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틀이 필요할까 - 장재인 시선 집
장재인 지음 / 상상출판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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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전국민 오디션’ 프로그램의 시초가 된 <슈퍼스타 K2>에 출연해 독특한 음색으로 인기를 끌었던 싱어송라이터 '장재인'. 그때 내 눈에 비친 장재인이란 사람은 '독특하고 단단한 가수’였다. 재인님과 나는 5살밖에 차이가 나지 않으니… 생각해보면 그 당시 그도 참 어린 나이였는데, 신기할 만큼 단단해 보였다.


대중 앞에 나온 지 벌써 12년, 여러 자작곡을 발표하고 TV와 무대 위를 오가던 그가, 2022년 5월. 처음으로 자신의 책을 발표했다. <타이틀이 필요할까>라고.

(책을 소개하는 것이니 이 글에서 호칭은 작가, 저자로 표기!)




<타이틀이 필요할까>라는 제목을 처음 읽었을 때 왜 이런 제목을 붙였을까 궁금했다.


"어느 앨범이든, 어떤 인생이든 내걸만한 타이틀이 하나쯤은 필요한 게 아닌가?"


나는 누군가 나를 볼 때 내 타이틀을 안 볼 수는 없으니 내가 아무리 남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다 해도, 어느 정도 거짓이 들어간다 해도, 내 인생에 타이틀 하나쯤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강한척하지만 태어날 때부터 안고 나온 소심함을 버리지 못한 나는 나의 시선과 타인의 시선을 모두 신경 쓰며 내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물론 나뿐만 아니라 사회에 나온 대부분의 어른들이 그럴 것이고 말이다.





<타이틀이 필요할까>는 이런저런 이유로 나의 인생을 여러 시선에 껴맞추다 지쳐버린 사람들에게, 다른 시선들에 몰려 낭떠러지 앞에 서있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담담한 위로이자 장재인이라는 사람이 바라본 내 세상에 대한 시선이 담긴 책이다. 이 책 안에는 장재인이라는 가수가 만든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대부분이 좋아할 만한 그녀의 진실된 감정들과 그를 잘 모르는 사람이더라도 충분히 공감할만한 포인트들이 가득하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그가 공허함을 느꼈던 날의 기록이었다. 좀 변태 같은 부분이긴 한데… 나는 누군가의 부정적인 감정을 공유하며 "나만 이런 게 아니구나"하는 약간의 위로를 받기 때문이다.


한없이 여유롭고 행복한 하루의 기록, 짧은 메모, 마음속 아픔이 비치는 글들, 타닥타닥 시간을 쪼개가며 적어 내려 간 한 장의 이야기, 그리고 어린 시절의 아픔이 결국 사랑으로 남게 되었음을 깨달았던 순간까지. 그의 수많은 시간이 담긴 짧고 긴 글들을 보며 부러움을 느끼기도 했고 잠깐의 사랑을 느끼기도 했고, 공감하며 위로를 받기도 했다.





"내가 보는 시선이 당신의 이야기와 닮은 점이 있다면, 당신을 슬쩍 웃게 할 즐거움이 있다면, 우린 같은 시간을 공유하며 마주해 수다를 떤 거다.
그리고 나는 그 수다에 참여하고 싶다."

책의 처음과 마지막에 적혀있던 이 한마디를 읽으며 나는 그의 글을 통해 장재인이란 사람에게 한걸음 더 다가갔음을 느꼈다. 비록 그는 내 이야기를 모르는, 일방적인 나의 한걸음이지만 말이다.


바싹 익은 햇살 냄새가 나던 날 이 책을 처음 폈고, 초여름답지 않게 싸늘한 바람이 부는 오늘, 중간부를 다시 붙잡고 책을 완독 했다. 조용히, 하지만 열심히 세상을 유영하는 그의 시선을 따라가며 흐릿했던 내 시선을 조금 고쳐본다. 꼭 '멋지고 알찬 하루’라는 타이틀을 따내지 못한 날이라도 오늘 치의 햇살을 받아냈다면 오늘의 일을 해낸 것이라 나를 위로하기로, 무조건적인 정답을 찾기보단 뭉근하게 내 자리에서 내 시선을 지키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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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재밌는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아 - 우리는 일요일마다 그림을 그리는 것뿐인데
아방(신혜원) 지음 / 상상출판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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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런 스윗하고 앙큼상큼한 멋진 언니는 대체 어디서 나타난 거야?" <꼭 재밌는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아>를 읽으면서 몇 번이고 생각했다.


