 흥미로웠다. 실제 싱크로율이 100프로에 이르고자 치열히 노력하며 자기암시를 하는 모습이 재미있으면서 한편으로는 우리가 한참 공부하던 1990년대 중반에도 비슷한 시도가 있었으니...아마 창피하여 싱크로율까지는 생각하지 못했어도 분명 순정만화속 누구와 영화속 누구에 빙의하여 비슷한 삶을 상상하며 노력하던 모습들이 진화한 형태 같아보이기도 했다.덕질을 함께 하며 관계형 디깅을 하는 팬질도 신기하고 실제 동네 카페에 BTS팬들을 위한 카페가 있는데 하나의 매개로 팬들이 모여 소통하는 즐거움을 가까이에서 보며 새로운 문화를 접한다. 행복한 인생을 위해 발돋움이 될 이 디깅 모멘텀이 사회전반적으로 모두가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되길 바라본다.

"A generation of true digital natives starts with children whose first word was "Alexa", not "Mom". This is "Generation Alpha", born after 2010. (...) Compared to the previous generation, Gen Alpha seems to be growing up amid unprecedented convenience and a wholly digital environment. However, when asked the question "Are you happy?" the answer is not so straightforward." <p,188>

마지막으로는 알파세대! 우리 아이들의 세대다. 2010년 이후에 태어난 아이들, 초등학교 6학년보다 어린 아이들의 세대.
"아니, 전화기가 왜 이렇게 생겼어?"
아이가 깜짝 놀라 물었다. 동화책 속 유선전화기를 보고 한 물음이었다. 태어날 때 부터 디지털을 접하고 핸드폰이 있었던 세대. 디지털 네이티브라 불리며, 입학식도 줌으로, 수업도 줌으로 했던 코로나를 겪은 세대, 나는 알파세대를 키우는 MZ에 속하기는하나 거의 최연장MZ에 해당하는 부모로써 앞으로 육아를 하며 알파세대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부모의 세대와는 달리 공부로 성공하기보다는 모두가 셀레브리티가 될 수 있는 세대, 테크닉보다는 메커니즘을 중시하는 아키텍트, 저출산시대의 귀한 자식들로서 내가 세상의 중심이 되는 세대, 그리고 코로나의 직격탄의 한가운데를 지내는 그들은 어른들도 어려운 현실과 디지털 세상 사이에서의 균형잡기가 필요하다. 그런 그들이 행복하려면 디지털 시데에서 잊힐 권리 등의 제도수립이 필요하고, 학교와 사회가 관심을 기울여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게 노력해야할 것이다. 결국 미래의 주역이 될 아이들은 알파세대일 테니까.

"Rabbits don't walk. They jump. They have big ears and bright eyes, so they can hear and see well. While examining alternatives to describe the overall trend of 2023 with 10 characters, I particularly liked the image of "jumping." Although we are facing a difficult new year, we decided on "RABBIT JUMP" as the title of the book and main keyword, with the hope that we jump and act wisely like a rabbit. It contains hope that the crouching rabbit will be able to jump higher, although it may be hampered by the recession. If we endure this period well, there will be a chance to take another leap forward." <p,21>

