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에는 코코아를 마블 카페 이야기
아오야마 미치코 지음, 권남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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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면 봄마다 찾아 읽을 재미있는 소설을 읽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확실히 깨달은 점이 있다. 인물 간 연결고리를 좋아한다는 점이다. "역시 난 이런 소설을 좋아해. 너무 좋아!" 마음속으로 몇 번이나 외쳤다. 소설은 마블 카페에서 일하는 와타루의 시점에서 시작된다. 와타루는 매주 목요일 3시를 기다린다. 그가 좋아하는 '코코아 씨'가 오는 때이기 때문이다. 네가 오후 네 시에 온다면 나는 세 시부터 행복해질 거라는 말처럼 와타루 역시 행복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코코아 씨의 등장. 나도 너무 궁금했다. 코코아 씨가 앉던 자리에 다른 사람이 앉아 있는 걸 보고 언제 일어나나 조마조마 해하는 와타루가 풋풋하게 느껴졌다. 손님이 나가자마자, "비었습니다. 늘 앉으시던 자리 말입니다. 좋아하는 자리에 앉는 것만으로 힘이 날 때가 있잖아요."라며 코코아 씨에게 말을 건네다니. 와타루의 이런 마음을 코코아 씨가 아는지 모르는지 독자 마음을 들었다 놨다아 해~


와타루를 비추던 핀 조명은 어느덧 다음 인물로 옮겨갔다. 두 번째 단편의 주인공은 아사미. 광고 회사 직원이자 유치원에 다니는 아들을 둔 엄마이다. 집안일에 서툰 아사미가 아들을 위해 열심히 도시락을 싸는 모습이 애처롭게 느껴졌다. 가장이나 엄마로서의 입지에 불안함을 느껴 다급한 마음으로 계란을 말아보지만 잘되지 않는다. 남편에게 도움을 받아 계란말이를 무사히 완성하게 된다.


"잘했어. 멋진 엄마야, 전혀 못난 엄마 아냐. 그렇게 성실하고 순수한 아사미가 좋아."(39쪽)


남편의 칭찬이 아사미에게 날아들었고 불안했던 하루를 안도감으로 바꿀 수 있게 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저런 따뜻한 말이 아닐까 생각하며 나 역시 따뜻해졌다. 아사미 다음으로 핀 조명을 받을 주인공은 이미 나왔다. 이 사람과 이렇게 또 연결되었구나! 하며 읽어나갔다. 이처럼 소설은 A에서 B로, 또 C로 넘어간다.(처음부터 관계도를 그리면서 읽었다!) 다음 편의 주인공은 누구일지 기대하게 된다.


우리의 삶 역시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다.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는 누구라도 한 명 연결될 수밖에 없다. 내가 주인공인 삶을 잠깐 내려놓고 주변을 둘러보면 또 다른 주인공들이 보인다. 그런 점에서 나는 주인공이기도 하고 엑스트라이기도 하다. 서로가 잘 되기를 바라는 따뜻한 마음이 중요한 것 같다. 따뜻함 하나가 다른 사람에게 가서 두 개가 되고 세 개가 되면 좋겠다.


생각해 보면 많건 적건 누구나가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일지도 모른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는 누군가의 인생에 한자리 잡고 있다.(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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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갈증 트리플 13
최미래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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쨍한 빛깔의 청록의 원피스에 연두색 긴 양말을 신고 피아노 대회에 나섰던 꿈을 말하면서 ‘윤조’가 떠오른다고 하는 ‘나’. ‘나’가 들려주는 윤조의 이야기에 빠졌다. ‘네가 나를 헷갈려 해도 내가 윤조 너를 잊을 수야 없지. 인파가 넘치는 거리에서도, 나는 단박에 너를 발견하고 팔목을 붙잡을 자신이 있으니까. … 나는 너의 손톱을 깎아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어떠어떠한 사람‘에서 ’어떠한‘은 많을수록 좋지만 쉽게 가질 수 있는 건 아니지.(15쪽)’라고 한다. 손톱을 깎아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니. 손톱을 깎아주는 행위는 매우 친밀하고 위험하다. 타인이 나를 믿는다는 전제하에 시작할 수 있는 행위라 생각한다. 손을 내민 사람은 자신의 신체 일부를 타인에게 온전히 맡겨야 하기 때문이다. 손가락 사이에 준 힘을 빼고 상대방의 경쾌한 소리를 듣는 일이다. 이쯤되니 ‘나’에게 윤조는 어떤 의미일까 궁금했다.


