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좋아진 날
송정연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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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조건을 따지고 ​이리 저리 재고, 인스턴트 사랑 이야기들에 길들어져서 인지  책을 읽기 전 별 기대는 없었다. 여느 사랑 이야기가 그렇듯 소소하고 알콩달콩한 달달한 이야기를 읽어보자 하고, 누군가가 그리워 잠 못 드는 새벽녘에 펼치게 되었다. 잔잔하게 미소도 짓고,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하고, 눈물 한줄기가 쭉 흐르기도 하고, 왈칵 눈물이 쏟아지기도 했다. 남들 사랑 이야기에 울어본 게 실로 오랜만이라서 사랑이란 것이 도대체 무엇이길래 울고 웃게 하는지 내 사랑에 비춰보고 공감도 하고 위로도 받으며 뜨거운 무언가를 얻어 간다. 지구 상의 모든 평범하고도 특별한 사랑 이야기들이다. 사랑, 사랑, 사랑이 아니라면 할 수 없는 일들이, 그건 사랑이었구나를 느끼게 하는 일들이, 사랑 때문에  잠 못 드는 밤 따뜻한 위로와 공감이 될 것이다.  

 

<이숙영의 러브FM>의 인기 데일리 코너 '내 안의 그대'를 통해 세상에 알려진 사연들. 연애편지라고 이름 하고 싶다. 나의 이야기가 아니라면 이토록 재밌는 것이 연애상담인데, 그중 연애편지 훔쳐 보기는 단연코 으뜸이리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울고 웃으며 읽어나갔다. 각 연애편지 뒤에 저자의  진심 어린 사랑학개론이라고 명명하고픈 관록이 묻어나는 답장도 덧 붙여져 있다. 장애와 조건을 뛰어넘어 사랑의 결실을 맺기도 하고, 영원한 이별을 하기도 하며, 한 사람을 30년 동안 기다리기도 하고, 용기가 없어서 엇갈리기도 한다. 인연이 악연으로 변하기도 하고, 풋사랑이 완전한 사랑이 되기도 했다. 그중 제일 마음이 찡하고 오래도록 여운이 남았던 편지는 죽는 순간에도 남겨진 연인이 걱정돼 365개의 녹음을 남긴 사연이다. 그날 아침을 그가 남긴 녹음을 들으며 하루를 시작하는 그녀, 이제 나를 잊고 좋은 사람 만나라고 딱 1년치만 녹음했다는 그의 마음과 남겨진 그녀의 마음이, 그리고 사랑이, 너무 슬프고 아름다워서 눈물이 왈칵 났다.

 

어느 드라마 대사였던가. 긴 인생 그리워할 사람 하나쯤은 있어야지라고 했었다. 가슴속에 그리운 이 하나쯤 있다는 게 감사한 일이라는 생각이 새삼 든다. 이뤄지지 않아서 더 애틋하고 아름답게 포장되니까. 아프고 힘들었던 기억도 지나고 나니 다 추억이 되고 좋은 기억만 간직되는 것 같다. 연애편지 보낼 정도로 특별할 것 없는 나의 이야기에 감사해야 하는 걸까? 슬퍼해야 하는 걸까? 나이가 들어갈수록 그냥 평범한 사랑이 제일 좋은 것 같다. 누구네가 그러하듯 지극히 평범하게 지지고 볶는 사랑. 

 

