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수의 호르몬과 맛있는 것들의 비밀 - 면역력을 키우려면 가공식품을 버려라
안병수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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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수의호르몬과맛있는것들의비밀 #안병수 #국일출판사 _ <도서 협찬>

결국 어떤 식생활을 했느냐가 나이 들어 부메랑처럼 돌아온다고 믿는다. 맛의 즐거움을 위해, 편리를 위해 의심없이 선택하는 유해한 음식이 우리의 몸을 통과하고 염증을 일으키며 장애를 가져와 이른바 ‘현대병’을 만들고 있다. 코로나 19의 팬데믹만이 문제가 아니다. 불과 1세기 전만 해도 존재하지 않았다는 대사증후군이 뿌리가 되는 ‘현대병’을 ‘비바이러스성 팬데믹’이라 표현하는 저자의 말에 충격을 느꼈다.

우리는 무엇인지 정체도 모르는, 혹은 정체를 명시하고 있음에도 먹는다. 가공식품에 길들여져 의심하지 않으며 식품첨가물을 먹는다. 정제당을 먹고 화학물질을 먹는다. 암세포를 만드는 카라멜 색소를 맛있게 먹고 또 먹는다. ‘그렇게 다 따지면 먹을 게 없어’ 라는 말같지도 않은 말을 합리화하면서 몸 안으로 정체불명의 온갖 첨가물 덩어리를 통과시킨다. 경제논리가 만드는 식품들을 소비하면서 ‘대사증후군’의 미래를 약속하는 셈이다. 신호가 오면 그때 대처하면 된다는 듯이 건강에 있어서도 ‘욜로’가 된 듯하니 통탄할 일이 분명하다.

면역력 약화로 몸에 나타나는 일들을 경험한 후, 유독 몸과 건강에 관한 공부를 하고 있다. 그래서 이 책 제목을 보고 직접 서평단을 신청했고 읽으면서 다양한 감정을 느꼈다. 시작부터 너무 재밌어, 하며 보다가 충격이 자리하는 놀라움을 느꼈고 이제라도 알게 되서 다행이라는 안도감을 가졌다.
정말 좋은 책이라 단언한다. 유명 과자회사 간부로 일하다가 문제를 직시한 저자는 사표를 쓰고 식생활과 건강에 대한 공부를 탐독했고 이미 50만부 베스트셀러의 저자이기도 하다.

우리 건강 지킴이이자, 한편으로 위기에 빠뜨리기도 하는 호르몬 ‘인슐린’이 발화하는 형식의 이 글들은 무척 가독성이 좋고 재미있다. 독자에게 호소하는 듯 가공식품에 대한 모든 비밀을 낱낱이 파헤친다. 콜라가 왜 우리를 위협하는지, 단맛을 좋아하는 우리가 무분별하게 먹는 식품이 무엇인지, 우리 일상으로 들어온 식품의 각종 첨가물에 어떤 것이 있고 건강에 어떤 악영향을 선사하는지 이 책을 읽는다면 쉬이 라면을 먹지 못할 것이고 단무지를 경계할 것이며 식품의 성분 표시를 쉬이 지나치지 못할 것이다.

아는 것이 병이라 생각지 않는다. 오히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속도의 시대를 사는 우리가 제일 간과하는 것이 ‘건강’에 관한 것은 아닐런지. 아이러니다. 건강을 잃는 것은 모두 잃는 것이라 했다. 호르몬을 교란시키고 나아가 대사증후군의 뿌리를 만드는 ‘현대병’의 주범들을 계속 수용할 것인가. 비만, 고혈압, 고혈당을 신호탄으로 암, 당뇨병, 심뇌혈관질환을 탄생시키는 이 ‘비바이러스성 팬데믹’에 언제까지 노출될 것인가. 우리는 현대의 산물인 온갖 식품으로 현대병을 약속하고 있다.

이 책에 찬란하게 드러나는 가공식품의 실체는 현대인의 식생활의 위험성에 대한 경종을 울린다.
시대가 만드는 산물의 병폐가 다름 아닌 우리 몸 속으로 연결되고 있음을 안다면 어찌 분별없이 그것을 소비하고 식탁에 올릴 수 있을까. 건강의 차이가 곧 인생의 차이라 했다.

<본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썼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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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는다 작가정신 시그림책
박완서 지음, 이성표 그림 / 작가정신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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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읽는다 #박완서 (글) 이성표 (그림) #작가정신 _<도서 협찬>

박완서 작가님의 문장이 이성표 작가의 일러스트를 만나 시그림책이 되었다. 시(時)의 언어는 낯섦과 익숙함을 매개하고 있는 신비의 세계 같다. 그래서 시로 들어서는 길이 두려우면서도 뚜벅뚜벅 발을 들이게 된다. 시를 한껏 품지 못함에도 시를 읽음으로써 저절로, 순간적으로, 설명하기 어렵지만 명확하게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그러한 시(時)를 만나게 되는 기적적인 순간은 그야말로 시(時)같다.