나는 프롤로그가 끝나고 나서야 ‘나’와 윤조 사이를 알 수 있었다. 


‘나’는 「설탕으로 만든 사람」이라는 그림책을 읽을 때 단내가 나는 것처럼 네 손을 잡고 있으면 안심된다고 생각한다(60쪽). 툭하면 울어버리는 엄마와 방문을 닫고 들어가 버리는 언니 사이에서 얻을 수 없는 안심을 다른 사람에게서 얻고자 했다. 헤어진 연인인 명은 이것을 충족시켜줄 수 없었다. 203호 할머니가 말하는 산 역시 ‘나’에게는 충분하지 않았던 것 같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결핍된 부분을 욕망하기 마련인데, 우리 세 사람이 욕망하는 건 다르게 보면 다르지만 또 비슷하게 보면 비슷한 것도 같았다. 자기를 똑바로 바라볼 수 있는 힘도 사랑에 포함된다면.(97쪽)’이라고 하며 엄마와 언니, 자신에게 비어 있는 무언가를 생각한다. 다만 그 생각의 끝에는 계속해서 물을 마시는 ‘나’가 있을 뿐이었다.


‘나’의 가족은 진짜 자기 이야기를 제대로 할 수 없으니까(103쪽), 진짜 하고 싶은 말은 삼킨 채 겉돌기만 하는 게 아닐까 싶다. 사람들 사이를 접착제처럼 착 붙이고 분위기를 좋게 바꾸는 윤조가 나타나게 되면서 집안의 흐름이 달라진다. ‘나’는 이 모든 상황이 당황스럽다. 공원에서 연을 날리는 사람을 보면서 ‘실패를 잡으려면 제대로 잡아야 할 텐데(123쪽)’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 실패라는 단어가 중의적이라고 생각한다. 소설에 나온 것처럼 연의 실감개일수도 있고 어쩌지 못하는 현실에 실패(失敗)한 것이라 말하는 걸 수도 있다.


‘나’가 어떻게 할지 궁금해서 계속 읽게 만든다. 뒤집어엎었다던 이 소설을 계속하는 마음으로 세상에 내준 최미래 작가님께 감사하다. 소설에 몇 차례 등장한 「설탕으로 만든 사람(아니카 에스테를/비룡소)」은 실재하는 그림책으로 한 번쯤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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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브로콜리 싱싱한가요? - 본격 식재료 에세이
이용재 지음 / 푸른숲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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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저자 피셜 '요리책으로 공부하기 전에 읽어보면 좋을 책(p.11)'이라고 한다. 나는 벌써 몇 년째 요리 초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어쩌면 앞으로도 요리 초보일 듯하다. 과연 요리 마스터라는 길이 있을까? 아무래도 나에게는 남의 얘기 같은 설레는(?) 길이다. 이제야 시금치를 능숙하게 무치고 어묵볶음 정도를 한다. 잡채같이 도전을 필요로 하는 요리를 잘 하고 싶지만 닿을 수 없는 마스터의 길에서 이 책이 반가웠다. 요리를 잘 할 수 있는 꿀팁이나 식재료를 다루는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을 않을까 싶었기 때문이다.

음식과 요리에서 기초란 언제든 언제나 그리고 영원히 중요하다. 조리에 막 관심을 가져보려는 이들에게는 꼭 필요한 지식을 제공할 것이며, 익숙한 이들에게는 새로운 요령을 보충해 줄 것이다.(p.11)


목차를 살펴보면 1장 향신료와 필수 요소부터 채소, 육류와 해산물, 과일, 달걀과 유제품류, 곡물을 지나 7장 알아두면 좋을 식재료 이야기까지 폭넓은 식재료 이야기로 가득하다.

