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너무 늦게 깨닫지 않기를 - 이해하고 이해받고 싶은 당신을 위한 공감 수업
아서 P. 시아라미콜리.캐서린 케첨 지음, 박단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해하고 이해받고 싶은 당신을 위한 공감 수업

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 의 원제는 'The Power of Empathy' , '공감의 힘'이라는 다소 평이한 원제를 갖고 있다.

한글 번역판 제목이 『당신은 너무 늦게 깨닫지 않기를』로 정해진 데에는

임상심리학자인 저자가 20대에 약물 과다 사용으로 스스로 세상을 저버린 자신의 동생을 살리지 못했다는 안타까움과

다른 사람들은 그런 비극을 겪지 않기를 바란다는 의도에서 나왔을 거라 짐작해 본다.

이 책은 원제,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공감의 개념에 대해 설명하고 있으며,

저자의 많은 임상사례를 예로 들기 때문에 쉽게 따라갈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 및 관계에서 공감이 필수적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나는 스스로 공감 능력이 다소 있는 편이라고 자평해왔던 터라 책장을 술술 넘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그동안 공감이라 여기고 행해왔던 것들과 차이가 있음을 알게 되는 구절을 발견할 때마다 멈칫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선, 동정과 공감을 구분한다.

동정은 상대를 위로하려 하지만

공감은 상대를 이해하려 노력한다.

그렇기에 공감에는 일정한 정서적 거리가 요구된다.

(당신은 너무 늦게 깨닫지 않기를, p.79)

상대를 위로하는 것은, 그리고 위로를 하기 위해 하는 말이나 행동은 공감이 아닐 수 있다.

진정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지 않은 것이라면. 사실 타인을 진정으로 깊이 이해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가끔은 나 자신도 모르겠을 때가 있기도 하니까 말이다.

그렇다면 타인을 진정으로 이해하는 공감을 표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저자는 공감을 표현하는 7가지 단계에 대해 알려준다.

주의하자! 7가지 요소가 아니라 7가지 단계이다.

모든 단계를 다 밟아야 진정한 공감을 표현할 수 있다.

1. 열린 결말의 질문하기

열린 결말의 질문이란

유도하기 위한 질문이나, 먼저 판단을 다 내린 후, 혹은 편견을 가진 상태에서 하는 질문인 닫힌 질문이 아닌 질문을 말한다.

닫힌 질문은 대답하는 사람에게 선택을 강요하거나 스스로의 잘못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기 때문에

상대의 마음을 제대로 알 수 없고 거기에 가닿을 수 없다.

2. 속도 줄이기

분노 등의 격한 감정에 휩싸이지 않도록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다.

격한 감정 속에서는 신체적 반응에 따라 지각의 범위가 매우 협소해지기 때문이다.

3. 성급한 판단 삼가기

인간은 많은 정보를 처리하기 위한 방법으로 오랜 시간 동안 범주화를 사용해 왔고, 이는 본능적인 방법이다.

입력된 정보를 빠르고 깔끔하게 처리할 수 있는 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저 사람은 결벽증이 있어.'

'그는 항상 일을 제대로 마무리하지 않아'

등 사람을 어떤 특성으로 분류해 버리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사람을 범주화하여 판단하게 되면 입체적인 인간 자체를 단편적으로만 보게 되고,

이는 역시 상대를 진정으로 이해하는 길을 방해한다.

그러므로 범주화하고 사전에 어떤 사람이라거나 원인이 무엇이었을 거라고 단정 짓지 말아야 한다.

4. 내 몸에 집중하기

명상 훈련도 아닌데 갑자기 몸에 집중?

여기서는 모든 인간이 가지고 있는 거울 뉴런에 의한 미러링을 활용하여 상대의 감정을 더 깊이 체험하도록 알려주고 있다.

5. 과거로부터 배우기

과거를 통해 현재를 판단하라는 얘기가 아니라,

과거의 경험에 현재 상황에 어떤 간섭을 하고 있는지는 파악해보는 것이다.

6. 이야기가 펼쳐지게 하기

분노와 좌절, 적의와 공격성 등의 감정을 표출하게 만든 그 아래의 더 깊고 오래된 감정이 무엇인지도 확인해봐야

상대가 화를 내거나 공격적인 태도를 취하는 진짜 원인을 알아내고 진심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길을 만들 수 있다.

7. 한계 설정하기

동정과의 구분에서도 인용되었듯이 공감을 위해서는 객관성을 유지할 수 있는 거리감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러므로, 개인적인 경험을 겹친다든지, 일부러 풀어놓는 등의 선을 넘는 행동은 공감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스스로의 문제를 이야기하는 누군가에게

자신의 시련과 고난을 언급하는 방식으로 응답한다면

오래 지속되는 위안을 주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당신은 너무 늦게 깨닫지 않기를, p.117)

이 부분에서 또 한 번 나의 오해를 발견하게 되었다.

종종 누군가와 대화를 하면서 그 사람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는 걸 표현하기 위해

나도 비슷한 경험을 겪은 적이 있다며 나의 이야기를 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런 반응은 이야기하는 사람으로부터 주도권을 빼앗는 일이 되기도 하고

상대에게 내 생각만큼 마음이 전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공감 행위가 아닌 '교감'이라는 감정이라고 한다.

교감은 자신의 과거로 되돌아가 상대와 유사한 경험에서 가져온 일반적 이해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지만,

공감은 언제나 지금 이 순간 일어나고 있는 일들, 즉 현재에 초점을 맞춘다.

(당신은 너무 늦게 깨닫지 않기를, p.149)

이렇게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공감을 진정으로 행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고,

그동안 충분히 타인에게 공감해 줬다고 자만했던 것이라는 알게 되었다.

그 외에

공감하여 듣는 방법,

공감을 통한 진정한 사랑에 이르는 길,

공감의 힘을 키우는 8가지 키워드 등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죽을 때까지 관계 속에서 살아야 하고,

관계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인간으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한 번씩은 읽어봤으면 하는 책이다.

공감은 우리를 타인의 진실 깊숙이 데려다주며,

상대의 실제가 어디서 끝나고

우리의 것은 어디서 시작하는지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당신은 너무 늦게 깨닫지 않기를, p.171)

// 이 글은 독서모임성장판 활동으로 위즈덤하우스에서 책을 지원받아 읽고 썼습니다.

본 글은 저의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통합된 사랑은 상대와 기꺼이 하나가 될 의향과 또 다시 분리될 수 있는 능력 모두를 포함하는 과정인 상호적 공감의 산물이다. - P19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