"땀방울 냄새! 열심히 뛰는 사람에게서 나는 페로몬 냄새가 있다. 남자든 여자든 일에 몰두한 모습이 가장 멋지다.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사람은 자기 일에 집중해 있는 사람이다."(173) 저자의 말처럼 난 요즘 자기 일에 열정이 있는 사람, 말에 깊이가 있는 사람,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 무엇이든 열심히 하고 새로운 배움을 추구하는 이런 사람에게 끌린다. 외모나 외적인 요소에 맘이 흔들렸던 때가 있었다. 그땐 그 한 가지가 다였지만, 지금은 열심히 하는 모습에 그 사람의 외모가 빛나 보이는 후광효과까지 경험하게 된다. 열정의 땀과 에너지는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서도, 사랑에도 화수분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와 공감에서 오는 작은 토닥임. 사랑에, 사람에 지치고 힘이 들 때 읽으면 힘이 나고 위로가 될 것 같다. 이런 힘든 사랑 난 할 수 있을까 싶기도 했지만, 그 속에서 삶을 이겨내는 사랑의 힘이라는 것을 배웠다. 사랑이 뭔지 다시 한번 생각하는 시간이다. 연애편지를 읽고 당신이 좋아진 날을 떠올려보고 사랑의 홍수에 빠져보는 것도 참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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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만 하면 다 될 줄 알았어 - 입사 후 3년 지금 반드시 고민해야 할 것들
윤정은 지음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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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일하는 곳의 특성이라고 해야 할지, 3년 단위로 이직하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한 곳에 10년 넘게 다니는 사람들도 있지만 연봉을 올리기 위해서라든지,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거래처를 통한 배움을 위해서라도 직장을 옮기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나도 그 기간이 되면 그분이 오시는 것처럼 마음을 잡지 못하고 지금 일하는 곳에서 나의 진가를 발휘할 수 없는 것만 같아서 힘들 때가 있다. 다른 곳에 가면 더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만 같고, 한편으론 이직이 두렵기도 하다. 현재 직장에서 하고 있는 일들이 적응이 되어서 잘하는 것인지, 내 능력인지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편해져 버려서 새로운 직장을 원하면서도 두려움이 혼재한 복잡한 마음이다. 이직을 앞둔 사람들이라면 나와 같은 마음이리라 짐작해본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여러모로 심란했던 마음을 토닥여주는 좋은 선배처럼 위로가 될 것이다.

 

얼마 전 읽었던 『난쟁이 피터』에서도 목표와 목적은 다르고, 목적을 향해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주제를 다루었는데, 저자도 목표와 목적을 구분 지으라고 말하고 있다. 난 일단 취업이라는 목표를 이루고 나서 꽤 오랫동안 방황했던 것 같다. 내 일에 자부심이 없었다고 할까? 세상의 잣대, 아니 잘 나가는 주변 사람들에 비해 내가 다니는 직장과 일이 하찮게 보였다. 그 속에서 목적도 방향도 잃었던 것 같다. 많이 생각하고 내린 결론은 난 일이 필요하고 내가 하고 있는 이 일이 재밌고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다. 보다 더 내 일에서 전문가가 되기 위한 목적 설정을 해야겠다.

 

다섯 파트 중 특히 와 닿았던 ' 나는 왜 이렇게 회사 가기 싫은 걸까?' 와 ' 이직은 또 다른 인생설계' 그리고 ' 지금 다니는 직장에서 행복해지는 법' 은 내 마음을 대변하듯 구구절절 옳다구나! 를 외치게 된다. 나머지 두 파트 '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전략 세우기' 와 ' 길이 없을 땐 궤도를 이탈해도 괜찮아' 도 읽어두면 피가 되고 살이 될 것이다. 그렇지만 나에겐 앞서 말한  세 파트가 이 책의 핵심으로 다가온다.

 

오늘 하고 있는 일을 더 즐겁게 하기 위해서 제발 회사에만 목숨 걸지 말라 저자의 말처럼 한때 난 회사에서 모든 것을 찾으려고 한 적이 있었다. 일이 어느 정도 적응되고 나서 지루함이 나를 찾아올 무렵 조금 더 동료들과도 재미있게 보내고 싶고 분위기도 신 났으면 좋겠고,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싶었다. 누군가는 재미는 밖에서 찾으라는 말을 했었는데, 그때는 이해하지 못 했던 말을 뒤늦게 공감했다. 회사는 일을 하는 곳일 뿐이다. 퇴근 후 자기계발이든 수다를 떨든  알찬 시간을 보내면 되는 것이다. 직장에서 나의 모든 에너지를 100% 소진시키지 말라는 말이다. 잠자는 시간 빼고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회사에서 보내지만 적당히 에너지를 분배해 퇴근 후 나의 또 다른 삶을 살아야 한다. 회사는 내 인생이 아니라 직업일 뿐이라는 것을 뼈아픈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다.

