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의 역사 4 - 진실과 비밀 땅의 역사 4
박종인 지음 / 상상출판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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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입은 비단옷과 짙은 화장을 벗기다

 

개인적으로 <땅의 역사 4:진실과 비밀>은 이전 시리즈 <땅의 역사:군상(群像): 나라를 뒤흔든 사람들>에 비해 더 흥미로웠다. 현재 총 4권으로 구성된 <땅의 역사>시리즈 중, 89일에 출간된 <땅의 역사 3:군상(群像): 나라를 뒤흔든 사람들>에 이어 820일 출간된 <땅의 역사: 진실과 비밀>은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의 왜곡된 일부분과 역사에 기록된 순간 그 이후의 어두운 이면, 거룩하지 않아 크게 집중하지 않았던 회색 시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전설과 역사로 남은 사건들 뒤에 이어졌던 기록되지 않은 서민들의 삶과 사대주의와 벼슬아치들에 의해 물속에 잠겨 초라한 종말을 맞은 과학시대. 그리고 보살핌을 받지 못해 이 땅으로 돌아오지 않는 길을 선택한 기술자와 그대로 사라져버린 소중한 기술들. 나와 우리를 핍박하던 자의 무덤을 손으로 다시 매만져야 했던 사람들. 광폭하고 잔인했던 역사의 이면들이 보는 이의 흥미를 자극한다.

 

앞선 시리즈 <땅의 역사 3:군상(群像): 나라를 뒤흔든 사람들>은 특정 시대와 사건 자체가 낯선 부분도 있었지만, <땅의 역사 4:진실과 비밀>은 반쪽만 알고 있던 역사와 익숙한 장소의 진실, 잃어버렸던 작은 조각들을 주워 담는 재미가 있는 책이었다.

 



가장 흥미로웠던 건 훈민정음의 탄생과 그 이후로 이어진 각성 없는 시대에 대한 이야기였다. 나는 훈민정음이라는 대한민국의 언어와 국가의 뿌리가 탄생했을 때, 바로 백성들의 삶이 편안해졌을 거라 생각했다. (내가 기억을 못 하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훈민정음의 탄생 이후로 다시 이어진 각성 없는 시대에 대한 기록은 교과서에서 본 기억이 없다. 백성들이 세상을 돌아보고 살 여유를 만들어줄 가장 쉽고 효율적인 문자가 아주 오래전에 세상에 공포되었지만 1771년 아주 더운 여름날, 서점 없는 나라의 어떠한 궁에선 발가벗겨진 채 죽음을 맞이한 책 장사들이 있었다. 밭이 아닌 세상을 둘러볼 여유를 없애고 농사나 나라에 대한 충성, 효만을 강요하던 서점 없는 나라였던 조선의 기록이 너무도 안타까웠고 이러한 지식의 독점과 억압의 역사가 언젠가 다시 반복되는 건 아닐까 두려웠다.

 

이 외에도 이득과 규율이 충돌하던 세상에서 첨단 요업 기술자가 기술과 함께 굶어죽으며 시대와 기술의 아귀가 맞지 않게 된 역사의 일부분과 목 달아난 불상을 뒤로하고 산릉 작업에 투입된 승려들, 조작된 신화가 없어도 이미 영웅인 이순신에 대한 새로운 무게를 담은 기록, 돌아오면 안 될 텅 빈 시대에 대한 기록들이 각각의 이름을 가진 5개의 챕터에 나눠 적혀있다. 책을 읽으며 주목받지 못한 비밀들을 바라보는 안타까움, 조작된 신화가 가졌던 진짜와 다른 가벼운 무게감, 텅 빈 시대에 대한 분노와 같은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기억이 추억이 되고 추억은 역사가 된다. 쓰린 추억도 추억이고 아픈 역사도 역사다.”

 

<땅의 역사>시리즈를 접하지 않았다면 올해도 모르고 넘어갔을, 어쩌면 나이의 앞자리가 바뀔 때까지도 몰랐을 역사의 다양하고도 밋밋한 민낯이 이젠 낯설지 않게 가까이 다가온다. <땅의 역사>시리즈는 화려한 화장과 부드러운 비단 옷을 챙겨 입고 있던 역사의 진짜 얼굴들을 공개하며 독자와의 거리감을 좁힌다.

