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꾼 생각의 힘 - 성공하는 리더는 어떻게 변화를 이끄는가
이학영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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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고 넘치는 정보화시대다.

변화는 눈깜짝이라는 표현이 부족할 지경이며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걸 처리할 수 있을 정도로 초고속 사회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이끄는 리더들의 통찰과 지혜는 여전히 도전과 실패를 통한 자기발전에 기인한다.

<한국경제신문>의 논설고문인 저자가 자기계발 전문가와 명사들의 생각과 경험을 토대로 핵심만을 간추려 책을 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오늘날 사람들은 한 번의 실패조차 용납하지 못한다. 아니 버거워한다는 게 더 맞는 표현인 것 같다. 애초에 시도조차 하지 않으니 결국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세상은 변화의 연속인데 자신은 불변하면 세상 밖으로 밀려나게 된다.

한 번의 실패가 다시 일어설 수 없을 만큼 타격이 클 수도 있다. 시대가 어떤 기회도 줄 수 없는 시스템이 된 것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지난 어느 때라고 해서 낙관적이고 긍정적이었던 때가 있었던가.

지식과 기술의 진보가 리더들의 발상의 전환에 있음은 시대와 상관이 없다.

저자는 모두가 힘들다고만 말하는 중동을 세상에서 가장 건설하기 좋은 곳으로 만든 정주영 회장의 에피소드를 예로 들며 에너지를 뺏기보다 더하는 리더의 역량을 위시해 환경과 습관, 관점, 질문하는 힘 등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천재가 될 가능성을 높이고 싶다면 대도시나 대학교가 있는 곳, 즉 인재들이 모이는 곳으로 이사하라.”

다산 정약용이 자녀들에게 절대로 서울을 벗어나지 말라는 말을 괜히 한 것이 아니다.

천재도 기회를 잘 만나야 하고 변화의 물결을 항상 인지해야 한다. 물적, 인적 자원이 풍부한 곳에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습관 또한 마찬가지다. 꾸준함이 바탕이 되는 습관의 진짜 힘은 자제력을 키우는 데에 있다고 한다. 나쁜 습관을 새로운 좋은 습관으로 덮음으로써 충동을 통제하는 법을 배우고 쓸데없는 실수를 하지 않을 수 있다. 한 순간의 분노를 참지 못하고 내키는 대로 행동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밀레니얼들이 직업 선택의 기준으로 의미를 매우 중시한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묵묵히 지정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기보다 자신의 역량을 더 크게 키울 자리를 찾아 성과를 내고 싶어 하는 사람을 지금 시대가 원하는 인재라고 한다면 역시 새로운 관점으로 세상을 봐야하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4차혁명의 핵심은 기술적 혁명이 아니라 생각의 혁명이라는 인문학자 김경집 카톨릭대학 교수는 콘텐스트가 오늘날 모든 부가가치를 올린다고 역설한다.

BTS 의 세계관도 영화<인터스텔라>도 시대가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끝없는 탐구심과 생각의 힘에서 나왔다고 말이다. 정해진 답이 아니라 어떤 답이 나올지 알 수 없는 라는 질문의 힘이 원천이다.

진짜와 가짜를 선별하기도 힘든 정보화 시대에 깊이 있는 생각의 힘을 곱씹게 해준 책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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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습관입니까? - 무기력을 날려버린 엄마의 아작 습관
지수경 지음 / 바이북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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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살 버릇 여든 간다.’ 라는 말은 진리다.

그만큼 한 번 형성된 버릇, 습관, 성격을 바꾸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나쁜 습관 버리기보다 좋은 습관 하나 만드는 게 더 나은 방법이라는 걸 오래전에 깨달았지만 그것도 용의하지는 않다. 나쁘다거나 좋다거나 하는 것도 상대적인 것이다.

한창 주위에서 미라클 모닝을 할 때 혼자 미라클 애프터눈을 하면서 자괴감에 빠졌다.

별 계획 없이 무조건 일찍 일어나려니 몸도 마음도 힘이 들었다.

습관에 대한 책을 세권이나 쓴 저자가 목표보다 목적을 이야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누구나 다 하는, 해야 한다는 습관 말고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쉬운 습관을 먼저 만들기를 역설한다. 허점만 많아 보이는 자신의 인생을 단번에 바꿔줄 획기적이고 거창한 습관이 아닌 오늘 하루를 잘 보낼 수 있는 작은 습관 하나면 된다고 말이다.

오늘 하루가 내일이 되고 한 달이 되고 1년이 된다. 눈으로 잴 수 있는 결과가 아닌 과정을 즐기는 것으로 지속가능한 습관이 되고 인생을 좌우하는 습관이 될 수 있음을 누누이 강조한다.

물 두 잔에서 시작된 실행으로 더 큰 목표를 실현시킬 수도 있겠구나 하는 자기효능감을 언급하는 대목에서는 당장 팔굽혀 펴기 한번, 책장 한번 넘기게 만든다.