 

다른 무엇보다도 저자가 인터뷰한 인물들의 실제 사례를 통해 직간접 경험도 하게 되고, 비슷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만 그런 것이 아니었구나 싶어서 위로도 되었다. 요즘 제2의 사춘기 인지, 뒤늦은 질풍노도의 시기인지 알 수 없는 혼란에, 힘든 시간들을 겪어왔었는데, 책을 읽으며 마음이 조금씩 달래 졌던 것 같다. 가장 큰 이유는 공감이 가서 일 것이다. 뜬구름 잡는 소리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길을 걸어갔던 인생 선배의 따뜻한 위로와 따끔한 충고가 함께 해서이다. 요즘 웃어도 웃는 게 아닌 마음 심란한 모든 직장인들에게 강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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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망설이면 안 되는 순간 70
센다 다쿠야 지음, 이근아 엮음 / 끌리는책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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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설이다 고민하고 낭비하는 아까운 시간들을 위해

 

​내가 먼저 전화를 할까 말까, 먹을까 말까, 지금 일어날까 말까, 먼저 인사할까 말까, 정말 사소하지만 하루 종일 고민하는 순간들의 연속이다. 오늘 아침 눈 뜨면서부터 망설인 순간들이 떠올라 아쉬움이 남는다. 생각의 2/3 정도는 망설임의 선택 앞에 우유부단함으로 보내는 것 같다. 이 책에선 나의 편견일지도 모르지만 일본인 특유의 개인주의랄까? 나에겐 와 닿지 않는 부분도 물론 있었지만, 대다수는 순간의 선택을 함에 있어 꼭 필요한 상황들을 이야기하고 있어 도움이 될 것 같다.

 

세상에서 공평한 건 시간뿐이라는 진리를 작가 역시 강조하면서 망설이고 있을 시간이 1초, 1분, 1시간, 하루, 한 달, 1년, 더 이상, 남아 있지 않다고 말한다. 흘러가는 시간을 되돌릴 수도, 멈추게 할 수도 없다면 아껴 쓸 수밖에 없다. 마음의 소리를 듣고 망설임 없이 결정하기엔 우리의 머릿속은 이미 많은 경험을 통해서 결과와 책임, 불이익 등 여러 가지를 미리 그려보기에 쉽지가 않다. 저자가 제시한 70가지의 상황들을 적시적지에 떠올려 망설이지 않고 결정한다면 낭비되는 아까운 시간들을 조금이나마 줄여볼 수 있으리라.

 

1초. 1초도 망설이면 안되는 순간. 사람과의 관계가 그러하다. 좋아하는지, 결혼할지 말지, 인사할지, 누가 계산할지 등등 어쩌면 이미 답은 나와있지만 내 주변을 항상 부유하는 남들의 시선 때문에 망설였다면 1초 만에 결정지어야 할 것이다.

 

1분. 1분도 망설이면 안되는 순간. 60초라고 생각하면 길지만 1분이라고 생각하면 눈 깜짝할 새다. 60초 동안 생각하고 결정지어야 할 일들이 뭐가 있을까? 나에겐 너무 짧은 순간일 뿐이다. 저자는 1분 이상 잠과 씨름하지 말고, 1분 이상 부하직원을 꾸짖지 않으며, 1분 이상 기분 상한 상태를 유지하지 말라고 한다. 그리고 1분 이상 망설였다면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좋았던 대목이 아닌가 싶다. 1분이든 1시간이든 망설인다고 답이 달라지는 게 아니라면 시간 낭비하지 말고, 바로 지금 선택하자. 난 1분 이상 내 시간을 망설임이라는 미지의 세상에 내어주지 않기로 결심했다.

 

1시간, 하루. 꽤 긴 시간이지만 망설이고 고민하다 보면 언제나 그렇듯 짧은 시간이다. 저자는 출퇴근으로 수명을 허비하지 말라고 하는데 하루 중 에너지 소모가 많은 때가 출퇴근 시간이 아닌가 싶다. 회사에 도착하면 다리가 풀려 힘이 쭉 빠지기도 하고 집에 도착하면 눕기가 바쁘다. 무의식적으로 텔레비전을 켜지 말고, 책을 무조건 처음부터 끝까지 읽을 필요는 없다는 말은 저녁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나에게 꼭 필요한 말이다. 감사편지는 그날 바로, 이별은 내일로 미루지 말기. 오늘 일은 오늘에 끝내자. 하루를 마감함에 있어 내일 할까? 망설이지 말고 오늘은 오늘로 보내주자.