 

이 책은 아픈 역사라고 그것을 걸러내지 않으며, 거룩한 기록 뒤에 숨겨진 비밀에 진실이라는 이름표를 붙여 독자들 앞에 내놓는다. 그 덕분에 나는 지금껏 몰랐던 역사의 새로운 숨결을 느낄 수 있었다. 사람은 실수를 한다. 완벽한 사람이라도 말이다. 사람들이 만들어낸 역사도 마찬가지다. 실수가 있을 수도 있고, 모든 순간이 찬란하고 아름답지 않을 수도 있다. 아프고, 어두운 시간이라 칭하며 이 기록을 지워선 안된다. 아니 오히려 더 잘 알아야 한다. 빛나는 역사가 있으면 그 뒤로 묻혀버린 어두운 역사가 있기 마련이다. ‘우리는 대단한 일을 해냈어라고 말하는 순간과 더불어 그 뒤에 숨겨진 이면을 알아야 발전 뒤에 숨겨진 실수와 누군가의 슬픔을 다시 반복할 확률을 줄일 수 있다. 우리는 이 진실과 비밀을, 역사의 여러 얼굴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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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그거 봤어? - TV 속 여자들 다시 보기
이자연 지음 / 상상출판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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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을 빼앗는 강렬한 색감의 표지 중간에 무심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여성이 이렇게 묻고 있다. 어제 그거 봤어?”


TV 속엔 수많은 채널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만날 수 있는 예능,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경연 프로그램,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콘텐츠들과 TV를 넘어 인터넷 속에 범람하고 있는 개인 채널, 여러 콘텐츠들 안엔 다양한 출연진과 그들에 의해 만들어진 캐릭터들이 존재한다. <어제 그거 봤어?>는 다양한 콘텐츠 속에서 여성 캐릭터로 분류된 인물들이 어떻게 낭비되고 있는지 낱낱이 파헤치는 책이다.

 

<어제 그거 봤어?>의 저자 이자연 작가님은 너무도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여성을 향한 은근한 차별과 소외를 묵직하고 예리하게 비판하면서도 결국은 여성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여성만이 건넬 수 있는 여성을 향한 위로를 꿋꿋이 펼쳐나간다.


차별과 은근한 소외를 이상한것이라 느끼지 못했던 유년시절을 지나 성인이 된 지금. 나는 이제 여성을 향한 차별과 약자를 향한 배려를 구분할 줄 아는 여성이 되었다. 이 후기를 쓰기에 앞서 우선 나는 여성임을 밝힌다. 여성으로서 받는 차별에 대한 불만을 아주 조금만 표현하더라도 속된말로 쿵쾅거린다며 욕을 먹는 세상에서 이자연 작가님이 당당하게 펼쳐놓은 여성으로서의 시선에 많은 용기와 위로를 받았다. 책을 읽으면서 통쾌하기도 했고 작가님의 시선에 감탄이 나오기도 했다.



최근엔 여성 인권이 많이 올라가고 세상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세상은 아직 남성 중심적이다. 콘텐츠 시장은 특히 더 그렇다. 이영자, 박나래 같은 여성 연예인들이 대상을 거머쥐는 일도 있었지만 그건 최근에야 몇 번 일어난 일이고, 많은 사람들이 그들이 대상을 받았을 때 어떤 반응을 보였던가? 사람들은 그들의 수상에 일단 놀랐다. ‘여성연예인이 대상을 받았다는 사실에 말이다. 많은 이들이 그들의 수상에 놀랐다는 것부터 우리의 마음속에 남성 중심적 사고가 깊이 박혀있음을 의심해볼 수 있다.

 

대부분의 콘텐츠들은 남성 연예인을 중심에 두고 이뤄지며 여성들은 그들을 꾸며주는 들러리나 칙칙한 남성들에게 비타민이 되어주는 존재쯤으로 취급받는다. 하지만 이젠 남성이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중심에 있다는 핑계 따윈 통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들이 쌓아둔 권력의 벽과 중심을 무너트리는 걸 원치 않을 뿐이다. 남성들이 이렇게 권력과 콘텐츠의 중심에 서있을 때 여성들은 보통 논란의 중심에 서거나 겉으로 밀려나 지워진다. 슬픈 일이다.