택배가 도착하고, 뽁뽁이 봉투를 뜯어 이 책을 처음 마주하자마자 핳ㅎ-하고 웃어버렸다. 표지 한가득 들어찬 잔망스러운 그림이라니. 실없이 웃음이 나왔다. 왠지 어디선가 본 듯한 그림체에 조금의 친밀감을 느끼며 '아방’이라는 작가님의 이름을 머리 깊숙이 집어넣었다. 그의 그림이 어디선가 본 듯한 그림이 아닌 자주 보는 그림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서.

그림 쪽은 적극적으로 기웃기웃하지 않았던 내가 '이 그림 어디선가 본 것. 같다’고 느낀다는 건 그 그림이 은근 유명하다는 뜻이 될 거다. 그리고 뒤늦게 찾아본 작가님의 인스타엔 이미 많은 팬들이 줄을 서있었고, 또 이번에도 나만 몰랐다. 이렇게 매력적인 작가님 다들 알고 있었는데 나만 몰랐지…




<꼭 재밌는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아>에는 책의 저자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아방님이 매주 일요일에 모여 함께 그림을 그리는 그림 클래스 '아방이와 얼굴들’을 운영하며 있었던 크고 작은 행복했던 에피소드들과 '정석’이라는 단어와는 조금 거리가 있는 특별한 그림을 그려나가는 아방님의 '그림을 그린다’는 행위에 대한 생각, 그가 처음 경력을 쌓기 시작한 시절의 서툴렀던 모습까지 담겨 있어 다양한 각도에서 '아방’이라는 작가를 바라볼 수 있는 책이다.




아방님의 그림을 보면 가장 먼저 '톡톡 튄다’는 단어가 떠오른다. 모범 답안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는 입시 미술이나 진지하게 그려나가는 실사화와는 거리가 있지만 누가 봐도 "이건 내 그림이다!"하고 외치는 것처럼 개성이 뿜어져 나오는 이 그림을 보며, 책을 읽기 전 잠깐 '이걸 그린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상상해보았다.


왠지 쿨할 것 같고, 인생을 재밌게 바라볼 것 같고, 고명도를 가진 사람일 것 같아


나의 상상은 어느 정도 들어맞았다. 수강생들에게 작은 재미를 선물하기 위해 무작정 발품을 팔아서라도 함께 그림을 그릴 술집을 찾아내는 모습, 틈틈이 새로운 걸 배우면서 자신의 그림 클래스에 들어와 질문을 늘어놓는 왕초보들의 마음을 이해해나가고 반성하는 모습, 이젠 나이가 들어 겁이 많아졌다면서도 다시 사람들 앞에 서는 모습, 사람의 이름을 잘 외운다며 깜짝 놀랄 만큼 스윗하게 이전 클래스 멤버의 이름을 되새기는 모습. 모두 하나하나 넘치게 멋있었다. 특히 "달리 이룬 것도 없으면서 늘 주인공"으로 살았다던 때의 이야기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생생한 색채를 간직한 채 나의 마음에 안착했다.




사실 나는 그림 그리는 걸 무서워한다. 멍하니 두서없는 단어를 적어 내려 가는 낙서는 해도 그림을 그리는 일은 거의 없고, 1년에 그림을 몇 번이나 그리는지 한 손으로 셀 수 있을 만큼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 왜냐면 나는 그림을 못 그리기 때문이다. 누가 봐도 멋있는 그림이 아니고 남들은 몇 분이면 그릴걸 몇십 분을 잡고 끙끙댄다. 색도 못 고르고… 결론적으로 어디 내놓기에 너무도 창피해서 그리지 않는달까. 잘 그려야만, 용기가 있어야만 취미 활동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란 사실을 알고 있지만 이상하게도 용기가 안 났다. 어디 전시할 것도 아니면서.


