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의 높은 산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 작가정신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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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의높은산 #얀마텔 #작가정신 _ <도서 협찬>

사랑하는 존재를 다시 볼 수 없는 세계로 떠나보낸 상실의 아픔은 우리를 어떻게 살아가게 할까. 벼락같이 삶을 번쩍이듯 가르는 고통을 맞닥뜨린 후에도, 그럼에도 여전히 살아가야 할 때, 그 상실을 기초로 싹을 새로이 틔우는 삶은 절망의 고통으로 뭉쳐진, 삶의 상흔에서 이어지는 것이리라 여긴다.
그래서였을까. 이 <포르투갈의 높은 산>에 이야기 속에서 그 누구라도 다시 한번 인생을 살게 된다. 아직 겪지 못한 언젠가 닥쳐올 삶의 면면을 선경험하는 이도 있을 한편으로 누군가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듯 관조하는 담담한 마음으로 삶이고 죽음이기도 한 어떤 인생의 길들을 걷게 될 것이다.

<포르투갈의 높은 산>은 총3부의 이야기를 구성으로 각각 다른 인물들이 등장하고 다른 서사를 갖는다. 그럼에도 이 이야기들은 긴밀한 연결성을 띄고 같은 의미를 생성하고 있다. 서사는 다를지언정 하나의 총체적인 의미로 연결되어 있는 이 세 각각의 소설은 무엇보다 사랑을 잃고 상실의 고통을 짊어진 세 남자의 삶을 걸어나가기 시작한다. 상실 이후의 삶에 천착하는 것이다. 1부에서는 사랑하는 연인, 아들, 아버지를 일주일 만에 모두 잃고 살아가는 토마스에 대하여, 2부에서는 부검병리학자인 에우제비우를 찾아온 두 여인의 방문을 시작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로, 3부에서는 40년간 함께 살아온 아내와 사별한 피터가 절망 뒤에 찾은 새로운 삶을 펼쳐보인다.

이 소설 모두 ‘포르투갈’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점도 특색이 있다. 특히 상실의 아픔을 안고 ‘포르투갈의 높은 산’을 찾아 떠나는 여정 속에서 그 공간이 주는 신비로움은 현실 너머의 이상향, 즉 상실의 고통을 구원할 어떤 공간을 염원하는 우리 인간의 새로운 삶에 대한 마음을 대변하는 것이기도 하다. 각각의 소설 속 인물들이 고통을 신랄하게 절감하고 있음에도 사랑을 잃은 고통 속에서 다시 삶을 추구한다. 그것이 삶에 대한 인간의 본능이기도 할 것이다. 소설 속 주인공들은 이 고통을 짊어진 채 견뎌내는 방식으로 삶으로 전진한다. 책의 각 장을 시작하는 제목에 ‘집을 잃다’ ‘집으로’ ‘집’의의미는 사랑을 잃은 인간이 사랑을 다시 회복하고 찾고자 하는 열망의 의지를 함축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사랑은 곧 ‘집’을 잃어버린 것과 같다.

그래서 사랑을 잃은 우리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삶을 사는 내내 여전히 유효한 이 물음 앞에서 우리는 사랑을 잃는 순간을 반복하며 어떻게 사랑을 회복하고 삶을 찾아갈 것인가. ‘얀 마텔’의 소설 속에서 사랑을 잃고 절망하는, 삶과 죽음이 혼재하는 인생의 여정 속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갈망하는 삶을 향한 계속되는 여행을 동행하며 인간과 삶에 대한 이해를 만나게 된다. 현실인 듯 이상인 듯 경계에 서서 사랑의 상실과 이를 극복하려는 인간의 내적 투쟁에 대한 의지는 삶을 계속해서 나아가는 것으로 증명된다. 이 소설의 빛나는 진면목은 여기에 있었다.

<본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썼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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