그런데 박완서 작가님의 문장들이다. 모를 법한 어려운 단어 하나 없는데도, 마음을 찌르는 문장들. 관조하는 듯, 삶에 대한 스스럼없는 인정을 품는 아량이 박완서 작가님의 숨처럼 느껴진다. 심심하다 못해 왜 사는지 모를 때에도 시를 읽는다, 라고 말하는 체념같은 문장에도 ‘나는 시를 읽는다’는 것을 더 명확하게 표출하는 오묘한 힘을 느낀다. ‘등 따습고 배불러 정신이 돼지처럼 무디어져 있을 때 시의 가시에 찔려’ 같은 문장에서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생각한다. 어떻게 이런 단어의 조합일 수 있을까... 시의 가시에 찔려서라도 정신을 번쩍 차리고 싶다는 삶에 대한 결기의 의지는 우리에게 시를 읽는 이유를 붓꽃처럼 남긴다.

그러면서도 다음에 등장하는 삶의 귀결인 죽음에 대한 두려움의 고백은 ‘시를 읽는’ 이유를 극대화한다. 마땅히 당도할 죽음의, 그 두려움을 애써 다독이려 꽃과 낙엽을 보아왔던 지난날의 햇수를 생각하며 살아온 날들의 한량을 매듭지어 보는 인간의 생은 아득하고, 절절하고, 애틋하게 짓누른다.

심심해서, 정신이 번쩍 들고 싶어, 죽음이 무서워서 시를 읽는 작가는 죽을 때까지 이어지는 생을 살기 위해 계속 시를 읽는다. 내년에도 꽃을 마땅히 보게 될 것이므로 시를 읽는다. 잔잔하고 맹렬하게 삶에 파도를 치는 박완서 선생님의 글에 하염없이 반한다. 그리고 가슴으로 움켜쥔다. 이 좋은 글에 서린 삶을 잘 보여주는 책의 일러스트들도 하나같이 좋다. 외롭고, 두렵고, 씩씩하고, 당당하고, 쓸쓸한 인간을 잘 그려내어 시에 젖게 한다. 그러고보면 얼마나 다행인가. 우리에게 시도 있고, 그림도 있어서. 이런 시그림책을 보고 읽으며 시를 읽는 이유를 더듬으며 다시 살아갈 수 있는 이유마저 찾을 수 있어서.

<본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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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예쁜 걸 먹어야겠어요 - 박서련 일기
박서련 지음 / 작가정신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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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련 작가의 소설을 아직 읽어보지 못한 채 그녀의 첫 산문집을 만났다. 산문집이라 붙였지만 2015년부터 현재에 이르는 일기 중에서 독자에게 보여도 될 법한 글을 선별한 것이다. 나는 일기를 쓰지 않은지 꽤 오래되어서 일기라는 글에 좀 멋쩍은 편이기도 하다. 그것이 누군가의 일기여도 크게 다르지 않은데 사실 개인의 내밀한 일기를 보는 일이 흔한 행위는 아니기도 하고 굳이 재미있는 독서 양식도 아닌 것 같기도 하니까.

그런데 “제가 쓰는 글 중에서 일기가 제일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는 작가의 말처럼 박서련 작가의 일기글은 꽤나 재미가 있다. 무엇보다 거침없고 자유분방하다. 이래도 괜찮나? 생각이 들 만큼. 일기라는 특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실 나는 일기를 쓸 때에도 은밀하게 감추어야 할 글을 쓴 것은 아니었으니까. 여하튼 그 은밀함을 속삭이지 않고 바짝 드러내 보이는 이 일기글이 신통방통하게 여겨지기까지 한다.

일기, 상하이 여행을 담은 여행기, 월기로 구성된 이 책에서 작가이자 한 사람의 생각과 감정과 일상의 자유로움을 휘청휘청 거니는 것 같았다. 또 매우 이상하게 그 휘청휘청스러움에 중독성이 붙는다. 문학과 사랑과 게임과 친구와 여행과 좌절과 자책과 즐거움 같은 보통의 날을 살아가면서도 끝내 예쁜 걸 찾아 먹으며 더 잘살아가려는 사람. 그런 소소함이 기쁨의 위로를 주는 것은 물론이고 좌절하다가도 될대로 되라는 듯한 의연함 같아서 좋다.

일기에 대한 매력도가 상승해 이렇게 자유분방하고 솔직하고 거침없기까지 한 사람의 소설은 어떤 식일까 생각했다. 소설도 이렇게 거침없이 재미있을까? 일기가 가진 특성만큼 내용도 형식도 매우 자유로운 글이다. 첨언해야 할 말은 괄호 안에 색을 두어 나타냈고 이 괄호 안의 속엣말 읽는 것이 또 묘미다. 일기 속에서 한 사람의 겉과 속을 함께 탐색하게 되는 글이기도 하다. 때로 횡설수설 정돈되지 않은 글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욕심부리지 않은 일기답다. 이 글을 읽으며 ‘일기를 써볼까’생각했고, 예쁜 걸 찾아먹는 기특함을 계획하며 기쁨을 누렸다. 예쁜 걸 차려놓고 작가의 소설을 읽어야겠다.

