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관리가 하나 있습니다. 

그는 한두 달에 한 번씩 찾아옵니다. 

돈을 갖고 옵니다. 

많은 돈은 아니지만 없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그는 불안정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다가 눈길을 외면했다.

보통 여자아이를 데려갑니다. 

하지만 늘 그런 건 아닙니다."

파리드가 내 뒤에서 말했다.

"당신이 그걸 내버려뒀단 말입니까?"

파리드가 책상을 돌아 자만을 향해 다가갔다.

자만이 책상에서 떨어지며 쏘아붙였다.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나요?"

파리드가 말했다.

"당신은 이곳의 원장이잖아요. 

아이들을 지키는 일이 당신이할 일이잖아요."

‘나로서는 그걸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파리드가 소리를 질렀다.

"당신은 아이들을 팔아먹고 있어!"

내가 말했다.

파리드, 앉아요! 가만 좀 있어요!"

하지만 내가 너무 늦었다. 

갑자기 파리드가 책상을 뛰어넘었다. 

파리드가 그를 덮쳤다. 

자만이 앉아 있던 의자가 쓰러지고자만이 바닥으로 넘어졌다. 

원장이 파리드 밑에 깔려 몸부림을 치며 둔탁한 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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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의 얘기가 어느 방향으로 흘러가는지 이해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나머지 얘기는 듣고 싶지 않았다. 

나는 캘리포니아에서 잘 살고 있었다. 

지붕이 뾰족한 빅토리아풍의 아름다운 집도 있었고 결혼도 잘했고 작가로서도 유망했다. 

나를좋아해주는 처갓집도 있었다. 

나는 쓰레기 같은 이야기는 듣고싶지 않았다.

라힘 한이 말했다.

"알리가 문제였다."

"그렇지 않아요. 그와 사나우바르 사이에 하산이 태어났잖아요. 그들이 하산을 낳았잖아요…………."

"그렇지 않았다."

"그랬어요."

"그렇지 않았단 말이다, 아미르"

"그렇다면 누구하고……."

"나는 네가 그게 누구였는지 알 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관목이나 넝쿨을 붙잡으려고 아무리 애써도 아무것도잡지 못하고 가파른 절벽 아래로 자꾸 미끄러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방이 상하좌우로 흔들리는 느낌이었다.

"하산은 알고 있었나요?"

이렇게 말하는 내 입술이 내 것 같지 않았다. 

라힘 한이 눈을 감고 고개를 저었다.

나는 나직하게 말했다.

20년 전에는 첫 번째 전쟁의 일부 유적들을 내 눈으로 확인했었다. 

불에 탄 낡은 소련제 탱크의 잔해, 전복되어 녹슬어가는 군용 트럭, 산기슭에 방치된 부서진 러시아 지프차 등 전쟁을 환기시키는 끔찍한 것들이 도로를 따라 흩어져 있었다. 

두번째 전쟁은 텔레비전 스크린으로 보았었다. 

그런데 지금 나는그것을 파리드의 눈을 통해 보고 있었다.

리드는 부서진 도로를 능숙하게 달렸다. 

그는 도로에 난구멍들을 요리조리 능숙하게 피해 갔다. 

그는 지난밤에 와히드의 집에서 묵은 이후로 훨씬 말이 많아졌다. 

그는 조수석에 앉아 있는 나를 가끔씩 바라보며 얘기를 했다. 

한두 번은 웃기까지 했다. 

그는 불구가 된 손으로는 운전대를 잡고, 성한 손으로는 마을들을 가리켰다. 

오두막들이 늘어서 있는 마을들이었다. 

그는 몇 년 전에는 그곳에 사는 사람들을 알았다고 했다.

그들 대부분은 죽었거나 파키스탄의 난민 수용소에 있다고 했다.

때로는 죽은 사람들이 운이 더 좋은 거죠."

그는 부서지고 불에 타 잔해만 남은 자그마한 마을을 가리쳤다. 

지붕은 날아가고 없고 새까맣게 그은 벽만이 남아 있었다. 

개 한 마리가 벽 밑에서 자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저기에 제 친구가 살았었어요. 

자전거를 아주 잘 고쳤죠.

타블라 연주도 기막히게 했고요. 

그런데 탈레반이 그와 그의가족을 몰살시키고 마을을 전소시켰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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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은 내가 베란다를 청소하고 벽에 페인트를 칠하는걸 거들어줬다. 

소라야의 어머니는 우리가 거의 한 시간쯤 떨어진 곳으로 이사한 걸 아쉽게 생각했다. 

