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더 기대할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면
이근후 지음 / 책들의정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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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면 나는 이 책이 좀 실망스러웠다.
오랜 세월 정신과의사로 근무하신 선생님의
인생에 대한 지혜나 교훈 혹은 지침서나 해결법을 기대했건만 이 책은 그보다도 정신과의사의 뒷이야기에 가깝다.
의사이기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 그가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이 담겨있는 책이다.
책 제목과 달리 희망의 메시지가 가득 담긴 책이라기 보다는 어쩌면 일상의 일기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의미에서 많이 아쉬운 책이었다.
모르겠다. 아직은 내가 젊은 나이어서인지
그 깊이를 가늠하지 못하는 것인지 몰라도
정답이 없는 인생이라지만 조언을 구했다기 보다 그냥 정신과 의사였던 한 사람의 삶을 들여다 본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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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에게 배운다 - 삼천 마리 개들을 구조하며 깨달은 것들
김나미 지음 / 판미동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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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너무 애달프고 고달퍼서, 그런데 또 따스해서 몇 번이고 눈물이 나려는 게 정말로 내게는 가슴을 울리는 책이었습니다.

10년, 3000마리. 손으로 가늠도 안되는 시간동안 그 많은 생명을 구했다는 것은 사람을 살린 일과 다름 없는 일이다.

그런 목표를 세운적이 있다. 10년안에 안락사 없는 동물보호소를 짓겠다고.

이제와 생각해보면 10년 후에는 보호소가 없어져야 할 일이지, 또 지어서는 안 될 일이다.

나 역시 17년간 한 강아지의 가족이었고, 현재는 고양이 두 마리의 가족이다.

동물이 없는 삶, 그런 삶은 참 적막하고 무채색이지 않을까.

“개의 세상은 온통 사랑” 이라는 작가님의 이야기가, 종교 공부 대신 개에게서 신의 가르침을 깨달았다는 말씀이 나는 어쩐지 너무 와닿았다.

지금은 사단법인을 해산하고 노견을 돌보시고 계신다는 데, 꼭 한번 만나뵜으면 참 좋겠다는 소망이 생겼다.

개 라는 생명체만이 줄수 있는 기쁨, 그 기쁨과 감동은 어떤 것에도 비할 수가 없다는 것을 안다.

책을 다 읽고 난 이제야 이 책의 제목이 <개에게 배운다>라는 점이 매우 적절한 선택이었구나 싶다.

눈물이 앞을 가리는 먹먹한 책이지만 이 책이 세상에 나와줘서 참 고맙다.

꼭 필요한 책이었다.

이 지구에 한 생명체로 태어나 떠나가기까지 나또한 이렇게 나라는 존재가 사라지고 헌신하는 삶을 살 수 있을까. 그렇게 산다는 건 끝내주는 삶이겠구나.

너무나 많은 문장들이 있지만 간략하게 한 문장만 소개하고 싶다.

“또 간디는 동물을 어떻게 대하는지 보면 그 나라의 수준이 보인다고 한다. 

동물학대는 결국 사회의 인식과 가치관을 반영하는 일이다.

그래서 나는 개와 욕을 결부하는 단어들부터 사용을 자제하기를 권한다...”



"또 간디는 동물을 어떻게 대하는지 보면 그 나라의 수준이 보인다고 한다.
동물학대는 결국 사회의 인식과 가치관을 반영하는 일이다.
그래서 나는 개와 욕을 결부하는 단어들부터 사용을 자제하기를 권한다..." - P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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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생각 레트로 패키지 - 「좋은생각」 2006년 6월호 복원본 + 꽃 노트 + 키링(2종) + 스티커 + 북백
좋은생각 편집부 엮음 / 좋은생각사람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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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생각을 보며 자랐던 세대는 아니었다.
다만 미용실을 가거나 병원에 가면 늘 잡지사이에 꽂혀있었던 것이 생각이 난다.
서점 아르바이트를 할 때도 월간지인 좋은생각을 찾는 분들이 종종 있기도 했다.
그러고보면 참 역사가 깊은 잡지이다.

이번에 화제를 낳았던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주인공 애순이
좋은생각에 시가 실리는 재미있는 장면이 나왔었는데
실제 애순의 시를 담은, 2006년 6월호 복원본이
다시 세상에 나오는 신통방통한 일이 일어났다.

2025년에 19년을 거슬러 그 당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마치 어제라도 일어난 일 같은 이야기들📼
인생은 19년 전이든, 지금이든 큰 틀에서는 달라진 것이 없었다.
사는 것도, 느끼는 것도 여전했다.
여전히 ‘감사함’은 소중하고 애틋했다.