 

<어제 그거 봤어?>는 이렇게 잊혀간 여성 캐릭터의 일대기와 여성 캐릭터에게 주어진 운명을 벗어나려고 노력한 인물들과 프로그램과 한계점, 그리고 같은 곳을 바라보며 서로를 토닥여주는 따스한 여성들의 시선을 담았다. 평소엔 크게 생각해 본 적 없는 당연한 여성 캐릭터의 부재와 사라져야만 했던 그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마음이 아팠다. 그들이 이토록 연하게 그려지고 순식간에 사라지는 순간을 왜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걸까. 한 챕터가 끝날 때마다 작가님이 던져놓은 질문들을 읽으며 이런 여성 캐릭터가 있었나, 내가 콘텐츠를 어떤 자세로 접하고 있었던가. 한참을 고민했다. 명확한 답을 내린 질문이 거의 없었던 나 자신의 좁은 시선에 실망하기도 했지만.. 이제라도 알아가면 되니까. 나를 너무 탓하진 말아야지.



그가 아주 힘겹게 문장을 채워나가는 동안 곁에 있는 친구들의 조용한 눈물이 번져갔다. 울음이 전염되는 순간들. 분명 슬픈게 맞는데 눈꼬리에 걸린 눈물은 왜 이렇게 다정한 건지. 나는 이 풍경의 이름을 안다. 이 선명한 교감을 어찌 사랑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여성 캐릭터들도 목소리를 내고 자신의 이름을 남길 권리가 있다. 그들도 서로를 향한 사랑을, 내 욕심과 권력에 대한 욕망을 지우지 않고 드러내도 될 권리가 있다. 나 또한 내가 여성이란 이유로 철저한 자기 검열과 경멸에 빠져 움츠러들었던 시절이 있었다. 날씬하고 예쁘고 착하고 조신한 여자가 아니라는 사실에 절망했고 심할 땐 자기혐오를 하기도 했다. 나는 사회가 정한 아름다운 여성의 틀에 맞지 않다는 생각을 하면서.




 

나는 이제 그런 말도 안 되는 생각을 벗어나긴 했지만 남성 중심적인 콘텐츠에 갇힌 여성들은 여전히 여성답기를강요받고 있다. 어른이지만 유아적인 귀여움을 뽐내야 하고, 자신의 일대기보다는 여성으로서’ ‘엄마로서희생하는 모습을 더욱 부각시켜야 살아남을 수 있으며, ‘여성이라는 말을 제외하고는 자신의 직업조차 정확하게 말하지 못한다. (‘여배우같은 경우) 전보다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기형적인 이 콘텐츠 시장의 모순을 파고드는 이 책을 읽다 보니 왠지 든든한 언니 한 명을 얻은듯한 기분이 들었다. 여성을 생각하고 여성을 아는 건 여성뿐이라고, 이 든든한 언니 같은 책이 나는 참 좋았다. 날카롭고 예리하지만 누구보다 따뜻하고 다정한 마음을 가진 언니. 나를 걱정하고 사랑해 주는 언니. 내가 생각지 못하고 있던 문제에 시선을 돌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언니. 이 언니, 참 멋있다.


 

여성의 이야기와 여성의 시선은 여성만이 알고 여성만이 그에 대해 논할 수 있다. 남성 패널들이 낙태죄 폐지를 탁상 위에 올려두고 100분 토론을 벌이는 게 무의미한 것처럼, 여성의 목소리가 없는 여성에 대한 시선에 대한 고찰은 불필요한 시간 낭비일 뿐이다. 여성이 겪는 차별과 불편함은 여성이 말해야 한다. 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건 여성뿐이다.

 

혹자들은 이 책을 두고 유난이네’, ‘예민하게 군다’, ‘무겁다라는 식의 비난을 쏟아놓을 수도 있다. 지금껏 여성의 시선을 담은 책에 이러한 극단적인 패싸움이 벌어지는 경우를 몇 번 보았으니까..근데 이토록 친절하게 예를 들어가며 말해줘도 그들은 모른다. 여성들이 바라보고 있는 모순으로 가득한 세상을. 지금껏 이렇게 살아왔는데 이제 와 괜히 유난을 떠는 게 아닌 이제 와서야 조금씩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걸 왜 모를까. 여성들이 유난을 떨며 갑자기 일어난 게 아닌 지금껏 유난히도여성을 차별해왔다는 사실을 왜 모르는 걸까? 이토록 내 의견을 한번 피력하는 것조차 어려운 세상에서 커다란 목소리를 낸 이자연 작가님의 용기가, 이 책을 만들어 세상에 내놓은 분들의 열정이 정말 멋지다. 두려움 앞에서 옆 사람을 모르는체하고 도망가는 것이 아닌 서로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두려움에 맞서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대변할 멋진 결과물을 만들어낸 그들이 참 대단하다.



