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감옥에서 탈출했습니다 - 죽음의 수용소에서도 내면의 빛을 보는 법에 대하여
에디트 에바 에거 지음, 안진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4월
평점 :
절판


"감옥 생활이 따로 없네."

우리는 타의에 의해 꼼짝 못 하는 상황일 때 '감옥'이라는 표현을 비유적으로 쓴다. 마음 감옥이라는 어떤 걸 말하는 걸까?​


저자는 헌재 93세의 나이에도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열정적인 심리상담가로, 열여섯 살에 아우슈비츠에 강제 수용되어 고통스러운 시간을 내면의 빛으로 견디다가 신체적으로 거의 죽음에 가까워졌을 때 전쟁이 끝나면서 극적으로 미국 군인에 의해 구출되었다. 아우슈비츠의 경험은 일생에 걸쳐, 현재까지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고 한다. ​


이 책은 강제 수용되기 직전의 얘기부터 시작하여 아우슈비츠의 경험, 구출되고 회복하는 과정, 결혼, 미국 이민, 학업 재개 등 저자의 일생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면서 자신이 트라우마를 어떻게 극복했는지에 대한 얘기와 자신의 경험으로 내담자들을 돕는 과정까지를 설명하며 마음 감옥에서 탈출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아우슈비츠 생존자의 또 다른 명저로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가 있는데, 나는 이 책을 사서 책장에 꽂아놓고도 이제까지 읽지 않았다. 역사로서 알고 있는 유대인 대학살에 대한 얘기는 눈 똑바로 뜨고 마주해야 하는 진실임을 알면서도 자세한 경험담을 들으면 마음이 너무 힘들 것 같아 선뜻 손대지 않고 있던 내용이었으나 이번 독서모임성장판 매력독서 마음공부반의 책으로 선정되면서 읽어야 할 시점을 맞닥뜨리게 되었다. 


희생자 의식은 내면으로부터 발생한다. 자기 자신을 제외한 그 누구도 우리를 희생자로 만들 수 없다. 

우리는 우리에게 벌어진 일 때문이 아니라, 자신이 희생된 사실에 집착하기로 선택할 때 희생자가 된다. 

우리는 희생자의 사고방식을 키운다. 

완고하고, 남을 탓하고, 비관적이고, 과거에 갇혀 있고, 용서하지 않으려 하고, 가혹하고, 건강한 한계와 경계가 없는 사고방식과 존재 방식이다. 

우리는 희생자의 사고방식에 갇히기로 선택할 때 자기 자신을 감옥에 가두고 스스로 간수가 된다.

(마음 감옥에서 탈출했습니다, p.24)


저자는 큰 트라우마가 없는 사람일지라도 희생자 의식이 스스로의 마음에 감옥을 만든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희생자가 아니라 생존자가 되고 번영하는 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미국에서는 범죄 피해자에게도 피해자Victim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생존자Survivor라는 용어를 쓰도록 권장하고 있다. 용어는 규정을 의미하고, 어떤 용어로 그 사람을 부르는지에 따라 태도와 방향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이미 수사 현장에서도 적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


희생자 의식에서는 벗어나는 것을 저자는 자유라고 말하면서 자유로워지기 위한 2단계의 치유 과정을 설명한다. 


1. 자신의 감정을 수용하고 책임질 것

2. 위험을 감수하는 법을 배움으로써 자기실현에 이르는 것


가장 큰 감옥은 자기 자신의 마음속에 있다는 사실, 그리고 우리는 자신의 주머니 안에 이미 열쇠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이 열쇠는 기꺼이 자신의 삶에 절대적인 책임을 지는 것,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는 것, 기꺼이 판정으로부터 자신을 해방하고 자신의 결백을 되찾는 것,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것이다.

