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 히구라시 타비토가 찾는 것 탐정 히구라시 시리즈 1
야마구치 코자부로 지음, 김예진 옮김 / 디앤씨북스(D&CBooks) / 2014년 6월
평점 :
품절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같은 소소한 일상 속 이야기 같으면서도 스릴 넘치는 추리물에 푹 빠진 내가 좋아할만한 책이었다. 게다가 남자 주인공도 매력 넘쳐서 로맨스 소설을 보는 듯했다. 어린이집 교사 요코와 이 책의 주인공이자 탐정인 타비토의 알듯 말듯한 로맨스 때문에 2권이 몹시 기다려진다. 1권에서는 잃어버린 물건을 찾아주는 능력을 가진 타비토의 숨겨진 아픔과 신비한 능력, 주요 주변 인물들과 얽힌 사연 등을  풀어놓았다. 2권에서 다루게 될 이야기도 이 책 말미에서 엿볼 수 있었는데 1권보다 더 기대가 된다.
 
탐정 타비토는 신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시각을 제외한 모든 감각이 없기 때문에 타비토의 눈은 청각, 후각, 미각, 촉각까지 전부 가시화한다. 냄새와 소리도 눈으로 볼 수 있다니, 신비하면서도 슬픈 능력이다. 모든 감각을 눈을 통해서만 볼 수 있으니 얼마나 슬픈 축복일까. 타비토의 주변인들도 걱정하는 부분이 이 부분이다. 눈을 너무 혹사하게 되면 언젠가 시력을 잃을지도 모르고, 그렇게 된다면 모든 감각을 잃게 될 테니까.
 
남들 눈엔 보이지 않는 공기의 흐름이나 물건에 손이 닿았던 사람의 흔적, 길을 지나갔던 사람들의 발자국 등 초능력이라고 볼 수 있을듯한 능력으로 사건을 해결한다. 50년도 더 지난 의자에서 숨겨진 사랑의 표시를 발견하고, 타비토의 친자식은 아니지만 함께 살고 있는 딸(이 부분도 2권에서 다루게 되지 않을까 싶다)이 다니는 어린이집에서 18년 전 땅속에 묻은 타임캡슐을 발견해 주기도 했다. 범죄자들의 의뢰도 받아들였는데, 타비토가 왜 범죄자들에게 관심을 가지는지는 2권에서 자세히 풀어가리라.
 
'인간은 누구나 과거를 짊어지고 살아간다. 버릴 수 있는 추억 따위는 없다.' 어떤 물건이던지 버릴 수 없는 요코의 말이다. 모든 물건에는 추억과 기억이 깃들여 있으므로. 시간이 지나면 잊히는 기억과 달리 물건에는 추억이 담겨있기 마련이다.
타비토 역시 많은 것을 짊어지고 있다. 물건에 담긴 추억을, 그의 눈에 비취는 알 수 없는 일들을, 그냥 넘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타비토의 눈을 통해 어디까지 기억을 되짚어갈 수 있을까?
 
요코의 잃어버린 추억 속에 있는 어린 타비토와 18년 후 등장한 신비한 능력을 가진 타비토, 그사이 존재하는 시간의 기억을 2권에서 볼 수 있을듯하다. 타비토의 사연이 알고 싶고 궁금해서 눈이 반짝인다. 2권이 몹시 기다려져서 1권을 읽기가 망설여지는 그런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이 시크릿 닥터 - 내 친구가 산부인과 의사라면 꼭 묻고 싶은 여자 몸 이야기
리사 랭킨 지음, 전미영 옮김 / 릿지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여자라면, 더욱이 출산과 여러 가지 여성질환들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나이에 접어든 나에게, 친절한 산부인과 선생님의 솔직한 답변에 눈이 반짝인다. 여성생식기와 유방에 관해 허심탄회하게 친구와 이야기 나누는듯했다. 그것도 이 분야의 전문가 친구 말이다. 그곳의 생김새부터 은밀한 이야기까지 친구에게도 차마 묻기 힘든 것까지, 정확히 무엇이 궁금한 건지 몰라서 의문도 가지지 못 했던 것까지, 자세하고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있어서 제목처럼 마이 시크릿 닥터가 따로 없을 것 같다.
 
