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은 조선시대. 종묘에서 제사를 지내기 위해 귀한 제주도산 흑우가 바쳐진다. 그 운명을 가진 깜산이 석우네 외양간으로 온다. 온힘을 다해 깜산을 돌보는 석우의 취미는 돌팔매질. 같이 풀 뜯으러 갔다가 마주친 호랑이를 힘을 합쳐 물리친다. 아버지는 동물을 돌보는 전생서에서 일하다가 제사에 쓰일 흑우기 말랐다는 이유로 모진 매질을 당한다. 아버지 대신 전생서로 가 다시 깜산을 만난다. 석우덕에 토실토실 살이 오른 깜산은 다음 종묘제사에 쓰일 소로 지정된다. 과연 석우의 선택은?
이상한 책벌레를 남편으로 둔 나는 이주영씨의 전작 <나는프랑스 책벌레와 결혼했다>을 보며 많이 웃고 외로받았다. 내 남편만 이상한게 아닌게 얼마나 반갑던지. 남편이랑도 전작을 같이 읽은터라 우리의 화제에 이주영씨가 종종 올라왔다. 소식에 늦은 우리는 엊그제 이 책이 나왔다는 걸 알고 소개글을 읽다가 놀라버렸다. “이혼했대!!!”“뭐??? ”냉큼 책을 읽기 시작했다. 아 이런 다정한 이혼이라니. 이 책은 본격 결혼과 이혼 장려책이다. 읽다보면 결혼이 하고싶어지고 이혼도 두려워지지 않는다. 자신을 직면하기란 엄청나게 어려운 일인데 그걸 이주영씨는 해냈다. 이 책에 적힌 적나라한 그녀의 고백에 전작과 마찬가지로 크게 위로받았다. 이주영씨을 한국에서 자주 볼 수 있을거란 기대가 생겼다. 내 삶을 그처럼 직면하기를 게을리하지 않겠단 결심도 해본다.
파라다이스라고 이름적힌 숙소에 한번쯤 묵어본 기억이 있다. “어디론가 떠날 수 있다는 건 행운이야”여행지에서 이 책을 읽으니 위의 문장이 마음에 들어왔다. 나는 떠나왔으니 행운아다. 문제는 여행이란 행운 그 너머에서 계속 지속된다는 것이다. 내가 선택한 식당, 교통수단, 태도 그 모든게 어떤 지독한 것를 지속하는게 아닐까 의심이 들 때가 있다. 단순히 떠난 것 자체는 행운이 될 수 없는 것이란 결론을 떠나서야 얻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종종 떠날 것이다. 새롭게 도착한 이곳에서 뭐든 배울 수 있을테니.
가나다라마바사 아자차카타파하!여기서 시작된 이야기라니. 정말 귀엽다. 길을 잘 잃는 마법사가 마법학교를 찾아가 가느다란 마법을 배운다. 가느다란 마법인 만큼 가느다란 존재에게 귀를 기울이는 작품이다. 가느다란 마법사는 졸업 후 방앗간 3층에 자리를 잡는다. 백설기를 참새들과 나누어먹고 작두콩과 사과로 아침을 챙겨먹는다. 향나무를 성장시켜 자신의 존재를 확고히할 서리와 싸우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선 이름이 없지만 끝이 없는 이야기를 담은 종이가 함께한다. 가느다란 판타지라고 이름 붙일만한 이 작품은 이렇게 끝나기엔 아쉽다. 설정한 판타지세계가 충분히 매력적이라 너무 짧게 끝나는 느낌… 더 많은 이야기를 보여달라. 가느다란 마법사와 아주 착한 타파하의 여정이 몹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