몇 가지 인상 깊었던 부분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필수 요소 중 '얼음' 부분을 읽다 보면 비빔면을 먹기 위해 얼음을 준비하고 그릇을 차갑게 만드는 과정에 대해 이야기한 내용이 나온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와----!'하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비빔면 하나에 이렇게 손이 많이 간다고? 저자 역시 '흔하고 간단한 비빔면 하나 끓여 먹는데 시원하게 먹으려니 손이 조금 더 간다. 전제의 과정을 머릿속에 미리 넣으려니 생각도 많아진다.(p.47)'라고 했다. 그런데 이 과정을 가리키는 전문 용어가 있다고 한다. 그건 바로 '미장 플라스(Mise en place)'. 프랑스어로 '모든 것을 제자리에 둔다'는 의미라고 한다. 주방에서는 '밑준비'를 의미한다고 한다. 간단하게만 보이는 요리도 맛있게, 제대로 먹으려면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다음으로 인상 깊었던 부분은 흥분을 자아냈던 '양파' 부분이다. 유튜브로 백종원 선생님의 카레 만드는 방법을 찾아보면 '캐러멜라이징(Caramelizing)'이 나온다. 처음에는 저게 대처 뭘까 싶었는데, 한 번 해보고 맛 들였다. 이 책에서는 '양파의 폭발하는 단맛'이라고 표현했다. 이 말이 딱이다. 폭발하는 단맛. 얼마 전에 동생들과 타코를 먹으러 갔는데 고기와 새우 아래 양파가 놓여있었다. 색깔은 이미 진갈색. 이건 그냥 맛있지. 토르티야에 고기와 새우를 넣고 양파까지 야무지게 얹어서 소스에 푹 찍어 먹었다. 아, 이 글을 쓰는 와중에도 침이 고인다.

'계란' 부분도 흥미로웠다. 영국의 셰프 마르코 피에르 화이트는 "요리사의 실력을 시험해 보려면 달걀을 줘봐라"라고 말한 바 있다(p.257)고 한다. 결혼해서 뭐가 좋냐는 질문에 "달걀 한 판을 사서 버리지 않고 같이 먹을 수 있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정말 그렇다. 달걀을 10알 사는 것보다 30알 사는 게 경제적으로 이득이다. 하지만 혼자 살 때는 30알을 사면 꼭 절반은 못 먹고 두고 두다가 오래돼서 버리곤 했다. 그게 그렇게 아까울 수가 없다. 그래서 결혼하면 달걀 한 판을 사서 버리지 않고 남편과 같이 다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늘 했다. 그 생각 덕분일까? 우리 집에는 달걀이 떨어지지 않는다. 계란 값이 천정부지도 치솟는 와중에도(어제 마트에서 보고 왔는데 7980원이었다. 그나마 가격이 내려갔다고 해야 하려나.) 우리 집에는 계란이 있다. 한 번에 네 알씩 계란말이를 만들면 딱 좋다. 맛소금 반 스푼 정도 넣고 계란을 휘휘 저어서 팬에 조금씩 붓는다. 처음은 아주 얇게. 계란을 두 번 말고 남은 자리에 계란물을 붓는다. 이 과정을 몇 번 하면 계란말이 완성. 어제도 만들어 먹었다.

이렇게 맛있는 음식 이야기라니 읽지 않을 수가 없다. 너무 재밌고 맛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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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이유를 찾아 살아간다
아사이 료 지음, 곽세라 옮김 / 비에이블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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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섞이고 안 섞이고의 문제가 아니야. 그 둘은 부딪친단다. 우리는 바다 인간들과 만나면 충돌하게끔 돼 있어."

"사이좋게 지내면 좋을 텐데."

"만나면 안 돼!"

- 프롤로그 중


이 소설은 #나선프로젝트 라는 기획에서 탄생한 소설로, 일본의 '헤이세이 시대(1989~2019년)'만이 갖는 대립을 이용해 집필한 소설이라고 한다. 젊은 층의 절대적인 호응과 지지를 얻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로 치면 MZ세대가 될 터, 일본의 MZ는 우리와 어떤 점이 비슷하고 다를지 궁금해진다.


이야기는 처음은 유리코(22세, 3년 차 간호사)로부터 시작된다. 어디로 실려가는지도 모를 정도로 무기력한 출근길, 유리코는 '그저 시간표 위를 걷기만 하면 되던' 고등학교 시절을 떠올린다. (어디선가 케이시의 그때가 좋았지~ 노래가 들리는 듯하다.) 유리코는 '일은 그냥 일'이라는 듯 무덤덤하고 무감각하게 환자를 대한다. 평일 근무에 야간 근무까지 버텨내려면 상냥하기란 벅찬 일이다.


