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을 알면 흔들리지 않는다 - 더 이상 불안에 시간과 에너지를 쓰고 싶지 않은 당신에게
키렌 슈나크 지음, 김진주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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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마음속에 자리 잡은 불안을 조금이라도 이해해보고 싶어 책을 펼쳤다. 사실 위로가 필요해서 시작한 독서였지만, 막연했던 감정의 뿌리를 구조적으로 설명해주니 생각보다 단단한 도움을 받는 기분이었다. 이 책은 단순한 사례 나열이 아닌, 여러 불안 요소를 중심으로 이미 앞에서 제시한 방법들을 다시 연결해 재정리해주는 방식이라 읽는 내내 ‘아, 그래서 이 방법이 중요했구나’를 자연스럽게 체감하게 했다.

읽다 보면 주변의 모든 것이 불안의 원인이기도 하고, 불안의 결과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느끼게 된다. 그래서 책 제목처럼 흔들리지 않을 힘이 ‘불안을 없애는 데’가 아니라, ‘불안을 아는 데’서 시작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완벽하게 사라지지 않는 감정이라도 구조를 이해하면 덜 흔들릴 수 있다는 메시지가 은근하지만 단단하게 와닿는다.

알려준 방법들을 바로 써먹는 건 생각보다 어렵다. 나도 책을 덮자마자 금방 실천되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아무것도 모르던 이전’보다는 한 번이라도 떠올려보고 적용해보려는 마음이 생긴 것만으로도 충분히 변화라고 느낀다. 불안 때문에 쉽게 흔들리는 사람, 감정의 정체를 알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은 조용히, 그러나 확실히 힘을 건네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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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트렌드 인사이트 2026 도쿄 트렌드 인사이트
정희선 지음 / 원앤원북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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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종종 우리나라의 미래를 먼저 보여주는 나라다. 그래서 이번 책은 단순한 트렌드 리포트라기보다, 다가올 사회의 거울처럼 느껴졌다. 2026년 도쿄의 소비, 문화, 공간 변화를 통해 한국의 몇 년 뒤를 미리 엿보는 기회가 되었다.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1인가구에 대한 시선이었다. ‘혼자’라는 키워드는 익숙하지만, 일본에서는 혼자이기에 더 사람을 만나려는 공간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쉐어하우스나 커뮤니티형 상점 등은 외로움이 아니라 연결의 가능성을 상징했다. 그 발상이 인상 깊었다.

또한 ‘탈세대’라는 키워드는 세대를 구분하던 기존의 경계를 허물었다. 러닝크루처럼 특정 나이대의 취미가 아닌, 세대 전체가 함께 즐기는 흐름이 확산되는 모습은 이미 한국에서도 관찰되는 변화다. 일본의 현재가 우리의 가까운 미래라면, 이 책은 그 흐름을 가장 명확히 보여주는 친절한 지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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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찬란한 완주를 위하여 - 건강, 육아, 사내 정치질에 주저앉지 않고 내가 일하고 싶을 때까지 일하는
이현승 지음 / 세이코리아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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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라는 단어는 언제나 ‘끝’을 중심으로 생각하게 만든다. 그런데 여기에 ‘찬란함’이라는 단어가 붙으니, 도착지보다 그 여정을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가에 대한 질문이 생겼다. 이 책은 바로 그 고민에서 시작된다.

책 속에는 여성이 겪는 수많은 현실적인 문제 (건강, 육아, 사내 정치) 가 담겨 있다.
이현승 작가는 그 모든 어려움을 피하지 않고 마주하며 ‘나답게 일한다’는 의미를 새롭게 보여준다. 그 여정의 진솔함이 여성으로서의 커리어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빠르게, 높게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느리더라도 꾸준히 해내는 것이 결국 완주라는 점을 일깨워준다. 속도의 경쟁보다 자신만의 리듬을 찾아 걷는 것, 그 자체가 이미 충분히 찬란한 일이라는 걸 깨닫게 한다.

