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이동 트렌드 2027 : 투자와 소비의 기준을 바꿀 - 머니 엑소더스·칩 리퍼블릭·영 캐피털·와트 러시·실리콘 칼라·슬림노믹스·오션 리쇼어링·K-에브리씽·머니 릴레이·펫 페어런팅
손희애 지음 / 황금부엉이 / 202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어떤 산업이 유망하다는 말을 들으면 관련 기업부터 찾아본다. AI가 성장한다고 하면 반도체를 떠올리고 한국 문화가 인기를 얻으면 콘텐츠 기업에 관심을 갖는다. 그런데 시장이 커진다고 그 안의 기업이 모두 돈을 버는 것은 아니다. 매출보다 비용이 더 늘어날 수도 있고 경쟁 때문에 이익을 남기기 어려울 수도 있다. 성장한다는 이야기 다음을 봐야 한다.


손희애의 <부의 이동 트렌드 2027>은 경제와 기술, 산업과 소비의 변화를 돈의 이동으로 살펴본다. ‘머니 엑소더스’, ‘칩 리퍼블릭’, ‘와트 러시’, ‘실리콘 칼라’ 등 10개의 키워드를 다룬다. 반도체와 전력에서 청년의 생활, 조선, 상속과 반려동물 산업까지 범위가 넓다. 각각을 따로 기억하기보다 어떤 변화가 다음 지출을 만드는지 연결해서 읽는 편이 좋다.


반도체와 전력을 이어서 보는 부분이 흥미롭다. AI를 사용하려면 칩이 필요하지만 칩만 있다고 작동하지는 않는다. 데이터센터를 운영할 전기도 있어야 한다. 책은 ‘와트 러시’에서 발전량과 함께 필요한 곳까지 전력을 연결하는 능력에 주목한다. 기술에 대한 수요가 커지는 속도와 기반시설이 갖춰지는 속도는 다를 수 있다. 사람들이 주목하는 제품 바깥에도 해결해야 할 일이 남는 것이다.


이런 관점은 산업을 공부하는 질문도 바꾼다. 무엇이 많이 팔릴지 알아보면서 그것을 만들고 운영하려면 무엇을 더 사야 하는지도 보게 된다. 수요는 늘었는데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부분은 어디인지, 그 문제를 해결할 기업은 누구인지 생각한다. 물론 꼭 필요한 산업이라는 사실만으로 개별 기업의 성과까지 설명할 수는 없다. 실제 주문과 비용, 이익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는 따로 확인해야 한다.


‘실리콘 칼라’는 같은 변화를 일자리에서 살펴본다. 책은 AI가 직업 전체를 없애는지보다 그 안의 어떤 업무를 줄이는지에 주목한다. 특히 신입이 맡아오던 업무의 변화가 중요하게 다뤄진다. 기업이 인건비로 쓰던 돈을 소프트웨어에 쓰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쪽에는 매출이 된다. 하지만 일을 하며 경험을 쌓아야 하는 사람에게는 기회가 줄어드는 문제가 될 수 있다. 돈이 이동한다는 말 안에는 이런 차이도 들어 있다.




새로운 기술만 돈의 흐름을 바꾸는 것은 아니다. ‘펫 페어런팅’과 ‘머니 릴레이’에서는 생활과 가족의 변화를 읽게 된다.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는 생활은 먹거리에서 건강관리와 주거, 여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 상속 역시 자산을 넘기는 일에 금융과 법률, 돌봄이 연결된다. 사람들이 누구와 살고 무엇을 걱정하는지가 달라지면 비용을 지불하는 곳도 달라진다.


책의 첫 키워드인 ‘머니 엑소더스’는 이 흐름을 국경 밖까지 넓힌다. 수출이 잘되면 원화도 강해질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책은 무역과 자금 이동을 함께 살펴본다. 여러 시나리오를 다루는 것도 한 가지 지표로 결론을 내리기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전망의 결론만 기억하면 그 결론이 달라질 조건을 놓친다. 책에서 무엇을 예상했는지만큼 무엇을 근거로 삼았는지도 읽어야 한다.


이 책에서는 어떤 키워드가 가장 유망한지 고르는 것보다 연결되는 과정에 더 관심이 갔다. AI가 성장하면 전력이 필요하고 업무가 달라지면 기업의 비용과 개인의 소득도 영향을 받는다. 돈이 들어오는 곳을 찾으려면 그 돈을 누가 왜 지불하는지도 알아야 한다. 성장 산업이라는 이름만으로는 부족하다. 그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다음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까지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