유리코의 남동생 쇼타는 초등학교 4학년으로, 친구의 전학을 앞두고 속상해한다. 감정을 다 잃은 듯한 유리코는 밥도 먹지 않는 남동생을 보며 친구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그러다 병원에 입원한 친구 도모야를 매일같이 찾아오는 면회객 유스케를 떠올린다. 유리코는 속상해하는 동생이 위로받길 바라는 마음에 유스케에게 데려간다. 유스케는 쇼타에게 '오늘이 뭔가 달라지기 하루 전날이라고 생각'해보자고 한다. 내일은 반드시 친한 친구를 만날 거라며 쇼타를 다독여준다.


여기까지 읽었을 땐 그저 소중한 친구에 관한 이야기겠구나 싶었다. 그렇게 다음 페이지로 넘어갔다. 그 페이지엔 새로운 인물이 나왔다. 초등학교 4학년 때 홋카이도로 전학 온 가즈히로. 그의 시선에서 도모야와 유스케를 바라본다. 그때 그 시절 유스케는 거침없다. 뛰어난 운동신경과 언변술로 반 아이들을 주도한다. 반 아이들은 홀린 듯 유스케의 말에 따른다. 그에 반해 도모야는 튀는 구석도 없고 모범생같이 단정하다. 가즈히로는 정반대인 두 사람과 친해지게 된다. 학년이 올라가면서 유스케는 점점 자기주장이 강해졌고 가즈히로는 그런 그에게 불편함을 느낀다.


자신을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떠나 홋카이도로 대학을 오게 된 요시키의 입장에서 본 도모야와 유스케도 흥미로웠다. 초등학생인 가즈히로의 시선으로 볼 때는 뭔지 모를 불편함이 느껴지지만 그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는 않아도 넘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대학생인 요시키의 시선으로 볼 때는 독자들에게 불편함을 직면시킨다. 유스케의 대학 친구들은 "그냥 피에로잖아"라거나 "유치하다"라고 하며 타인에게 인정받기 위한 피상적인 행동을 비난한다. 유스케는 수박 겉핥기 식으로 적당히 넘어갈 수 있었던 자신의 어린 날을 떠올린다.



'너, 중학교 때 책 별로 좋아하지도 않았잖아.'

'아나키스트가 어쩌고저쩌고하지만 실은 흥미 없었잖아.'

'주목을 끌려면 이래야겠다고 생각했을 뿐이었겠지.'


침이다. 비가 오는 게 아니었다. 손등에 떨어지고 있었던 건 유스케의 침이었다. 요시키는 유스케를 바라본다. 부릅뜬 눈, 침 튀기는 입, 혈색 도는 피부, 커다란 귀. 유스케는 도대체 몇 번이나 이런 모습으로 살아온 것일까.

(p. 243, 246-247 그냥 관심받고 싶은 건데요?Ⅱ 중)



이제야 친구들이 멀어진 이유를 깨닫게 된 요시키. 그는 살아가는 의미, 살아 있는 이유를 생각해 본다. 곧잘 내뱉었던 자신 있던 말들이 사실은 진심이 아니었을까, 잘 보이고 싶어서 던진 허세로운 말이었을까. 또 다른 등장인물인 메구미 역시 자신이 살아가는 의미를 생각해 본다. 메구미의 솔직한 고백을 보며 약간 감동받기도 했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 성벽을 쌓고 그 안에 숨었던 어린아이가 자신의 진심을 꺼내 전하는 순간, 상처를 딛고 성벽 밖으로 나올 준비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이 굴러왔을 때 도움의 손길을 내밀 것. 언제 굴러올지도 모르고, 아직 굴러오지도 않은 공을 향해 억지로 손을 내밀지 않을 것. 존재 가치를 보여줄 수 없고, 사랑받지 못해도, 스스로를 부정하지 않을 것. 이렇게 결정하고부터 메구미의 다크서클은 조금씩 옅어져갔다.