 

누군가의 소유물인 여성이기 이전에 내 이름을 갖고, 내 인생을 갖는 건 당연한 권리라고 분명하게 짚어주는 언니의 한마디가 멍했던 머리에 탁- 밝은 전구를 켠다. 작가님, 아니 작가님이기 이전에 멋진 언니인 그에게 받은 지혜로운 시선과 위로가 한가득이다. 그의 용감하고 묵직한 발언에 용기를 얻어 나도 괜히 한마디 얹어보고 싶은 날이다.

 

나는 언제 사라져도 이상하지 않은 여성이 아닌 내 이름, 내 일대기를 가진 한 사람으로서 사회를 살아가고 싶다. 많은 여성들이 그렇게 살아갔으면 좋겠다

이따금 삶의 주인이 바뀌기도 하고, 이상을 감지하더라도 스스로 외면하고 모른 척한다. 사랑은 원래 부딪히고 아파하면서 깨닫는 거야. 라는 말로 얼마나 많은 여성이 갇혀 지냈나. 그게 정말 사랑이라면 좀 몰라도 된다. - 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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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배우좋은 연기란 무엇일까좋아하는 영화도 좋아하는 배우도 많지만 정작 그 영화와 배우들을 좋아하는 이유배우들의 연기가 빛나는 이유를 하나도 알지 못하는 영린이에게 운명처럼 다가온 도서 <배우에 관한 역설>

 

<배우에 관한 역설>은 18세기 프랑스의 예술 이론가인 드니 디드로가 주장하는 좋은 배우가 갖춰야 할 시선과 조건을 두 인물의 대화체로 녹여낸 책으로현대 배우론의 근간이라고도 전해진다고전의 축에 끼는 오래된 이론이지만, 그의 이론이 현대를 살아가는 독자들도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는 건 그때나 지금이나 배우라는 직업의 의미와 바탕은 변하지 않았다는 뜻이 되려나.


 

내가 생각하는 좋은 배우란 여러 얼굴로 극의 몰입도를 높여주는 사람이다카메라 앞에서든 무대 위에서든 보는 이를 그 세계 속으로 끌어들이는 힘을 가진 배우 말이다그러려면 일단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찰떡같이 소화해내는 연기력이 필요한데이 연기력이란 대체 무엇일까.

 

예전엔 연기란 것은 감정을 표출해내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영화와 여러 콘텐츠를 제작하는 일을 경험해보고 배우들을 관찰하다 보니 연기라는 건 예상보다 더 어렵고 복잡한 일이라는 걸 알게 됐다내가 맡은 캐릭터의 감정을 끌어내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연기와 해당 캐릭터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함께하는 이와 템포를 맞추고캐릭터와 나를 구분할 줄 알면서도 나만의 색깔을 만들어내는 정확한 선을 그을 줄 알아야 하며촬영과 무대 환경을 모두 관찰하고 계획을 세우는 것이 모든 게 연기.

 

<배우에 관한 역설>의 저자 드니 디드로는 이렇게 말한다.

 

시시하고 별 볼 일 없게 연기하는 확실한 방법은 자기 자신의 성격을 연기하는 것이라고요.

 

배우는 연기를 하는 사람이다캐릭터가 되어버린 자신을 그대로 보여주는 게 아닌자신의 시선으로 관찰한 캐릭터를 영리하게 표현해내고 캐릭터와 자신을 정확히 분리할 줄 알아야 한다얼마 전까지만 해도 뛰어난 연기력을 뽐내는 배우에게 메소드 연기를 소화하는 배우라며 칭찬하던 때가 있었다메소드 연기란 극중 캐릭터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극사실주의 기법인데나는 개인적으로 이 메소드 연기가 상당히 무거운 단어라고 생각한다캐릭터가 배우가 되고 배우가 캐릭터가 된다면 연기를 하지 않을 때마저도 그것에 빠져있을 배우가 입을 대미지가 너무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워낙 유명한 이야기긴 하지만 최민식 배우님이 영화 <악마를 보았다>의 살인마 역할을 촬영하고 있을 때자신에게 친근감을 표현하며 반말을 하는 아저씨를 보며 이 새끼 왜 반말을 하지?”라는 생각을 한 자신에게 섬뜩함을 느꼈다는 메소드 연기의 부작용(?) 을 듣고는 이 연기에 더욱 거리감을 두게 되었다.

 

자신과 캐릭터연기와 현실을 구분하지 않고 푹 빠져 살아가는 건 소름 돋는 연기라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도 있지만자신을 심하게 깎아내는 일이기에 무작정 칭찬할만한 일은 아니라는 것이 내 결론이다.


