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대해 내가 아는 모든 것
돌리 앨더튼 지음, 김미정 옮김 / 윌북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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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대해내가아는모든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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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돌리 앨더튼은 밀레니얼 세대를 대표하는 저널리스트다. 이 책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그녀는 솔직하고 과감하게 연애, 사랑, 우정, 인생 등에 대해 풀어낸다. 10대 소녀에서부터 30대에 들어서기까지 그녀를 스친 삶의 다양한 궤적들. 특히 연애를 하는 방식이나 가치관에 있어서 문화적이거나 개인적인 마인드에 차이는 분명히 있다. 저자는 사람을 빠르게 흡수하고 친밀하게 믿는 데 재능이 있는 사람이다. 온라인으로 사람을 만나고 데이트와 연애를 하는데 거리낌이 없다. 그렇지 못하다는 면에서 나는 때로 거리감을 느꼈지만 그녀의 이야기에 빠질 수 밖에 없는 분명한 이유들은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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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그녀 이야기의 진가가 드러난다. 마냥 저돌적으로 향하며 불사를 것 같았던 연애와 이별. 그런데 조금씩 한계를 느꼈고 더이상은 그렇게 행동하거나 살지 않기로 성찰하면서 또다른 변화의 방향으로 한걸음씩 내딛는다. 그렇게 ‘자아’를 성찰하고 탐색하고 재발견하는 과정부터가 빠져들게 만든다. 한 여성으로써, 사람으로써 앞으로 내딛어야 할 고민과 문제들을 폭넓은 깊이와 무게로 체감할 수 있다. 단지 연애와 사랑이 아니라 사람을 관통하는 인생의 복잡하고 미묘한 문제의 모양들. 그녀는 오래 사랑을 하지 못하는 자신을 솔직하게 비추지만 무엇보다 오랜 우정 빛나는 친구들과의 관계가 찬란한 햇살처럼 빛난다. 이렇게 따뜻한 우정을 나누고 지속하는 그녀가 같은 여자로써 얼마나 멋지고 부럽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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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비추어가며 자신의 존재를 더듬고 이해하고 사랑하기 시작하는 대목도 명장면이다. 모든 가능성이 무한하게 열려 자신을 여기저기서 환하게 비추었던 10대, 20대를 등지고 30대 여성으로 들어선 믿기 힘든 거짓말같은 순간. 나이 듦을 자각하면서, 이제는 30대라는 거스를 수 없는 시간의 흐름에 실존의 위기를 느끼는 일. 같은 여성으로써 , 정체성을 찾고 싶은 한 인간으로써 눈물샘 터지듯 저 깊은 가슴 속에서부터 흔들리는 마음들이 가득 차올랐다. 하지만 결국 지금 우리 앞에 주어진 것들을 방향잡아 자연스럽게 흘러가야 할 것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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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사랑에 대해 말한다기 보다는 인생이라는 큰 그릇 속에서 사랑을 품고, 우정을 활짝 펼쳐내고, 사람과 관계, 연애, 생각과 고민들을 이야기한다. 과감하고 발칙하게, 때로는 우울하고 어둡게 , 그러면서 결국은 당당하고 환하고 멋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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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일 - 지적 글쓰기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스탠리 피시 지음, 오수원 옮김 / 윌북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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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일 , 스탠리피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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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고의 문학이론가 스탠리 피시가 전하는 문장 수업. “문장이 제대로 일만 해도 글이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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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이란 글의 핵심이다. 글을 이루는 것은 결국 문장들의 조합이기 때문에. 저자의 표현대로라면 글의 도구는 ‘문장’이니까 말이다. 저자는 ‘문장’을 관찰하는 사람이다. 좋은 문장을 음미하고, 감탄을 이끌어내는 문장을 찾아 헤매는 것이다. 특히 그 문장을 어떻게 아름답고 가치있게 만들것인가에 있어서 저자는 ‘형식미’를 강조한다. 이런면에 있어 글쓰기의 상식을 뒤집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글은 ‘형식’ 보다는 ‘내용’에 가치를 두어야 한다는 것이 내 상식의 틀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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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문장’에 집중하면서 그것이 창출하는 형식을 들여다본다. 문장의 기교를 성취해내기 위한 문장의 일. 그것이 곧 문장을 아름답고 풍성하게 만드는 일이라는 것이다. 문장을 제대로 읽고 쓰기 위한 과정에 있어 그 몫을 형식으로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책에는 형식미를 갖춘 거장들의 문장이 많은 예로 제시된다. 그렇기 때문에 문장을 잘 쓰고 싶고 기본부터 천천히 시작하고 싶다면 이 책이 좋은 시작점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가독성과 문장 이해의 측면에 있어서는 간편하고 쉽지만은 않다는 것. 