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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이 된 영웅은 없다
최해린 지음 / 슬로우리드 / 2026년 6월
평점 :
“그게 내 탓은 아니잖아”
회피력 만렙 인성 파탄 파파라치 출신 기자 강결은 정기자가 되기 위해 모두가 사랑하는 영웅 “사임당”의 뒤를 캔다. 만날 듯 만날 수 없는 영웅을 만나기 위해선 위험에 처해야 하는 법. 강결은 화재를 일으켜 사임당을 불러내고, 그를 기절시켜 집으로 끌고 간다. 집에 도착해 정신을 반쯤 차린 사임당은 “집에 갈래...”를 외치며 강결의 엄마와 강결을 다리에 매달고 하늘로 날아오른다!
취재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대상자 사임당, 얼떨결에 끌려온 알콜중독 엄마, 하필이면 공군기지로 추락한 사임당 덕에 마주친 군인과 함께하는 강결의 취재여행(?)
📖 그는 여전히 사임당을, 조건 없이 자신을 희생해 남을 구하게 되어 있는 사인당의 개념을 증오했다. 하지만 저것은, 지금 그의 앞에 서있는 여자는, 한 명의 사람이었다. 그리고 지금 그 사람이, 무조건 남을 도와야만 한다는 세뇌에서 벗어났음에도 한 번 더 타인을 돕겠다고 외치고 있었다. 남이 곧 자신이라고 하면서. 나는 나를, 너까지 확장할 수 있을까?
결의 예상과 달리 진심어린 마음으로 타인을 구하는 사임당, 자기파괴와 박애주의를 넘나드는 엄마의 모습을 보며 강결은 무언가를 깨닫는다. 과거 자신 때문에 죽은 사람이 자신의 탓이 아닌, 그 사람이 약해서 죽은거라고 달래온 자신이. 죄책감에 사로잡혀 이도저도 못하고 틀어져 버린 자신이 문제였다는 것을.
📖 나이가 들고 쇠잔하면 결국 끔찍한 괴물로 변하는 것이 자연의 섭리일지도 몰랐다. 적어도 그렇다고 여기는 인식의 틀은 쉽게 바뀌지 않을 듯싶었다. ~ 다만, 괴물로 변한들 그런 자신을 부정하지 않으면 괜탆지 않을까. 결은 자기 편견을 비틀어 교훈으로 둔갑해 본다. 337p
책에 나오는 대부분의 인물이 여성이다. 최근 여성 서사 소설이 다양해지는 와중에 사실 나는 약간의 의문이 하나 있다. 어째서 책 세권 중 하나는 동성애자가 나오는 지. 퀴어 소설이 아닌 일반소설이라고 동성애가 나오지 말아야하는 법은 없으나 ’체호프의 총‘과 반대되는, 굳이? 왜? 싶을 때가 있다. 이 책에서도 군인 설아가 여자를 좋아하는 자신에 대한 아버지의 비꼼에 의해 군인이 되었다고는 하는데 개인적으로 조금 억지가 아닌가 싶었다. 설아라는 캐릭터의 주된 특징은 “원리원칙“이고, 짧은 과거 회상 이후로 딱히 연결되는 포인트가 없는 것 같다. (제가 미처 인지하지 못한 회수 장면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나도 모르는 새 여성 소설에 동성애 캐릭터가 필수항목이 된걸까?
타인에 의해 변화되는 한 사람의 자아 성찰과 반성의 길이 잘 표현된 책이다. 두께는 있는 편이지만 흘러가는 사건이 꽤 흥미롭고, 인물의 성격이 다채로워 지루하지 않게 읽힌다. 아, 나는 나를 너까지 확장할 수 있느냐 물으신다면, 저는 자신이 없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노인이된영웅은없다 #슬로우리드 #최해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