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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내게 행복하라고 말했다
에두아르도 하우레기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1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람쥐 쳇바퀴 도는 것과 같은 생활 속에서도
숨겨진 맛집을 가게 되었다거나, 애완동물들의 새로운 애교를 발견했다거나 하는,
아주 사소한 행복들을 통해 일상을 유지해 나간다.
하지만 불행이 불행을 끌고 와,
사소한 행복으로도 일상을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어떤 식으로 대응해야만 할까.
[고양이는 내게 행복하라고 말했다]의 주인공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의 불행에 휩쓸린 여인이다.
10여 년 간 사귄 남자친구는 2년 전부터 바람을 피고 있었고,
본가는 철없는 남동생의 행동으로 인해 파산, 경매에 붙여졌다.
거래처와의 중요한 미팅 도중 쓰러질 정도로 심각한
어지러움 증상에 병원에 갔더니 우울증이라는 판정을 받았고,
남자친구와 헤어졌기 때문에 거처를 새로 구해야만 했는데,
그녀가 가진 돈으로는 시 외곽의 뒷골목에 있는,
히스테릭한 이웃주민이 거주하는 낡은 아파트 밖에는 구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러나 그녀는, 말하는 고양이 ‘시빌’을 거둔 이후로
(고양이의 도움 아래)그러한 불행들을 하나씩 처리해나가기 시작한다.
본가는 아버지와 남동생을 설득,
지금 사는 곳보다는 규모가 작으나 살기에는 더 편한 곳으로 이사하도록 했고
우울증과 업무에 대한 무기력함은 (반 강제적인 것이기는 했지만)운동과
채식 위주의 식단과 고양이가 보낸 것처럼 꾸민 사내 이벤트를 주도함으로
해서 떨쳐내기 시작했다.
연인의 경우, 업무 수행 중 만난 남자와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이어져 버렸으며
심술궂은 이웃의 경우 고양이를 경유해서 주고받은 쪽지와 주인공이 선물한 아이패드를
통해 해결되었다.
소설에 나온 정도까지는 아니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한번 정도는 주인공처럼
시험점수의 폭락, 붙을 자신이 있던 자격증 시험(혹은 회사 면접)의 탈락,
예고에 없던 비, 형제자매들과의 불화가 겹치는 식으로
이대로는 못 살 거 같다, 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불행한 일들이 겹쳐 일어나
만사가 무기력하게 된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고양이는 내게 행복하라고 말했다]의 고양이 시빌이 말하는 것들을
하나씩 시도해 본다면, 완벽하지는 않지만 ‘이 정도면 잘 살 수 있을 거 같아’ 는
생각이 들 정도의 행복은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