[29p 나는 예쁘고 산뜻하고 재미있는 것들에 대한 나의 직관을 아끼는 사람이고 나는 내 기준에서 너무 벗어나 있고 나는 내가 그만 죽었으면 좋겠다. 제일 싫은 건 이렇게 형편없으면서도 죽고 싶지 않은 너절함이다. 품위라곤 하나도 없다.]

<본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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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의 바다 - 그 바다는 무엇을 삼켰나
황현필 지음 / 역바연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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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필 선생님 책 얼마나 기다렸는지 몰라요.
하..정말 고생한 흔적이 엿보이는 책이고
훌륭한 강의 만큼 선생님의 멋진 글도 기대합니다!
역사를 사랑하게 만들어주신 황현필 선생님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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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의 높은 산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 작가정신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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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의높은산 #얀마텔 #작가정신 _ <도서 협찬>

사랑하는 존재를 다시 볼 수 없는 세계로 떠나보낸 상실의 아픔은 우리를 어떻게 살아가게 할까. 벼락같이 삶을 번쩍이듯 가르는 고통을 맞닥뜨린 후에도, 그럼에도 여전히 살아가야 할 때, 그 상실을 기초로 싹을 새로이 틔우는 삶은 절망의 고통으로 뭉쳐진, 삶의 상흔에서 이어지는 것이리라 여긴다.
그래서였을까. 이 <포르투갈의 높은 산>에 이야기 속에서 그 누구라도 다시 한번 인생을 살게 된다. 아직 겪지 못한 언젠가 닥쳐올 삶의 면면을 선경험하는 이도 있을 한편으로 누군가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듯 관조하는 담담한 마음으로 삶이고 죽음이기도 한 어떤 인생의 길들을 걷게 될 것이다.

<포르투갈의 높은 산>은 총3부의 이야기를 구성으로 각각 다른 인물들이 등장하고 다른 서사를 갖는다. 그럼에도 이 이야기들은 긴밀한 연결성을 띄고 같은 의미를 생성하고 있다. 서사는 다를지언정 하나의 총체적인 의미로 연결되어 있는 이 세 각각의 소설은 무엇보다 사랑을 잃고 상실의 고통을 짊어진 세 남자의 삶을 걸어나가기 시작한다. 상실 이후의 삶에 천착하는 것이다. 1부에서는 사랑하는 연인, 아들, 아버지를 일주일 만에 모두 잃고 살아가는 토마스에 대하여, 2부에서는 부검병리학자인 에우제비우를 찾아온 두 여인의 방문을 시작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로, 3부에서는 40년간 함께 살아온 아내와 사별한 피터가 절망 뒤에 찾은 새로운 삶을 펼쳐보인다.

이 소설 모두 ‘포르투갈’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점도 특색이 있다. 특히 상실의 아픔을 안고 ‘포르투갈의 높은 산’을 찾아 떠나는 여정 속에서 그 공간이 주는 신비로움은 현실 너머의 이상향, 즉 상실의 고통을 구원할 어떤 공간을 염원하는 우리 인간의 새로운 삶에 대한 마음을 대변하는 것이기도 하다. 각각의 소설 속 인물들이 고통을 신랄하게 절감하고 있음에도 사랑을 잃은 고통 속에서 다시 삶을 추구한다. 그것이 삶에 대한 인간의 본능이기도 할 것이다. 소설 속 주인공들은 이 고통을 짊어진 채 견뎌내는 방식으로 삶으로 전진한다. 책의 각 장을 시작하는 제목에 ‘집을 잃다’ ‘집으로’ ‘집’의의미는 사랑을 잃은 인간이 사랑을 다시 회복하고 찾고자 하는 열망의 의지를 함축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사랑은 곧 ‘집’을 잃어버린 것과 같다.

그래서 사랑을 잃은 우리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삶을 사는 내내 여전히 유효한 이 물음 앞에서 우리는 사랑을 잃는 순간을 반복하며 어떻게 사랑을 회복하고 삶을 찾아갈 것인가. ‘얀 마텔’의 소설 속에서 사랑을 잃고 절망하는, 삶과 죽음이 혼재하는 인생의 여정 속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갈망하는 삶을 향한 계속되는 여행을 동행하며 인간과 삶에 대한 이해를 만나게 된다. 현실인 듯 이상인 듯 경계에 서서 사랑의 상실과 이를 극복하려는 인간의 내적 투쟁에 대한 의지는 삶을 계속해서 나아가는 것으로 증명된다. 이 소설의 빛나는 진면목은 여기에 있었다.

<본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썼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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