 

한 달. 이직을 생각하는 나에게 필요한 말들이 많았는데, 새로운 일은 2주 안에 전체적인 틀을 파악한다던지, 회사를 옮길 경우 입사 때까지 공백기를 두지 않는다, 다음 달부터 열심히는 지옥 같은 인생의 시작이라니 정말 와 닿지 않을 수 없다. 이번 달이 끝나갈 무렵부터 드는 생각이 다음 달부터 잘하자 이다. 다음 달이라고 획기적으로 달라지는 것이 아닌데, 달라지기 위해선 우선 오늘 당장 실천하게끔 저자가 따끔한 일침을 가한 것 같다.

 

1년. 올 한해 노력해보고 안되는 일은 미련 없이 끝내라고 저자는 말한다. 1년 동안 했으면 할 만큼 한 것이니 뒤돌아 보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나이가 먹을수록 한 해가 더 빨리 지나간다는 저자의 말은 진리이다. 지금 나는 시속 몇 km로 달리고 있을까? 너무 빨리 달려 보지 못하고 지나치는 것도 많은 것 같다. 올해도 벌서 4개월째 접어들었지만 이렇다 할 성과가 보이진 않는데, 조금 더 알차고 소중하게 보내야겠다.

 

더 이상. 당신의 인생에는 망설이고 있을 시간이 더 이상 남아 있지 않다. 마지막 파트의 서두는 눈물이 핑 돌 정도로 찡하다. 하지 못 했던 사과와 감사 인사, 보고 싶지만 먼저 연락하진 않는 만남, 미래가 보이지 않는 일들, 이제 그만 작별하는 게 이로울 인연들, 망설여서는 더 이상 내 인생에 이로울 것이 없다는 말과 일맥 상통한다.

 

서평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과거와 현재로 정신없이 부유하고 있는 내 사고를 가만히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은 망설이지 말라는 저자의 일침 덕분인 것 같다. 어떤 생각과 선택 앞에서 그래 망설이지 말고 결정하자!!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는 것만도 우유부단한 나에게 장족의 발전인 것 같다. 재미있게, 그래 맞아 맞아하며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책을 통해 가슴속을 파고드는 어떤 것은 없더라도 망설이지 말자는 결심은 서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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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쟁이 피터 - 인생을 바꾸는 목적의 힘
호아킴 데 포사다.데이비드 S. 림 지음, 최승언 옮김 / 마시멜로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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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기다리던 신작이라서 기대도 컸지만 내용도 삽화도 마음에 쏙 들었다. 책의 첫 장을 펼쳤을 때 독서 욕구가 마구 불타는 느낌이 좋은 책들이 있는데 난쟁이 피터도 기분 좋은 설렘을 전해줬다. 키 작은 외톨이 소년 피터 홀. 피터를 통해 행복이란 무엇인지? 산다는 것이,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 것 같은 마음이다. 불행과 역경 속에서 어떤 이는 삶을 포기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도 한다. 의지의 한국인이란 말이 무색하게 유독 우리나라는 삶에 작별을 고하는 이들이 많다. 힘들겠지만 용기 내어서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삶의 진정한 목적을 찾아 행복을 알아가도록 피터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학교에도 어느 곳에도 친구 하나 없는 지독히 외로운 외톨이 피터 홀. 작은 키의 콤플렉스 덩어리 그리고 분노조절장애, 술주정뱅이 아버지, 상황만 다를 뿐 우리들의 삶과 모습이 닮아있다. 콤플렉스 없는 사람들이 어디 있으랴? 말 못할 사정없는 사람 어디 있으랴?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겐 주위를 둘러보면 이 모든 것들이 별것 아닌 일이 될 만큼 좋은 사람들과 함께 있다. 물론 피터에게도 그런 사람들이 많다.  비록 피터의 곁을 일찍 떠났지만 멋진 피터, 자이언트 피터를 만들어준 엄마, 피터에게 엄마 다음으로 따뜻한 세상을 보여주고 책 읽는 즐거움을 알게 한 크리스틴 선생님 ​"책을 읽고 공부를 해서 마음의 키를 키우면, 비록 몸은 작더라도 얼마든지 큰 사람이 될 수 있단다. 아니 마음의 키가 큰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거인이라고 할 수 있어."(55) 크리스틴 선생님을 통해서 피터는 작은 키가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는 것을, 노력에 따라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조금씩 느껴가면서  상처를 이겨내도록 도와줄 든든한 울타리가 생겼다. 우리에게도 이런 울타리가 있을까? 내가 누군가의 울타리가 된다면, 사랑을 베풀 수 있다면, 삶의 목적을 찾을 수 있을까?

