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브로콜리 싱싱한가요? - 본격 식재료 에세이
이용재 지음 / 푸른숲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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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저자 피셜 '요리책으로 공부하기 전에 읽어보면 좋을 책(p.11)'이라고 한다. 나는 벌써 몇 년째 요리 초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어쩌면 앞으로도 요리 초보일 듯하다. 과연 요리 마스터라는 길이 있을까? 아무래도 나에게는 남의 얘기 같은 설레는(?) 길이다. 이제야 시금치를 능숙하게 무치고 어묵볶음 정도를 한다. 잡채같이 도전을 필요로 하는 요리를 잘 하고 싶지만 닿을 수 없는 마스터의 길에서 이 책이 반가웠다. 요리를 잘 할 수 있는 꿀팁이나 식재료를 다루는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을 않을까 싶었기 때문이다.

음식과 요리에서 기초란 언제든 언제나 그리고 영원히 중요하다. 조리에 막 관심을 가져보려는 이들에게는 꼭 필요한 지식을 제공할 것이며, 익숙한 이들에게는 새로운 요령을 보충해 줄 것이다.(p.11)


목차를 살펴보면 1장 향신료와 필수 요소부터 채소, 육류와 해산물, 과일, 달걀과 유제품류, 곡물을 지나 7장 알아두면 좋을 식재료 이야기까지 폭넓은 식재료 이야기로 가득하다.

몇 가지 인상 깊었던 부분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필수 요소 중 '얼음' 부분을 읽다 보면 비빔면을 먹기 위해 얼음을 준비하고 그릇을 차갑게 만드는 과정에 대해 이야기한 내용이 나온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와----!'하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비빔면 하나에 이렇게 손이 많이 간다고? 저자 역시 '흔하고 간단한 비빔면 하나 끓여 먹는데 시원하게 먹으려니 손이 조금 더 간다. 전제의 과정을 머릿속에 미리 넣으려니 생각도 많아진다.(p.47)'라고 했다. 그런데 이 과정을 가리키는 전문 용어가 있다고 한다. 그건 바로 '미장 플라스(Mise en place)'. 프랑스어로 '모든 것을 제자리에 둔다'는 의미라고 한다. 주방에서는 '밑준비'를 의미한다고 한다. 간단하게만 보이는 요리도 맛있게, 제대로 먹으려면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다음으로 인상 깊었던 부분은 흥분을 자아냈던 '양파' 부분이다. 유튜브로 백종원 선생님의 카레 만드는 방법을 찾아보면 '캐러멜라이징(Caramelizing)'이 나온다. 처음에는 저게 대처 뭘까 싶었는데, 한 번 해보고 맛 들였다. 이 책에서는 '양파의 폭발하는 단맛'이라고 표현했다. 이 말이 딱이다. 폭발하는 단맛. 얼마 전에 동생들과 타코를 먹으러 갔는데 고기와 새우 아래 양파가 놓여있었다. 색깔은 이미 진갈색. 이건 그냥 맛있지. 토르티야에 고기와 새우를 넣고 양파까지 야무지게 얹어서 소스에 푹 찍어 먹었다. 아, 이 글을 쓰는 와중에도 침이 고인다.

'계란' 부분도 흥미로웠다. 영국의 셰프 마르코 피에르 화이트는 "요리사의 실력을 시험해 보려면 달걀을 줘봐라"라고 말한 바 있다(p.257)고 한다. 결혼해서 뭐가 좋냐는 질문에 "달걀 한 판을 사서 버리지 않고 같이 먹을 수 있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정말 그렇다. 달걀을 10알 사는 것보다 30알 사는 게 경제적으로 이득이다. 하지만 혼자 살 때는 30알을 사면 꼭 절반은 못 먹고 두고 두다가 오래돼서 버리곤 했다. 그게 그렇게 아까울 수가 없다. 그래서 결혼하면 달걀 한 판을 사서 버리지 않고 남편과 같이 다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늘 했다. 그 생각 덕분일까? 우리 집에는 달걀이 떨어지지 않는다. 계란 값이 천정부지도 치솟는 와중에도(어제 마트에서 보고 왔는데 7980원이었다. 그나마 가격이 내려갔다고 해야 하려나.) 우리 집에는 계란이 있다. 한 번에 네 알씩 계란말이를 만들면 딱 좋다. 맛소금 반 스푼 정도 넣고 계란을 휘휘 저어서 팬에 조금씩 붓는다. 처음은 아주 얇게. 계란을 두 번 말고 남은 자리에 계란물을 붓는다. 이 과정을 몇 번 하면 계란말이 완성. 어제도 만들어 먹었다.

이렇게 맛있는 음식 이야기라니 읽지 않을 수가 없다. 너무 재밌고 맛있게 읽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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