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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푼크툼’의 사진현상학 - ‘파토스’로 체험하는 영상매체미학
김화자 지음 / 본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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푼크툼의 사진 현상학은 롤랑바르트의 푼크툼에 대한 해석을 현 시대에 맞게 구체적인 이론적 근거를 들어 자세하게 설명한 책이다. 롤랑 바르트의 밝은 방의 글을 세분화해 시각, 기계적 시각, 기호, 시간, 욕망, 푼크툼으로 총 6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1사진과 시각에서는 인간의 시각적 체계 속에 사진이 어떤 식으로 대상을 지향하며, 어떻게 응시해야하는지를 묻는다. 리오타르의 대상이 저 홀로 존재할 수 있는가’, ‘본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예로 들며 저자는 그에 대한 대답으로 사진에서의 사물은 사진가에 의해 겨냥된 의미체로 사진가의 카메라 앞에 절대적으로 현존하며 촬영자의 의식작용이 지향했던 노에마의 흔적이라고 본다. 또 주체와 대상, 능동과 수동의 경계가 불투명한 응시의 존재론적 특징을 나르시시즘에 근거해 말하는데 응시는 절대 편향적이지 않으며 대상과 시각의 상호성 속에 사진가 자신의 시선은 주체이자 동시에 객체일 수 있는 존재론적 의미로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

 

두 번째 장인 사진과 기계적 시각에서는 사진의 고유한 매커니즘인 카메라 옵스큐라의 원리가 인간의 특권이었던 관찰자의 시선을 분리시킴으로써 질서 정연한 외부세계를 객관적으로 재현하는 광학장치로써 바라보는데 그치지 않고 또한 사진이 현실의 기록에만 머무르지 않으며 반사하는 것을 사진사가 바라보기를 멈추는 순간이 그의 그림을 특징짓는 순간이다라고 말한 것처럼 작가의 사유만을 재현한다는 관념론까지 상호작용 속에 생성된다고 말한다. 이것은 특히 푼크툼과 스투디움을 발생시키는데 실재 존재하는 것의 부정할 수 없음에 현존의 증명서인 사진은 스투디움일 수 밖에 없으므로 모든 코드화 된 것은 스투디움이라 말한다. 반면 현상학자인 메를로퐁티의 말처럼 세계란 지각하는 주체와 지각대상의 지향적 관계 속에서 출현하는 직접적인 경험을 발견하는 곳으로서 현상의 장이라 하는데, 사진 촬영은 현상의 장에서 지속을 내포한 시간적 지평과 보이지 않는 측면들을 지닌 공간적 지평에 놓여있는 대상을 순간적으로 분리해 정립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사진에서의 푼크툼은 언제나 불투명함과 애매성을 지닐 수밖에 없으므로, 관람자의 상상하는 시선의 의식을 보충하며 시야 밖의 미묘한 영역에서 나타나는 현상의 장이라 보았다. 바르트의 말처럼 푼크툼은 찔린 자국, 작은 구멍, 작은 얼룩, 작게 베인 상처이고 주사위 던지기 때문이다.

 

세 번째 장은 기호학자였던 바르트의 입장에서 소쉬르의 기호학을 근거로 사진의 기호와 의미를 해석한다. 아날로공으로서의 사진은 실제 대상과 닮아있으므로 지시 대상에 대한 시각적 정보, 기호를 우리에게 제공한다. 이 기호들은 코드화된 도상을 토대로 사진가의 개입에 의해 문화적으로 코드화된 것이자 상징화된 어떤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또한 실제와 연결된 지시대상을 가리키며 물리적인 인과관계로 실재의 자국으로서의 사진을 고찰하나 하나의 기표로 확실한 기표에서 늘 다른 것을 볼 수 있으므로 사진의 특성상 지시대상에 코드가 들러붙지 않거나 볼 수 있는 것만 보여주지도 않는다는 사실에 의미를 부여한다. 사진은 대상과 닮아있고 거기에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현전-공현전을 말하기 때문이다.