검은 토끼의 해를 맞아 한껏 뛰어올라 버텨내던 시깅에서 새로운 도약을 기대해본다. 이번에 읽은 트렌드코리아는 영문판으로 한국어판과 비교하였을 때, 2022년도 부분이 빠지고 2023의 10가지 키워드로 구성되어 있다. 영어로 쉽게 풀어진 트렌드 설명으로 향후 영어로 해당 부분에 관한 설명을 할 때 유용히 발췌하여 사용할 수 있어 보인다. 이제는 너무 오래 영어를 놓아 직접적으로 활용할 기회는 많지 않지만, 한 해를 망라하는 키워드를 영어로 살펴봄으로써 간접적으로 접하는 영문 뉴스나 시사를 접할 때 한층 더 익숙한 배경지식을 겸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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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코리아2023
#트렌드코리아영문판
#미래의창
#김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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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말 공부 일력 365 (스프링) - 하루 한 마디, 아이의 마음을 사랑으로 채우는 엄마의 말 공부
이임숙 지음, 사로서로 그림 / 카시오페아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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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이 달력은 뭐야?"
"엄마가 예쁘게 말 하는 법을 배우고 싶어서 전에 책을 사서 읽었거든."
"무슨 책?"
"<엄마의 말 공부>라는 책이야. 엄마가 늘 A에게 '친구들에게 말할 때, 상냥하게 말하렴.' 잔소리를 하잖아. 엄마는 그렇게 잔소리하면서 막상 엄마는 A에게 얼마나 예쁘게 말을 했을까? 반성해봤어. 우리A에게 매일 매일 좋은 말을 해주고 싶은 욕심이 생겨서 공부를 해보고 싶었단다."
"근데 엄마는 화도 많이 내잖아."
"맞아. (쑥쓰러운 웃음) 부끄럽네. 엄마도 공부한다고해서 바로바로 적용이 잘 안되더라. A가 그렇듯이 엄마도 똑같았어. 그래서 이렇게 일력을 두고 매일 한장씩 넘기며 머리에 새기지 않고 가슴에 새겨두려고 해."
"한번 읽어봐도 돼?'
"그럴까? 우리 같이 한번 보자."

열살 첫째 아이와 함께 만난 1월 1일의 말은 '새해,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고 싶을 때'의 상황이다.
[좋지 않은 예] "새해엔 좀 더 열심히 공부해. 잘 할 수 있지?"
[좋은 예] "엄만 네게 고마운 게 참 많아. 키가 이만큼이나 더 컸고, 함께 대화도 많이 했고, 네 할일도 참 잘했어. 정말 고마워."

마지막 문장인 '정말 고마워'를 힘주어 말하며 가슴이 뜨끈해 온다. 기승전 감사. 그래. 결국엔 감사로 채워가는 우리의 인생인데, 새해랍시고 다짐과 계획이 먼저 떠오르는 것이 결국 아이에게 '새해에는 무엇을 어떻게 할래?'하는 질문으로 이어질 수 있겠구나. 미리 알아서 다행이다. 코로나로 2년간 발이 묶여 아이들과 거리두기를 전혀 할 수 없을 무렵, 나는 아이들의 장점을 각자 70개씩 총 140개를 적어두었다. 당시, 아이들은 부엌 옆에 붙여둔 자신의 장점 리스트 앞에 한참을 서서 '와! 내가 이렇게나 좋은 점이 많다고?' 눈을 동그랗게 뜬 채 하나하나 손을 짚어 읽어내려가며 기뻐했다.

1월 1일의 일력을 읽는데, 문득 그 기억이 떠올랐다. 아이에게 고마운 점을 찾아 계속해서 말해주는 것만큼 자존감을 높여주는 강력하고도 쉬운 방법이 또 있을까? 나의 말 한마디가 아이의 몸에 쌓인다 생각하니 감정의 필터를 거치지 않은 채 나갔던 수많은 말들이 아이의 몸속에서 해독되지 않은 채 고여있지는 않을까? 해독의 기간만큼 더 많은 시간 나는 수련을 해야겠다며, 새해의 다짐을 한다. 아울러, 이 말은 아이에게만 해당하는 말이 아닐 것이다. 아이를 나라고 생각하고 내가 나에게 해주는 말로 바꾸어본다.

건강한 말에는 치유의 힘이 있다. 건강한 말이 만들어내는 단단한 정신, 앞으로 긴 인생을 살아가며 아이에게 그 누구도 줄 수 없는 커다란 자산이 될 것임을, 이 말을 한번씩 건넴으로써 결국 엄마인 나 자신도 돌볼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이 모든 말들은 내가 듣고 싶었던 말이었고, 이렇게 시간이 흘러 나의 아이에게 해주므로써 어린시절의 내게 해주는 말이기도 하니까.