그녀는 소라에게그녀의 사랑과 관심이 특히 필요한 때 이사를 간다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그녀는 선의에서 나온 것이긴 하지만 자신의 지나친 관심이 소라야를 멀리 가게 만들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나는 잠든 소라야 옆에 누워 스크린도어가 바람에 열리고닫히는 소리와 뒤뜰에서 귀뚜라미가 우는 소리를 듣고 있을때가 종종 있었다. 

그런 때면, 소라야의 자궁 속의 공허를 거의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공허가 살아서 숨을 쉬고 있는것 같았다. 

그 공허가 우리의 결혼생활과 우리의 웃음과 우리의 사랑 속으로 스며든 것 같았다. 

나는 늦은 밤, 껌껌한 방에서 그 공허가 소라야에게서 나와 우리 사이에 자리를 잡고 자는 걸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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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없이 쫓아갈래니 쫓아갈 수도 없고, 없어졌으니까 또 이미. 

만날 듯 어긋나면서 거듭 위험을 겪는 식의 ‘만들어진 서스펜스‘는 그럴 수 있다고 치자. 

영화의 재미를 위해서 그리할 수도 있을것이다. 하지만 스토리적 배반만큼은 용인하기 어렵다. 

그 배반을 간단히 요약하면 이렇다. 

버려진 아이는 있는데 버린 사람은없다. 

그리고 버림이 있는데 상처는 없다. 

음악이 있고 사랑이 있을 따름이다.

그는 두 음악인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였다. 

아빠 루이스는 인기밴드의 가수이자 기타리스트이고 엄마 라일라는 촉망받는 첼리스트였다. 

첫 만남에 불꽃이 튄 두 사람은 달빛 아래 아름다운사랑의 밤을 나누지만, 거기까지였다. 

라일라 아버지의 반대로둘은 하룻밤의 추억만을 간직한 채 아득히 헤어지고 만다. 

여자의 뱃속에 새 생명이 생겼음을 루이스는 알 수 없었다. 

몇 달 뒤갑작스런 교통사고를 당한 라일라는 뱃속의 아이가 유산됐다는말을 아버지한테 전해 듣고 오열한다. 

실상 그 아이는 여자의 아버지에 의해 은밀히 입양기관에 맡겨진 상황이었다. 제 아이가살아있음을 모르는 엄마였고, 아이가 생겼음을 아예 모르는 아빠였다. 

그렇게 아이는 버려졌으나 버린 부모는 없는 상황이 된다. 

아이를 고아원에 맡긴 외조부가 역적이겠으나, 그 또한 딸의미래를 생각하는 슬픈 아버지였을 따름이다. 

라일라가 제 자식이 살아있음을 안 것은 아버지가 눈을 감을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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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걸어서 또 오고, 또 와서 어디 가서 또 얻어먹고 자고, 또 얼마나 걸어서 오고 또 어디 가서 얻어먹고 자고, 인제 이래면서 인제집에 찾아오는데.

하루는 어딜 참 들어가니까는 참 아주 부잣집에서 인제 밥을 얻어먹구 자갖구서 갈라구 들어갔는데, 참 그 집도 딸이 역시 스이더래요. 

스이고, 그렇게 이주 부잣집인데 그 집서에서 머슴을 살라고그러드래요. 

"우리 집서 머슴을 살으면은 우리가 잘 해주구 그럴 테니까, 할튼 밥도 잘 주구 그럴 테니까는 머슴을 살리."고.

인제 그 집, 그래 인제 집을 금방 찾지도 못하고 그러니까 인제그 집에서 머슴을 살 거 아니에요? 

엄마 아부지는 너무 어려서 떨어졌으니 금방 찾지도 못 해죠. 

그래갖고 이제 그 집에서 머슴을 살면서 인제 이렇게 있는데.

그 큰 딸이 큰 딸 둘째 딸은 아주 미워하드래요. 

괜히로다 뭐 이렇게 미워하구. 응, 머슴을 미워하고 그리는데 그 막내딸은 아주 안그러드래요. 

뭐 밥도 잘 주고, 뭐 참 머리도 빗겨 주고 뭐 그러드래요그렇게. 

그 머리를 빗겨주는데 이 사람이 얼마나 잘 생겼느냐면 빗겨줬다가도 언니네한테 도로 뺏길까봐 막 이렇게 휘저어놓고, 인제그 자기 남편 삼을라고 막 도로 빗겼다가 도로 막 이렇게 휘저어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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