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
줄리언 반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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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언 반스는 1946년 영국에서 태어나 다양한 작품으로 독자들에게 알려진 작가입니다. <떠난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는 혈액암으로 투병중인 작가가 자신의 끝을 예감하며 적은 자전적 소설입니다. 그는 소설과 에세이, 자서전의 장르를 넘나드는 하이브리드 작가로 불리기도 합니다. 이 책도 그런 작가의 스타일에 충실한 작품입니다. 작가는 "이게 내 마지막 책이 될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독자의 입장에서는 그 말이 실현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이 책은 나이듦과 죽음을 다양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스스로 있는 위대한 나'는 마르셀 프루스트와 잊힌 기억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마르셀이 집에 돌아와 발견한 "뻔하고 우연적이고 필멸적인 "일상의 분위기가 사리지고 "압도하는 기쁨"(p.29)과 함께 지신의 어떤 본질에 다가가게 된다는 작가의 시선은 <떠난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에서 독자들이 느낄 지점이기도 합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글쓰기 작법서 같습니다. 하지만 시종일관 냉소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특유의 문장들이 좀 웃기게 다가옵니다. 이런 식이지요. "나는 학부 과정을 망쳤다. 이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는 몰라도, 어쨌든 이렇게 말하니까 실제와는 달리 나에게 무슨 대단한 계획이라도 있었던 것처럼 들린다."(p.53)

20대의 친구였던 스티븐과 진, 그리고 작가. 셋의 인연은 시간을 흐른 후에 다시 이어지는데요. 세 사람의 관계를 풀어내는 방식에 실소를 금할 수 없습니다.줄리언 반스의 유머를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관리 가능'은 혈액안 진단과 코로나를 겪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나는 일기장으로 가서 나의 진단과 치료의 네번째이자 가장 완전한 기록을 확인한다. 자기도취 때문이라기보다는 기억( 그리고 기록) 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엄청나게 투입되는 '사실들'을 정신이 저장할 때 무엇이 잊히는지 보여주려는 것이다. "(p.99)

자신의 마지막을 쓰고 있는 작가는 무슨 생각을 할까요? 많은 작가들의 타계 소식을 들으며, 어떤 기분일지 상상해 봅니다. 작가는 이렇게쓰고 있습니다. "그냥 우주가 자기 일을 하는 것일 뿐이다."(p.220)
"기억이 있고, 그리고 죽음이 있고, 이것은 모든 기억을 지운다"(p.241)
이 책은 작가의 말처럼 죽음에 선택권을 넘겨주지 않으려는 삶의 태도라고 여겨집니다. 자신과 공식적인 마지막 대화임을 분명히 하면서, 지나간 기억들을 떠올리고, 우주가 할 일을 할 뿐이라는 담담함이 오히려 용감하게 느껴집니다. 책의 마지막 부분은 작가 자신이 쓴 독자들의 추도사같습니다.

"나는 '당신'이 그리울 것이다. 그게 무슨 의미이든, 그 구절의 단어는 죽음에 희애 약해지고 훼손된다. '~할 것'이라는 미래 시제는 의미가 없게 된다. 또는 없어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지금, 마지막에 와서, 나에게는 제시할 만한 웅장한 선언, 유명한 말이 없다."(p..261~262)

"그래도 오랜 세월 당신이 우리의 관계를 기쁘게 여겼기를 바란다. 나는 분명히 그랬다. 당신이 있어서 나는 즐거웠다. 정말도 당신이 없었다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니 당신 팔에 잠깐 손을 얹었다가- 아니, 당신은 계속 구경하고 있어라-나는 조용히 사라지겠다. 아니, 계속 구경하고 있어라."(p.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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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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