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끝마을 임선생의 건강한 매일 반찬 - 조선왕조 궁중음식 기능 이수자의 손맛이 담긴 건강 반찬 142
임승정 지음 / 책밥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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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사는 것이 일이다. 아니 어쩌면, 잘 먹고 사는 것이 일이다. 아니, 정정한다. 잘 먹고 건강하게 사는 것이 일이다. 해먹는 것이 버거워서 매 끼 발을 동동 구르며 똥손을 부지런히 놀리곤 했지만, 매 끼마다 레시피를 찾고 핸드폰을 중간 중간 보아가며 요리를 해먹는다는 것은 녹록치 않은 일이었다. 물 뭍은 손으로 핸도폰 액정을 보며 레시피를 보다보면 금새 화면이 다른 곳으로 옮겨가고 손을 닦고 다시 보고 하다보면, 에잇~ 차라리 일일이 내가 써놓고 말지! 싶어 메모지에 깨알같이 먼저 써놓은 다음 그 메모지를 보며 요리를 한다. 요리 직감이 없는 주부는 간단한 하나도 이토록 힘이 든다. 그럴때면 생각하곤 했다. "괜찮은 요리책 하나 있으면 참 좋을텐데...." 

한그릇 음식만을 만들어 먹었다. 간편해서라는 변명을 둘러대었지만, 실제로는 어린 시절 엄마가 해주시던 그 간단해보이던 반찬조차 어떻게 만드는지 몰라 일일이 찾아봐야했기에, 그 수고를 던다는 명목으로 카페, 덮밥류의 한그릇 음식이 주 메뉴가 되곤 했다. 손님이라도 오는 날은, 십몇년차 주부라고 말하기 부끄러운 이 실력을 숨기기 위해 한식류의 반찬이 가려질 수 있는 파스타 위주의 서양요리를 내어 대접하곤 했다. 반찬은 늘 4개 사면 조금 더 할인이 된다는 동네 반찬가게의 몫이었다. 그럴때면 생각하곤 했다. "간단한 반찬거리라도 스스로 뚝딱 만들어 낼 수 있으면 참 좋을텐데..."

<땅끝마을 임선생의 건강한 매일 반찬>(임승정 지음) 은 재료 본연의 맛을 담은 건강 레시피로 매일 반찬과 명절 음식과 별식까지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들을 담고 있다. 독자와 함께 음식이 주는 작은 행복을 나누고 싶다는 지은이 임승정 선생의 마음처럼, 책은 군더거기 없고 단아하게 무엇보다 요리 초보들도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자주 사용하는 도구와 양념이 사진으로 소개되어있어 요리를 위해 갖추어야할 도구가 무엇인지 대략적으로 감을 잡을 수 있고, 육수 만들고 달걀 지단 부치는 법, 재료 손질 및 보관법, 재료 써는 법 등이 소개 되어 있어 나와 같은 요리 만년 초보자에게 큰 도움이 된다. 

반찬은 무침과 곁절이류, 조림과 찜류, 볶음/구이류, 김치/장아찌류, 국 찌개류, 명절음식과 전, 그리고 별식으로 나뉘어 다양한 종류의 건강식의 레시피를 담고 있다. 책 구성은 상당히 직관적이다. 좌측에 요리와 완성된 사진 그리고 재료가 담겨있다. 재료에 따라 속재료, 양념, 육수 등 전체 프로세스를 따르기 전에 미리 준비해두어야할 단계가 적혀있고, 오른쪽 면에는 절차별 간단한 설명과 사진이 있다. 이 요리책에는 조리 과정 중간에 "임선생 tip"이라하며 알고 있으면 유용한 조언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예를 들면, "미역을 살짝 데치면 미역 비랜내를 없앨 수 있다." p.129, 또는 "김치 버무린 그릇에 김칫국물을 부어 헹궈 김치통에 부어도 된다."p.198 등 정말 실용적인 내용들을 포함하고 있어 마치 요리 고수 옆에서 직접 배우는 기분이 든다. 

당장 봄동 겉절이가 너무나 마음을 당겨서 해먹을 요량으로 펼쳐보았다. 딱 다섯개의 프로세스로 정리된 간략한 설명, 요리는 못하면서 요리책을 읽으며 맛을 상상하는 재미 가득한 아줌마는 활자를 따라 봄동을 다듬고 자르고, 대파와 홍고추, 배를 다듬고, 고춧가루 외를 섞은 양념을 만들어본다. 볼에 넣어 섞고 마지막에 통깨를 넣으며 그 향긋하고 맛깔난 맛을 상상해본다. 간략하고 직관적이나 친절한 내용으로 쏙쏙 내용이 들어온다. 요리 직감이 뛰어난 누군가는 그냥 이거 저거 양념을 넣어 눈대중 손맛으로 슥삭슥삭 만들 터이나, 그렇지 못한 나와같은 사람들에게는 신세계 반찬책. 

이제, 매일 하나씩 건강한 반찬을 만들어 조금씩 곁들여 놓아보아야겠다. 그리하여, 우리집 밥상도 한그릇 음식과 김치에서 벗어난 전통 한식스러운 밥상으로 상다리 부러지게 내어놓는 날이 오기를 상상해본다. 무엇이든 느리지만 차곡차곡 쌓아간다 생각하며 조급해하지 말고 하루 하나, 레시피 속 당기는 반찬을 선택해보아야겠다.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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