(마음 감옥에서 탈출했습니다, p.475)


처참하고 고통스러운 경험을 담담히 서술하고, 어려운 상황에서의 통찰을 놓치지 않으며, 스스로 자아를 찾아 극복해가는 저자의 일생 자체만으로도 큰 울림과 깨달음을 준다. 거기에다 실제 상담 사례를 들어 설명하는 자유로 나아가는 상세한 과정들 속에는 분명히 나 또한 되돌아보고 깨뜨려야 할 철창이 있다고 느꼈다. 결국 내면의 빛을 찾아서 꺼내야 하고 빛을 발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참다운 인생의 길인 것 같다. 사소하더라도 반복되는 인생의 굴레를 눈치챈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면 좋겠다. 


책에서 반복되어 나오는 저자의 엄마가 생전에 했던 말이 강렬한 메시지를 다시 한번 전해준다. 


이것만 기억해. 네가 마음에 새긴 것은 아무도 네게서 뺏을 수 없단다.

(마음 감옥에서 탈출했습니다, p.475)


// 이 글은 독서모임성장판 활동으로 (주)위즈덤하우스에서 책을 지원받아 읽고 썼습니다. 본 글은 저의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이것만 기억해. 네가 마음에 새긴 것은 아무도 네게서 뺏을 수 없단다. - P475

가장 큰 감옥은 자기 자신의 마음속에 있다는 사실, 그리고 우리는 자신의 주머니 안에 이미 열쇠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이 열쇠는 기꺼이 자신의 삶에 절대적인 책임을 지는 것,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는 것, 기꺼이 판정으로부터 자신을 해방하고 자신의 결백을 되찾는 것,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것이다. - P475

희생자 의식은 내면으로부터 발생한다. 자기 자신을 제외한 그 누구도 우리를 희생자로 만들 수 없다. 우리는 우리에게 벌어진 일 때문이 아니라, 자신이 희생된 사실에 집착하기로 선택할 때 희생자가 된다. 우리는 희생자의 사고방식을 키운다. 완고하고, 남을 탓하고, 비관적이고, 과거에 갇혀 있고, 용서하지 않으려 하고, 가혹하고, 건강한 한계와 경계가 없는 사고방식과 존재 방식이다. 우리는 희생자의 사고방식에 갇히기로 선택할 때 자기 자신을 감옥에 가두고 스스로 간수가 된다. -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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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유튜버 라이너의 철학 시사회 - 아이언맨과 아리스토텔레스를 함께 만나는 필름 속 인문학
라이너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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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부터 20대까지만 해도 영화를 찾아서 보고 영화잡지도 매주 사보면서 영화에 열을 올렸었다. 그러다 언젠가부터 데이트가 아니면 극장에 가지 않고, 가끔씩 VOD로 보는 영화들도 무겁지 않는 걸로만 고르는 사람이 되었다. 영화는 보는 시간은 탐구하는 시간에서 쉬는 시간으로 바뀌어 버렸다. 그래도 종종 진지한 영화를 진지하게 감상하고 싶다는 욕구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어쩐지 너무 멀리 와 버린 느낌이어서 어디부터 찾아가야 할지 모르던 참에 이 책을 만났다.

​

이 책의 저자는 영화 유튜버라고 한다. 시대에 뒤떨어지게 유튜브를 즐겨 보지 않는 편이라 이 책에서 저자 이름을 처음 들었다. 저자에 대한 사전 지식 없이 이 책을 읽기 시작하고 나니 영화뿐만 아니라 철학에 대한 저자의 깊은 지식이 너무나도 감탄스러워서 빨려 들어가듯 책을 읽게 되었다. 철학에 대해서 아는 거라고는 고등학교 때까지 배운 철학자 이름과 대표되는 이론 이름이 전부이지만, 영화 속에서 철학 이론을 얘기하니 대표 철학자들의 책을 사서 볼까 하는 독서중독자의 증상도 발현되려고 했다.

​

목차 중에 아직 보지 못한 영화는, 보지 않은 채 책을 읽기가 아까워 나중을 위해 남겨두기까지 했다.


책의 내용 중 몇 작품에 대해서 얘기해보자.


1. <기생충> 속의 변증법

변증법. 정-반-합. 내가 아는 건 이게 전부다.