 

네 번째 장에서는 거기-있음’, ‘그곳에-존재-했었음의 의식을 요구하며 즉각적 장소와 이전의 시간이 맞물리는 층위 사이존재시간에 대해 말하고 있다. 시간은 필연적으로 존재했던 과거이자 현재이다. 그것은 지금 여기이자 과거 거기그 어느 것에도 머무르지 않고 그 사이의 기이한 시간 속에 존재한다. 그것은 어떠한 흔적으로 존재하며 실제 존재했던 지시대상이 온전히 사진으로 실재할 수 없는 틈, 즉 존재의 결여를 내포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저자는 바르트의 어머니의 <온실> 사진을 토대로 존재했음의 시간에서 기인한 푼크툼은 역사를 통해 이미 죽었고(사라졌고) 죽을(사라질) 것을 잘 보여주는 시간의 압도가 존재하는 역사사진이라 말한다. 그 사진에는 흘러가는 시간을 단절, 균열을 일으키는 시간의 이음매로 인해 그 틈을 해체하고 잃었던 타자와의 조우를 가능케 해주는 것이 있다고 말이다.

 

다섯 번째 장에서는 <온실>사진을 예로 들며 이미 존재했던 것은 사라지며 남긴 시간의 압도가 새긴 강렬한 상흔의 효과가 파토스를 가져온다고 말한다. 또한 사진을 통해 우연히 실재와의 만남(Tuché)이 가능해지지만 어떤 상실한 것으로 인해 어긋날 수밖에 없으므로 바르트는 그럴 때 공백이 생겨난다고 했다. 또한 어머니 그 자체, 자신의 의식과 욕망으로 변형, 왜곡되지 않은 어머니를 만나고 싶어하는 장소로 꿈을 예로 든다. 꿈은 무의식 안에서 잠재의식적인 것으로부터 소환되어 검열을 거쳐 거부된 것억압된 것에 의해 구성되므로 균열 및 결여를 뜻한다. 언제나 과거의 외상 스트레스의 경험을 반복하기 때문에 프로이트의 쾌락 원칙을 넘어서에서 언급하는 반복 강박이야말로 라캉의 반복적으로 회귀하는 실재와의 우연한 만남이자 간극이다. 그것은 이성적인 관찰자의 시선에 의해 온전히 규명할 수 없는 대상a’를 내포하기 때문에 주체의 눈과 분열된 응시는 언제나 일치불가능하다. 라캉의 대상a는 늘 무엇인가를 욕망하는 응시의 범주에서 바라본다. 라캉은 또 응시의 주체를 욕망의 주체라 주장하는데 가시적인 시각 장에서 응시는 주체로부터 분열되어 대상이 될 때 상실한 어떤 것, 즉 대상a가 되며 빛을 구현하는 도구, 즉 카메라가 되어 주체는 카메라에 의해 사진에 찍히게 된다고 한다. 따라서 작가의 창작이란 상실한 대상a‘의 무의식적 욕망이 내려앉아 볼거리를 만들어 작품에 불투명한 영역을 만드는 데 그것이 바로 투케이며 밝은 방이자 카메라루시다여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카메라 자동장치의 반복적 셔터행위는 무의식적인 광학적 응시에 의해 주체로부터 떨어져 나간 것이자 즉 상실한 것과 조우해 존재했던 것을 복원하려는 충동행위라 말한다.

 

마지막장에서는 다시 푼크툼을 언급한다. 사진은 실재와의 만남을 가능케 하나 기호, 의미의 그물망을 통과한 사진에는 사라지고 상실한 이 존재하므로 ;초과적인것의 발생으로 푼크툼의 감정을 만들어낸다고 했다. 이것은 주사위 던지기와 같은 우연이며 사토리‘, 공의 지나감을 야기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푼크툼이 꼭 항상 즉각적이지는 않다. 그것은 잠재적인 상태로 존재하다 갑자기 파토스를 일으킨다. 그것은 또 틀 안의 시야를 벗어나 가려진 시야로 안내한다. 저자는 또 할 포스터를 인용하며 사진의 고유한 특징이 부동성에 존재한다고 보고 사진이 주는 충격으로서의 푼크툼사진의 시제가 죽음충동의 논리를 보여주기 때문에 푼크툼의 감정과 언캐니;가 상관적이라고 말한다. 프로이트에게 두려운 낯섦은 공포이자 극도의 불안이다. 이것은 오래전부터 알고 있고 친숙한 것이나 이상하게 불안감을 주고 공포를 주는 것으로 변할 수 있는 상태라 말한다. 바르트 역시 실재와 죽음이 공존하는 사진에서 체험되는 푼크툼이야말로 두려운 낯섦을 가져다 줄 수 있다고 했다. 이것은 때에 따라 리오타르와 칸트의 숭고개념을 끌고와 숭고를 부정적인 이성개념의 현시라 명명한다. 곧 숭고란 모든 이성적인 것을 초월하는 감정으로서 충격효과를 통해서만 드러날 수 있다고 말이다.