커리어에 대해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은 ‘버티기’가 아니라 ‘지속하기’라는 단어를 건넨다. 끝까지 간다는 것의 의미를 새롭게 정의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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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간 할미 - 짧게 읽고 오래 남는 모두의 명화수업
할미 지음 / 더퀘스트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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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상 깊었던 이야기는 모네의 이야기였다.
눈이 멀어가던 순간에도, 기억 속 풍경을 끝까지 그려내고야 만다는 예술가의 고집.
완성된 작품이 ‘걸작’이란 말로 끝나지 않고, 그 뒷이야기까지 알고 나니 그림이 아니라 인생을 본 기분이었다.
이 책은 단순히 그림을 설명하지 않는다.
그림을 끝까지 완성하려는 사람의 마음을 보여준다.

최근 전시회에서의 오디오 도슨트로 꽤 많은 설명을 들었고, 이번에 미술관에 간 할미를 읽으면서도 그림은 그저 그 그림만 보는 것이 아니구나를 느끼게 해준다
기존에 한두 문장으로 지나쳤던 설명들이 책 안에서는 하나의 이야기로 확장는 것을 다시 떠올려보니, 그림보다 그림 뒤의 삶이 더 오래 남았다.
그래서 요즘 전시회 취미가 많아지는걸까?

이 책의 좋은 점은 ‘몰라도 괜찮다’는 태도다.
예전엔 미술이 아는 사람들의 전유물처럼 느껴져 벽이 있었는데, 미술관에 간 할미는 친근한 말투와 그림 뒷이야기로 그저 흔한 옛이야기 말하듯 미술사를 따라가게 만든다.
‘미술은 어렵지 않다’는 말은 수없이 들어봤지만, 이 책은 그걸 행동으로 보여주는 책이다.

나는 이 책을 전시회를 좋아하지만 자주 못 가는 사람,
그리고 전시회를 자주 가지만 그림과의 관계가 조금은 더 깊어졌으면 하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그림을 본다는 건 눈으로만 하는 게 아니라는 걸, 그림이 말을 걸 수 있다는 걸,
그리고 그 말을 들으려면 조금은 이야기를 알아야 한다는 것을 편하고 재밌게 알려주는 책이다.

몰라도 괜찮아.
이 책은 벽을 허물고,
그림과 친구가 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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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푸른 벚나무
시메노 나기 지음, 김지연 옮김 / 더퀘스트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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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는 솔직히 잘 집중되지 않았다.

사건이 벌어지지 않고, 인물들의 감정도 겉으로 크게 드러나지 않는다.

하지만 몇 장을 넘기고 나니 이 ‘잔잔함’이 오히려 책의 매력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거칠게 마음을 흔들지 않고, 조용히 나를 따라오는 이야기.

그래서인지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모자란 나를 다독이는 기분이 들었다.


“나처럼 몸이 무거워서 옆으로 처지기 전까지는 위만 바라보면서 성장한다”

이 문장이 오래 남았다.

무언가를 시작할 때는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막상 버거워지면 쉽게 주저앉고 싶어질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이 문장은 나에게 조용한 격려처럼 느껴졌다.

성장은 늘 위를 향해 있는 동안에도,

사실은 버티고 있는 몸의 무게를 함께 견디는 일이라는 걸.


“완전히 똑같아야 할 필요가 있을까”

이 문장에서는 닮고 싶지 않았던 모습을 어느 순간 나도 닮아 있다는 걸

깨달았을 때의 묘한 감정이 떠올랐다.

자식은 부모와 다르다고 믿고 싶지만,

어쩐지 어딘가는 전해지는 감정이나 태도 같은 게 있다.

그걸 부정하지 않고 받아들이게 되는 순간,

내가 그 관계를 조금 더 너그럽게 받아들이게 되는 것 같았다.


그해 푸른 벚나무는 바로 빠져드는 책은 아니지만, 오래 머물게 되는 책이다.

겉으로 큰 이야기가 일어나지 않더라도,

내 안에서 조용히 일어나는 감정의 변화가 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지치거나, 어쩐지 마음이 여백을 원할 때

누군가에게 추천하고 싶다.

강한 말보다 조용한 문장이 더 큰 울림을 줄 때가 있다.

이 책은 그런 순간에 어울리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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