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에게 사랑을 묻다 - 명사들의 삶과 사랑 그리고 위대한 작품
이동연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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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작가의 대가 "슈테판 츠바이크"의 <발자크 평전>의 추천사를 자주 접하다보니 자연스레 "발자크"의 삶이 궁금해졌다.  이 책에서 대략적이나마 접하게 되었다. 

발자크를 얘기할 때 따라다니는 것이 커피, 다작, 그리고 귀족 미망인이다.

발자크는 출판계의 나폴레옹이 되겠다는 일념으로 하루 16시간 하루 60잔의 커피를 들이켜가며 글을 썼다.    2000명의 인물이 등장하는 전집 <인간 희극>을 미친 듯이 써대 다작이라는 라벨이 따라다닌다.   전집 중 하나가  < 고리오 영감>이다.  어머니의 사랑을 못받고 자라서 그런지 모성을 자극하는 여인들이 좋았나보다.  여러 귀족 부인들과 사랑에 금방 빠지고 싫증내는 카사노바였다.   

 

카사노바가 또 있다.  이탈리아 작곡가 "푸치니".

그에게는 질투의 화신 엘비라라는 부인이 있어 우여곡절이 많았다.  푸치니를 돌봐주던 간호사를 불륜관계로 몰아붙혀 간호사를 자살로 이끌기도 해 큰 이슈가 되기도 했다.  부인의 눈을 피해 여러 여인들과 염문을 뿌리는 능력을 보여주어 오페라계의 카사노바로 등극한다.  

 

카사노바도 있지만 죽을 때까지 솔로남이었던 명사도 있다.  바로 동화 작가 "안데르센"이다.

안데르센은 적당한 밀당에는 영 소질이 없었다.    큰 코 작은 눈에 비호감형 인상인데다가 첫만남부터 너무 들이대니 여성들이 기겁을 할 수 밖에..   평생 세번의 짝사랑만 하다가 사랑 한번 못받아보고 독신으로 살았다.  그의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은 <인어공주>의 결말에 영향을 미쳤나보다.  

 

세번의 짝사랑만 한 명사가 있다면 결혼을 세번한 능력자도 있다.  "찰리 채플린".

그의 세번째 부인은 36살이나 어린 우나 오일..  그녀는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유진 오닐의 딸로, 아버지의 반대는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혼하고 둘은 33년동안 행복한 결혼생활을 이어갔다.

 

성기능이 약했던 명사도 있다.   서스팬스 영화의 대가 "히치콕" 감독.  

히치콕은 시나리오 작가와 결혼하지만 남성 성기능이 약해 부부생활은 거의 하지 못하고, 그의 성적 욕망은 카메라 앵글 속 여배우를 통해 해소되었다고.  그것도 모두 금발의 여배우로만..

그가 키운 여배우가 잉그리드 버그만, 그녀가 이탈리아 로베르토 로셀리니 감독과 결혼하여 떠난 이후엔 그레이스 켈리, 그녀도 모나코 왕비가 되어 떠난 이후엔 킴 노박이다.  이들을 자기 작품에 출현시켜 사랑을 표현했다.

 

여자 카사노바도 있다.  카사노바가 인상적이었나보다.  소개하는 인물들이 ㅎㅎ

 

누구와 교제를 하든 그 남자는 아홉 달 안에 불후의 명저를 쓰게 된다는 영감이 넘치는 여자, 하지만 사랑하게 되면 죽거나 미치거나 큰일을 당하게 만드는 여자.  그녀의 이름은 "루 안드레아스 살로메"이다. 

그녀의 어떤 지적인 면이 뭇남성들을 매혹시켰을까.  

철학자 니체도, 천재 시인 릴케도 그녀에게 끈질기게 구애했지만 사랑이 오래 가지 못했다.   자살을 기도한 동양학자와 결혼은 했지만 외형상의 결혼일 뿐으로, 가정부를 대리처로 용인하고 자신은 자유부인으로 남았다.  니체는 그녀가 결혼하자 10년간 광인처럼 살다 인생을 마치고, 레는 투신 자살하고, 릴케는 장미가시에 찔려 죽어갈 때에도 살로메를 잊지 않고 이런 말을 남겼다.

"살로메에게 물어봐 주오.  내 무엇이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정신분석학회에서 만난 프로이트도 살로메를 사랑하게 되지만 그녀의 기질을 알고 동료관계로 지내는 데에 만족했다.  살로메가 일흔살일 때에도 파리퍼라는 작가가 사랑을 고백했다고 하니 그녀의 마력이 정말 궁금하다.

 

잘 알려진 여자 카사노바가 또 있다.  남장하고 다닌 것으로 유명한 "조르주 상드"이다.  

이혼 후 천재 시인 뮈세, 천재 작곡가 소팽, 조작가 망소를 차례로 굴복시켜 사귀었다고, 모든 남자들이 자신보다 일찍 사망했다는 것도 눈길을 끈다. 

 

결혼 없는 사랑을 원했던 "이사도라 덩컨".. 

대감독 고든 크레이그와의 사이에 딸을 낳았으면서도 결혼은 노예적 제도이며 자주성이 강한 에술가들에겐 어울리지 않는다고 헤어진다.  그 후 억만장자 패리스 싱어와의 사이에서 아들을 낳았지만, 역시 결혼은 하지 않고 공연에 열중한다.  

하지만 그녀의 화려한 무용가 이면의 삶은 어두웠다.  두 아이가 차사고로 죽고 나서 발동한 모성애로 열여덟 살 연하의 시인 예세닌과 결혼하지만, 예세닌이 자살하는 바람에 엄청난 고통을 겪었다.  게다가 자신도 스카프 자락이 자동차 바퀴에 휘감기면서 생을 마감했다.    

뛰어난 재능에 대한 댓가가 이런 처절한 인생이란 말인가.. 

 

역사상 유명한 3대 사과가 있는데,

바로 에덴동산의 사과, 뉴턴의 사과, 그리고 나머지 하나가 애플의 사과인줄 알았더니, "세잔"의 사과란다.   그만큼 세잔이 그린 사과의 정물화는 현대 회화의 일대 전환을 이루어내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비싼 그림은 3억불의 가치가 있는 세잔의 <카드놀이하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이 그림을 오래 들여다보면 어느 순간 입체적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그 외에도  여든살에 부인과의 불화로 가출했다가 역에서 동사한 "톨스토이", 가난한 시절 자신만을 믿고 옆을 지켜준 부인 카미유를 그림 속에 그렸던 "클로드 모네", 등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25명의 명사의 사랑 얘기가 이책에 담겨 있다.  그들의 사랑은 그들의 작품 속에 녹아들었고, 그들의 인생을 크게 좌우했다.   역시 사랑은 우리의 인생에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들의 사랑과 삶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명사와 명작들은 남아있지 않을 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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