그럼에도 충분히 도전해 볼 가치가 있는 것은 ‘문장의 일’ 의 풍성함과 그 가치를 여실히 알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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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p 나는 이 책 서두에서 중요한 것은 생각이 아니라고 말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정말 중요한 것은 당연히 ‘생각’이다. 내가 (당연히) 강조한 형식이 존재하는 이유도 그것이 그 자체로 가리키지는 않는 ‘어떤 존재’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내용’이다. 형식의 존재 근거는 내용의 상술, 조명, 강력한 표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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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결국 저자도 궁극적으로 중요한 ‘내용 (생각)’에 무게를 실는 모습을 보인다. 형식이 존재하는 이유를 ‘어떤 존재’로 말하면서 그것을 ‘내용’이라 말하고 있다. 형식의 존재 근거는 내용의 상술, 조명, 강력한 표현이라는 것. 결국 문장을 구성하고 풍요롭게 다듬고 가치롭게 만드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은 내용과 형식 모두가 갖춰져야 함을 의미하는 것. 이것이 곧 ‘문장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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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잘 쓰고 싶다. 그것이 어려운 것을 알지만 그럼에도 잘하고 싶다. 글의 축을 이룬다해도 과언이 아닌 ‘문장’. 문장의 일이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많은 것들이 장착되어 한 몸을 이루어야 할 터. 기본적으로는 생각이 근본적으로 잘 뒷받침되고 형식이 잘 조합하여 문장의 일을 완성해야 할 것이다. 저자의 말이 조각처럼 깊은 인상을 남긴다. ‘문장은 우리를 구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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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인생 새움 세계문학
기 드 모파상 지음, 백선희 옮김 / 새움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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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느라는 한 여자의 일생을 통해 인생을 알고 그 의미를 성찰할 수 있는 책이었어요. 인생의 여정을 따라 그 길을 걷고 어느 지점에 이르렀다는 표현을 해야 할 것 같아요. 이것이 우리 모두의 인생이라는 점에서 의미있고 그래서 꼭 읽어야 하는 것들요. 대단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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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20-03-18 0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가 귀여우심...ㅋㅋ
 
나랑 안 맞네 그럼, 안 할래
무레 요코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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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안맞네그럼안할래 #무레요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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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 To Do List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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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레 요코의 ‘하지 않는 법’ 에 대한 에세이다. 하기 싫은 것, 원하는 것이 아닌 것, 도무지 필요한 것인지 모르겠는 것에 대한 무레 요코의 삶의 대응 방식이자 그만의 철학이다. 나랑은 안 맞으니까 그럼 안 하는 걸로? 사실 이러기 쉽지 않은가. 싫어도 참고, 말하고 싶어도 말 못하고, 버리고 싶어도 버리지 못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 목까지 차오르는 분노와 싫증, 짜증을 달고서 꾸역 꾸역 소화시키고야 마는 일과 관계를 비롯하는 생활. 누굴 위해 사는가? 벗지 못할 굴레는 우리 스스로가 만들고 있는 것일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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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대한 철학과 하기 싫은 것에 대해 하지 않는 60대 무레 요코의 나답게 살아가는 법. 욕망, 물건, 생활에 대한 그의 리스트를 담았다. 생활에 유익할 것이 없고 스스로의 요구에 맞지 않는 쓸모없는 것들은 나무의 잔가지처럼 쳐낸다. 어쩌면 삶을 터득하고 자신을 이해한 숙련의 결과일지도 모른다. 자신과 맞지 않는 화장이나 신어도 어울리지 않고 아프기만 한 하이힐 같은 것, 필요하지 않아 굳이 소유하지 않는 휴대전화, 늘어나면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차지할 포인트 카드에 대한 것 등이 리스트화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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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무엇보다 인상깊게 주목한 부분은 ‘생활’에 대한 목록이다. 결혼, 말, 관계, 뒤로 미루기 등. 결혼에 대한 신념으로 갈팡질팡하는 내게는 그의 확고한 생각이 내심 반가웠다. 정말 원하지 않아서 하지 않겠다는 삶의 방식은 멋지니까! 자유를 사랑하지만 그래도 나중에 외로우면 어쩌지? 와 같은 이도 저도 아닌 사고를 가진 나로써는 말이다. 게다가 ‘관계’에 대한 목록은 허를 찌른다. 싫어도 말을 못하고 내가 아닌 타인의 말과 라이프를 따르는 일. 싫다고 하면서도 제대로 거절하거나 내치지 못하는 관계의 굴레를 만들고 있기도 한 것이 우리의 현주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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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이 얼마남지 않았다. 