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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전
시라카와 시즈카 지음, 장원철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5년 3월
평점 :
*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성공한 사람들은 그 누구보다 시도를 많이 했고, 그 결과로 실패를 많이 한 사람들이다. <공자전>을 읽으면서 갑자기 미국의 링컨 대통령이 떠올랐다. 공자나 링컨을 잘 모르는 사람은 그들의 가장 찬란했던 업적만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누구보다 더 많은 실패를 통해 인생의 지혜를 얻어 성공한 사람이라는 진실을 또 한 번 상기시킨다.
우리는 살면서 누군가에게 인정을 받지 못해 좌절하는 경험을 하곤 한다. 열심히 준비한 제안이 거절당하고, 진심을 다해 설득했지만 외면 당하는 경우가 많다. 가까이에서 보면 실패지만 이 실패들을 통해 나는 계속 성장하여 결국 단단하게 성장해 있는 모습을 보면 뿌듯해진다. 여전히 성장하고 있고, 여전히 실패를 겪지만 이 과정들이 나를 더 단단하게 이끌 것임을 믿는다.
시라카와 시즈카의 <공자전>은 단순히 공자의 생애를 나열하지 않는다. <공자전>을 통해 우리가 알고 있는 성인, 현인의 모습과 다른 공자의 인간다운 고뇌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공자는 끊임없이 실패하고 좌절하고, 정치적으로도 실패한 사람으로 그려진다. 당시에는 외면당한 인물이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고, 현대에는 동양을 대표하는 성인으로 내세울 수 있는 인물이 되었다.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유교의 사상을 만든 공자는 시대를 순응하기보다 시대를 바꾸려했던 혁신가에 가까웠다. 초반부의 공자의 생애를 보면 필자는 순응보다는 개혁을 실천하는 실천가로 묘사한다. 귀족 중심의 권력 구조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능력 중심의 질서를 추구했다는 해석은 다소 신선한다. 공자를 보수주의의 상징으로 여기고 있던 나에게 시대의 모순에 도전한 개혁가의 이미지는 많이 낯설다.

공자의 위대함은 이런 다양한 개혁적인 활동을 통해 거듭되는 실패를 견디는 힘에 있다고 생각한다. 여러 나라를 떠돌면서 수많은 군주를 만났지만 자신의 뜻을 제대로 펼쳐보지 못했다. 정치적으로 보면 처절하게 실패한 인물이다. 정치에서 성공했다면 인간적으로 고뇌하면서 공자의 진정한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었을까? 정치에서의 실패가 오히려 지금의 공자를 만들지 않았을까?
제자들과 함께 굶주림을 견디면서 조롱을 받고, 생명의 위협을 수차례 겪으면서도 자신의 신념을 버리지 않는 모습은 깊은 울림을 준다. 소크라테스도 죽음을 불사하고 자신의 신념을 지키는 모습을 보였듯, 성인들의 가치는 많은 희생을 대가로 만들어진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과정은 중요하지 않고 결과로만 사람을 평가하는 현대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성공하면 현명한 사람이고, 실패하면 무능한 사람으로 규정짓는 현대 사회는 <공자전>은 큰 시사점을 던진다. 당대에는 최고의 실패자로 규정되었지만 후대에는 가장 영향력 있는 사상가로 영원히 살아있기 때문이다.
공자의 생애를 통해 그가 어떤 말을 남겼는지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어떻게 자신의 신념을 지키면서 자신의 삶 속에서 어떻게 실천했는지에 집중한다. 공자의 삶을 통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을 돌아보고, 성공하기 위해 살 것인지,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을 지키기 위해 살 것인지 고민하게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