작은 성공이 큰 성공을 이룬다.’ 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나의 경우 기상과 함께 침상을 정리하는 오래된 습관이 있다.

방을 깨끗하고 정돈돼 보이게 만드는 것이 침대라고 생각한 뒤로 침상 하나만이라도 정리정돈 해보고자 했다. 한두 시간 뒤에 다시 눕더라도 낮잠을 자더라도 일어나면 무조건 정리를 하는 나 자신이 내심 자랑스럽다. 하지만 꾸준한 습관이 그것 하나뿐이라는 사실은 실망스럽기도 하다. 날씨가 안 좋아도 몸이 아파도 할 수 있는 대체습관과 본래 하던 습관 앞뒤로 다른 습관을 이어서 하는 연동습관이 필요하다는 저자의 말이 수긍이 간다.

작고 쉬운 습관 하나를 꾸준히 오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좋은 습관을 늘여가는 것도 중요한 것이다.

무기력한 본인의 모습을 따라하는 딸을 보고 변화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저자의 아작 습관은 딸의 성장과 함께 여전히 진행 중이다. 그것도 습관이냐고 쉽게 말하지만 어떤 행위를 반복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아주 작은 것부터시작하라는 이 한마디가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책의 전부이자 핵심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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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가지다
주연화 지음 / 학고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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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전시회를 꾸준히 다녔다.

그림은 물론이고 공예, 조각, 판화, 유물을 전시한 박물관도 열심히 관람했는데 어떤 안목이 있다기보다 그저 손으로 창조한 작품을 보면서 감탄하는 즐거움이 전부였다.

수십 년 전 초기 국제아트페어의 미술품의 가격은 그리 비싸지 않았다.

연차가 어느 정도 된 직장인의 월급으로 충분히 살 수 있는 미술품이 많았는데 나는 굳이 살 이유를 못 느꼈다. 전시회에 출품할 정도의 작품을 걸어두기에 내 방은 어울리지도 않고 투자가치품으로는 더더욱 생각할 수 없었다. 되돌아보고 후회하는 그림이 많은걸 보면 역시 안목은 중요하다.

문화예술경영대학의 교수인 저자도 미술을 아우르는 예술의 가치를 높이는데 안목을 중요한 요소로 꼽는다. 정확히 말하면 작가를 발굴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는 갤러리들의 안목과 애정을 말이다. 17세기 가치보증시스템이라는 살롱에서 낙선한 마티스와 세잔, 신예 피카소의 전시를 처음 열어준 볼라르 같은 화상이 여러 방면으로 그들을 후원했다는 사실은 오늘날 활발한 갤러리의 역할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단지 보고 감상하고 종교적인 색체가 다분한 작품을 프롤로그에서도 언급한 의미가 좋고 보기도 좋고 투자도 되는 다변화 시장으로 만든 것이다. 아니 그런 순서로 나아가는 노력과 자성이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금전적 가치만을 바라보는 맹목적인 투자는 어느 분야에서나 나쁜 결과를 초래한다. 부동산이나 주식과는 달리 예술의 세계에서는 작가와 갤러리, 순수한 일반 고객까지 피해를 입을 확률이 크다.

한편으로 코로나19의 여파로 물리적 공간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미술계도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데 메타버스를 위시한 가상, 증강현실을 아우른 NFT 아트가 대세다.

디지털로 제작한 작품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토큰화해서 거래하는 디지털드로잉이다.

사람의 손을 거치기보다 아이디어와 디지털의 결합이라는 형태인데 자신만이 소유할 수 있다는 고유성은 획기적이나 예술작품으로써의 가치는 불문명한 것 같다.

저자는 미술품의 금전적 가치와 더불어 감상적, 장식적, 사회적, 역사적, 미학적 가치를 누누이 강조하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현사회에 대한 개념 있는 메시지가 담긴 작품이 현대미술이 추구해야 하는 방향이라고 말한다.

어느 때보다 미술시장에 대한 관심과 호응이 뜨겁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작품을 구상하고 시장성을 확대해 나가야겠지만 기본적인 가치들은 염두에 두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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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무 오래 따뜻하지 않았다
차현숙 지음 / 나무옆의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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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이력에 쓰인 오래전에 읽었던 소설의 제목이 솔직히 반가웠다.

작가의 이름은 기억이 잘 안 나는데 제목이 기억이 나다니. 그만큼 인상 깊게 읽었다는 반증이다. 2년 전 정신의학과가 있는 층수를 누르면 엘리베이터안에 있는 사람들이 다 쳐다본다는 어느 주부의 에세이를 읽었는데 14년 전에 나온 그 소설은 온통 우울증에 관한 우울한 이야기로 가득 차있어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도 있구나 싶다.

