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도시 2026 - 소음 속에서 정보를 걸러 내는 해
김시덕 지음 / 열린책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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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저자의 책을 읽은 경험이 있어 신간 소식이 반가웠다. 특히 ‘2026’이라는 시점이 이제 멀지 않은 미래라는 점에서, 예측이 아니라 곧 마주할 현실을 들여다보는 느낌으로 읽게 됐다. 도시의 미래를 이야기하지만, 과장된 전망보다는 현재의 연장선 위에서 조심스럽게 내다보는 태도가 인상적이었다.
책에 등장하는 여러 사례 중 일부는 실제로 주변에서도 보아왔던 장면들이라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저자가 책상 위에서가 아니라, 직접 전국을 돌아다니며 도시를 관찰해왔다는 점이 글 곳곳에서 느껴졌다. 도시의 변화는 숫자나 통계보다, 이미 우리 일상 가까이에서 조용히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했다.
도시 이야기는 결국 정치·사회 문제와 연결될 수밖에 없지만, 저자는 특정한 방향으로 기울지 않고 냉정하게 현실을 기록한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도시의 발전과 쇠퇴를 국내 정치나 정책만으로 설명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 기후 변화 같은 더 큰 흐름 역시 도시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요한 변수라는 시선은, 내가 생각하던 도시 문제의 범위를 한층 넓혀주었다. 이 책은 희망을 섣불리 말하지 않지만, 그래서 더 신뢰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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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테일리즘
조정욱 지음 / 세이코리아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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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테일은 끝이 없다는 생각을 늘 해왔다. 그래서 이 책이 말하는 ‘디테일’은 무엇일지 궁금해 읽기 시작했다. 완벽을 향한 집착이 아니라면, 디테일은 어떤 태도로 다뤄져야 하는지 알고 싶었다.

책은 호텔을 만들어가는 과정 속 아주 구체적인 에피소드들로 디테일을 설명한다. 예를 들어 호텔에서 발송하는 선물의 포장에 대한 이야기는 인상 깊었다. 과하지 않게 조심해야 할 영역이지만, 동시에 포장 역시 호텔의 얼굴이자 마케팅이라는 시선. 아무리 서비스가 좋아도 고객이 알아보지 못하면 의미가 없고, 결국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는 것 자체가 마케팅이라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디테일은 내부 만족이 아니라, 외부로 전달되기 위한 준비라는 점을 다시 느끼게 했다.

또 이 책이 흥미로운 지점은 속도에 대한 태도다. 모든 걸 완벽히 갖춘 뒤 움직이기보다, 우선 해보고 실패하더라도 다시 시도할 수 있는 스피드를 택하겠다는 선택. 디테일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해서 느려질 필요는 없다는 메시지가 인상적이었다. 호텔 셰프가 지역 식재료에 관심을 갖고 메뉴로 풀어내는 사례 역시 마찬가지다. 지역성과 스토리를 담은 작은 시도가 곧 고객이 선택해야 할 이유, 즉 USP가 된다는 점에서 디테일은 곧 스토리텔링이자 전략이었다.

결국 이 책이 말하는 디테일은 결과를 장식하는 기술이 아니라, 과정에서 끊임없이 묻는 질문에 가깝다. 고객이 원하기 전에 준비하고, 찾기 전에 제안하는 것. 디테일은 느리게 쌓는 완벽이 아니라, 타이밍을 앞당기는 감각이라는 점에서 이 책의 디테일리즘은 현실적이고 실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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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을 알면 흔들리지 않는다 - 더 이상 불안에 시간과 에너지를 쓰고 싶지 않은 당신에게
키렌 슈나크 지음, 김진주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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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마음속에 자리 잡은 불안을 조금이라도 이해해보고 싶어 책을 펼쳤다. 사실 위로가 필요해서 시작한 독서였지만, 막연했던 감정의 뿌리를 구조적으로 설명해주니 생각보다 단단한 도움을 받는 기분이었다. 이 책은 단순한 사례 나열이 아닌, 여러 불안 요소를 중심으로 이미 앞에서 제시한 방법들을 다시 연결해 재정리해주는 방식이라 읽는 내내 ‘아, 그래서 이 방법이 중요했구나’를 자연스럽게 체감하게 했다.

읽다 보면 주변의 모든 것이 불안의 원인이기도 하고, 불안의 결과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느끼게 된다. 그래서 책 제목처럼 흔들리지 않을 힘이 ‘불안을 없애는 데’가 아니라, ‘불안을 아는 데’서 시작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완벽하게 사라지지 않는 감정이라도 구조를 이해하면 덜 흔들릴 수 있다는 메시지가 은근하지만 단단하게 와닿는다.

알려준 방법들을 바로 써먹는 건 생각보다 어렵다. 나도 책을 덮자마자 금방 실천되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아무것도 모르던 이전’보다는 한 번이라도 떠올려보고 적용해보려는 마음이 생긴 것만으로도 충분히 변화라고 느낀다. 불안 때문에 쉽게 흔들리는 사람, 감정의 정체를 알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은 조용히, 그러나 확실히 힘을 건네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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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트렌드 인사이트 2026 도쿄 트렌드 인사이트
정희선 지음 / 원앤원북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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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종종 우리나라의 미래를 먼저 보여주는 나라다. 그래서 이번 책은 단순한 트렌드 리포트라기보다, 다가올 사회의 거울처럼 느껴졌다. 2026년 도쿄의 소비, 문화, 공간 변화를 통해 한국의 몇 년 뒤를 미리 엿보는 기회가 되었다.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1인가구에 대한 시선이었다. ‘혼자’라는 키워드는 익숙하지만, 일본에서는 혼자이기에 더 사람을 만나려는 공간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쉐어하우스나 커뮤니티형 상점 등은 외로움이 아니라 연결의 가능성을 상징했다. 그 발상이 인상 깊었다.

또한 ‘탈세대’라는 키워드는 세대를 구분하던 기존의 경계를 허물었다. 러닝크루처럼 특정 나이대의 취미가 아닌, 세대 전체가 함께 즐기는 흐름이 확산되는 모습은 이미 한국에서도 관찰되는 변화다. 일본의 현재가 우리의 가까운 미래라면, 이 책은 그 흐름을 가장 명확히 보여주는 친절한 지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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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찬란한 완주를 위하여 - 건강, 육아, 사내 정치질에 주저앉지 않고 내가 일하고 싶을 때까지 일하는
이현승 지음 / 세이코리아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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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라는 단어는 언제나 ‘끝’을 중심으로 생각하게 만든다. 그런데 여기에 ‘찬란함’이라는 단어가 붙으니, 도착지보다 그 여정을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가에 대한 질문이 생겼다. 이 책은 바로 그 고민에서 시작된다.

책 속에는 여성이 겪는 수많은 현실적인 문제 (건강, 육아, 사내 정치) 가 담겨 있다.
이현승 작가는 그 모든 어려움을 피하지 않고 마주하며 ‘나답게 일한다’는 의미를 새롭게 보여준다. 그 여정의 진솔함이 여성으로서의 커리어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빠르게, 높게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느리더라도 꾸준히 해내는 것이 결국 완주라는 점을 일깨워준다. 속도의 경쟁보다 자신만의 리듬을 찾아 걷는 것, 그 자체가 이미 충분히 찬란한 일이라는 걸 깨닫게 한다.

커리어에 대해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은 ‘버티기’가 아니라 ‘지속하기’라는 단어를 건넨다. 끝까지 간다는 것의 의미를 새롭게 정의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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