저자의 친절한 설명을 보면 주인-노예-주인-노예-...의 끝없는 투쟁과 발전, 통합을 설명하는 이론이라고 한다. 주인은 관념적 존재, 노예는 자연적 존재. <기생충>에서 최초의 주인은 박 사장네 가족이고, 노예는 기택네 가족이다. 하지만, 박 사장네는 기택네 식구들의 노동이 없이는 생존할 수 없다. 노예가 발전해 나갈 수 있는 발판이 된다.

내가 설명하니까 어렵게 들리지만, 책을 읽다 보면 그렇구나- 끄덕끄덕하며 읽을 수 있다.

그래서 결국 진정한 기생충은 누구를 말하는 것일까?

궁금하면 한 번 읽어보시길!


2. <그래비티> 속 생에 대한 의지

사실 <그래비티>는 본 지 7년이 지난 영화라서 영화의 세부적인 내용은 기억나지 않았지만, 책의 설명을 통해 기억을 다시 소환하며 읽을 수 있었다. 저자는 <그래비티>에서 쇼펜하우어의 '체념'을 비판하며 생에의 의지의 손을 들어준다.

주인공 라이언은 딸을 잃은 슬픔에서 아직 헤어 나오지 못한 채 딸에 대한 기억을 붙들고 우주로 나간다. 작업 중에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 다른 우주비행사 맷을 만나고 또 다른 위험 속에서 맷을 잃게 된다. 그때, 맷이 말한다.

"라이언, 놓아주는 법을 배워야 할 거야."

결국 라이언은 생의 의지를 다시 찾으면서야 비로소 딸을 놓아줄 수 있게 된다.

​

쇼펜하우어는 생이 곧 고통인 것은 끊임없는 욕구가 집착 때문이라고 했다.

곧, 집착을 벗어난다는 건 고통을 벗어나는 방법이 된다는 것이다.

​

집착을 놓는다는 것, 쉽지 않을 일이지만 놓지 않으면 지옥을 벗어날 수 없다.

벗어나지 않으면 인간은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없다.


​3. <그녀> 속의 空

인공지능과의 연애를 보여주는 영화 <그녀>에서 저자는 놀랍게도 불교의 공空을 말한다.

비어있음은 텅 비어서 아무것도 없음뿐만 아니라 채워질 '가능성'을 의미하기도 한다.

집착을 버리고 가능성을 가지려면 비워내야 하는데 비워내기의 시작은 무아無我을 인식하는 것이라고 한다. ​

<그녀>의 사만다는 공空에서 시작하여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존재로 확대되고 확장되어 간다. 전 부인에 대해 그리고 사만다에 대해 집착하던 테오도르는 결국 집착을 버리고 공空을 실천하면서 자유로워진다.

내 안에서 비워낸 '나'만큼 자유로워질 수 있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다양한 해석을 보는 재미를 알 것이다.

철학에 대해 아는 사람이라면 저자의 해석을 보고 자신만의 해석을 만들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도 저도 아니라면 철학을 살짝 바른 영화 얘기로 모임에서 지적 허영심을 채울 수도 있을 것이다.

옷의 색이 바뀌었다는 것은 테오도르가 자신을 내려놓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 P283

중력이 평생 짊어지고 살아야 하는 고통 내지는 괴로움이라면, 우리는 매일같이 그 중력과 싸우면서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 P159

집착은 버리거나 잊는 것이 아니라 ‘놓아주는 것‘이고, ‘놓아주는 것‘에는 우리의 주체적인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 P160

봉준호의 세계에서 엔딩은 언제나 뒷맛을 쓰게 남깁니다. 그의 세계에 내재된 반대자가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죠. ( - 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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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베조스, 발명과 방황 - 어린 시절부터 아마존을 거쳐 블루 오리진까지
제프 베조스 지음, 월터 아이작슨 서문, 이영래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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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홍보문구에는 "제프 베조스가 직접 쓴 유일한 책"이라고 되어 있다.

하지만, 제프 베조스가 "책"을 직접 썼다기보다, 본인이 직접 작성한 연설문과 주주서한의 모음집이다.

그래서, 내용이 단원별로 잘 정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제프 베조스가 강조하는 내용이나 자주 인용하는 에피소드는 여러 곳에서 반복하여 보인다.