마지막으로 바르트의 말을 빌려 사진가라면 광기적인 것이 되어야 할지, 실리에 밝은 것이 되어야 할지이중 두길 사이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한다.

 

오랜만에 학술서에 가까운 책을 읽으면서 간만에 긴장하게 되는 책이었다. 외람되게도 사진 입문자가 읽기에는 많이 어렵다고 생각될 듯하다. 책 한 권에 수많은 다른 책의 내용들이 함께 담겨 있기 때문에 롤랑바르트의 밝은 방한 권만을 읽는 느낌이 아니다. 이 책에 인용된 다른 책들을 읽어봐야 초보자들 역시 접근하기 쉬울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미학이나 이론서가 필요한 분들이라면 기꺼이 이 책에 시간을 할애하며 탐독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라는 데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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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꾸고, 버리고, 시작하라 - 부자가 되는 37가지 행동법칙
나카지마 가오루 지음, 한고운 옮김 / 전나무숲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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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쯤이라면 누구나 부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 있을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

저자는 그런 우리들에게 부자 되는 37가지 행동법칙에 대해 말해준다.

사실 우리 모두 다 알고 있는 사실들이고 관심있게 들여다본다면 알 수도 있는 말들이지만 그것을 알아보지 못한 채 무심히 지나친 모든 것들을 되돌아보게 만들어준다.

시골 판매원에서 잘나가는 세일즈맨이 되었고 가요를 만들어 상을 받거나 수 많은 유명인사와 친하게 된 이유가 모두 운이 따랐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 책의 내용이 밑바탕이 되었다고 말하는 저자의 모습에서 지금의 나는 타인들을 어떤 이유로 어떤 의미로 대하는 지 뒤돌아 보게 만들어준다. 글쓰기 역시 술술 읽기 편한 문장들이라 보기도 좋다.

책의 큰 타이틀인 바꾸다에서는 마음을 먹었다면 행동으로 보이라는 말을 한다. 마음만 먹지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는 것. 저자는 그런 사람들에게 행동하라는 용기를 불어 넣어준다.

그 가운데 사과에 대한 내용이 눈에 들어왔다. 고집을 부리기보다는 먼저 사과하는 용기를 가지라고 말이다. 이 글을 읽을 땐  **항공의 부사장이 떠올르는 건 비단 나 뿐일까? 사과하는 용기는 지는 게 아니라 용기있게 그 사건에 대해 적극적인 행동을 취함으로써 인정받는 것이라고 말한다.

죄를 지으면 발뺌하고 문제 뒤에 숨음로써 사건의 방향을 걷잡을 수 없이 더 커지게 만들 뿐이라는 것. 현실을 직시하고 그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면하는 자세. 그것이 진짜 용기라고 말이다.​

또 내 자신의 문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함으로써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울 수 있게 되며 눈에 보이는 대상을 비꼬아 보는 버릇을 버리고 제대로 보는 연습을 한다면 무엇이든 잘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한다.

남을 탓하기 보다 자기 자신을 먼저 돌아보라는 말. 종종 남의 탓으로 돌리던 나의 모습이 순간 창피해졌다.

