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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메스의 예수
고수유 지음 / 일송북 / 2016년 4월
평점 :
신앙심은 전혀 없지만, 천주교였던 어머니를 따라 성당에 나가고 -> 유아세례를 받고 -> 중학교 졸업 무렵까지
성당을 다니는 루트를 밟으면서
항상 궁금했던 것이 있다.
미사가 끝나면 초등학생들은 교실 같은 곳에 모여 (미사 후 받은 간식이랑은 별도의)간식을 먹으면서 성경공부 같은 것을
했는데,
다른 것들은 자세하게도 나와 있으면서
‘예수의 일생’만큼은 왜 제대로 다루어지지 않는 것인지가 그 의문점이었다.
실제로 성서에서뿐만 아니라 예수의 일생을 다루었다고 호언장담하던,
학생들을 상대로 한 만화책에서조차 7살 - 29세 사이의 이야기는 ‘예수는 (신전에서
랍비들과 이야기를 나눈 이후부터 성인이 되어 보통 물을 포도주로 바꾸는 기적을 선보이기 전까지의 기간 동안에는)
아버지의 일을 도왔었다‘ 식으로만 얼버무리고 넘어갔고, 신부님이나 다른 선생님들 역시 그 질문만큼은 대답을 하지
못했었다.
그렇기에 [다빈치 코드] 등 여러 소설에서 예수의 사라져 버린 기간(?),
즉 7세부터 29세 까지의 기간에 대한 여러 가설들
(예를 들면 예수는 아버지를 따라 목수 일을 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을 하였다, 같은)을 자유로이
내보이는 것이리라.
[헤르메스의 예수]에서는 개중 가장 특이한 가설을 내어 놓았다.
예수가 수행자들에게 헤르메스학을 전수받은 선각자, 라는 것이다.
소설 속에서 한 교인이 성흔현상(=이전에 아무런 상처가 없었음에도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혔을 때 생긴 상처와 동일한 부분에서 피가 나는 현상)을 일으키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당시 흘린 피 속에 섞여있던 금색 가루가 삼각형 모양이었다.
그런데 그 삼각형 모양이 십자가나 성당의 건축물, 성화 등에서 흔하게 사용되는 모양이었고,
이 모양은 미국 달러에도 그려져 있던 ‘피라미드 전시안’, 즉 지금은 그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송과체(=제 3의
눈)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예수는 7 - 29세 사이에 헤르메스학을 전공하는
수행자들에게 가서 헤르메스학을 전수받았고, 그 과정에서 송과체를 깨워
남들에게 교리를 전파한다거나 기적을 선보일 수 있게 되었으나 그 과정이 너무나도
비기독교적이었기에 성서에는 기록되지 않았다는 가설이었다.
내용 자체는 흥미로웠다.
그동안 보아왔던 가설들 중 가장 파격적인 가설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내용 전개가 약간 작위적이었고, 등장인물들 간의 대화가 약간
부자연스러웠기에 아쉬움이 남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