새해에 나는 무엇을 버릴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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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속도로 변하는 세상에 대한 자격지심을 버리겠다. 눈 깜짝할 사이에 새로운 것들이 등장한다. 이 디지털한 시대를 살려면 이것도 알고 저것도 봐야 하는 거 아닐까? 이런 스트레스가 나를 옥죄어 도무지 정신이 없다. 더불어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해야 할 것 같은 말도 안되는 명분을 버리겠다. 결국 행복은 나의 생활에 대한 가치관을 정립하는 일이라는 것을 알았으니까. 2020년에는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며 사는 해이길 계획해본다. 읽고 싶은 책을 읽는다던가, 나를 위한 여행을 자주 떠나는 것, 누군가의 어줍지 않은 충고로 마음을 다치지 않는 것,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같은 것. 2020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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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 같은 서정시 - 3.1운동 백주년에 다시 읽는
송희복 지음 / 글과마음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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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 같은 서정시 , 송희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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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백주년에 다시 읽는 불꽃 같은 서정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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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3.1 만세운동 100주년의 해다. 역사적으로 깊은 의미의 3.1운동에 그 날 이후로 100여년이 넘는 지금을 사는 우리가 이토록 마음이 숙연해지는 것은 많은 분들이 너무나 안타깝고 아픈 희생을 치뤘기 때문일 것이다. 험하고 고독한 희생의 발자취일지라도, 나는 우리의 역사를 뿌리깊은 나무처럼 사랑한다. 문학을 공부했고 많은 작품들을 전공 공부의 의미로 대하며 눈으로 읽어왔지만 사실 그 때는 잘 알지 못했다. 그저 시는 어렵고 다소 딱딱하다 여겼으며 시를 보면서도 이게 무슨 말인가 싶은 순간들이 참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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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쯤되고 보니 시만큼 마음을 애틋하게 만드는 것도 없는 것 같다. 3.1운동 백주년에 다시 읽는 서정시라니, 인생은 그리고 삶은 또 시는 정말 제목처럼 불꽃같다는 생각이 든다. 불꽃처럼 한 순간 타오르는 생명력. 그러다 이내 저 어딘가의 공기 속으로 연기처럼 사라져 버리는 것들. 그러나 모두 우리의 삶이다. 누군가의 가슴에는 남았을 여운이 불꽃의 마지막 기운은 아니었을까. 그래서 무릇 시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3.1운동 백주년에 만나는 서정시들에 실린 불꽃의 기운을 느끼는 것은 온 마음을 충만하게 하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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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삶의 수많은 잔가지들이 송희복 저자님이 선정한 서정시들에 차곡 감겨있다. 1부는 사랑과 이별과 그리움으로, 2부는 우리말의 고결한 아름다움이, 3부는 시대의 아픔이, 4부는 삶을 관조하는 체념적 기운과 눈부신 명상이, 5부는 몽상이나 환각의 체험으로 메워져있다. 시는 그 자체를 느끼는 것이지만 아직도 나는 시에 대해 무지하기에 저자님이 대화하듯 들려주는 이야기들이 마음을 안정되고 편하게 만들어주었다. 독자를 위한 서문에 작가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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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낱 뒷공론으로 기생하지 않으면 살 궁리를 제 혼자 준비하지 못하는 비평이, 어찌하여 심리적으로 독립하면서 늘 자족하는 창작의 완결된 가치에 비길 수가 있겠는가?” (6p, 불꽃 같은 서정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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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시의 언어를 화자가 아닌 누군가의 언어로 다시 보고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새로운 감회와 통찰의 힘을 주기에 이른다. 그래서 시를 알지 못하고 보아도 잘 모르는 나같은 독자도 이 책이 풍요롭게 느껴졌고 우연히 스쳐 만난 길 위의 인연처럼 너무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또한 친일 논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시인들의 작품에 대한 해설을 내 놓으며 그 전에 작품으로 다가가줄 것을 당부하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친일이라니, 이런 건 말도 안돼’ 하던 마음이 잦아들고 그 시의 화자가 온전히 말하고 싶었던 그 삶의 풍경을 새삼 조금은 바라볼 여유가 생겼다고 해야할까. 그래서 저자님이 표현대로 비평은 한낱 뒷공론만은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었다. 이 책의 많은 시들과 그것을 말하는 해설이 이 책을 읽는 우리에게 보다 많은 삶의 의미를 성찰하게 한다. 그래서 용기있게 시들에 침잠해 보았으면 한다. 모르고 스쳤거나 알고도 흘려보내버린 것들이 새삼 아득하면서도 이내는 가깝게 다가와 주었으니 우리 시의 가치는 차오르고도 남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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