 

 

 

 

 

 

또 다른 눈에 들어온 대목으로는 모방에 대한 글. 종종 사람들은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처음 발견한 사람인냥 행동을 하는데 그 말 자체가 모순이라는 것. 직업상 나도 다른 사람에게 늘 하는 말 중에 하나다. 절대 혁신과 창조는 모방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저자는 '베끼다'와 '따라하다'의 의미를 정말 제대로 알고 있다는 생각. 남을 따라하는 것은 모방에 가깝고 그것을 통해 새로움을 창조해낼 수 있는데 베끼는 것은 타인의 새로움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 밖에 안된다는 것. 결국 노력이 없다는 말이라고 한다.

따라하다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 본다.

 

 저자는 또 선택의 문제를 심도있게 다룬다. 어떤 결정과 선택은 나에게서 발생하는 것이고 그것을 통해 지금의 내가 있다고 말한다. 인간은 언제나 훌륭한 선택을 할 수는 없다. 살아가면서 수많은 판단착오를 통해 다시 나를 뒤돌아보고 다시 반성하고 새롭게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선택도 결정도 내가 했기 때문에 잘못이든 좋은 결정이든 일단 했다면 반드시 책임있는 행동을 하라고 말한다.

 

 

 

 

우리는 늘 타인과 비교를 한다. 나도 그렇고 상대방도 그렇고 내가 가지지 않은 것에 대해 탐하고 부러워하면서 그것을 가지지 못한 나 자신을 비관한다. 겉으로 드러나는 경쟁은 바로 그때만 중요할 뿐 인생이라는 긴 레이스를 하는 우리들의 목표를 본다면 지금의 경쟁은 한 순간이라는 것. ​

그러나 그럴수록 가치있는 행동을 통해 내면의 자아를 더욱 사랑하는 것이 진짜 나를 사랑하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저자의 대목 중 마지막으로 눈에 들어온 말은 '감사하라'

감사의 목적은 누군가에게 받았을 때만 하는게 아니라 밥먹고 말하고 일하는 와중에도 늘 감사하라고 말한다. 감사의 의미가 단순히 다른 이에게 고마워서가 아니다.

또한 현재의 내가 누리고 있는 것들은 당연한 것도 아니고 나보다 잘났거나 모든 것을 가진 사람 역시도 그 자리에 늘 있는 게 아니라는 것. 교만하지 않고 늘 겸손하다면 그 진심은 누구에게든 통할 것이고 세상을 살아갈 때 힘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을 통해 나는 부자가 되는 행동법칙이 ​경제적인 문제만은 아니라는 것을 배웠다. 저자의 말처럼 주위의 모든 것들을 소중히 여기고 감사하고 있는 그대로인정하다보면 결국 나도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잘 할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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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황현산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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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어린 시절에 읽었을 땐 왜 그리도 사람들이 이 책에 열광하는 건지 잘 이해하지 못했다. ‘어린 왕자의 동심을 어른들의 세계로 들여다 본다는 것이 나에게는 참으로 아이러니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어린이의 세계와 어른의 세계는 역시 다른 거니까.

최근 들어 다시금 고전이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이전의 베스트셀러 책들이 재출간되고 있다. 그만큼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책이기 때문이겠지만, 두고두고 가슴 깊이 새겨둘 수 있는 어떤 깨달음을 갖게 한다는 것만은 부정할 수가 없다.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 역시 그런 경우다.

생택쥐페리 자신이 공군으로 활동했고 갑자기 사라지는 순간까지 그는 비행사를 했다. 이 책은 생텍쥐페리 자신이라 할 수 있는 1인칭의 주인공과 어린 왕자의 대화 그리고 어린 왕자가 여행한 소행성에서 생겼던 일들을 소재로 이야기를 끌어간다.

'어른들은 참 이상해'

나는 챕터, 챕터의 끝맺음에 항상 등장하는 이 말이 현재의 나를 두고 말하는 듯해 심란했다. 아이들의 상상력과 아이들의 세계관에서는 항상 어른들은 자신들이 하고 싶은 대로 해야만 하는 존재다! 예전의 내가 어른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어린 왕자의 입장이었다면 이번에는 오로지 소행성에 존재하는 꽃과 왕과, 사업가, 주정뱅이, 허영쟁이 등의 어른들이 되어 다시 이 책을 읽고 있다. 그래서일까? 그때 이해하지 못했던 어른들의 입장이 지금은 현실처럼 다가온다.