다만, 대가인 전기작가 월터 아이작슨의 서문이 더해져서 빛을 발하기는 한다.

어쨌든, 대외적인 자리에서 제프 베조스가 하고자 했던 얘기를 모아놨으니 본인의 가치관과 추구하는 바를 알 수 있긴 하다.

나는 CEO가 아닐뿐더러 C Level도 아니므로, 직원 또는 개인의 입장에서 인상 깊었던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마음을 따르는 좋은 의사 결정


저는 80세가 되었을 때 인생에서 후회할 일을 최소로 만들고 싶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후회하는 일은 대개 자신이 빠뜨린 일, 시도해보지 않은 것, 걷지 않은 길입니다. (제프 베조스, 발명과 방황, p.68)


저자는 세계 최고 규모의 데이터 센터를 운영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좋은 결정은 마음과 직관, 직감과 본능을 믿을 때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하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지 마음을 살펴보고, 자신의 직관과 본능이 이끄는 방향으로 나아가라고 말하는 저자의 말은 주로 마음의 소리를 따라 결정하는 나에게 힘이 되었다.

뇌과학을 기반으로 하는 많은 책들에서 인간이 얼마나 비이성적이고 감정적으로 사고하고 판단하는지에 대해 읽어본 최근의 나는 내가 마음의 소리를 따라 결정하는 것이 단순한 확증편향에 사로잡힌 것뿐이었나 회의가 들었던 참이었기 때문이다.

다만, 나의 직관을 명료하고 순도 높게 유지하려는 수양과 연습은 지속적으로 필요할 것이다.


일과 삶의 균형이 아닌 조화


누구나 워라밸을 추구하는 요즘에 저자는 워라밸이 아닌 워라하(Work and Life' Harmony)를 주장한다.


정말 중요한 것은 당신에게 에너지가 있는가의 여부입니다.

당신의 일이 당신의 에너지를 앗아가나요?

아니면 당신에게 에너지를 주나요?  (제프 베조스, 발명과 방황, p.100)

일에 할애하는 시간과 자신과 가족에게 할애하는 시간을 딱 잘라 구분하여 균형을 맞추려고 애쓰는 게 아니라 일에서 활력을 얻어 자신과 가족에게 더 잘하고, 개인 시간에 에너지를 얻어 일에서 더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얘기다.

사실, 일하는 시간이 지옥 같은데, 칼퇴하고 에너지 충전을 위해 널브러져 있다고 해서 워라밸이 있는 삶이라고는 할 수 없으니까, 저자의 말에 한편으로 공감이 가긴 하지만 글로벌 대기업을 소유한 오너이자 창립자로서의 마인드는 아닌가 하는 의심은 든다.

직원들은 그저 적당히 일하고 적당히 쉬고 싶을 수도 있으니까.

적당히 일하고 적당히 쉬는 삶이 더 나쁜 삶이라고 할 수 없으니까.


채용 지원자를 구분하는 안목


일개미로 사는 입장에서 세계에서 손꼽히는 회사에서는 어떤 기준으로 직원을 채용하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저자는 채용 면접관들에게 채용 결정 전 다음의 세 가지를 자문해보라고 요구한다고 한다.


1. 나는 이 사람을 존경할 수 있을까?

2. 이 사람은 자신이 들어가는 집단의 전반적인 유효성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을까?

3. 이 사람은 어떤 면에서 슈퍼스타가 될 수 있을까? (제프 베조스, 발명과 방황, p.181)

어떤 면이든 존경할 만 구석이 있는 사람,

성과적 측면에서 유효한 사람,

일 외의 분야에서라도 탁월한 면이 있는 사람인지 자문해보라는 얘기다.

첫 번째와 두 번째는 예상 가능한 내용이긴 하였으나,

일뿐만 아니라 그 외에도 특출나게 잘 하는 것이 있어야 한다니, 아마존 직원들은 대단한 사람들만 있구나 싶다.

(나는 아마존엔 못 들어가겠구나 싶다)


사실 제프 베조스의 경영 철학으로 꼽는 것들은 다른 것들이다.

