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으로 그리는 돈의 지도
김인호.신현암 지음 / 세이코리아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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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흔한 유통 트렌드나 물류 이야기인 줄 알고 가볍게 펼쳤는데, 첫 장부터 제대로 사로잡혔다. 어쩌면 그저 현실적인 비즈니스 이야기인데, 하나하나 잘 맞는 공식처럼 유통의 역사를 통해 거대한 돈의 흐름을 짚어내는데 눈이 확 트이는 기분. 첫 만남에 이 책이 던진 매력적인 '미끼 상품'을 내가 덥석 물어버린 것 같다.

이 책이 말하는 유통의 진화는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거래가 아니다. 그 이면엔 소비자와 공간 사이의 촘촘한 심리적 밀당이 있다. 온라인 시대에 오프라인은 다 망할 줄 알았는데, 올리브영과 루이비통은 전혀 다른 무기로 살아남았다.
​"올리브영이 매일의 '습관'으로 고객의 현재 시간을 점유한다면, LVMH는 시대를 뛰어넘는 '환상'으로 고객의 영원한 동경을 점유한다."
​형태는 정반대인데 둘 다 "고객의 시간을 지배하는 자가 가격을 결정한다"는 절대 법칙 위에 서 있다.

특히 공간의 메커니즘들은 그냥 책 속에만 묻어두기엔 너무 아까운 소스가 많다.
​"공간의 존재 목적을 거래에서 시간 점유로 전환한 기업만이 온라인 시대에도 사람의 발걸음을 붙잡을 수 있다"
​는 말처럼, 맨날 지나치던 동네 매장이나 백화점 팝업스토어가 완전히 새로운 시선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혼란스런 흐름 속에서도 결국엔 살아남는 자들은 그들만의 방식이 있음을 알 수 있었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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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랑
최은미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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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 북클럽의 묘미 중 하나인 사전서평단 책으로 마주본 최은미 작가의 책, 내 기억이 맞다면 처음 마주한 작가님의 이야기는 현실적이면서도 그 안에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게 하는 문체들로 가득했다 현실 속 sf같은 느낌이랄까

7가지 이야기가 담긴 각각의 내용은 주인공을 중심으로 주변인물과 그 주변 인물간의 감정적 교감을 중심으로 사건을 진행시키고 있는데, 그 교감을 사랑의 여러가지 모습으로 볼 수 있었지만 흔한 사랑이 아닌 다른 사랑의 모습으로 보였다는 점에서 그리고 분명 현실적인 내용에서 어딘지 비현실적인 느낌이 난다는 점에서 글들이 재밌게 느껴졌던 내용들

최근 계속 소설집을 보면서 느낀건데 이 내용들이 단편으로만 끝내긴 아쉬운 소재들이 많아 작가님의 다른 책들을 봐야하나 생각이 든다. 미끼 상품을 내가 물어버린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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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트럼프와 이재명의 ESG 전쟁
김태한 지음 / 세이코리아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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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의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결국 시장의 문제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 책이었다. AI 시대 트럼프와 이재명의 ESG 전쟁은 이름처럼 거창한 이념 싸움보다는, 그 뒤에 있는 ‘돈의 흐름’을 더 직설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인상 깊었던 문장은 “정치인이 시장의 법칙을 무시하면 결국 시장이 정치인을 무릎 꿇린다”는 부분이었다. 이 문장을 읽고 나니, ESG라는 것도 단순한 가치나 이미지의 문제가 아니라 결국은 시장 논리 안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서 말하듯, 돈은 정의를 따르지 않고 수익을 따른다. 정권이 바뀌고 정치적 구호가 달라져도, 시장의 기본 원리는 변하지 않는다. 오히려 장기적인 리스크를 줄이고 지속가능한 가치를 만드는 기업이 더 살아남는다는 점에서, ESG는 선택이 아니라 흐름에 가깝게 느껴졌다. 특히 흥미로웠던 점은, 트럼프 시대처럼 ESG에 비판적인 흐름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여전히 ESG가 ‘무기’로 작동한다는 점이었다.