꽃의 거들먹거림과 누군가 곁에서 떠날까 조바심을 내는 왕이나, 언제나 숫자에 심취에 세고 있는 사업가나 아무도 봐주지 않는대도 늘 허영심으로 가득찬 허영쟁이나 모두 나의 마음 속에는 이미 자리하고 있는 그 무언가다. 어린 왕자는 그런 것들이 도대체 무엇인지 알 수도 알고 싶어하지도 않는다. 그냥 그런 어른들의 모습을 그렇게 말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면서 그들은 모두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거나 오로지 자신들의 입장에서만 말할 뿐이다 다른 이의 의견은 상관없다. 오히려 귀찮아할 뿐.

아이들은 끊임없이 질문을 해댄다. 귀찮을 정도로 질문해대던 어린 시절 엄마는 이제 그만 물어보라고 짜증을 내기도 했었다. 그런 내가 어른이 되고 나서 가장 먼저 조카에게 한 일은 어린 시절의 나처럼 거절당하는 아이의 모습이 싫어 쉬지 않고 질문하는 그 아이의 질문을 힘들어도 끝까지 받아주려고 노력을 했다는 것이다. 아니 어쩌면 그건 내 생각일지도 모른다. (그랬을꺼라 생각하는 건지도)

무한한 상상력의 어린 왕자는 (자신의 실제 경험담을 이야기를 하는 대도)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어른들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그것이 사실은 진짜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서서히 일깨워준다. 주변의 소소한 일상에서 발견하는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 지를 알려주고 언제나 같이 하는 것들이 결국은 소중한 것이라고 말한다.

길들이다. 관계를 맺다, 친구가 되다.

모두 누군가와의 관계망 속에 얽혀지는 말들이다. 사막 여우를 만난 어린 왕자는 여우가 말하는 길들이라는 말을 쉽게 이해하지 못한다. 우리가 누군가를 만났을 때 상대방을 알지 못하는 것처럼 그렇게 사막여우 역시 처음엔 어린 왕자인 그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나 여우의 말대로 같은 시간, 같은 행동은 어린 왕자를 익숙하게, 여우를 익숙하게 만들었다. 길들여지고 익숙해진다는 것! 어쩌면 그것이 바로 인간 사회의 관계망이며 소유물의 관계일지도 모른다. 이제까지의 어른들이 중요하게 여겼던 것들을 사막여우는 그런 것들이 중요한 것은 아니며 관계를 맺고 소중하게 생각하고 친구가 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중요한 것이라며 일깨워준다.

어린 왕자의 꽃도, 사막여우와의 만남도 결국 길들이기이다. 어린 왕자와 주인공과의 만남도 그러하다.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길들인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이다. 익숙해진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이다. 어른이 되고 나서야 알게 된 사실이다. 그렇게도 소중했던 것들이 정작 쓸모 없어질 때가 온다는 것이다. 어른이 되고 나서 피식 웃을 때가 있다. 그땐 왜 그렇게 이 작은 것이 그렇게나 소중했던 것일까 라고.

집이나 별이나 사막이나 그걸 아름답게 하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야!!’

아이들의 눈에는 보이는 것들이 어른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도 소중했던 그것들이 점점 어른이 되면서 머릿속에서 마음속에서 저 멀리 사라진다.

어쩌면 상상력이라고 치부할 수 있는 그런 이야기라 생각하겠지만 그것이 아니다. . 마음을 다해 사랑하는 것, 마음을 다해 지키는 것, 마음을 다해 간직하는 것. 그런 것들이 언제까지고 중요하게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이다. 어른들의 세계관을 지닌 우리에게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으로 지켜내야 할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동화. 그것이 어린왕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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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력 - 아이템 찾기부터 프로그램 설계까지 프로강사가 갖춰야 할 모든 것
정찬근 지음 / 라온북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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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력!! 
제목부터 벌써 힘이 느껴진다. 프로 강사로 살아간다는 건 매 순간 자기 자신의 계발와 함께 시작되는 거니 말이다. 저자가 언급하고 있는 이 모든 내용들은 어떻게 하면 강사로서의 자격이나 삶을 제대로 해 나갈 수 있는 지를 보여준다. 티비에서도 이제는 유명강사들이 얼마든지 존재한다. 그들 대부분이 처음부터 강사로 출발하진 않는다. 자신이 속해있던 집단이나 배경을 통해 뭔가 확실한 콘텐츠가 생기면서부터 강사라는 타이틀을 갖게 되는 것이다.   