 

거리로 나온 피터는 택시 기사가 되었고 거리의 천사들을 만나지만 분노조절을 할 순 없었다. 노숙자 쉼터에서 공부하기로 마음먹으면서부터, 미셸이라는 따뜻한 사랑과 크리스틴 선생님의 든든한 울타리를 받아들이면서부터, 우연한 기회로 '드림 카드'라는 고민 상담소를 시작하면서부터 ​"좋은 생각은 좋은 결과를 낳고, 행복은 행복을 부른다"(151) 진리를 알게 되었다. 카드 한 장으로 인생을 바꿀 수 있을까? 누군가 내게 드림카드의 단어들 중 하나를 고르라면 지금 내게 꼭 필요한 드림카드는 무엇일까? 용기? 인내? 도전? 행복? 피터처럼 매일 아침 한 장씩 뽑아 하루를 시작하면 얼마나 하루하루가 새롭고 아름다울까?

 

택시에서 만난 행복이란 드림카드를 뽑은 승객은 피터의 인생을 바꿔놓은 <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 >의 저자 하버드 로스쿨의 윌리엄 프랭크 교수였다. ​"나만의 욕망을 충족하기 위한 삶은 늘 공허하지만, 진정한 인생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삶은 늘 기쁨으로 충만합니다."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우선 다른 사람들이 행복해야 한다...?"(169,170)​ 교수의 말은 피터의 인생의 목적을 찾아가는 여정을 앞당겨 주었다. 동료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법률 지식을 배울 결심이 선 피터는 야간 대학에 진학해 법학을 전공하기로 결심한다. 피터에게 용기를 준 목적의 힘, 다른 사람을 위하는 마음은 누구라도 가질 수 있는 평범 한 것들 일까?

 

학부를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하고 대학원 입학시험 성적도 매우 좋았을 뿐 아니라 9.11테러 때 시민들의 목숨을 구한 영웅으로서 봉사정신을 입증받아 하버드 로스쿨에 입학이 결정된 피터 홀. 마음가짐이 달라진 피터의 인생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목적을 향해 달려가다가 예기치 못한 행복들을 만났다. 좋은 사람들이 항상 함께 했지만 그들의 도움을 감사히 받는 것도 고마움을 돌려주고 싶은 것도 피터가 달라졌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피터를 달라지게 한 인생의 목적과 항상 함께 하는 행복이란 무엇일까?

 

"남들의 이익에도 관심을 두면 자신에게 더 큰 이익이 돌아옵니다." ​(228) 피터가 이야기하는 목적의 힘은 사랑과 배려, 무조건이 붙는 베풂이라고 말하는듯하다. 무엇을 위해 열심히 살아야 하고 무엇을 위해 일해야 하는지 모를 때가 있다. 피터는 돈을 벌기 위해서 힘들게 일하는 게 아니라, 지금 이 순간 행복하기 위해서 즐겁게 일하는 거라고 말했다. 어쩌면 인생의 궁극적 목적은 오늘, 바로 지금 행복하고 즐거운 게 아닌가 싶다. 다른 사람을 웃게 하면 나도 웃게 되고 행복해지듯이, 행복 바이러스를 퍼트리고 싶어진다. 사람들은 같이 있으면 서로를 닮아가게 되는데 혼자서는 살 수 없고 같이 살아가야만 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런 의미에서 나 혼자만 행복해진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인 것 같다. 남들이 행복해지면 함께 있는 나도 행복해진다는 당연함을 더 물어 무엇하리.

 

목적과 행복은 한 쌍의 단어라는 것을 피터를 통해 알게 되었다. 인생의 목적이란 거창하고 추상적이라고 생각했는데, 바로 우리 가까이에 있는 사랑을 전함으로써 행복도 느끼게 되고 목적도 찾게 된다는 것을 왜 몰랐을까? 혼자라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한 걸음도 시작할 수 없지만 누군가 내 도움이 필요하고 함께 할 사람들이 많다는 이유만으로도 힘이 나는 때가 있다. 인생을 포기하지 않게 하고 살아갈 힘을 주는 건 누군가에게 행복을 전해 야만 한다는 사명 같은 게 아닌가 싶다.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

 