요즘은 종이에 찍힌 글자가 아닌
모바일로 감정을 빠르게 나누는 시대다보니
글에서 오는 낭만이 잘 없어진 시대라고 생각한다.
낭만결핍시대다.
라디오가 그렇듯, 책도 디지털의 역풍을 피해갈수는 없었나 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의 밝은 이야기”를 매일 듣고 사는 일은 쉽지 않다.
살아갈수록 방전이 되는 배터리 같은 우리에게🪫
나는 여전히 밝고 따스한 이야기들이,
삶다운 이야기들이,
사람냄새 나는 이야기들이 정말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좋은생각 속 이야기들이 계속 되어지기를 바란다.

끝으로 나는 6월호 뒷표지 글이 참 좋았다.
“어제가 오늘같고
오늘이 어제같은
이 무덤덤함
이야말로
인생이
아닌가? 사람이
되었으니 사람으로
사는 것! 그게 인생.”

그나저나 나도 애순이 처럼 시를 실어보고 싶다.

서평의 기회를 주신 좋은생각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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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몰라 이제야 전하는 편지 - 가슴으로 꾹꾹 눌러쓴 순천 할머니들의 그림 편지
권정자 외 지음 / 남해의봄날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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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통영에 여행을 간 적이 있다.
통영 동네서점 한 곳을 구경하고, 가게 벽면이 참 멋있어서 사진을 찍고 이름이 특이해서 기억에 오래 남았던 곳이었다.
‘남해의 봄날’, 서점이자 출판사이기도 한 이 곳에서 무려 시리즈물로 2번째에 해당하는 따끈한 새 책이 나왔다.

요즘 시대에는 글을 모른다는 건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하지만 그 옛날 옛적에는 여자가 학교에 갈 수도 없었던 시절이 있었다.
한 평생 글을 모르고 산다는 건 얼마나 가슴 졸이는 불안한 삶이었을까.
글을 적을 수 없는 인생을 보냈다는 삶은 도대체가 가늠이 되지 않는다.

이 책에 나오는 14명의 어르신들은 늘그막에 뒤늦게 한글을 배워
한 평생 가슴에 담아왔던 오랫동안 고여있었을 마음을 마음껏 전하고 그림으로 풀어낸다.
그야말로 한 장의 페이지 마다 인생이 빼곡이 담겨있어 함부로 휙휙 넘길 수 없어
조심스럽게 한 장씩 넘기며 읽었다.

글과 그림으로 비로소 훨훨 날아 자유로워진 어르신이자 작가님들을 보니 참 애틋하고도 행복한 마음이 들었다.
더군다나 그림이 예사롭지 않다.
그림을 볼때마다 얼마나 감탄했었는지 모른다.
웬만한 화가 못지 않은 아니 화가 그 자체다.
인생이 담긴 귀한 글과 그림을 볼 수 있어 보는 내내 행복했던 책이었다.
나 역시도 한 평생 그리고 쓰며 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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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 구멍을 내는 것은 슬픔만이 아니다
줄리애나 배곳 지음, 유소영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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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 구멍을 내는 것은 슬픔만이 아니다>>는 여러 단편이 담긴 SF 소설집이다.

가제본을 통해 수록된 두 작품, <포털>과 <역노화>를 먼저 만나볼 수 있었다.

 

<포털>은 우리의 감정이 우주에 구멍을 낼 수 있다는 기발한 상상에서 시작된다.

슬픔을 비롯한 여러 감정들은 어딘가에 무언가로 연결되는 구멍, 즉 포털을 만들어낸다.

내가 만든 포털에는 무엇이 들어있을지,

그렇다면 나는 그 포털에서 나의 동생 코코를 만날 수 있을지,

사람들 각자가 만들어 낸 저마다의 포털에는 어떤 사연이 스며들지 상상할 거리를 주었다.

 

두 번째 단편 <역노화>는 생의 마지막을 노인이 아닌 그 반대의 모습으로 마무리한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노인이 아닌 영유아가 되어 생을 마감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만날 수 없었던 엄마의 모든 나이대를 만나볼 수 있겠지.

그리고 아이의 모습으로 엄마와 작별할 수 있다면, ’그건 더 나은 이별일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갖게 했다.

 

SF소설은 우리가 알 수 없는 막연한 미래에는 정말로 그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게하는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줄리애나 배곳(Julianna Bagggot)의 작품은 소설로서 끝나기보다 영상화가 되는 모습이 더 기대되는 소설이다.

넷플릭스와 파라마운트를 통해 영상화가 된다는 모습이 기다려진다.

 

내가 아직 만나지 못한 13개의 챕터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

특별할 것 없는 일상에서 우리는 그녀의 이야기로 가장 쉽고 빠르게 비일상적인 곳으로 떠날 수 있을 것이다.

 


 

편협한 원한들을 무겁게 품고 있지도 않고, 자기도취로 고립되지도 않은 나이.
아빠는 아빠 자신이었다.
사실 아홉 살 먹은 아빠야말로 가장 진정한 자신이었던 것 같다. -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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