 

무대에서의 진실이란 무엇일까요그것은 시인이 상상해내고 배우가 종종 과장하는 어떤 이상적 모델과 행동표정목소리움직임동작들의 일치입니다놀라운 일이죠.

 

천부적인 재능도 중요하겠지만뛰어난 배우가 되기 위해선 반복된 연습과 경험이 필요하다감정을 쏟아내는 것만으로 좋은 배우가 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배우는 이성과 감성을 모두 갖춰야 한다드니 디드로는 훌륭한 배우를 냉철하고 침착한 관찰자라고 칭한다무대든 영화든그것이 실화든 아니든 어찌 됐든 연기는 현실이 아니다.

 

작품 하나를 완성하기 위해선 엄청난 계획과 계산이 필요하다무대를 위해 대본조명음향배우들의 동선소품 등 여러 조건들을 준비해야 하며 영화나 드라마 같은 경우엔 위의 조건들이 갖춰진 후에도 여러 개의 컷을 촬영하기 위해 배우들은 같은 상황을 수십 번씩 연기한다.

 

작품을 감상하는 순간엔 그것이 현실처럼 느껴질진 몰라도 모든 건 철저한 계산 아래 만들어지는 결과물이다배우는 그 커다란 계획의 중심에 서서 이성과 감성을 적절히 섞어가며 일정 거리를 두고 상황을 관찰할 줄 아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냉철하고 침착한 관찰자로서예리한 비평가로서 말이다. 문득 든 생각이지만 냉철한 관찰과 이성과 감성의 구분은 연기뿐만 아니라 인간관계에서도 꽤 중요한 요건이 아닐까 싶다.

 

  

천부적인 배우로 태어난 사람이라 해도 그의 예술 안에서 오랜 경험을 획득한 뒤격양된 정열이 잔잔해지고 머리가 차분해진 때에만 탁월해질 수 있지요.”


감성적인 사람은 자연의 충동에 복종하고 꼭 심장의 외침 소리만을 낼 수 있을 뿐이지요그가 이 마음의 외침을 완화시키거나 강화시키는 순간비로소 그는 더 이상 그 자신이 아니라 연기를 하는 배우가 되는 겁니다.”

 

배우는 끊임없이 배우고, 연습하고 관찰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만일 경찰 캐릭터를 연기한다면 그 직업에 대해 배우고 관찰해야 하며 피아니스트를 연기한다면 직접 피아노 연주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무작정 이 직업을 가진 사람은이런 성격을 가진 사람은 이럴 거야’하고 단정 짓고 연기하는 게 아닌 실존하는 인물을 관찰하고 이야기를 듣고캐릭터가 가진 특징들을 흡수하며 자신만의 색으로 표현해야 한다관찰과 이해 그리고 끝없는 연습과 강화자신과 연기의 세계를 정확히 구분 지을 수 있는 이성과 관찰한 결과를 밖으로 꺼내놓을 수 있는 감수성말만 들어도 벅차고 무겁지만 이 모든 걸 해내는 훌륭한 배우들이 분명히 있긴 있다아니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이들이 꽤 많다.

 


언젠가부터 배우는 정말 영리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었다캐릭터에 맞춰 얼굴을 바꿔야 하고 그들을 연기하고, 매체에 따라 주변을 파악해야 하고캐릭터가 아닌 자신을 유지하는 일까지 해내야 하니 이 얼마나 복합적이고 어려운 일인가거기에 특정 매체를 벗어나면 캐릭터가 아닌 자신의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순간까지 있으니 화려하지만 참으로 힘든 직업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영화와 배우들을 좋아하기 전엔 전혀 상상도 하지 못했던 배우들의 연기를 향한 노력과 그것을 하나의 예술로 완성해내는 사람들의 손길을 알고 나니 그 배우들을그들의 작품을 더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배우에 관한 역설>이라는 책과 드니 디드로의 연기론이 궁금했던 건 내가 좋아하는 배우와 그들의 연기에 대해 더 알고 싶다는 애정 때문이었다배우들의 이야기와 연기를 대하는 자세를 담은 글을 여러 번 읽으며 혼자 생각했다이들이 생각하는 연기란 이런 것이고 좋은 연기란 이런 것일까혼자 생각하고 혼자 궁금해 했다그러던 중 눈에 띈 이 책에 담긴 드니 디드로의 말은 내 생각을 더욱 깊고 진지하게 바꿔주었다대략 이럴 거야~하고 상상만 했던 연기에 대해 조금은 더 다가갈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물론 내가 이 연기론을 읽고 복기한다고 해서 연기를 잘하게 된다거나 연기자가 될 수 있다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한 꼬집만큼이라도 더 생각해 보게 됐으니이제 내 배우를내 배우가 보여주는 연기를 더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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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의 역사 3 - 군상(群像): 나라를 뒤흔든 사람들 땅의 역사 3
박종인 지음 / 상상출판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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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또 다른 얼굴들