강사라는 자리가 무엇인가!! 
바로 내가 가진 콘텐츠와 강점을 학습자들에게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하고 자신의 의사전달을 함에 있어 확실한 어필을 할 수 있어야 하며 그들이 믿음을 가지고 강의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끊임없는 자기 발전을 통해 미래의 학습자들을 위한 공부를 해야한다. 
그중에서도 학습목표를 명확히 하라는 부분은 강사들이 제대로 알고 넘어가야할 부분이다. 걔중의 강사들은 자신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헷갈리게 하는 경우가 있다. 그들이 무슨 말을 하는건지 도통 알 수 없는 그런 강의를 듣고 나면 강사로서의 자질이 있는건지 의심스럽기까지 하다. ​학습목표라는 것은 학습자에게 강사의 강의를 통해 얻어지는 지식이나 기술, 태도의 수준을 강사가 원하는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말한다. 그러기 위해선 간략하고 명확한 강의 내용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강사는 학습자의 분석을 꼼꼼히 하는 것이 좋다. 왜 나의 강의를 들으려고 하는 것인지 또 어떤 지식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내용을 해야 그들이 강의를 만족할 수 있는지 알기 위해선 강의 콘텐츠 구성을 위해 철저히 학습자를 분석하는 것이 좋다. 그러기 위해 강의 하는 곳에 부탁하여 학습자의 요구사항이나, 그들의 명단 등을 미리 확보해 어느 정도 그들이 따라올 수 있는지 또 얼마나 이해할 수 있는 지 등을 ​사전에 체크함으로써 강의 내용을 구성해야 한다. 동떨어진 내용을 가지고 아무리 떠들어봤자 그들을 교육하는데 있어 뜬구름잡는 소리로 들릴 뿐이다. 결국 강사의 능력은 학습자의 만족도가 커야하며 고객의 니즈가 따라야한다.

책 '강사력'은 다양한 저서와 강연회를 통한 여러 프로 강사들의 각각 독특한 스타일들을 분석하고 
그들이 어떻게 청중들을 휘어잡는지 설명하기도 한다. 이부분은 각 강사들의 스킬을 알 수 있어 재미있게 읽었다.

가장 강조하고 있는 부분인 강사력의 완성은 '마케팅 감각' 이라고 한다. 
프로강사가 되기 위해선 자신만의 차별화를 완성해야하며 학습자들이 감동할 수 있는 강의를 구성하고 자신을 섭외한 교육 담당자에게 믿음을 주어 추후에도 언제든 떠오를 수 있는 강사로서의 위치를 굳건히 하고 각종 네트워크를 잘 다루어 자신의 콘텐츠를 기반으로 모객에도 심려를 기울여야 한다. 더 나아가 사업가와의 협력을 통해 그들을 벤치마킹하거나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야한다. 

결국 강사는 청중의 힘으로 산다. 
늘 끊임없이 학습자의 입장에서 그들을 이해하고 그들이 감동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 책은 지금까지 내가 강사활동을 하면서 느꼈던 점들을 다시 한 번 짚어주는 내용들이 자세하게 분류되어 있어 깜박하거나 놓치고 있던 부분들을 점검하게 해준 시간이라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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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케제르의 정통 프랑스 빵 레시피 에릭 케제르의 레시피 시리즈
에릭 케제르.장 필립 드 토낙 지음 / 참돌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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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집에서 빵을 만들어먹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대개는 사서 먹기 마련이지만 홈베이킹의 매력에 빠진 이들이라면 제빵의 매력이 얼마나 큰 지 알 것이다. 이런 저런 빵에 관련된 레시피를 궁금해하던 차에 천연발효빵의 전문가 에릭 케제르를 알게 되었다. 많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책이라 더 반가웠다는 점. 이제라도 번역본이 나와주니 정말 좋다. 발효종에 대한 정보를 찾다보면 이런 저런 제빵사들을 만나게 되지만 손가락에 꼽힐만큼 유명한 제빵사인 에릭 케제르..