근데 <꼭 재밌는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아>를 읽으면서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어디 가서 연습장이나 패드를 쭉 펴고 그림을 그려도 사람들은 생각보다 나한테 관심이 없다는 것, 내가 그림을 못 그린다고 욕할 사람은 없다는 것, 꼭 누군가 정해둔 잘 그린 그림의 기준을 따라갈 필요는 없다는 것, 그리고 취미활동까지 없는 용기를 쭉쭉 짜내며 부담스럽게 할 필요는 없다는 것. 어느 정도 알고 있으면서도 "맞아 그렇지~"하고 쿨하게 받아들일 수 없었던 사실들을 반 정도는 마음속에 집어넣는 데 성공했다.


물론 지금 글도 제대로 못쓰고 주변 정리도 못하고 있는 게으른 내가 갑자기 일요일마다 그림 한 장을 슥슥 그려내는 건… 솔직히 지키지 못할 약속이란 걸 안다. 하지만 일주일에 한 번은 아니더라도, 꼭 그림이 아니더라도 아주 천천히 하고 싶은 것들을 쌓아 가다 보면 어느 날 갑자기 새로운 파도를 탈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본다.


<꼭 재밌는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아>라는 책 속에 담긴 대놓고 다정하기도 하고, 용감하기도 하고, 사려 깊기도 하고, 무던하기도 한 아방 작가님의 말들에 흠뻑 반해버린 나. 아마 얼마간은 이 작가님의 그림들을 보며 헤실헤실 웃게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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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화가들 - 살면서 한 번은 꼭 들어야 할 아주 특별한 미술 수업
정우철 지음 / 나무의철학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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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형태의 문화와 예술을, 다양한 사람들의 인생을 느끼며 살아가자고 다짐했지만 내가 즐기는 주로 즐기는 문화는 여전히 영화와 간간히 읽는 문학 작품들뿐이다. 어릴 때부터 화가들과 그들이 그려내는 그림들을 동경했지만, 그저 동경했을 뿐 거리를 좁혀가는 건 엄두도 내지 못했다.


왜냐하면, 일단 나는 미술을 못했다. 난 흔히 말하는 똥손 그 자체였고 그래서인지 평가받는 게 무서워 나중엔 미술 시간 자체를 기피하게 되었다. 그 당시 미술 선생님이 굉장히 아이들을 차별하는 분이어서 더 그랬던 것 같기도…? 아무튼 꼭 내가 잘 그려야만 미술을 즐길 수 있는 건 아닌데, 사춘기의 나는 ‘미술은 나랑 안 맞아’라고 단언해버렸다. 그리는 걸 포기하면서 보는 것도 포기해버렸고, 그 후로 미술을 즐긴다는 건 왠지 어려운 일이 되었다.


영화관에 가는 건 쉬운데 미술관에 가는 건 어렵다. 미술관에 가려면 미술에 대해 잘 알아야 할 것. 같고 보는 눈이 있어야 할 것. 같고, 근데 그럼에도 어색해서 도슨트 투어 같은 건 신청하지도 못했다. 그렇게 왕왕 쫄보인 상태로 미술과의 거리를 매일 벌려가던 나에게 새로운 기회가 생겼다. <내가 사랑한 화가들>이라는 책을 만나면서 말이다.


<내가 사랑한 화가들>은 도슨트계의 유명한 스토리텔러, 정우철 도슨트가 집필한 책으로, 그가 사랑한 화가 열한 명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마르크 샤갈, 앙리 마티스,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알폰스 무하, 프리디 칼로, 폴 고갱 등… 미술 교과서에서 한 번쯤은 만나본 이름들에 담긴 사랑, 열정, 슬픔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스쳐 지나갔던 그들의 그림을 다시 오래도록 쳐다봤다.


어릴 때 교과서에서, 시험지에선 발견하지 못했던 인물들의 표정이 조금씩 눈에 들어오는 순간, 작은 감동이 일었다. 아, 여기서 이 사람이 행복해하고 있구나. 슬퍼하고 있구나. 그래서 이런 그림을 그렸구나! 머리가 탁- 돌아가는 느낌이었다. 분명 이 책에 담긴 그림들을 어디선가 보긴 봤다. 교과서에서, 시험지에서, 지나가면서, 인터넷 어딘가에서. 그래서 누군가 그림을 보여주면 “아, 이거 어디서 보긴 봤어. 알긴 알아.”라고 답했는데 알긴 뭘 알아…? 난 정말 하나도 모르는 사람이었다.