고객에 대한 집착, 초심을 잃으면 안 된다는 것, 늘 호기심을 잃지 말라는 것,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것 등은 익히 다양한 매체에서 들어왔던 부분이라 일부러 적지 않았고, 다분히 주관적인 관점에서 흥미로웠던 내용만 적어보았다.


책의 제목인 "발명과 방황"이 뭘 의미하는지 궁금한가?

발명은 호기심을 잃지 말고 실패하더라도 실망하지 말고 시도(발명) 하는 것이고,

방황은 방향을 잡았으면 좀 돌아가더라도(방황하더라도) 꾸준히 그리고 열심히 나아가라는 뜻이라고 파악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좋은 생각들을 본받아 나도 탁월한 사람이 되어야지 싶은 게 아니라,

탁월한 사람은 뭔가 다르긴 다르구나, 하는 뭔지 모를 열패감이 좀 더 든다.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큰 과제는 사업을 확장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는 것이 아니라 투자에서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입니다. - P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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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너무 늦게 깨닫지 않기를 - 이해하고 이해받고 싶은 당신을 위한 공감 수업
아서 P. 시아라미콜리.캐서린 케첨 지음, 박단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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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하고 이해받고 싶은 당신을 위한 공감 수업

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 의 원제는 'The Power of Empathy' , '공감의 힘'이라는 다소 평이한 원제를 갖고 있다.

한글 번역판 제목이 『당신은 너무 늦게 깨닫지 않기를』로 정해진 데에는

임상심리학자인 저자가 20대에 약물 과다 사용으로 스스로 세상을 저버린 자신의 동생을 살리지 못했다는 안타까움과

다른 사람들은 그런 비극을 겪지 않기를 바란다는 의도에서 나왔을 거라 짐작해 본다.

​

이 책은 원제,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공감의 개념에 대해 설명하고 있으며,

저자의 많은 임상사례를 예로 들기 때문에 쉽게 따라갈 수 있다.

​

커뮤니케이션 및 관계에서 공감이 필수적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나는 스스로 공감 능력이 다소 있는 편이라고 자평해왔던 터라 책장을 술술 넘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그동안 공감이라 여기고 행해왔던 것들과 차이가 있음을 알게 되는 구절을 발견할 때마다 멈칫하지 않을 수 없었다.

​

우선, 동정과 공감을 구분한다.

동정은 상대를 위로하려 하지만

공감은 상대를 이해하려 노력한다.

그렇기에 공감에는 일정한 정서적 거리가 요구된다.

(당신은 너무 늦게 깨닫지 않기를, p.79)

상대를 위로하는 것은, 그리고 위로를 하기 위해 하는 말이나 행동은 공감이 아닐 수 있다.

진정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지 않은 것이라면. 사실 타인을 진정으로 깊이 이해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가끔은 나 자신도 모르겠을 때가 있기도 하니까 말이다.

​

그렇다면 타인을 진정으로 이해하는 공감을 표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

저자는 공감을 표현하는 7가지 단계에 대해 알려준다.

주의하자! 7가지 요소가 아니라 7가지 단계이다.

모든 단계를 다 밟아야 진정한 공감을 표현할 수 있다.

​

1. 열린 결말의 질문하기

열린 결말의 질문이란

유도하기 위한 질문이나, 먼저 판단을 다 내린 후, 혹은 편견을 가진 상태에서 하는 질문인 닫힌 질문이 아닌 질문을 말한다.

닫힌 질문은 대답하는 사람에게 선택을 강요하거나 스스로의 잘못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기 때문에

상대의 마음을 제대로 알 수 없고 거기에 가닿을 수 없다.

2. 속도 줄이기

분노 등의 격한 감정에 휩싸이지 않도록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다.

격한 감정 속에서는 신체적 반응에 따라 지각의 범위가 매우 협소해지기 때문이다.

3. 성급한 판단 삼가기

인간은 많은 정보를 처리하기 위한 방법으로 오랜 시간 동안 범주화를 사용해 왔고, 이는 본능적인 방법이다.

입력된 정보를 빠르고 깔끔하게 처리할 수 있는 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저 사람은 결벽증이 있어.'