그의 책은  이미 역본이 나오기 전부터 우리나라에서도 워낙 알려져 있어 몇몇 번역을 잘하시는 분들을 통해 레시피들이 블로그에 올려져 있기도 하다.   

그런데 이 천연발효라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은 장르이다. 나의 경우도 일반빵과 달리 발효종은 다루기 힘들어 몇번 실패한 적도 있었다. 일반적인 제빵법을 알면 빨리 습득할 수 있기 때문에 빵 만드는 법을 알고 있는 분들이라면 좀 더 쉽게 책을 이해하기 편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발효종만 잘 키워도 제대로 맛있는 빵을 집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전문가를 통해 배우는 경우도 있지만 요즘에는 혼자서도 충분히 이렇게 책을 통해 배우기도 한다.


에릭 케제르의 책 '정통 프랑스 빵 레시피'는 발효종 중에서도 약간의 이스트가 들어가는 레시피라 제빵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만 가지고 있다면 언제든지 이용하기 쉽기 때문에 그 용도가 다양하게 쓰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정통 천연 발효종만을 가지고 하게 되면 시간이 많이 걸리는 편인데 비해 이 책의 내용대로 사용되는 이스트는 발효과정의 시간을 단축해주는 정도의 아주 극소량이 들어가기 때문에 발효종 빵의 맛을 그대로 유지해 준다는 데 의의가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빵집들은 이런 레시피들을 가지고 천연발효종 빵을 만들어 팔고 있다.


이 책은 제빵의 기초부터 설명하고 있어 전반적인 지식이 많이 없는 분들도 과정 상 따라하기 무리없도록 소개하고 있다.

프랑스 전통빵 소개를 시작으로 특별한 가루로 만든 빵, 자연 효모로 만든 유기농 빵, 부재료를 넣은 빵. 단맛이 나는 빵과 페이스트리, 소형 프랑스 빵, 프랑스 여러 지역의 전통 빵, 세계 여러나라의 전통 빵 등 수많은 레시피들을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가지 다양한 빵 종류를 만드는 방법을 제대로 배울 기회를 제공한다. 나는 특히 부록편이 상당히 마음에 드는데 사진 없이 제빵 레시피만 따로 분류해두어 전문가라면 이 부분을 따로 보관하고 매일매일 이용해도 좋을 듯하다.

빵의 매력은 정말 무한하다. 빵은 만들면서 그야말로 힐링이 된다.  빵을 배우게 되면 손으로 만지는 촉감을 통해 잃었던 감각들이 되살아남을 느낄 수 있다. 빵 반죽의 온도와 반죽 상태에 맞춰 손에 전달되는 느낌들은 얼마나 발효가 잘 되고 있고 또 얼마나 맛있는 빵이 될 지를 알게 해준다. 꼭 아기의 살결을 만지는 듯한 보드라운 느낌이라든가 발효가 잘된 반죽의 탱탱하고 찰진 느낌이라든가 어떤 때는 밀가루가 저 혼자 반죽하지 않아도 저절로 글루텐이 생기면서 보여주는 탄력이라든가 하는 것들이 빵을 만들면 만들수록 그 매력에 빠지게 만든다.

그래서 이참에 여러가지 레시피 중 몇개를 만들어 보았다. 책대로 해보는 재미가 정말 좋다.


강황빵 Le Pain ay Curcuma

강황빵은 처음 만들어봤는데, 커리의 순수 향 그대로를 뿜어내고 있기 때문에 부드러운 식감과 동시에 샛노란 예쁜 속살을 동시에 느낄 수 있어 좋다.

 

플레인 치아바타 La Ciabatta Nture

치아바타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빵 중의 하나. 담백한 치아바타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자른 단면의 기공을 보면 얼마나 발효가 잘 되었는지를 알 수 있고 촉촉하고 쫀득한 식감이 매력인 빵이다.


천연발효종의 매력에 빠져보고 싶은가?

그렇다면 에릭 케제르의 '정통 프랑스 빵 레시피'를 만나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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