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라 믿었던 지배 - 병리적 인간이 당신을 선택하고 놓아주지 않는 이유
네이딘 매컬루소 지음, 문가람 옮김 / 생각지도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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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이해가 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잘 보이는 것이 정작 당사자에게만 보이지 않는 것일까? 아니면 자연스럽게 쇠뇌되어 잘못된 것조차 알지 못하는 것일까? 친구 사이, 애인 사이, 심지어 부부 사이에서도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난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하기 싫은 일을 강요하고, 비정상적인 행동들을 한다. 내 주위에는 이런 사람들이 더러 보인다.


누가 봐도 사랑이 아니다. 그냥 지배하고 싶은 욕구의 표현일 뿐이다. 본인만 빼고는 남들은 그것이 '사랑'이 없는 지배라는 것을 안다. 상대의 말 한마디에 나의 하루 전체가 흔들리고, 나를 챙기기는 커녕 상대방의 기분을 살피느라 전전긍긍한다. 처음에는 관심이라 생각하고, 나를 걱정해서 그런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만 사실은 정반대인 경우가 많다. 그 때는 몰랐지만 그 사람을 떠나고나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다.


이 책은 '내가 하필 그 사람에게 마음을 주었을까?', '떠나야 하는 걸 알면서도 왜 떠나지 못했을까?'라는 불편한 질문에서 출발한다. 이는 단순한 후회에 그치지 않는다. 관심과 사랑으로 시작한 관계가 어떻게 지배로 옮겨 가는지, 그리고 그 지배의 관계를 왜 떠나야 하는지 알게 해준다. 그 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를 알게 되고, 어떻게 하면 벗어날 수 있는지 또한 알게 된다.


필자는 영화 <더 울프 오프 월 스트리트>의 실제 주인공 조던 벨포트의 아내였다. 본인이 학대와 약물 중독으로 고통을 겪었고, 아이를 데리고 남편으로부터 탈출했다. 이후 심리치료사의 길을 걸으며 10여 년간 강압적 통제와 가정 폭력을 겪고 있는 피해자들을 상담했다. 단순히 심리학 이론을 설명하거나 경험하지 못한 조언을 제공하지 않고, 본인 자체가 피해를 경험한 당사자이면서 전문가이기 때문에 좀더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피해자가 이런 관계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는 이유를 '트라우마 유대'에서 찾는다. 학대를 받은 피해자를 보는 사람들은 "그렇게 힘들면 헤어지면 되지 않을까?"하는 말을 쉽게 한다. 그리고 학대의 피해를 피해자의 전적인 잘못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다. 스스로 판단을 통해 빠져나올 수 있었음에도 그런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잔인하고 통제적인 연인에게 정서적으로 깊게 결속되는 트라우마 유대는 관계가 끝난 뒤에도 학대가 지속되거나 오히려 심해질 수 있음을 설명한다. 왜 떠나지 못했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왜 떠날 수 없는 심리적 구조가 만들어졌는지를 살펴보게 한다. 사랑과 학대, 두려움과 보상이 반복되는 관계에서 이성적인 판단으로 끊어낼 수 없는 상황을 설명한다.


트라우마 유대에 의한 폭력은 단순히 물리적인 행동으로 한정하지 않는다. 통제하고, 위협하고, 상대의 판단력을 무너뜨리는 일련의 정서적 종속과정 전체를 폭력성으로 봐야한다. 이 책을 다 읽고나면 '사랑'을 바라보는 기준이 바뀔 것이다. 관심과 통제는 다르고, 걱정과 감시도 다르며, 애정과 소유욕 역시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아주 작은 차이로 경계를 넘나드는 구조를 잘 파악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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