다른 이가 나로 인해서 행복해하고 웃음 짓는데 내 삶을 쉽게 포기하고 내팽개칠 수 있을까? 나를 살게 하고 내가 행복할 수 있는 인생의 목적을 알게 되어 감사하고, 누군가에게도 크리스틴 선생님이 되어서 작은 힘이나마 되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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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하얀 렌즈, 그녀의 붉은 렌즈
서동우 지음 / 생각나눔(기획실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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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한 사랑 이야기들이 때론 보기 힘들 때가 있다. 그 절절함이 괴로워서 피하고 싶을 때가 있는데 이 책도 처음부터 피하고 싶단 생각이 강했다. 요즘 한살 한살 나이가 듦에 있어서 너무 가슴 아픈 사랑을 보면 현실주의자가 되어서 비판하게 되고, 내 기준에 맞추어 생각하고 결론지어 버리기 때문에 깊게 공감하지 않는 일이 많아진 것 같다. 이 책 역시도 지극히 현실주의자인 나에겐 주인공들의 상황과 삶을 살아가는 모습들이 답답하고 안타깝게 보인다. 그럼에도 책을 다 읽고 난 후 그럴 수도 있겠단 마음, 이런 삶도, 사랑도, 인생도... 있다면 너무 슬플 것 같단 생각이 든다.

 

맑고 투명했던 남자 주인공 시후의 하얀 렌즈와 불안하고 강렬했던 여주인공 진주의 붉은 렌즈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매력적이었다. 책의 분위기는 시후가 고등학교 때 좋아했다던 책,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에서 느낄 수 있다. 우울과 절망, 바닥을 기는 듯한 굴곡진 인생, 그리고 자살. 다자이 오사무의 책과 묘하게 분위기가 닮아있다. 그래서 더 읽기 힘든 책이 아니었나 싶다. 해피엔딩을 좋아하는 나에겐 새드엔딩이 예고된 이 책이 단숨에 읽히는 책은 아니었다.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먼저 시후의 눈으로 보는 세상이 등장한다. 난 궁금해서 뒷부분 진주의 세상과 번갈아가면서 읽다가 다시 시후의 눈을 통해 읽기 시작했다. 진주는 맑고 투명한 시후를 망가지게 해서 부모님께 받았던 상처를 돌려주려고 한다. 복수하면 할수록 죄책감을 느끼지만 너 깊은 나락으로 시후를 데리고 간다. 진주는 하얀색을 제일 좋아하는데 그래서 시후의 하얗다 못해 투명한 맑음이 부럽기도 하고 동화되면서도 미웠던 것 같다. 알고 보면 시후도 진주와 같은 불행을 겪었는데, 애써 하얀색으로 자신을 포장했다고 해도 시후는 진주와는 다르게 좋은 친구들이 곁에 있어서인지 밝은 빛을 잃지 않았다. 그 빛에 진주도 물들길 바랐지만 어둠의 힘이 더 컸을까? 밝음 과 어둠은 서로 공존하지만 한쪽으로 치우쳐지진 않는데 한쪽을 택한 삶이라면 주저 없이 밝음을 택할 것이다. 그래서 어둠이 강한 이 책이 강한 자는 항상이기는 불편함을 보는듯하여 처음부터 마음 편치 않았었나 보다. 

 

시후와 진주 이 둘은 닮을 수밖에 없는 운명으로 묶여있다. 이름만으로도 힘이 되는 가족이기 때문이다. 모든 진실을 알고 난 후 완전히 무너져버린 진주와 그런 진주를 받아들일 수 없어 타락해버린 천사 시후. 이 둘의 운명이 참으로 가혹했다. 그 후 시후는 어떻게 됐을까 궁금증이 남지만 책은 야속히 독자들의 상상에 맡겨두는 것 같다.

 

주위에 누군가 힘든 사람이 있으면, 아니 그냥 나 자신에게라도 따뜻한 위로와 긍정적인 마음, 절망의 늪에 빠지지 말라고 손잡아 주고 싶어진다. 외롭다는 건, 누군가가  그립다는 건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인 것 같다. 그 시간들 속에서 나를 잃지 말고 더 나은 내가 되길 기도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슬프지만 그 속에 피어나는 사랑 이야기 한편 읽어보기 참 좋은 때인 것 같다. 봄바람 부는 날 읽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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