오늘을 마무리 할 때, 일곱 살 둘째가 자꾸 양치를 해 달라고 조른다. 일력 1월 3일자에는 '혼자서 할 수 있는데도 계속 엄마를 부를 때'의 예시가 나왔다.
[좋지 않은 예] "혼자서 할 수 있잖아. 왜 자꾸 불러."
[좋은 예]"잘못할까봐 걱정됐구나. 그런데 넌 잘할 수 있어. 너 자신을 믿어봐."
그리고, 나는 마음에 말들을 새기기로 작정한 사람인 만큼 아이를 공감해주고, 아이의 초감정을 읽어주었다.
"이를 닦으며 칫솔이 잇몸을 지를까봐 걱정이 되었구나. 치실을 하다 치실이 안빠지면 어쩌지 불안했구나."
그리고 아이를 응원했다.
"엄마 생각엔 네가 혼자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해. 해보고 도움을 요청하면 그 때 엄마가 마무리를 도와줄께."
완벽주의 성향이 있는 아이에게는 작은 실수나 실패가 불안하였던 것이다. 게다가 요 근래 충치로 인한 신경치료를 계속 했으니 치과 두려움도 크고.
"그러면, 치과에 안가도 될거야. 그럼 한번 해보렴."

인정한다. 품이 많이 드는 일이다. 상대의 감정을 오롯이 공감해주고, 아름다운 말들로 채우기까지는 그래서 연습 또한 필요하다. 이임숙 선생님의 <엄마의 말공부 1,2> 모두 소장해두고 밑줄이 범벅이 되게 읽었지만 아이가 자라며 그때그때 필요한 말들을 모두 머리속에 넣어두기란 쉽지 않았다. 일력은 그런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 곁에 두고 자주 볼 수 있으며, 쉽게 넘기며 예시를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도가 크다. 함께 행복해지고 성장하는 삶을 위해 오늘도 나는 일력을 살핀다. 아이에게 좋은 말을 하며 좋은 어른이 되어가야지, 마음 가득 따뜻함이 올라온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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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의 쓸모 - 밤의 주인, 수면이 궁금하다면 인싸이드 과학 3
뮈리엘 플로랭 지음, 쥘리 레가레 그림, 김수진 옮김 / 풀빛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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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엉엉엉"
둘째 아이가 펑펑 울며 새벽 녘 내게 온다. 꿈을 꾸었다 한다. 자신이 죽는 꿈. 죽고 나니 다시는 엄마를 볼 수가 없어서 마음이 슬퍼 자꾸 눈물이 나온다고 한다.
"그건 꿈이야. 꿈은 반대래. 아가, 넌 죽지 않아. 죽는 꿈은 그래서 좋은 꿈이라고도 한단다."
"죽고나면 엄마를 볼 수 없다는 걸 알아버렸어. 그 마음이 너무 슬퍼. 그 꿈이 너무 싫어."
아이는 서럽게 울었다.

때로는 꿈으로 전혀 느끼지 못한 감각을 느끼기도 한다. 나는 그래서 어린시절부터 꿈이 싫었다. 워낙에 예민한 기질의 어린이였던 내게 꿈은 또 하나의 끔찍한 세계였고, 이상하게도 나는 매번 악몽을 꾸곤 했다. 나의 꿈에는 색이 입혀져 나온 적이 한번도 없는데 (그래서일까? 꿈이 늘 흑백이라고 생각되었는데) 유독 피를 보는 날에 무채색에서 빨간색이 입혀져 나오곤 했다. 나는 늘 밤이 두려웠다. 어떤 악몽을 꾸게 될 지 몰랐기에.

자려고 누우면 아직도 자동적으로 나오는 말이 있다.
"부디, 좋은 꿈 꾸게 해주세요. 제발 안깨고 아침이 오게 해주세요."
아주 오랜 시간 이 기도를 하며 잠을 청했는데...
두 아이를 육아하며 잠을 자는 시간만을 고대하게 되고, 꿈을 꾸지 않는 시간이 많아진다. 꿈속에서 찢겨나가고 부서져나가도 '개꿈을 꿨나보다'하며 털고 일어날 수 있게 되는 나이가 되었다. 나이를 먹으니 두려울 것이 없어짐을 느낀다.
그러나, 나를 너무 닮은 아이를 키우며, 문득문득 올라오는 기억너머 유년의 잠재의식들 앞에서는 백기를 들고 만다.

새벽녘 아이를 안심시켜 재운 후, 나는 가만히 생각한다. 잠을 자고 깨지 않는 것은 죽음이요 ,잠을 자고 깨어 버리면 꿈일테니, 오늘 이 꿈이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고 온 갖 세상에서 살게 하는 하나의 경험을 선물해준 것일거라고. 잠에서 다시 일어날 걸 알고 잠을 잘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끼며 아침을 시작했다.