글로벌 투자 기준, 기업 평판, 장기 리스크 관리 등 여러 요소가 맞물리면서 ESG는 단순한 정책 방향이 아니라 시장에서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자리 잡고 있었다. 이 책은 도널드 트럼프와 이재명이 ESG를 어떻게 바라보고 활용하는지를 보여주면서도, 결국 중요한 것은 개인의 입장이 아니라 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느냐라는 점을 강조한다. 읽고 나니, ESG는 특정 개인이나 정책의 문제가 아니라결국 피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기업과 정책을 바라볼 때 ‘말’보다 ‘흐름’을 먼저 보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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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도시 2026 - 소음 속에서 정보를 걸러 내는 해
김시덕 지음 / 열린책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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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저자의 책을 읽은 경험이 있어 신간 소식이 반가웠다. 특히 ‘2026’이라는 시점이 이제 멀지 않은 미래라는 점에서, 예측이 아니라 곧 마주할 현실을 들여다보는 느낌으로 읽게 됐다. 도시의 미래를 이야기하지만, 과장된 전망보다는 현재의 연장선 위에서 조심스럽게 내다보는 태도가 인상적이었다.
책에 등장하는 여러 사례 중 일부는 실제로 주변에서도 보아왔던 장면들이라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저자가 책상 위에서가 아니라, 직접 전국을 돌아다니며 도시를 관찰해왔다는 점이 글 곳곳에서 느껴졌다. 도시의 변화는 숫자나 통계보다, 이미 우리 일상 가까이에서 조용히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했다.
도시 이야기는 결국 정치·사회 문제와 연결될 수밖에 없지만, 저자는 특정한 방향으로 기울지 않고 냉정하게 현실을 기록한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도시의 발전과 쇠퇴를 국내 정치나 정책만으로 설명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 기후 변화 같은 더 큰 흐름 역시 도시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요한 변수라는 시선은, 내가 생각하던 도시 문제의 범위를 한층 넓혀주었다. 이 책은 희망을 섣불리 말하지 않지만, 그래서 더 신뢰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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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테일리즘
조정욱 지음 / 세이코리아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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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테일은 끝이 없다는 생각을 늘 해왔다. 그래서 이 책이 말하는 ‘디테일’은 무엇일지 궁금해 읽기 시작했다. 완벽을 향한 집착이 아니라면, 디테일은 어떤 태도로 다뤄져야 하는지 알고 싶었다.

책은 호텔을 만들어가는 과정 속 아주 구체적인 에피소드들로 디테일을 설명한다. 예를 들어 호텔에서 발송하는 선물의 포장에 대한 이야기는 인상 깊었다. 과하지 않게 조심해야 할 영역이지만, 동시에 포장 역시 호텔의 얼굴이자 마케팅이라는 시선. 아무리 서비스가 좋아도 고객이 알아보지 못하면 의미가 없고, 결국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는 것 자체가 마케팅이라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디테일은 내부 만족이 아니라, 외부로 전달되기 위한 준비라는 점을 다시 느끼게 했다.

또 이 책이 흥미로운 지점은 속도에 대한 태도다. 모든 걸 완벽히 갖춘 뒤 움직이기보다, 우선 해보고 실패하더라도 다시 시도할 수 있는 스피드를 택하겠다는 선택. 디테일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해서 느려질 필요는 없다는 메시지가 인상적이었다. 호텔 셰프가 지역 식재료에 관심을 갖고 메뉴로 풀어내는 사례 역시 마찬가지다. 지역성과 스토리를 담은 작은 시도가 곧 고객이 선택해야 할 이유, 즉 USP가 된다는 점에서 디테일은 곧 스토리텔링이자 전략이었다.

결국 이 책이 말하는 디테일은 결과를 장식하는 기술이 아니라, 과정에서 끊임없이 묻는 질문에 가깝다. 고객이 원하기 전에 준비하고, 찾기 전에 제안하는 것. 디테일은 느리게 쌓는 완벽이 아니라, 타이밍을 앞당기는 감각이라는 점에서 이 책의 디테일리즘은 현실적이고 실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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