정우철 도슨트는 “그림은 화가의 언어”라고 말한다. 나는 누군가가 자신의 슬픔을 기쁨을 사랑을 절망을 표현하는 온갖 언어들을 봐놓고도 그냥 대단하다고, 신기하다고만 말했을 뿐 그 이상의 것은 보지 못하고 있었다.  영화 뜯어보는 건 그렇게 좋아하면서 그림 안에 들어가 볼 생각은 왜 단 한 번도 해보지 못했는지 모르겠다. 오늘은 이왕 보는 그림, 앞으론 제대로 즐겨보기 위해 부끄러워말고 전문가들의 정보를 열심히 주워 들어보자 다짐해본다. 다음에 미술관에 가면.. 도슨트 투어를 꼭 신청해봐야지.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 묘한 기분이 들었다. 분명 내가. 스스로 글씨를 읽고 있는 중인데? 이상하게 누군가 나에게 글을 읽어주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사근하고 친근한 글 때문인지, 내가 책을 읽어나간다는 느낌보단 정말 친절한 안내를 받는다는 느낌이 더 컸다.

미술, 화가에 대한 이야기라고 해서 조금 어려울 수도 있겠다, 어색할 수도 있겠다. 걱정했는데, 걱정한 게 무색할 만큼 정말 재밌었다. 작품의 의미나 테크닉, 역사 같은 것을 냅다 해석해주는 책이었다면 눈이 빙빙 돌았을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사랑한 화가들>은 그림에 담긴 비하인드 스토리를 듣는듯한 느낌이 더 강해서 가까운 이와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듯 어렵지 않게 다가오는 책이었다.


위대한 화가이자 평범하고 꿋꿋한 사람이었던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스치듯 봐온 익숙하지만 먼 그림들 속에서 새로운 표정을 발견하고 싶다면 <내가 사랑한 화가들>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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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ETF 포트폴리오 - 게으르게 투자하고 확실하게 수익 내는
송민섭(수페TV) 지음 / 토네이도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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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자유와 돈을 공부하는 남자’라는 설명과 함께 운영되고 있는 경제경영 정보가 가득한 유튜브 ‘수페TV’의 주인, 송민섭 님의 책 <나의 첫 ETF 포트폴리오>. 받자마자 떠오른 질문은 단 한 가지였다. “ETF가 뭐야?”. 경제적 자유를 꿈꾸긴 커녕 경제관념도 아직 제대로 서지 못한 나에게 투자는 미지의 세계였다. 어찌어찌 입문서는 읽는 데 성공했는데 ETF는 또 무엇이란 말인가? 적립식 투자? 리밸런싱 전략? 좀 오버하자면 표지에 적혀있는 몇 단어를 보는 순간 눈앞이 흐려지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다른 이들이 요즘 관심 있는, 핫한 키워드라고 하니 이건 일단 눈에 담아보겠다는 열정으로 책을 폈다. 바로 직접 뛰어드는 건 아니더라도 일단 알면 좋잖아? 하는 마음으로.


투자의 귀재라 불리는 워런 버핏에게 누군가 ‘유서를 쓴다면 어떤 말을 쓰겠냐’고 물었을 때, 버핏은 “재산의 90%는 인덱스펀드(ETF)에 투자하라”라고 쓰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책의 저자는 이 말을 듣고 ETF에 투자를 시작했다고 한다. ETF는 Exchange Traded Fund의 약자로 자산운용사에서 운용하는 투자 상품 중 하나다. 책의 내용으로는 상장 지수에 따라 여러 가지 종목으로 구성된 인덱스펀드를 상장해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도록 만든 상품이라고 한다.


