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영의 초등 책 읽기 교실 - 마음과 생각을 함께 키우는 독서 수업
김소영 지음 / 다산에듀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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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책을 신나게 읽었다. 그렇게 읽은 후, 여전히 책의 여운이 마음 가득할 때, 그 마음이 훅 빠지기 전에 어떻게든 아이와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 한참을 대화했던 기억이 난다. 아이가 재잘재잘 말한 것을 음성녹음을 하고 나중에 받아 적어주었다. 아직 한글을 쓰는 속도와 힘이 부족했던 어린 시절, 자기 입으로 말한 내용이 엄마의 글씨로 변신하여 공책에 예쁘게 받아 적히는 모습을 본 아이는 행복해 했다. 우리만의 독서록은 그렇게 차곡차곡 쌓여갔다. 조금 귀찮긴 하지만, 아이의 입에서 나온 그 주옥같은 감상들을 어떻게든 적어놓고 나면, 꽤나 뿌듯했다. 나중에가면, 이렇게 말하듯 글을 쓸 수 있겠지? 조금의 기대가 되기도 했다. 아이는 나이를 먹었고, 타이핑을 아직 하지 못하기에 손이 쓰기 바쁜 나날들을 보냈고, 그러다 어느순간, 손에 힘이 빠진다며 글씨도 내용도 점점 히마리가 없어졌다. 맥이 탁 풀리며 언제부터인가 히마리 없는 독서록은 점차 헐거워지고, 할말은 많지만 쓸말은 줄어든 아이를 바라보며 어디서 부터 어떻게 함께 독서 수다를 해야할지 막막해지기 시작했다. 차라리 어린시절이 편했던 걸까? 몸과 마음이 성장할 아이를 바라보며 책도 함께 성장할터, 어쩌면 가장 성장하지 못하고 머물러 있는 사람은 엄마인 내가 아닐까? 그러던 차에 김소영 작가의 <초등 책 읽기 교실>을 만났다.

김소영 작가는 <어린이라는 세계> 수필집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고, 그 당시 어떠한 어른이 되어야할까와 더불어 우리 아이도 김소영 선생님의 독서교실에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존댓말과 관련한 단상 또한 참으로 신선하고 많은 생각거리를 제공하였었는데, 오늘의 어른이 어떠한 세상을 가꾸어나가야 미래의 어린이들이 함께 할 수 있을지, 특히 어른의 관용이란 측면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에세이집이었다. 그리고, 당시 우리아이가 선생님의 수업을 들었으면...했던 마음을 이번에는 독서수업 관련한 도서로 대신해본다. 

<김소영의 초등 책 읽기 교실>은 크게 6장으로 구분되어 있다. 먼저 서론에서 길게 이야기했던 아이의 말을 받아적던 그 시절을 그리워했던 나의 마음을 잘 풀어 도와주고 있었던 챕터, '말하기가 독서력을 키운다' 부분이 가장 첫 장에 소개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토론과 다르다는 점, 말하기를 잘 지도하려면 필요한 유의미한 질문들에 대해 실용적인 도움을 받았다. 두번째 챕터에서는 그림책 말하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익숙한 그림책을 볼 때마다 반가움과 동시에, 아 이런 식으로 접근하는구나 싶어 감탄을 자아냈다. 특히 81쪽에서 소개되고 있는 '갖고 싶은 말' 활동은 너무나도 탐이 났다. 보통 글을 읽으면 수집하고 싶은 단어와 문장을 잘 적어 모아두는 편이다. 다만, 나혼자만의 활동이었을 뿐 아이들과 책을 읽어주거나 아니면 아이들 책 이야기를 할 때는 전혀 사용해보지 못했던 활동이었다. 당장 활용해보고 싶어 책장에 포스트잇을 소심히 끼워놓는다.
'라떼는' 시절에는 동시를 외우는 숙제를 그렇게도 많이 받아오곤 하였으나,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되자, 생각보다 동시 접할 일이 적음을 알게 되었다. 국어 교과서에서나 볼 뿐. 그런 아이들에게 동시를 가지며 언어가 지닌 강력한 힘을 느껴보는 활동을 함께 해봄이 어떠할까? 시를 읽으며 이미지를 떠올리는 힘을 키우고, 심상을 떠올리는 우리아이를 상상해본다. 이러나저러나, 아이와 이런 활동을 하려면 오늘 싸우고 보낸 아이와 화해하는 것이 우선순위일터! 여전히 나는 어른이 되어 아이와 똑같이 싸우고 후회하고를 반복하니, 안타깝기 그지 없다며 씁쓸한 마음으로 향후 하고싶은 활동 리스트에 한 줄 추가를 했다.

그 외에 책에서는 동화와 지식책에 대해 각각 한 챕터씩을 할애하여 설명하고 있따. 이해하고 표현한 것이 자신의 생각이 되고, 생각과 감정이 잘 드러나는 독후감상문에 관한 이야기부터 지식책하면 보통 생각하게 되는 교과연계,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관심 연계임을, 그리고 이렇게 알게 된 것들을 다지는 독후활동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해준다. 마지막으로는 글쓰기에 대해 설명한다. 말한 것을 글로쓰는 법, 어휘를 어떻게 다져 내것으로 만들고, 문장을 짓고, 좋은 글감을 찾는지, 그리고 글쓰기를 잘 지도하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현실적인 조언을 해준다. 글쓰기는 결국 진정한 이해를 위한 과정이고, 쉽지 않은 과정이므로 칭찬2, 조언1의 형식으로 아이를 잘 독려해주어야한다.

당장 아이에게는 학교에서 나오는 주제글쓰기가 매 주 있다. 글을 쓸 때 뭔가 쓰고싶은 말은 많지만 잘 정리되지 못하고 중구난방인 아이를 보며, 나의 입은 늘 근질근질, 나의 손은 늘 안절부절 못하였다. 하지만, 꾸욱 참고, 칭찬과 조언을 잘 섞어 이야기한 후, 아이 스스로 한 단락에서 세 군데 수정을 하게 도와주었다. 신기하게도 그렇게 하자, 아이가 큰 부담없이 자신의 글을 고치는 것에 동의하였고, 본인 스스로도 더 나아진 글을 보며 뿌듯해하였다. 나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이번 기회에 알게 되었다. 나는 귀찮다는 이유로 혹은 아이와의 사이가 벌어지기 싫다는 이유로 꼭 필요한 부분조차 건드려주기 싫은 방관자적 자세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저자의 조언처럼, 꼭 필요한 것, 일관된 문제, 고치면 확실히 좋아질 부분을 고치게 하고자 용기를 내고 아이와 이야기를 통해 수정을 해냈다. 

책을 읽으며 저자가 학생들과 <별을 헤아리며> 책을 읽으며 나누었던 이야기에 대해 아이에게 함께 이야기를 했다. 마침 그 책을 읽고 있던 아이는 다른 친구들이 생각하는 이야기들과 배경에 관한 이야기들을 유심이 읽었다. 원서로 읽고 영어로 써야하는 숙제여야했지만, 그 전에 한 브레인스토밍 덕분에 아이는 수월하게 글을 써내려갈 수 있었고, 나아가 안네의 일기와도 비교하여 이야기를 하곤 했다. 사전 지식 없이도 읽을 수 있지만, 이야기 속에 좀더 깊숙히 들어가기 위해 필요한 배경에 집중하는 경험 덕분에 책의 감동을 더욱 오래 간직하지 않았을까 기대해본다.


*도서협찬, 솔직한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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