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抱天) 3막
유승진 지음 / 애니북스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포천 3권의 시작은 을사사화와 관련된 이야기로 시작한다. 동호직필(동호의 곧은 붓이란 말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사실을 바르게 기록한다는 뜻)의 안명세가 명종 때 이기, 정순붕이 을사사화를 일으킨 사실을 상세히 시정기에 적어 사형당한 일이다. 고문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이 사실만을 기록한 그의 모습에 문인으로서의 참다운 자세가 느껴져 감상에 빠졌었다. 자신이 만약 저런 상황이었더라면 안명세처럼 행동했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의 대단함은 더욱 더 빛났다. 
 

 이어서 이야기는 토정 이지함을 찾아가 머물게 되고, 언제나 그렇듯 점판을 벌린다. 그리고 그 점판에서 떡 할머니의 아들 한호를 만나게 되는데 그가 유명한 석봉이었다. 알고 보니 그 떡써는 할머니는 익히 유명한 그 일화 속의 주인공이었던 것이다. 자신의 점판이 유명해지자 부탁해온 유생들의 점을 보아주면서, 남북 북단, 빈국이 따로 없는 북한의 김씨왕조의 이야기, 물을 사먹는 현대의 태평성대를 예언을 통해 풍자한다.

 함순명을 만나 점자리를 놓고 대결을 펼치게 된 이시경은 미래 영의정에 오를 사람을 세명이나 만나게 된다. 이후 정가의 수족인 최양선이 이시경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찾아오지만 이시경은 이를 거절한다.

 화담선생, 서경덕의 기일도 잊어먹고 지나가려 했던 이시경은 그때서야 자기가 정가를 도와 하려고 했던 일의 부끄러움을 깨닫고, 토정 이지함을 비롯해 스승님의 기일에 모인 사람들에게 최양선이 흘린 기습정보를 흘린다. 그리고 이를 듣고 있던 김복손 포교에게 이시경은 잡히게 되고, 이번에는 김복손 포교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길을 떠난다.

 하지만 그런 그의 뒤를 쫓는 자가 또 있었으니, 그는 바로 일전에 나온 고도리. 이 자가 온 몸에 화상을 입고도 죽지 않았다는 사실을 짐작은 하고 있었는데, 또 이렇게 나타나 이시경의 뒤를 끈질기게 쫒는다. 안나오길 바랐건만.

 어쨌든 이시경은 이이제이(오랑캐로 오랑캐를 무찌른다는 뜻으로, 한 세력을 이용하여 다른 세력을 제어함을 이르는 말.)라 불리는 방법을 적절히 이용하는데, 적인 최양선을 이용해 자신을 추적하는 포교 김복손을 방해한다. 김복손의 추적에 혼란을 주기 위해 둘로 갈라선 이시경과 초희는 음성에서 보기로 하였는데, 그 중간에 또 의적을 명분과 실리라는 말로 꾀어낸다. 두번째 이이제이인 것이다.

 1,2권에서도 그랬지만, 주요 인물에 대해선 따로 사전식으로 설명을 하고 있어, 이야기의 사실성을 더하고 미처 다루지 못한 세세한 부분까지 알려주는 점이 좋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사실성으로 인해 이 만화가 픽션인지 아닌지 더 헷깔리게 할 정도다. 이런 재기 넘치는 점쟁이가 정말 있었던 것은 아닐까?  

 포천 4막. 또 언제 만나 볼 수 있을까. 이시경과 초희는 무사히 추적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스승 전우치를 만나 정도령의 거사를 어떻게 막을까? 4권 역시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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