생활에 도움이 되는 생활정보 모음집처럼 다양한 이야기가 비교적 짤막하지만 궁금증은 해소될 만큼 소개되고 있는데, 요즘 특히 내가 궁금했던 안전한 제모법, 생리통, 출산, 유방 관련 궁금증 등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아마도 산부인과를 방문한다고 해도 이렇게 조목조목 설명 듣기도 어려울뿐더러 질문할 수도 없을 것이다. 민망함에 서둘러 나오기 바빠서 정작 궁금했던 것은 포털사이트 검색에 의존하곤 한다. 그곳에서 제공하는 답변의 무성의함과 의구심에 불신이 쌓였던 나에게 이 책은 참으로 친절하다.
 
책 내용을 소개하는 것이 어쩐지 민망하지만, 상상 그 이상으로 시원한 궁금증 해결이라고 말하고 싶다. 생색기 본연의 기능을 넘어서 즐거움을 찾는 방법까지,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고 있어서 출산 전 결혼 적령기의 여성들이라면 꼭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우리 몸에서 어느 한 곳 소중하지 않은 곳이 없겠지만,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곳 중에서 가장 중요한 부위를 우리는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것 같다. 그 소중한 곳의 이야기를 음담패설이 아닌, 전문가의 진솔한 조언으로 전해 들을 수 있어서 무엇보다 좋다.
 
책은 단계별로 자세하게 궁금증들을 풀어놓는데, 질의 구조에서부터 요즘 많이들 이야기하는 G-스폿의 정체, 침대에서의 이야기, 임신과 분만, 폐경 등 산부인과 의사에게 들을 수 있는 모든 정보가 담겨있다. 필요한 부분을 찾아보다가 새로운 발견을 하기도 하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자신의 몸에 관련된 책이니 만큼 꼭 챙겨 보길 권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
줄리언 반스.팻 캐바나 지음, 최세희 옮김 / 다산책방 / 201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Levels of Life(인생의 층위들)'이란 원제를 갖고 있는 줄리언 반스의 책 제목이 궁금했는데 책을 읽고 난 후 이해할 수 있었다. 하늘에서부터 지하까지 사랑이 끝없이 이어져 있음을 말하고자 했을까. 관련 없을듯싶은 세 가지 이야기가 아내를 잃은 저자의 상실의 아픔을 대변해 주는듯했다. 비상의 죄, 평지에서, 깊이의 상실 이야기의 제목들은 이렇다. 각각 하늘, 땅, 지하를 가리키는 이번 책은 기구 이야기로 시작한다. 하늘을 떠다니는 풍선 같은 그 열기구 말이다. 기구에 미친 사람들, 펠릭스 투르나숑(나다르), 프레드 버나비, 사라 베르나르가 등장하는데 첫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나다르이고 두 번째 이야기는 나머지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세 번째 이야기는 예상대로 이 책의 저자 줄리언 반스가 2008년 뇌종양으로 급작스럽게 사망한 아내 팻 캐바나에 관해 쓴 회고록이 담겨있다.

 

비상의 죄. 기구를 사랑하고 세계 최초로 항공사진을 촬영한 나다르의 이야기이다. 왜 기구였을까? 슬픔에 빠진 저자 스스로를 멀리서 바라보고 싶었던 건 아닌지, 저자는 멀리 떨어진 채 우리 자신을 바라본다는 것, 주체가 순식간에 객체가 된다는 것, 이는 우리에게 심리적인 충격을 안겨준다고 말한다. 저자가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지 사실 잘 모르겠다. 확실한 건 나다르의 아내 이야기에서 느낄 수 있는 슬픔이었다. 아내 에르네스틴이 떠난 땅 위의 삶을 오래 견디지 못한 나다르였다.

 

평지에서. 실존 인물들을 허구적으로 합일시킨 로맨스이다. 프레드 버나비와 사라 베르나르는 사랑에 빠진다. 끝내 이루어 지진 않았고, 버나비의 꿈은 추락하고 죽음을 맞지만 평지에서 사랑을 열망하여 날아올랐다. 저자는 모든 사랑 이야기는 잠재적으로 비탄의 이야기라고 단언한다. 그런데도 우리는 끊임없이 사랑을 갈망하는 것은 사랑이 진실과 마법의 접점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진에서의 진실, 기구 비행에서의 마법처럼. 이처럼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영원한 사랑을 불신하면서도 갈망한다. 저자는 버나비를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끝이 났지만 후회 없었던 사랑은 아닐까.