며칠 전 급하게 쓴 일기를 펼쳐본다. 지금 나의 손에는 뮈리엘 플로랭의 <잠의 쓸모>라는 책이 있다. 정복할 수도, 범접할 수도 없는 존재인 잠! 20세기까지만 해도 인생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이 시간과 관련한 연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미지의 세계에 대해 책은 어떤 이야기들을 들려줄까? 밤에 자는 것이 무서웠고 불면증이 잦았던 나에게, 그리고 꿈에 관해 자주 묻는 아이에게 어떤 이야기들을 나는 전해줄 수 있을까? 궁금해여 책을 선택하였다.

책에는 잠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실려있다. 그리스 신화 속 수면의 신 힙노스와 죽음의 신 타나토스가 쌍둥이 형제임을 언급하며 잠과 죽음에 관한 믿음이 소개된다.다양한 수면 단계와 각 단계에서의 특징을 살펴볼 수 있다. 잠의 쓸모에 관한 Q&A 는 흥미로웠다. 수면은 기억을 강화한다는 가설이 사실로 입증되었으며 잠은 회복과 면역 효과가 있음이 개연성이 있다고 한다. 다양한 종의 수면시간의 차이와 꿈 이야기 그리고 잠을 가로막는 사회까지! 수면에 관한 쓸모를 생각해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다.
불면증에 관한 이야기와 더불어 스마트폰의 청색광이 잠에 미치는 영향 또한 흥미로웠다.마지막으로 잠을 사치로 여기는 사회의 분위기 등을 미루어볼 때, 잠을 자며 꿈 속에서 우리가 보내는 시간이 과연 헛되지 않음을 일깨워주는 책이기도 하다. 최신 연구와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한 글과 독특하고 감각적인 삽화가 인상적이었다. 꼭 그림이 현실과 꿈 사이의 몽롱한 분위기를 자아내어 소소하게 부가적인 독서의 즐거움을 더했다.
'무엇의 쓸모' 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은 요즘, 늘 우리와 함께 하나 미지의 대륙이 되어버린 수면의 진정한 쓸모에 대해, 이제 자신만의 정의를 내려볼 시간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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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 노래가 좋아 그림책♬
김현철 지음, 최정인 그림 / 스푼북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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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크리스마스에 눈이 내렸으면 좋겠어."

아이들이 기다리는 화이트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 그림책을 열면 가장 처음 눈 한송이가 빛나게 떨어진다.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 이라는 문구와 함께. 축복인냥 떨어지는 작은 눈 송이를 향해 한 아이는 손을 길게 뻗는다.

우리에게 익숙한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이라는 노래의 가사이다. 가사가 그림을 만났을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림을 가만히 바라보고 다시 글을 읽으니 그동안 알고 있다 여겼던 노래가 전혀 새롭게 들린다. 음율에 맞추어 그림 속 소년과 소녀가 움직이고, 까만 고양이의 시선을 좇고, 나는 이내 내리는 눈송이를 맞고 있다.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마을, 하얗게 소복이 쌓이는 눈, 어둠이 내린 곳에 비추어진 등불, 그리고 나오는 글.
"헤어져 있을 때나 함께 있을 때도 나에겐 아무 상관 없어요. 아직도 내 맘은 항 상 그대 곁에 언제까지라도 영원히."

그림책은..빛과 같이 마음에 담긴다. 시리고 추운 겨울, 크리스마스가 주는 희망의 빛 처럼 밝고 아름다운 그림체가 어울어져 마음 가득 이 시기를 간직한다. 책의 가장 마지막에 나온 QR 코드를 찍어 영롱한 목소리의 노래를 들으며 여운을 느낄 수 있다.

크리스마스가 다시 사랑을 가득 찾게 된 것은 어쩌면 아이들을 낳고 다시금 유년시절을 살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기억 너머 희미해진 유년시절의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그 마음으로, 모든 축복과 사랑이 내게 쏟아질 그 날을 어린이의 마음으로 기다릴 수 있게 해준 우리 두 아이들에게 이 부분을 힘주어 읽어준다.

"온 세상이 그대 향기로 가득하게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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