(p. 271 그냥 관심받고 싶은 건데요?Ⅱ 중)


한편 친구의 군 입대 소식에 자신도 자위대에 들어가겠다며 주목을 끄는 유스케를 보며 '저 친구를 어쩌면 좋아'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유스케는 아직 자라지 못한 아이로 남아있는 것 같다.


소설은 타인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적절히 해소되지 못한 어른이 되어버린 유스케를 통해 우리의 모습을 반추하도록 하는 같다. 요즘처럼 자존감, 탄력성이 화두가 되는 사회에 우리는 진정한 '' 되고 싶을까?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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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는 맛 - 먹고 사는 일에 누구보다 진심인 작가들의 일상 속 음식 이야기 요즘 사는 맛 1
김겨울 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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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는 맛'에는 먹고 사는 일에 누구보다 진심인 작가님들의 먹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토마토-치즈-요거트-딸기로 이어지는 접시 안 행복을 이야기하는 김겨울, 요리보다 설거지를 더 좋아하는 바나나 러버 김현민, 마구 자라난 감정을 다독여준 음식에 대해 이야기하는 김혼비, 맛있는 음식에 담긴 다른 이와의 추억을 말하는 디에디트 에디터 M, H, B. 음식에 대한 애정의 흐름이 담긴 박서련, 입이 터져(?) 살이 찌고 있다는 박정민, 식구(食口)와 맞춰가는 손현, 지구를 염려하며 음식을 나눈 요조, 자신을 위한 한 끼에 진심인 임진아, 아빠와 밤식빵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 천선란, 볶음밥에 얽힌 이야기 들려준 최민석, 야밤에 김치찌개 당기게 하는 핫펠트.


먹는 것에 진심인 작가님들의 모습에 덩달아 몰입이 됐다. 같은 공간, 같은 식탁에서 마주 보고 앉아 음식을 나눠 먹은 기분이다. 피식 웃음이 새어 나온다. 이렇게 맛있는 글이라면 몇 번을 읽어도 맛있을 거라 생각했다.


나이를 한 살 더 먹게 되면서 '건강하라'라는 말을 참 많이 들었다. 처음에는 분명 아무 말이나 하고 있었는데 모든 화제의 마지막에는 '늘 건강하라'라는 말이 나온다. 누군가 뱃머리를 잡고 건강으로 도착하게끔 만들어놓은 것처럼 말이다. 안부 인사의 끄트머리에 딸려온 별책부록 같은 거라고 생각하고 나 역시 가볍게 건강하라고 하면 된다. 하지만 어쩐지 그러기 쉽지 않다. 그 이유는 아마도 건강하라는 말 뒤에 붙는 살 빼라는 말 때문이 아닐까 싶다.


살, 살, 살.

살라미? 살구? 살몬?


아휴 어째 먹는 것만 생각이 나는지 모르겠다. 다이어트라는 말에 스트레스 받으면서도 그 말을 들음과 동시에 뭘 먹으며 살을 뺄지 생각하며 행복해한다. 남편은 늦은 퇴근에 늦은 저녁을 먹는 나를 위해 건강한 다이어트 식단을 준비해 준다. 삶은 달걀, 참치, 옥수수 콘, 견과류, 치즈, 호밀빵, 양파, 새우, 닭 가슴살, 파프리카, 오이, 연어, …. 심지어 소스는 올리브오일에 레몬과 꿀, 소금, 후추를 살짝 넣어 만든다. 이렇게 정성스러운 샐러드는 본 적이 없다. 요즘엔 그리스식 샐러드에 빠져서 유튭을 엄청 본다. 샐러드에 진심인 남편 덕분에 샐러드에 맛 들이게 되었다. 

샐러드에 진심인 남편 덕분에 신선한 채소와 제철 과일에 입맛을 들여가고 있지만, 원래 나는 달콤한 걸 제일 좋아한다. 커피 못 마시던 시절에는 프라푸치노와 스무디, 아이스크림을, 카페 모카에 빠져 커피를 마시게 된 이후로는 모카 프라푸치노와 돌체 라테를 놓지 못했다. '달달한 게 최고야! 짜릿해!'를 외치며 친구랑 먹었던 케이크도 잊을 수 없다. 나에게 샐러드는 건강과 안정이고 달달이들은 기쁨과 슬픔이다. 샐러드 너무 좋지만 달달이들도 먹어야지. 나의 행복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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