 

깊이의 상실. 하늘에서 땅에서 그리고 마지막 지하를 타나 내는 이 책의 마지막 이야기 이자 저자 본인의 담담하지만 슬픔이 묻어나는 에세이이다. 사별의 고통이란 것을 감히 말할 수 없지만 상상 그 이상이란 것은 느낄 수 있다. 이별할 준비가 충분히 되지 않았다면 더 말할 수 없으리라. 앞선 두 이야기에서 사랑을 타고 내려와 추락한 기구를 말한다면, 세 번째 이야기에서는 그 후 찾아온 고통을 말하는 듯하다. 곳곳에 슬픔이 묻어나서 편안히 읽을 수 없을 것 같지만, 사별한 후 느낄 수 있는 모든 감정 변화를 담담히 풀어놓는 줄리언 반스의 이번 책은 독자들도 담담하게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책을 읽기 전 소개 글에서도, 옮긴이의 말에서도 보았던 ' 하늘과 땅과 지하를 떠도는 늙은 오르페우스의 엘레지'라는 표현 이외에 달리 이 책을 표현할 수 없을듯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찰리와 리즈의 서울 지하철 여행기
찰리 어셔 지음, 리즈 아델 그뢰쉔 사진, 공보경 옮김 / 서울셀렉션 / 2014년 4월
평점 :
품절


​출근길이나, 선선한 바람이 불고 드라이브하고 싶은 날엔,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종점까지 쭉 가고 싶어진다. 친구나 연인과 만나서 별다른 할 일이 없는 날에도 무작정 대중교통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종점까지 가본 날은 많지만 중간에 아무 역이나 내려 구경에 나선적은 없는 것 같다. 특히나 난 서울시민은 아니라서 서울 지하철 여행기란 책이 신선하고 반갑다. 더욱이 외국인인 찰리와 리즈의 눈을 통해 본 서울이 궁금했는데, 한국인인 나보다 더 자세히 알고 있는 우리 역사와 지리를 보고 누가 외국인인지 분간이 안 간다. 나 역시 서울에 가면 이방인이자 외국인이 아닐까. 찰리와 리즈가 느끼는 새로움과 낯선 감정은 이방인인 나와 체감온도는 같을 것이다.

 

주요 관광지 위주로 지하철을 승하차해보아서 우리 외국인 친구들이 방문한 역들 이 낯설다. 처음 들어보는 역도 많아서 난 역시 서울에 문외한이었구나 싶었다. 한가지 예로 내가 절대 가볼 일 없을 것 같은 녹사평역은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첫 페이지에 등장해서 천천히 음미하며 읽기도 했지만, 이런 문화도 존재하는구나 싶어서 여기가 한국이 맞나 싶어졌다. 미군 기지와 외국인들이 많이 모여사는 곳. 이 소박한 동네에서 진짜 한국 이웃들과 외국인들이 오순도순 살아가고 있다니, 정겹고 아늑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이태원과 비슷한 분위기라 하니 한번 방문해보는 것도 좋을듯하다. 특유의 밤 문화와 분위기가 있다고 한다.

 

찰리는 방문한 곳의 역사와 주변의 지리 정보, 괜찮은 음식점 등 여러 가지 문화를 소개한다. 마지막엔 지도와 주변 여행정보 라는 코너에 소개한 음식점 등의 연락처도 공개했다. 리즈 역시 감각 있는 사진으로 보는 이의 감성도 자극하고 눈도 만족시켜줬다. 녹사평역에서는 찰리가 서울에서 최고로 꼽을 만한 막걸리 집도 소개한다. 외국인들의 입맛에 한국 맥주가 크도록 맛이 없었다니 충격이다. 하긴 나도 시원하지 않은 우리나라 맥주는 먹기가 힘들긴 하다. 찰리의 역사인식은 나를 부끄럽게 만든다. 알고는 있지만 발품을 팔아가며 문화유적지 탐방에 나서지 않는 나에게 동기부여를 해주는 것 같다. 국사를 공부하며 항상 가보고 싶었던 곳들이었는데 찰리가 들려주는 역사 이야기에 마음은 벌써 그곳을 향해가고 있다. 