상상팸 11기의 첫 도서로 받은 <땅의 역사>. 이 책을 받자마자 가장 먼저 한 생각은 “아 큰일 났다.”였다. 의무 교육을 통해 한국사와 동아시아사까지 배웠지만 수능을 본지 어언... N년차. 수시에 합격하고 수능 준비를 내려놓은 후부터 의무 교육의 흔적들을 찬찬히 잊어가다 보니 근대사 일부를 제외하고는 잘 기억하지 못하는 역사 바보가 됐다. 나의 무지함을 알고 있기에.. 이 책은 왠지 어려울 것 같다는 막연한 두려움이 들어 처음 책을 펼치기가 두려웠다.


300페이지가 조금 안되는 책이지만 완독하는 덴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익숙한 이름이지만 깊이 알진 못했던 인물들의 사정, 이름조차 낯설게 느껴지는 인물들, 교과서에서 일부 배우고 수능이 끝나자마자 까먹었던 사건들. 이 땅에 새겨진 복잡한 시간과 역사들을 모르는 채, 알려고 하지도 않고 꽤 오랜 시간을 살아왔구나 싶은 생각에 부끄러운 감정이 들기도 했다.





<땅의 역사>는 총 4권으로 이루어진, 이 땅에 새겨진 역사에 관한 이야기다. 우리가 딛고 서있는 이 땅엔 수많은 사건과 시간들이 새겨져있다. <땅의 역사 3 - 군상(群像): 나라를 뒤흔든 사람들>은 내 발이 밟고 있는, 내 생활의 기반이 되는 땅에 새겨진, ‘우리의 정신’의 근간이 된 사건들의 여러 형상(군상)들을 모아둔 책이다.


연산군에게 장엄하게 대처한 내시 김처선과 사후 150년이 지나서야 세상의 빛을 보게 된 이서구의 비석과 그의 삶. 광활한 하늘을 볼 수 있었던 곳에서 태어나 편협한 정치인들의 시선을 비판한 임제처럼 개혁을 꿈꾸던 의인들. 승리하지 못한 처절한 전쟁과 상처로 엉망진창 망가진 땅의 해방과 수호를 위해 노력한 인물들의 이야기. 그리고 그에 반해 자신만을 위해 절대적인 힘을 이용한 간신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마음을 구김 하나 없이 넓게 펼쳐주는 이야기와 다시 힘껏 구기게 되는 이야기가 교차되고, 그 안에서 인간의 여러 면을 발견할 수 있었다.


사람들은 여러 얼굴을 갖고 있다. 무조건 밝은 마음만 가진 사람도, 나쁜 마음만 가진 사람도 존재하지 않듯이 사람이 만든 역사 또한 여러 얼굴을 하고 있다. <땅의 역사 3>은 교과서를 통해 배웠던 아름다운 역사와 얽혀있는 누군가의 아픔과 죽음 앞에서도 굴하지 않은 강인한 마음을 말하기도 하고, 배우지 못했던 새로운 사건을 알려주기도 한다. 무조건 아름답지도, 슬프거나 추하지도 않은 사실 그대로의 역사를 읽으며 내가 밟고 있는 땅의 질감을 더욱 생생하게 느껴볼 수 있었던 시간이다. 특히 서울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었던 창의문과 운현궁 같은 장소들과 “어 저기 예쁘다~” 하고 무심히 지나쳤던 세검정, 어릴 적에 밟아봤던 박태보의 묘에 얽힌 이야기를 읽으며 역사와 그 흔적들은 먼 곳에 있지 않다는 걸 실감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지금 살아가는 사회의 흐름도 따라가기 힘든 상황에서 이 땅이 지니고 있는 모든 시간을 공부하고 알아간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그것이 또 직업이라면 모를까) 하지만 이토록 가까이에 있는 역사의 흔적들을 모르고 살아간다는 건 정말 아쉬운 일이다. 책의 저자인 박종인 기자님이 정성스레 사진으로 남겨둔, 현재도 남아있는 역사의 흔적들을 훑어보며 가볼 만한 거리에 있는 장소 한 곳쯤은 다시 방문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날이 좋아지면 창의문 문루에 걸린 반정공신 명단을 보러 가볼까 한다.


