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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을 포기할 때 삶은 가벼워진다 ㅣ 서양철학전집 하이엔드 고전 1
미셸 에켐 드 몽테뉴 지음 / 클래시카 / 2026년 7월
평점 :
*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모두가 "네"라고 할 때 자신만의 생각으로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가? 16세기를 치열하게 살았던 몽테뉴는 이런 고민을 했던 것 같다. 사실 몽테뉴는 16세기를 치열하게 살지 않았다. 최소한 지금의 기준에서는 말이다. 하지마 그 당시의 기준으로 보면 대세를 이룬 종교적 신념에 따른 믿음을 내려놓고, 한 인간에 대한 관심을 가진 대단한 결정을 한 것이다. 모두가 "네"라고 할 때 혼자서 "아니오"라는 생각으로 결단을 내린 것이다.
16세기에는 종교가 사회를 지배했다. 따라서 종교에 따라 신을 신봉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말 그대로 사회의 모든 부분에 종교가 빠질 수 없었다. 요즘도 이런 종교같은 것이 있다. 바로 절대 끝나지 않는 자기계발의 순환고리이다.
나이, 성별, 종교 등과 상관없이 누구든지 자기계발에 열중한다. 모두 지금의 상황에 불만족하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한다. 마치 16세기에 '다들 그렇게 믿는다'는 맹목적인 종교 신념이 현대에서는 '다들 그렇게 산다'라는 또 다른 신념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는 매일 '더 나은 나'를 위해 무언가를 배우고, 스스로를 채찍질한다. SNS를 통해 남과의 끊임없는 비교를 통해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기보다 그들과 비교 우위에 서기 위해서 동일한 기준으로 경쟁한다. 누가 정한지도 모를 일반적인(?) 기준에 맞추기 위해 오늘도 나를 버리고 열심히 달려간다. 과연 이렇게 매일 투자하는 나의 노력이 과연 나의 인생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일까? 아니면 파멸의 길로 이끄는 것일까?

우리는 성장을 위해 자기계발에 힘쓴다. 더 나은 나를 위해 더 많이 채워 넣고, 더 많이 벌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무엇이 진짜 나인지 가려내는 것이 아닐까? 다들 그렇게 사니까 자기계발을 하고, 스스로 의심하지 않는다. 지금 가는 길에 확신이 없어도 남들이 가니까 묵묵히 걸어갈 뿐이다. 그러다 실패하면 스스로의 노력이 부족한 것은 아닐까하는 자책을 한다.
자기계발의 이름으로 자기의심의 기회를 날려버린다. 의심하지 않는 일이 계속되면 결국 어느 순간 아무런 이유도 없이 탄탄해 보였던 자아가 무너지고 번아웃이 시작되는지도 모르겠다.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던 당연한 일들이 어느 순간 나를 향해 무너질 때 나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그 중에 하나가 완벽함 추구이다. 나는 나름대로 A형 성격에 꼼꼼하다고 자부했다. 그래서 새로운 일을 할 때마다 나름 완벽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시작 자체를 하지 않았다. 그렇게 시작조차 하지 못했던 일들이 쌓이고 보니 내가 추진했던 일들이 과연 완벽하게 끝났는지를 돌아보게 되었다. 결론은 나름 완벽한 준비를 하고 시작한 일들도 완벽하지 않았던 것들이 많다는 것이다.
결국 완벽이라는 것은 허상이다. 일단 시작하고 진행하면서 완벽을 만드는 것이다. 아니, 완벽이라는 것은 아예 없다고 생각한다. 나름대로의 만족감을 선사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완벽이 아닐까? 스스로의 충만함을 채우고 행복을 되찾는 일은 바로 완벽하게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 시작하고 만족하는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