 

찰리의 말처럼 집에서 멀리 떠나와 처음 바다를 마주했을 때는 놀라워하지만, 얼마 후 그 풍경에 익숙해지고 나면 더 이상 바다를 궁금해하지 않는다. 나 역시 우리나라라는 이유로, 언제든지 가볼 수 있다는 이유로 더 이상 설레지도, 궁금해하지도, 감동하지도 않는 것 같다. 길가에 핀 풀 한 포기조차 아름답게 보일 때가 있는데, 아름다운 우리나라를 더 아름답게, 작은 풍경에도 감동할 수 있는 방법을 전해준 찰리와 리즈가 고맙다. 서울의 구석구석을 다시 느껴보며 외국여행에 목매지 말고, 우리나라 수도 서울의 매력에 빠져보길 권해주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트] 별안간 아씨 - 전2권 별안간 아씨
서자영 지음 / 고즈넉 / 201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조, 홍국영, 서얼 허통법등 실존 인물과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하고 있어 자칫 오해하기 쉽지만, 이 소설은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은 잠시 접어두고 소설 그 자체로 만 읽어야 제맛일 것이다. '성균관 스캔들'이나 '해를 품은 달'처럼 퓨전사극의 달달한 재미에 푹 빠진 이들이라면 기대해도 좋을만한 신간이다. 사대부 양반들의 명분이 주를 이루는 시대에 노비와 양반의 혼사라니, 특히나 그 상대가 노론 수장의 장남이라면, 이 이야기의 결말이 몹시 궁금해서 읽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책이다.

 

 자신의 자리를 위협하는 적들의 표적이 된  이산(정조), 정조의 오른팔이자 뛰어난 지략가인 홍국영, 서얼이라는 꼬리표 때문에 벼슬길은 물론 집안에서도 천덕꾸러기 신세가 된 시대를 잘못 만난 천재 강형수, 노론 수장의 아들답게 고지식하고  대쪽같은 성품의  최규식, 그리고 요조숙녀로 거듭나게 되는 이 소설의 주인공 노비 덕이 주요 인물들이다. 사건을 도모한 정조와 홍국영, 강형수는 덕이와 최규식의 혼사를 추진한다. 양반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은 신분제 사회에서 용납될 수 없다. 노비도 교육을 받고 꾸미고 가꾸면 별당아씨가 될 수 있을까? 양천의 차별과 남존여비 사상 등 덕이를 통해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신분제 사회의 여러 모순들을 풀어놓는다.

 

 이 엄청난 사기행각에는 자신의 세력이 필요한 정조와 서얼 출신이라는 설움이 가슴에 한으로 맺힌 강형수의 간절한 염원이 담겨있다. 그리고 노비로 살다가 그냥 그렇게 죽기 싫은 덕이의 간절한 마음도 담겨있다. 덕이는 무사히 혼사를 치를 수 있을까? 강형수와 덕이 최규식의 삼각관계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1편에서는 덕이가 요조숙녀로 거듭나는 과정이 묘사되고 2편에선 본격적인 최규식 꼬시기와 강형수의 또 다른 꿈 등  이야기의 결말이 예상과는 다르게 전개될 것이다.

 

이 소설이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된다면 단연 감초 조연들의 연기가 돋보일 것이다. 그만큼 인물 묘사가 실감 나고 매력적이다. 강형수의 엄마이자 기생 월향이나 강형수와 대의를 도모한 친구들 등 기억에 남을 조연들이 많을 것 같다. 뻔한 해피엔딩이라고 예상했는데 책을 읽다 보니 덕이는 과연 누구와 사랑의 결실을 맺을까 궁금해졌다. 그리고 이 사건은 어떻게 결론이 날까? 요즘 약간의 휴식이 필요하던 차에 읽은 반가운 책이었다. 순식간의 몰입으로 머리가 깨끗이 비워지는 기분이다. 달콤 쌉싸름한 퓨전사극 한편 추천해주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