다양한 얼굴을 한 수많은 역사들이 내려앉은 우리 땅은 역사가 가진 무게를 견디며 단단한 지금의 모양새를 갖추게 된다. 이 땅을 갖기 위해 혹은 지키기 위해,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또는 해하기 위해 꾀를 낸 사람들의 여러 군상들을 묵묵하게 견뎌온 이 땅의 역사를, 땅이 담고 있는 이야기를 한번 들어보시라. <땅의 역사>를 읽으면서! (책이 부담스럽다면 TV 프로그램 <박종인의 땅의 역사>를 찾아보시는 것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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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낭만적 밥벌이 - 89년생 N잡러 김경희의
김경희 지음 / 밝은세상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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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적이지만은 않은 우리의 이야기’


어릴 땐 20대 중반쯤이 되면 멋진 커리어 우먼이 되어있을 줄 알았다. 깔끔하게 다려진 옷을 입고 멋있는 명함을 하나쯤 갖고 있으며, 계약도 척척해내고 일도 빠르게 해결하면서도 자아실현을 위한 자기계발을 멈추지 않는... 직업이 뭔진 모르겠지만 아무튼 멋진 어른이 되어있을 거라 생각했다. 근데 20살의 중반을 넘어 거의 후반으로 넘어가고 있는 나는 헐렁하고 편한 옷이 최고라며 그 옷들을 주워 입고, 변변한 스펙도 어디 가서 당당하게 자랑할만한 직업도 없다. 그저 매일 “출근하기 싫어~”, “일하기 싫어~”를 반복하고 있는 계약직일 뿐이다. 하고 싶은 것도, 할 수 있는 것도 많을 거라 생각했던 나의 20대. 하지만 현실은 그리 낭만적이지만은 않다.


백수일 땐 일을 하고 싶었다. 당당히 돈을 벌어 취미생활과 덕질에 쓰고 싶었고 하다못해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야 할 명분이 있어 반강제로 부지런할 수 밖에 없는 삶이 부러웠다.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매일같이 출근을 시작한 후로는 하루에도 몇 번씩 외친다. “아 일하기 싫어~” “퇴직하고 싶다.”


어느 날은 이런 내가 간사하게 느껴지는 날도 있다. 그렇게 돈 벌고 싶다더니 얼마 되지도 않아 자기 계발도, 부지런함도 모두 놓쳐버리고 맨날 투덜대기만 하는 나. 이래서 멋진 어른이 되지 못하는 건가?.


이런 현타를 수십 번 반복하며 출근을 해내고 나면 꼭 해야 하는 일이 있다. 메신저를 통해 함께 일하는 분들, 어디선가 나와 같은 시간대에 노동을 하고 있을 친구들과 ‘오늘 일하기 싫음’에 대한 공감 토크와 어딜 가도 발생하는 회사에 대한 불만 토크 나누기. 이렇게 노동자들끼리의 공감을 나누고 나면 약간의 위로가 찾아온다. ‘나만 일하기 싫은 건 아니구나.’


나에게 일이란 무엇일까? 낭만일까 현실일까. 자아실현일까 밥벌이일까. 일의 주체에 내가 있을까? 돈을 좇아야 하는 걸까? 아직 그 사이에서 끝없이 시소를 타고 있는 나에게 <비 낭만적 밥벌이>라는 책 제목은 엄청난 궁금증을 불러왔다. 그리고 최근 들어 이만큼 공감이 가는 책은 없었다. 살기 위해 운동을 하고, 멋진 차를 몰고 어디든 척척 다니는 꿈을 꿨었고, 가끔은 전부 내려놓고 도망가고 싶기도 하고, ‘돈’을 쫓다 아차 싶었던 순간을 맞이하기도 하는 청년의 삶. 아니, 모든 어른의 삶.


<비 낭만적 밥벌이>는 김경희 작가에 ‘일’에 대한 고찰을 담은 에세이다. 작가이자 오키로북스의 전문 경영인으로 통하는 그녀. 100만 원으로 시작한 첫 월급 이야기부터 한사람 몫의 월급도 겨우 나오던 서점을 몇 배로 키우고, 전문 경영인으로 인정받은 이야기, 작가로서 겪은 무례한 질문과 고민들, 그리고 수많은 ‘일’들을 거친 후 내리게 된 결론까지. 작고 작은 일을 하고 있는 사회인인 내 눈에 작가님은 ‘거침없고, 즐기며 성공한 사람’처럼 보이기도 했는데, (일단 책을 내신 것부터 성공하신 것..이라 생각했다..) 내 기준 ‘성공’을 한 사람들 또한 나와 비슷한 고민을, 비슷한 순간을 맞이할 때가 있다는 사실에 진한 공감과 안도감을 느꼈다. ‘나만 이런 게 아니었네..’ 책을 읽으며 몇 번이나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물론 세세한 고민과 그 정도는 다르지만 결국엔 비슷한 것 같다.