최근, 돈을 아무리 아끼고 모아도 미래를 대비하기엔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된 사람들이 투자에 뛰어들기 시작하며 ETF 투자 또한 상당히 늘어났다고 하는데, 이 좋은 거. 또 나만 몰랐다. 내가 뚝뚝 떨어져 가는 화폐 가치 앞에서 틱틱거리고 있을 동안 다른 이들은 이미 재빠르게 대비책을 구축하고 있었는데, 또 나만 몰랐지!


책의 내용은 쉬운듯하면서도 어렵고, 어려운듯하면서도 쉬운 것 같다. 나는 투자 쪽엔 완전 무지에 가까운 상태다 보니 평소에 많이 보지 못한 단어들에 흠칫 멈춰 서기도 했다. 하지만 특정 단어 앞뒤로 충분하게 배치된 설명들을 다시 읽다 보면, 완벽하게는 아니어도 반 이상은 알아들을 수 있다. 평소에 투자 쪽에 관심을 갖고 계시는 분들이라면 크게 어렵지 않을 것 같은데, 나의 경우는 조금 어색하고 어려웠던 건 사실이다. 대체 이런 시장을 읽는 눈은 어떻게 해야 가질 수 있는 건지, 신기할 다름이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하나하나 더듬으면서 읽어간 나 자신, 기특하다. 한번 더 읽으면 조금은 더 알아듣겠지.


<나의 첫 ETF 포트폴리오>는 투자를 거의 알지 못하는 독자여도 어느 정도 접근할 수 있을 만큼 친절한 책이었고, 직접 ETF에 뛰어들기 위해 고민하는 이들에겐 새로운 길잡이가 되어줄 만한 실용적인 책이었다.

ETF가 무엇인가부터 시작해 직접 투자와 ETF의 차이점, 왜 이 상품에 투자를 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상태로 뛰어들었다 된통 절망을 경험하게 된 이들에게까지 ETF를 추천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 등.. 기본적인 이야기들로 시작해 ETF 정보를 찾는 방법, 주목할만한 회사들, 그리고 대략적인 액수 제안과 함께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방법 같은 실용적인 이야기까지. 아, 그리고 부록에는 ETF 자산 규모 순위와 테마 ETF 정리표까지 함께 들어가 있다.


ETF 투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 한 권에 약간의 돈과 시간을 투자해보길 조심스레 추천해본다. 책 한 권에 투자한 금액보다 더 큰 지식을 얻을 수 있을 테니. ETF에 관심이 있다면 진정 이 책을 안 볼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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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탄의 도구들 (알라딘 단독 리커버) - 최고의 자리에 오른 사람들의 61가지 성공 비밀
팀 페리스 지음, 박선령.정지현 옮김 / 토네이도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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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땐 자기 계발 서적을 읽지 않았다. 모든 게 뜬구름 잡는 소리 같아서. 그리고 무엇보다 그땐 길이 복잡하지도 않았고, 항상 길을 알려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학교 선생님, 주변 사람들, 선배들 같은…

나는 어렸고 사람들은 당연히 그런 나를 보듬어주었다. 하지만 이젠 성인이 되었다. 그것도 20대 초반이 아닌 20대 후반. 빼도 박도 못하는 진짜 성인이 되었다. 여전히 내 주변엔 나보다 어른인 사람들이 있지만 눈치상 그들에게 도움을 청하는덴 한계가 있었다. 특히 게으름을 타파하는 법, 오늘 하루를 살아가는 법, 일 잘하는 법.. 같은걸 물어보기엔 나이를 헛먹은 사람 같고 바보 같아 보여 누구에게도 물어보지 못했다.


이젠 정말 사회에서 1인분을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긴 하는데, 어떻게 해야 정상적인 궤도에 접어들 수 있을지, 어떻게 해야 내가 원하는 일을 찾을 수 있을지, 나를 찾을 수 있을지 영 감이 오지 않았다. 그래서 그 대안으로 자기 계발서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때마침 토네이도 출판사를 만났고, 토네이도에서 발간하는 책들을 받아보며 꽤 많은 도움을 받았다. 너무 멀지 않은 곳에서 건네는 실제로 성공의 반열에 안정적으로 들어간 사람들의 경험담, 그리고 학교에서 배울 수 없었던 작은 습관들의 중요성까지 여러 책들을 읽으며 모두 되새길 수 있었다. 어디선가 들어봤는데? 싶지만 정확히 기억나진 않았던 몇 가지 계명을 주워 담으며 “오늘은 조금 더 어른이 되어야지!” 다짐해본다.


