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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일 - 지적 글쓰기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스탠리 피시 지음, 오수원 옮김 / 윌북 / 2019년 11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문장의일 , 스탠리피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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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고의 문학이론가 스탠리 피시가 전하는 문장 수업. “문장이 제대로 일만 해도 글이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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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이란 글의 핵심이다. 글을 이루는 것은 결국 문장들의 조합이기 때문에. 저자의 표현대로라면 글의 도구는 ‘문장’이니까 말이다. 저자는 ‘문장’을 관찰하는 사람이다. 좋은 문장을 음미하고, 감탄을 이끌어내는 문장을 찾아 헤매는 것이다. 특히 그 문장을 어떻게 아름답고 가치있게 만들것인가에 있어서 저자는 ‘형식미’를 강조한다. 이런면에 있어 글쓰기의 상식을 뒤집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글은 ‘형식’ 보다는 ‘내용’에 가치를 두어야 한다는 것이 내 상식의 틀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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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문장’에 집중하면서 그것이 창출하는 형식을 들여다본다. 문장의 기교를 성취해내기 위한 문장의 일. 그것이 곧 문장을 아름답고 풍성하게 만드는 일이라는 것이다. 문장을 제대로 읽고 쓰기 위한 과정에 있어 그 몫을 형식으로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책에는 형식미를 갖춘 거장들의 문장이 많은 예로 제시된다. 그렇기 때문에 문장을 잘 쓰고 싶고 기본부터 천천히 시작하고 싶다면 이 책이 좋은 시작점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가독성과 문장 이해의 측면에 있어서는 간편하고 쉽지만은 않다는 것. 그럼에도 충분히 도전해 볼 가치가 있는 것은 ‘문장의 일’ 의 풍성함과 그 가치를 여실히 알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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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p 나는 이 책 서두에서 중요한 것은 생각이 아니라고 말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정말 중요한 것은 당연히 ‘생각’이다. 내가 (당연히) 강조한 형식이 존재하는 이유도 그것이 그 자체로 가리키지는 않는 ‘어떤 존재’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내용’이다. 형식의 존재 근거는 내용의 상술, 조명, 강력한 표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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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결국 저자도 궁극적으로 중요한 ‘내용 (생각)’에 무게를 실는 모습을 보인다. 형식이 존재하는 이유를 ‘어떤 존재’로 말하면서 그것을 ‘내용’이라 말하고 있다. 형식의 존재 근거는 내용의 상술, 조명, 강력한 표현이라는 것. 결국 문장을 구성하고 풍요롭게 다듬고 가치롭게 만드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은 내용과 형식 모두가 갖춰져야 함을 의미하는 것. 이것이 곧 ‘문장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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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잘 쓰고 싶다. 그것이 어려운 것을 알지만 그럼에도 잘하고 싶다. 글의 축을 이룬다해도 과언이 아닌 ‘문장’. 문장의 일이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많은 것들이 장착되어 한 몸을 이루어야 할 터. 기본적으로는 생각이 근본적으로 잘 뒷받침되고 형식이 잘 조합하여 문장의 일을 완성해야 할 것이다. 저자의 말이 조각처럼 깊은 인상을 남긴다. ‘문장은 우리를 구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