“몇 번의 경험 후에는 일의 재미, 의미, 돈 셋 중에 아무것도 충족하지 못하는 일은 하지 않기로 했다.”

“내가 너무 돈,돈 하는 거 아니냐 싶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일을 제안하면서도 돈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은 나의 시간과 노동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어른이 되어 첫 번째로 해내야 할 일은 사회에서 1인분의 몫을 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그건 보통 일을 하며 돈을 버는 것을 의미한다. 요즘 같은 취업난 속에서 청년들을 괴롭히는 단어가 몇 가지 있다. 그중에 대표적인 두 개는 사람을 살살 긁어내는 ‘열정페이’와 왠지 멋진 것처럼 포장된 ‘워커홀릭’. 사실 말이 좋아 워커홀릭이지 무상 야근.. 결국 어느 부분은 열정페이와 이어진다.


열정페이를 강요받던 때, 나는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한 달에 30만 원을 받으며 주 5일을 일해도 일하며 경험할 수 있음에 감사해야 한다고 배웠고, 당연하게 법적으로 보장받게 되어있는 얼마 안 되는 주휴수당을 요구할 땐 ‘요즘 것들은 잔머리만 늘어서 다 챙겨 먹으려 든다.’는 취급을 받기도 했다. 당연하다며 참고 살았지만, 몇 년 지나고 보니 그렇지 않았다. 나의 노동은 정당한 대가를 받아야 하는 것이다. 내 능력과 힘이 필요하다고 하면서도 대가를 주지 않으려는 사람에겐 앞으로도 답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한 번 더 다짐하게 되는 순간이다. 너무 돈, 돈 거리는 것도 좋지 않다고 하지만.. 돈이 없으면 일에 대한 열정은 언젠가 사라지고 만다.


“‘일의 주체는 내가 되어야 한다’는 것”


돈도 중요하지만 결국 내가 일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남들처럼 해야 하기 때문에 하는 일보다는 이왕이면 내가 열정을 태울 수 있는 일을 하는 게 좋다. 아니면 하다못해 다른 취미에라도 열정을 태울 수 있는 경제적 보탬이라도 되는 일을 선택하든가.. 그렇다고 ‘일’에 너무 집착하는 것도 좋지 않다. ‘일을 많이 하고 결과를 내야 한다.’, ‘모든 건 내 책임이다.’라는 너무 무거운 짐을 지는 건 내 손해라고 생각한다. 근데, 이게 말로는 참 쉽다. 마음은 생각만큼 덤덤하고 단단해지지 않고 하루에도 몇 번씩 긍정과 부정의 선을 오간다.


어느 날은 그냥 이 일이 하기 싫고, 왠지 내가 손해 보며 사는 것 같고, 내일 당장 관두고 싶다가도 또 어느 날은 나름 괜찮은 것 같고, 할만한 것 같고 재밌는 것 같은 날이 있기도 하다. 급여가 들어왔을 땐 기쁘고, 급여를 받은 지 2주쯤 지나면 불행하다. 이런 내가 하찮고 웃기게 느껴지면서도, 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건 불안해하는 내가 어이없기도 하다.


결국 일이란 항상 나를 고민하게 만든다. 나를 위한 것 같으면서도 아닌 것 같고, 즐기는 것 같으면서도 지독하게 싫고, 나에게 자신감을 주면서도 어느 날은 자존감을 팍팍 깎아먹고, 모든 손해를 보더라도 잘하고 싶으면서도 인생을 손해 보는 것 같아서 관두고 싶은. 그럼에도 계속 고민하게 만드는 그런 것. 나에게 일이란 그렇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낭만적이면서 낭만적이지 않은.. 그런 건 아니다. 열심히 하고 싶을 때는 있지만 낭만적이진 않다. 야행성인 내가 아침부터 일어나야 한다는 것부터 낭만이 없다. <비 낭만적 밥벌이>. 어쩜 이렇게 찰떡같은 비유가 있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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