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통영에 여행을 간 적이 있다.통영 동네서점 한 곳을 구경하고, 가게 벽면이 참 멋있어서 사진을 찍고 이름이 특이해서 기억에 오래 남았던 곳이었다.‘남해의 봄날’, 서점이자 출판사이기도 한 이 곳에서 무려 시리즈물로 2번째에 해당하는 따끈한 새 책이 나왔다.요즘 시대에는 글을 모른다는 건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하지만 그 옛날 옛적에는 여자가 학교에 갈 수도 없었던 시절이 있었다.한 평생 글을 모르고 산다는 건 얼마나 가슴 졸이는 불안한 삶이었을까.글을 적을 수 없는 인생을 보냈다는 삶은 도대체가 가늠이 되지 않는다.이 책에 나오는 14명의 어르신들은 늘그막에 뒤늦게 한글을 배워한 평생 가슴에 담아왔던 오랫동안 고여있었을 마음을 마음껏 전하고 그림으로 풀어낸다.그야말로 한 장의 페이지 마다 인생이 빼곡이 담겨있어 함부로 휙휙 넘길 수 없어조심스럽게 한 장씩 넘기며 읽었다.글과 그림으로 비로소 훨훨 날아 자유로워진 어르신이자 작가님들을 보니 참 애틋하고도 행복한 마음이 들었다.더군다나 그림이 예사롭지 않다.그림을 볼때마다 얼마나 감탄했었는지 모른다.웬만한 화가 못지 않은 아니 화가 그 자체다.인생이 담긴 귀한 글과 그림을 볼 수 있어 보는 내내 행복했던 책이었다.나 역시도 한 평생 그리고 쓰며 살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