'그는 항상 일을 제대로 마무리하지 않아'

등 사람을 어떤 특성으로 분류해 버리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사람을 범주화하여 판단하게 되면 입체적인 인간 자체를 단편적으로만 보게 되고,

이는 역시 상대를 진정으로 이해하는 길을 방해한다.

그러므로 범주화하고 사전에 어떤 사람이라거나 원인이 무엇이었을 거라고 단정 짓지 말아야 한다.

4. 내 몸에 집중하기

명상 훈련도 아닌데 갑자기 몸에 집중?

여기서는 모든 인간이 가지고 있는 거울 뉴런에 의한 미러링을 활용하여 상대의 감정을 더 깊이 체험하도록 알려주고 있다.

5. 과거로부터 배우기

과거를 통해 현재를 판단하라는 얘기가 아니라,

과거의 경험에 현재 상황에 어떤 간섭을 하고 있는지는 파악해보는 것이다.

6. 이야기가 펼쳐지게 하기

분노와 좌절, 적의와 공격성 등의 감정을 표출하게 만든 그 아래의 더 깊고 오래된 감정이 무엇인지도 확인해봐야

상대가 화를 내거나 공격적인 태도를 취하는 진짜 원인을 알아내고 진심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길을 만들 수 있다.

7. 한계 설정하기

동정과의 구분에서도 인용되었듯이 공감을 위해서는 객관성을 유지할 수 있는 거리감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러므로, 개인적인 경험을 겹친다든지, 일부러 풀어놓는 등의 선을 넘는 행동은 공감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스스로의 문제를 이야기하는 누군가에게

자신의 시련과 고난을 언급하는 방식으로 응답한다면

오래 지속되는 위안을 주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당신은 너무 늦게 깨닫지 않기를, p.117)

이 부분에서 또 한 번 나의 오해를 발견하게 되었다.

종종 누군가와 대화를 하면서 그 사람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는 걸 표현하기 위해

나도 비슷한 경험을 겪은 적이 있다며 나의 이야기를 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런 반응은 이야기하는 사람으로부터 주도권을 빼앗는 일이 되기도 하고

상대에게 내 생각만큼 마음이 전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공감 행위가 아닌 '교감'이라는 감정이라고 한다.

교감은 자신의 과거로 되돌아가 상대와 유사한 경험에서 가져온 일반적 이해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지만,

공감은 언제나 지금 이 순간 일어나고 있는 일들, 즉 현재에 초점을 맞춘다.

(당신은 너무 늦게 깨닫지 않기를, p.149)

이렇게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공감을 진정으로 행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고,

그동안 충분히 타인에게 공감해 줬다고 자만했던 것이라는 알게 되었다.

​

그 외에

공감하여 듣는 방법,

공감을 통한 진정한 사랑에 이르는 길,

공감의 힘을 키우는 8가지 키워드 등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

죽을 때까지 관계 속에서 살아야 하고,

관계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인간으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한 번씩은 읽어봤으면 하는 책이다.

​

공감은 우리를 타인의 진실 깊숙이 데려다주며,

상대의 실제가 어디서 끝나고

우리의 것은 어디서 시작하는지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당신은 너무 늦게 깨닫지 않기를, p.171)

​

// 이 글은 독서모임성장판 활동으로 위즈덤하우스에서 책을 지원받아 읽고 썼습니다.

본 글은 저의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통합된 사랑은 상대와 기꺼이 하나가 될 의향과 또 다시 분리될 수 있는 능력 모두를 포함하는 과정인 상호적 공감의 산물이다. - P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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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마음이 불행하다고 말했다
손미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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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번아웃 증후군을 겪었다. 

13년째 다니고 있는 현재의 직장은 전공과는 전혀 다른 분야로 넘어와서 발을 들인 첫 직장이다. 필드에 늦게 들어온 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남들보다 열심히 해야한다고 생각했고, 절대적인 시간 자체를 많이 들일 필요가 있었다. 


일이 없어도 혼자 남아 내 담당 분야를 넘어서는 프로젝트의 내용을 파악하고자 노력했고, 

이미 써 놓은 문서의 포맷을 수정을 다시 작성하는 연습도 했다. 