이번에 읽어본 책은 자기 계발서의 바이블로 불리는 <타이탄의 도구들>이다. 자기 계발서에 관심이 없는 나도 알정도로 아주 유명한 책이다. ‘이 책을 엮어낸 저자 팀 페리스는 이 시대 가장 혁신적인 아이콘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자신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방송(팀 페리스 쇼)에 3년간 출연시킨 ‘세상에서 가장 성공한 인물 200명’의 이야기를 모아 책을 집필했다.


<타이탄의 도구들>은 그의 집념과 호기심, 우수하고 현명한 이들의 작은 습관들로 완성된 커다란 창고다. 총 61가지의 비밀이 가득 들어있는 창고. 우리는 그 안에 들어가 맘에 드는 몇 가지를 챙겨 나오면 된다. 61가지를 다 챙길 필요는 없다. 그중에서 몇 가지만 챙겨도 충분하다.


‘타이탄’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족이다. 제우스가 세상을 통치하기 전에 존재했던 거대하고 막강한 신의 종족인데 이들은 거인족 중에서도 가장 우수하고 현명하며 지혜로웠다고 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타이탄이란 타이탄족들처럼 커다란 무리, 우리들 사이에서 특히 지혜롭다고 평가받으며 사회를 이끄는 사람을 의미한다.


<타이탄의 도구들>은 타이탄들을 성공으로 이끈 작은 차이들에 대해 기록한 책이다. 책은 CEO, 창업가, 석학, 협상가, 작가, 언론인, 전문직 종사자 등등 분야를 막론하고, 성공을 거머쥔 사람들의 생활 습관, 건강한 나를 쌓아가는 방법을 소개한다.

 

몇 자기 계발서와 <타이탄의 도구들>을 읽으면서 생각한 건데 역시, 성공한 사람들은 뭔가 다르긴 하다. 사소해보이지만 게으른 내가 직접 해본결과, 이것들을 지키기엔 은근히 어렵다. 한 챕터를 통째로 외워버리려 해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나는 오늘도 나만의 루틴, 아침의 중요성, 완벽한 하루를 시작하는 방법 등… 멋진 습관들을 눈이 빠져라 읽고 휴대폰을 들어 몇 장의 사진을 남기고, 손바닥만 한 메모장에 옮겨 적기도 하며 “내일부턴 달라진다 ㅋㅋ 진짜 ㅋㅋ” 자신만만하게 외친다. 그리고 책을 덮은 순간, 나는 또다시 내가 된다. 하지만 한 번이라도 실천해봤으면 됐다-하고 나를 위로하며 새로운 책을 집어 든다.


나는 철저한 계획형 인간이다. 근데 거기에 살짝 충동성과 이상한 관대함을 곁들인, 사실 계획형보다는 상황을 내 맘대로 만지고 바꾸는 제멋대로 통제형 인간이다. 계획은 철저하게 세우지만 결국엔 “아, 애초에 너무 무리했다 ㅋㅋㅋㅎㅋ 오늘의 나를 위해 일단 미루자.”하며 상황을 바꾸고 계획한 것들을 뒤로 미뤄버리는 나. 이런 제멋대로에 물러 터진 나에겐 잦은 자극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질투심이나 경외심 이런 것들.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조금씩 다른 다양한 자기 계발서를 접하며 오늘도 새로운 질투심과 경외심을 느껴본다.


<타이탄의 도구들>을 보며 담아둔 3가지 조언들

‘매일 허접하게라도 두 장씩 써라.’

‘성공하고 싶다면 절대로 숨어 있지 마라. 사람들이 당신을 찾을 수 있는 장소에 항상 있어라. 그곳에서 구명정이 몇 척 없는 사람들과 항해를 시작하라.’

‘오직 당신에게만 편안함, 여유로움, 행복, 영감을 제공하는 영화와 음악을 찾아내 보라. 분명 그것들도 당신을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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