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질환은 시스템의 붕괴다 - 증상 억제가 아닌, 전신 시스템의 복원으로
이윤성 지음 / 하움출판사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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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건강검진 결과를 받으면 기준에서 벗어난 숫자부터 찾는다. 혈압과 혈당을 확인하고 지난해보다 좋아졌는지 비교한다. 수치가 괜찮으면 안심하고 나빠졌다면 걱정한다. 그런데 왜 달라졌는지 생각하면 답이 간단하지 않다. 그동안 먹고 자고 움직인 생활도 돌아봐야 하고 다른 몸의 변화도 살펴야 한다. 검사 결과를 아는 것과 내 상태를 이해하는 것 사이에는 더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이윤성의 <만성질환은 시스템의 붕괴다>는 몸의 여러 기능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관점에서 만성질환을 살펴본다. 필자는 자신의 질병 경험 이후 이어간 의학 공부를 바탕으로 식생활과 환경, 인체의 항상성과 진료 체계까지 다룬다. 개별 질환을 관리하면서 몸 전체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도 보자는 문제의식이다.


책의 중심에는 BAHI라는 개념이 있다. 혈류를 뜻하는 Blood, 항산화를 뜻하는 Antioxidant, Hormone과 Immunity를 묶은 것이다. 필자는 이 네 가지를 건강을 이해하는 핵심 축으로 제시한다. 혈류와 호르몬, 면역 등을 따로 설명하는 데서 나아가 서로 어떤 영향을 주고받는지 살펴본다. 하나의 수치가 달라졌을 때 그 숫자만 보는 데서 질문을 끝내지 않게 한다.


생활습관을 다루는 부분에서는 아플 때만 몸에 관심을 두는 태도를 생각하게 된다. 검사를 앞두고 식사를 조심하다가 결과를 확인하면 이전 생활로 돌아갈 수도 있다. 하지만 몸은 검사받는 날에만 생활의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다. 평소 무엇을 반복하고 있는지 봐야 한다. 책이 예방과 일상의 관리를 함께 이야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읽었다.


건강을 챙기라는 말을 알아도 실천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 식사 시간이 일정하지 않은 일을 할 수 있고 충분히 쉬고 싶어도 여건이 되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생활습관을 개인의 의지로만 설명하면 놓치는 것이 많다. 몸 전체를 본다는 생각을 생활환경까지 넓혀볼 필요가 있다. 무엇을 바꾸면 좋다는 말과 함께 지금의 생활이 왜 이어지고 있는지도 알아야 한다.




BAHI Therapy를 소개하는 부분은 구분해서 읽었다. 책에 나온 관찰 사례와 치료 가능성을 이미 확립된 효과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 책에서도 충분한 임상적 검증을 거친 표준 치료는 아니라고 설명한다. 몸의 연결을 살피는 관점에 공감하는 것과 특정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은 다른 판단이다. 새로운 설명이 이해하기 쉽다고 해서 그 설명을 바탕으로 한 치료까지 입증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환자가 치료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도 중요한 문제이다. 검사를 받고 처방을 따르면서도 무엇을 확인하는 과정인지 모를 때가 있다. 왜 필요한 약인지, 어떤 변화를 살펴야 하는지 질문할 수 있어야 한다. 내가 이 책에서 가져온 것은 기존 치료를 불신하는 태도보다 내 상태에 관심을 가지고 치료 과정에 참여하는 쪽이다. 시스템이라는 설명이 답을 대신하기보다 질문을 더 구체적으로 만드는 데 쓰였으면 한다. 내 몸을 이해한다는 것은 그럴듯한 원인 하나를 찾는 데서 끝날 일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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