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좋아진 날
송정연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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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조건을 따지고 ​이리 저리 재고, 인스턴트 사랑 이야기들에 길들어져서 인지  책을 읽기 전 별 기대는 없었다. 여느 사랑 이야기가 그렇듯 소소하고 알콩달콩한 달달한 이야기를 읽어보자 하고, 누군가가 그리워 잠 못 드는 새벽녘에 펼치게 되었다. 잔잔하게 미소도 짓고,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하고, 눈물 한줄기가 쭉 흐르기도 하고, 왈칵 눈물이 쏟아지기도 했다. 남들 사랑 이야기에 울어본 게 실로 오랜만이라서 사랑이란 것이 도대체 무엇이길래 울고 웃게 하는지 내 사랑에 비춰보고 공감도 하고 위로도 받으며 뜨거운 무언가를 얻어 간다. 지구 상의 모든 평범하고도 특별한 사랑 이야기들이다. 사랑, 사랑, 사랑이 아니라면 할 수 없는 일들이, 그건 사랑이었구나를 느끼게 하는 일들이, 사랑 때문에  잠 못 드는 밤 따뜻한 위로와 공감이 될 것이다.  

 

<이숙영의 러브FM>의 인기 데일리 코너 '내 안의 그대'를 통해 세상에 알려진 사연들. 연애편지라고 이름 하고 싶다. 나의 이야기가 아니라면 이토록 재밌는 것이 연애상담인데, 그중 연애편지 훔쳐 보기는 단연코 으뜸이리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울고 웃으며 읽어나갔다. 각 연애편지 뒤에 저자의  진심 어린 사랑학개론이라고 명명하고픈 관록이 묻어나는 답장도 덧 붙여져 있다. 장애와 조건을 뛰어넘어 사랑의 결실을 맺기도 하고, 영원한 이별을 하기도 하며, 한 사람을 30년 동안 기다리기도 하고, 용기가 없어서 엇갈리기도 한다. 인연이 악연으로 변하기도 하고, 풋사랑이 완전한 사랑이 되기도 했다. 그중 제일 마음이 찡하고 오래도록 여운이 남았던 편지는 죽는 순간에도 남겨진 연인이 걱정돼 365개의 녹음을 남긴 사연이다. 그날 아침을 그가 남긴 녹음을 들으며 하루를 시작하는 그녀, 이제 나를 잊고 좋은 사람 만나라고 딱 1년치만 녹음했다는 그의 마음과 남겨진 그녀의 마음이, 그리고 사랑이, 너무 슬프고 아름다워서 눈물이 왈칵 났다.

 

어느 드라마 대사였던가. 긴 인생 그리워할 사람 하나쯤은 있어야지라고 했었다. 가슴속에 그리운 이 하나쯤 있다는 게 감사한 일이라는 생각이 새삼 든다. 이뤄지지 않아서 더 애틋하고 아름답게 포장되니까. 아프고 힘들었던 기억도 지나고 나니 다 추억이 되고 좋은 기억만 간직되는 것 같다. 연애편지 보낼 정도로 특별할 것 없는 나의 이야기에 감사해야 하는 걸까? 슬퍼해야 하는 걸까? 나이가 들어갈수록 그냥 평범한 사랑이 제일 좋은 것 같다. 누구네가 그러하듯 지극히 평범하게 지지고 볶는 사랑. 

 

"땀방울 냄새! 열심히 뛰는 사람에게서 나는 페로몬 냄새가 있다. 남자든 여자든 일에 몰두한 모습이 가장 멋지다.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사람은 자기 일에 집중해 있는 사람이다."(173) 저자의 말처럼 난 요즘 자기 일에 열정이 있는 사람, 말에 깊이가 있는 사람,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 무엇이든 열심히 하고 새로운 배움을 추구하는 이런 사람에게 끌린다. 외모나 외적인 요소에 맘이 흔들렸던 때가 있었다. 그땐 그 한 가지가 다였지만, 지금은 열심히 하는 모습에 그 사람의 외모가 빛나 보이는 후광효과까지 경험하게 된다. 열정의 땀과 에너지는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서도, 사랑에도 화수분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와 공감에서 오는 작은 토닥임. 사랑에, 사람에 지치고 힘이 들 때 읽으면 힘이 나고 위로가 될 것 같다. 이런 힘든 사랑 난 할 수 있을까 싶기도 했지만, 그 속에서 삶을 이겨내는 사랑의 힘이라는 것을 배웠다. 사랑이 뭔지 다시 한번 생각하는 시간이다. 연애편지를 읽고 당신이 좋아진 날을 떠올려보고 사랑의 홍수에 빠져보는 것도 참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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