여전히 사람들은 감정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기분장애를 금기시한다. 당장 나조차도 가족이 공황장애라는 진단을 받았을 때 처음엔 당황스러웠다. 운전할 때마다 손에 땀이 나고 가슴이 뛴다는 증상뿐인데 갑자기 받아든 병명 앞에서 서로 시선을 피하기에 급급했었다.

허구로만 생각하던 내용이 사실은 저자의 자전적 소설이라는 것을 이 에세이집을 읽고 알았다. 유명한 연예인의 가족이라는 것도. 그때는 소설로 표현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지금이라고 해서 크게 달라진 건 없는 것 같지만 우울과 무기력함에 잠식되어 헤어 나올 수 없다는 저자에게는 적기인지도 모르겠다.

저자가 그토록 바라는 열정역시 언제 발현되는지 시기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혹자는 우울증이 유전이라는 발언에 이의를 제기하지만 저자의 유년시절을 들여다보면 가족들이 처한 환경이 전염의 성격을 뛴다는 것은 자명하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눈에 보이지 않는 상처는 치료할 여지를 주지 않으니 점점 더 커지고 우울이라는 형태로 가족 내에서 연쇄반응을 일으킨다.

재혼한 엄마를 따라온 언니들과의 불화, 만나적도 없는 큰언니와 잘 살줄로만 알았던 조카들의 사고 같은 죽음은 저자에게 불안의 씨앗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우리는 흘러간 자신의 과거에 대해 관대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아침을 맞이하고 현재를 살 수 있다. 또 그래야만 미래에 대한 불안한 생각도 자리 잡지 못한다.”

저자는 우울증의 기저에 원망과 억울함을 떨쳐 내버리지 못한 불행했던 지난시절이 자리 잡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 한때 글쓰기가 인생의 구원이었지만 또다시 과거의 그림자에 사로잡혀 꽤 오랫동안 침잠해 있다가 가족의 비밀을 털어놓듯 글을 쓴 이유는 그래서 납득이 간다.

과거를 털어버리는 일이 우울을 털어 내버리는 일이고, 다시 글쓰기에 대한 열정을 가져올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누구나 조금의 우울과 매일의 불안에 시달린다. 그런 시간을 길게 끌고 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살면서 나쁜 기억만 있었던 것은 아닐 테니 좋은 기억을 떠올려보면 그런 시간은 금방 지나 갈 것이다.

열정을 다해 쓴 글이 분명한 저자의 다음소설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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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
양이경 지음 / 포춘쿠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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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다운 시를 기대했다.

유년시절 여름방학만큼 기대와 설렘이 가득한 날들이 또 있을까.

되돌아볼 여지가 많은 시들이 있으리라 기대를 하고 시집을 열었지만 낯선 시인의 이름만큼 낯선 시들로 가득해서 처음엔 당황스러웠다.

으레 라고 하면 조금은 뜬구름 같은 단어의 나열을 자의적으로 해석해가며 읽는 거라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여타의 시들과 다른 현실적이고 직설적인 시들이 생소하게 다가왔다.

제목과 내용이 상반되어서 시 한편을 다 읽을 때쯤에는 추리소설에서나 봄 직한 반전이 느껴진다. 시인의 개인사와 현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두루 잘 내포되어있어 별 다른 정보가 없는 시인의 이력을 짐작하게 하는 것은 글이 곧 자신임을 표현하는 수단이 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 준다.

누구나 여름방학을 맞이해 물놀이를 갔던 추억 하나쯤은 있다.

는 처음으로 놀러간 바닷가에서 밀려온 파도에 한순간 정신을 잃는다.

너까지 잃어버리는 줄 알았잖아.” 눈앞에 나타난 일그러진 표정의 엄마는 를 끌어안고 울먹인다. “, 아빠를 봤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우리는 말이 없고 손등으로 아이스크림은 흘러내리고, 여름이 지나간다.

누구나 물놀이가 즐거운 추억만으로 채워져 있는 것은 아닌 것이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튜브를 끼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물살에 밀려 둥둥 떠내려갔던 아찔한 기억이 있다. 해수욕장에서 미아가 될 뻔한 적도 있다. 팔목에 천막번호가 적혀있었기에 망정이지.

가 그 찰나의 순간 이미 잃어버린 아빠를 보고, 엄마는 또 가족을 잃어버릴까 가슴 철렁하는 장면이 생생하게 느껴진 이유다.

시집에는 보이지 않는 이면에 존재하는 상황을 애매하면서도 한편으로 선명한 이미지를 앞뒤로 배치해 꿈인지 생시인지, 상상인지 경험인지 경계가 모호한 시들이 다수다.

산문과 달라야 한다는 운문의 정의는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제목답지 않게 서늘한 시집 한권을 읽으니 본격적인 겨울이다.

사계절에 자유로운 시의 매력이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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