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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보다 소중한 너의 미래에게 - 불안의 시간을 건너는 청소년들을 위한 공부 철학 에세이
강성태 지음 / 다산북스 / 2025년 3월
평점 :
학창시절, 수학이 싫었다. 하지만 피해갈 수 없었다. 단순 암기에 강했던 나는 수학을 답지부터 거꾸로 외우기 시작했다. 같은 문제 유형이 나오면 숫자만 바꾸어 풀 수 있도록 머리가 담을 수 있는 모든 용량을 동원하여 수학을 외웠다. 이는 철저히 비밀리에 행해졌다. 누가 수학을 외운다하겠는가! 그 누가 이 상황을 이해하겠는가! '봐봐~ 쟤 이해못해서 그냥 싸그리 다 외우잖아.' 어영부영 운이 좋게도 성적은 늘 상위권을 유지했기에, 나는 이러한 나의 비밀이 행여나 들킬까봐 두렵기도 했다.
앗, 그런데 나만 그리했던 것이 아니었다. 300만 청소년들의 멘토 강성태의 공부철학 에세이 <공부보다 소중한 너의 미래에게>에서 공부의 신 강성태 역시 그런 방법으로 수학을 극복한 이야기가 나온다. 바를 정자를 써가며 영어 단어를 외우던 모습 역시 나의 과거와 겹쳐진다. 사십대 아줌마, 7080시대를 지나온 그 당시에도 그리고 지금도 결국 어떻게든 강을 건너기 위해 노력하는 자들의 모습에는 공감가는 구석들이 가득하다.
하지만, 세월이 달라졌다. 사십대 아줌마의 학창시절에는 종이사전을 넘겨가며 영어단어를 찾았다면, 지금의 아이들은 AI가 끝내주게 번역까지 다 해주는 세상에 살고 있다. 핸드폰이란 것이 없어 손목시계를 차고 시간을 보던 사십대 아줌마의 학창시절과 달리, 스몸비가 되어 길을 건너는 초등학생들을 삼삼오오 보게 된다. 그런 판국에서 AI가 인간을 대체하는 영역들은 넓어지고, 아마 아이들이 자라 성인이 된 세상은 분명 기성세대가 생각하는 세상과는 다를 것이다. 그런 세상 속에서 기존의 공부들이 어떤 의미를 갖게 될까?
가끔은 아이들을 양육하며, 이거해라 저거해라, 어쩔 수 없는 잔소리를 하게 되지만 과연 이런 공부가, 공부의 영역들이 아이들에게 미래에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생각하다 보면 결국 생각은 돌고 돌아 '공부의 본질'에 닿게 된다. 우리는 왜 공부를 하는가? 그리고, 진정한 공부는 인생에 있어 무엇을 의미하는가! 하는 근본적인 질문들 말이다.
"에이~ 엄마는 공부를 좋아하는 사람이잖아."
공부를 좋아하는 사람이었어서라는 단순한 이유만은 아니었다. 공부를 하며 내 안의 알을 깨고 나오는 희열, 그 두려운 영역들에서 빠지직 알을 깨고 나와 넓어지는 세상, 부서지고 깨어지고 자신이 깨고나온 알 껍질에 발을 베이더라도 이미 깨어진 세상은 알 속의 안온한 세상과는 비교할 수 없는 전혀 다른 세상임을 안다. 그러나, 이를 어떻게 아이들에게 설명할 수 있을까? 그저 구닥다리 늙은 어미의 '라떼는 스토리'로 치부되고 말터.
공부의 신 강성태는 이런 이야기들을 자신의 경험을 담아 진솔하게 다루고 있다. 열등감과 학폭에 시달리던 한 힘 없던 학생이 어떻게 공부할 결심을 하게 되었는지, 열등감을 어떻게 무기로 사용하는지 그리고 공부를 하며 자신을 사랑하게 되었는지를 다정한 선배처럼 이야기해준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공부는 단지 꿈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내 안에 있는 가능성을 발견하는 과정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중략) 그래서 공부는 나를 더 깊이 이해하고, 나의 진짜 가치를 발견하는 여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p.58>
"우리가 공부하는 정말 중요한 이유는 사고력 구체적으로 말하면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을 기르기 위해서입니다. 이 능력은 써먹는 상호아이 명확히 보이지 않아 쓸모없어 보이지만 실은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능력 중 하나입니다."<p.138>
"생존하기 위한 것이예요. 그것이 기본입니다. 우리를 홀로 설 수 있게 해주는 가장 중요한 준비 과정입니다. 공부를 통해 우리는 세상과 맞설 힘을 얻습니다."<p.197>
책에서는 공부를 하는 목적, 이유, 본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아이들이 "왜 공부를 해야해?"라고 말했을 때, 보통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대답의 예시는 "네가 원하는 일 혹은 네가 꿈꾸는 일을 하기 위해서"라는 답안일테지만, 실제로 공부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되고 꿈에 다가가기 위한 수단이 되어야한다. 필요없어 보이는 과목들을 공부하는 이유 역시 명확하다. 당장 아이에게 생존(나는 독립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아이와 지난밤 대화를 했다)을 위해 공부가 반드시 필요함을 설명하였고, 아이는 언젠가 부모곁에서 떨어져 홀로 살아가야할 그 날을 위해 피할 수 없는 이 과정을 받아들인 듯 했다. 피상적이고 이상적인 말들로 설명하기보다 현실적으로 짧곡 굵은 한타를 날린 순간이었다.
"제가 전하고 싶은 진짜 메시지는 '한계'입니다. 단 한번이라도 내 한계를 깨보라는 거예요."<p.75>
"안된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대체로 자신만의 꿈이 없다는 거예요. 간절한 꿈이 있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꿈도 얼마나 소중한지를 압니다. 그래서 함부로 남의 꿈을 깍아내리지 않아요."<p.106>
또한 빌런들을 대하는 저자의 태도 역시 위안을 준다. 긴 학창시절을 견뎌내며 아이들이 만날 크고 작은 시련들, 그 사이에 암암리에 만나게 될 시기질투를 담은 빌런들까지, 공부의 이유는 많고도 많다. 게다가 AI가 가져다줄 인류의 역사 안에서 준비된 사람이 됨이 무엇인지 이때 우리가 어떻게 공부를 접해야하는지 솔직한 그의 공부철학을 엿볼 수 있다. 또한 당장 청소년들에게 가장 실용적일 수 있는 부분, 복습의 방법, 집중력을 높이는 방법 등 전반적인 공부의 방법과 기술에 대해서도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저자가 말하는 '존중하는 마음'에 무게중심을 두며 책을 읽게 된다. 공부가 결코 인성과 인생과 뗄레야 뗄 수 없는 영역이라는 것을, 그렇게 제대로 공부한 자는 결국 그 어떤 시대를 살아가더라도 반짝반짝 빛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다정한 멘토가 들려주는 공부 철학이야기, 공부로 인해 힘들고 친구로 인해 힘들고 아무도 그 마음 몰라주는 것 같아 힘든 그 시기에 이러한 책 한권이 곁에 있다면, 어려움을 한껏 극복해보고 싶은 용기가 들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