그렇게 이삼년 노력해서 나보다 앞선 사람들을 따라잡을 작성이었다. 


문제는 이삼년이 지나고 직급과 연차를 상회하는 업무 능력을 갖췄다고 여겨질 정도가 되었어도 그동안 박차를 가하며 매진하던 습관이 하루 아침에 바뀌지는 않는다는 것이었다. 

언제나 일을 내 생활의 가장 우선순위에 놓았고, 

24시간 중단없는 IT서비스의 특성상 명절에도 발생하는 이슈 해결을 위해 상시 대기조처럼 처리해야 하는 업무를 마다하지 않았다. 


그렇게 10년쯤 내가 가진 걸 모두 태우는 워커홀릭 생활을 하고 나니 다 타버려서 남은 게 없는 번아웃 증후군이 왔다.


이 책은 나보다 훨씬 더 치열하게 일에 매진한 손미나 작가가 어느 날 갑자기 '불행하다'는 느낌으로 시작한 번아웃을 겪으면서 자아를 돌보는 방법을 깨달아가는 여정을 담았다. 비슷한 생각의 회로를 돌려봤던 사람으로서 매우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고, 최근 몇 개월간 내가 읽은 책들과 겹치는 내용이 많아서 깊이 몰입하며 읽을 수 있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걸까?


- 나 자신을 정말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 불필요한 욕심과 욕망 버리기

- 내 안의 아이(내면 아이) 돌보기

- 감성지능 높이기 (=이성과 감정의 밸런스 맞추기)

- 진짜 휴식하기 

-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고 다가오는 것들을 그대로 품고 바라보기


얼핏 당연하다거나 쉬워 보일지도 모르지만, 실제로 행해보거나 찐으로 저 단계에 도달하기까지는 많은 연습과 수양이 필요한 작업이다.


그래서, 나는 번아웃을 벗어났을까? 

적절한 타이밍에 필요한 휴식기간을 가지면서 번아웃도 벗어났고, 일을 대하는 마음가짐도 달리 할 수 있었다. 일이 아닌 나의 마음을 성장시키는 일에 더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를 위한 방법으로 독서모임을 선택해서 현재는 매우 만족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문득 든 생각인데, 나는 "일"을 "독서"로 바꿔서 다시 워커홀릭이라는 토끼굴에 서서히 다가가고 있는 건 아닌지 살짝 염려가 된다.

본질을 다시 생각해보고, 욕심을 버려야 한다. 

내 마음과 다시 진지한 대화를 해봐야겠다.

어른스럽고, 성숙하고, 참고 인내하는 것에 박수를 보내주는 한국 사회에서 실수 없이, 부모님이나 주변 사람들을 실망시키거나 상처 주는 일 없이 살려다 보니 자기 절제를 너무 많이 했을 거에요. - P39

진짜 문제는 마음이 하고 싶은 일 따위는 어느 순간부터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게 된다는 거죠. 책임감과 완벽주의에 빠져들어 ‘성취‘와 관계없는 일들은 시간 낭비로 느껴지거든요 - P42

워커홀릭도 일종의 중독이기 때문에 스스로 그 상태를인지하지 못하고 인정하려 들지도 않는다. 나 또한 그랬다. 일을 많이 했지만 억지로가 아니라 늘 자발적으로 했고 좋은 성과를 냈기 때문에 피로도가 낮아서 잘못된 길로 들어서 걷고 있다는 건 추호도 생각하지 못했다. 나는 단지 성실하고 부지런한 사람이라 생각했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미덕이라고 믿었다. 다들 그렇게 살고 있으니 당연한 것 같았고 느슨한 시간을 보내면 죄책감이 들기도 했다. - P89

인간을 왜 ‘휴먼 빙‘이라고 하는지 아니? ‘being‘,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거야. 우린 ‘휴먼 워킹‘이 아니라 ‘휴먼 빙‘이란 말이야. 그렇게 발버둥 치지 않고 자신의 존재 안에서 의미를 찾을 때 진짜 행복해질 수 있단다. - 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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