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대들의 뇌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바버라 스트로치 지음, 강수정 옮김 / 해나무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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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의 머리와 몸은 따로 노는 것 같다.  청소년의 뇌의 성장은 몸의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청소년기 아이들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뇌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어른보다 큰 신체를 가지고 있다.  한마디로 운전자 없이 엔진만 돌아가는 셈이다.   <십대들의 뇌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는 십대들의 행동을 뇌과학적으로 규명한 최초의 책이다.  한국에서는 2004년도에 발간되었으니 그동안 좀더 과학적인 사실들이 입증되지 않았을까 싶다.   한국 과학자에 의해 한국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뇌과학을 다룬 책을 선택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은 아쉬움이 남는다.  우선 큰애 중학교 학부모 명예사서 모임에서 이책을 소개받고 같이 읽기로 하였다. 

  

사람의 뇌는 3중 구조로 되어 있다.  생존 본능의 파충류의 뇌인 "뇌간", 분위기를 읽고 위험을 감지하는 친화적인 포유류의 뇌 "변연계", 그리고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두뇌, "전두엽"의 구조이다.  뇌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완성되고, 변연계는 10세 정도 까지 발달하지만, 전두엽은 사춘기에 들어서도 계속 발달중이다.   전두엽의 뉴런과 시냅스는 출생이후 빽빽이 늘었다가 16세가 되면서부터 더이상 뻗지 않고 오히려 삭감 정리된다.   과다하게 늘어난 뉴런과 시냅스는 환경과 상황에 맞추어 필요없는 부분은 삭감되고 생존에 유리하게 리모델링된다.  

 

청소년의 전두엽은 아직 완성된 상태가 아니라 세상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한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해석할 때도 혼동이 온다.  두려움에 찬 얼굴을 볼 때 성인은 전두엽이 활성하되어 판단하지만, 전두엽의 기능이 떨어지는 청소년은 공격, 도피, 본능적인 분노 반응의 역할을 행하는 편도핵이 활성화된다.  두려움도 분노로 분류한 것이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제대로 알지 못하니 공감 능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도파민은 기분좋은 일이 있을 때 활성화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도파민도 청소년기에 최고점까지 상승했다가 차츰 감소해서 성인 수준으로 안정된다.  청소년기는 도파민이 과다 분비되므로 새로운 경험이나 위험을 추구하고 충동적이 된다.  도파민의 과다 분출로 고양된 상태일 때가 많다.  그래서 성적으로 자극받기 쉬울 때이다.  부모들이 아이들의 전두엽 역할을 해줄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멜라토닌은 뇌의 수면물질 중 하나로 날이 어두어지면 분비되어 졸음을 느낀다.  청소년기에는 멜라토닌 분비가 많게는 2시간까지 늦춰지므로 늦게 잠들고 한낮이 되도록 깨어나지 못한다.    여전히 변화하고 리모델링중인 뇌는 약물과 담배, 술에 더욱 치명적이다.  청소년들의 정신분열증과 우울증에도 관련될 수 있고, 성인이 된 이후에도 중독에서 벗어나기 더욱 힘들게 한다.    

 

우리 자녀들을 좀 더 이해해 보고 싶은 마음에 함께 읽고 얘기를 나누기로 하였으나, 얘기는 아이들 학교 생활 위주로 돌아갔다는... 어쨋든 얘기는 완성되지 않은 아이들로 귀결되었다.   우리 아이들의 덩치는 부모들 보다 더 커졌지만 뇌는 여전히 리모델링중이라는 사실은 안심이 되기도 하면서 걱정이 되기도 하였다.  아직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상태인 것은 뇌 발달이 덜 되어서구나 하는 희망을 주기도 하지만, 학업 위주의 주입식 교육이 뇌를 편협되게 발달시키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 들기도 하기 때문이다.   청소년기 아이들은 원래 잠꾸러기인것을..  어느 나라에서 청소년들의 등교 시간을 늦추었더니 오히려 학업능률이 올랐다는 기사를 접한 바 있다.  한국에서는 초등학교만 늦추고 있는 실정이다.  중, 고등학교도 좀 늦춰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반어법을 조금씩 이해하고 자신에 대한 농담도 웃으며 넘길 수 있는 모습에서 우리 아이들이 조금씩 크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전전두엽이 점차 완성되면서 자아와 사회를 보는 시각이 한단계씩 변화하는 아이들의 성장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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