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미식가 - 외로울 때 꺼내먹는 한 끼 에세이
윤시윤 지음 / 답(도서출판)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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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그 자체로 추억이 된다.


중요한 프로젝트나 시험이 끝난 날이면 중고등학교 때 중간, 기말고사가 모두 끝난 날이면 어머니가 사주시던 냉면이 생각나고

유난히 힘들고 지친 날이면 팀프로젝트를 할 때마다 학교 앞에서 사오던 왕만두와 사이다가 생각이 나고

아프거나 유난히 기운이 없는 날에는 사랑니 발치를 한 날 퇴근한 언니가 손에 들고 온 연어샐러드가 생각이 난다.


매운게 먹고 싶은 날에는 중학교 시절, 영양사 아주머니의 실수로 그날따라 유난히 맵게 나왔던 쫄면이 생각나고

스트레스가 쌓인 날에는 여행지에서 먹었던, 원하는 토핑을 마음대로 골라 넣을 수 있었던 알싸한 쌀국수가 생각나며

늦은 밤. 잠은 안오는데 배가 고픈 날이면 고등학교 당시, 학원 밑에서 먹었던 2천원짜리 카페모카와 천원짜리 생강쿠키가 생각난다.


이렇게 음식을 먹으며 느꼈던 맛들은 그 사람을 이루는 역사가 되며,

특정한 상황이 되면 그 맛들이 혀 끝에서 재생되고는 한다.


현재 사람들을 지배하고 있는 트렌드는 먹방이다.

오늘 뭐 먹지라거나 식신로드, 맛있는 녀석들 등 유명인들이 소위 맛집이라고 소개된 식당에서

음식을 먹거나 직접 요리를 만드는 프로그램이 유행을 선도하고 있다.


그러나 그런 방송에서는 채워지지 않는 것이 있다.

그 음식을 통해 만들어지는 일종의 추억이다.

맛은 사람들에게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저장되어 있던 기억을 불러일으킨다.


멀리 떨어져 있어 쉽게 맛보지 못하게 된 엄마나 할머니의 손맛

몇년지기 친구와 처음으로 온 여행지에서 먹은 첫 끼니의 느낌

상사에게 깨진 날, 동기들과 함께 먹었던 음식의 맛 등

요리를 보면 누군가와의 기억이 생각나고

그 기억은 그리움과 또 다른 기억들을 불러 일으킨다.

그런데 일반적인 음식 (먹방)프로그램에서는 그러한 것들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외로운 미식가]에서는

세미나 날 연인이 된 커플이 함께 노나먹은 별사탕의 달콤함

결혼생활 20년만에 처음으로 남편과 함께 가게 된 영화관에서 먹게 된 팝콘의 짭짤달콤함

누군가와 함께 지내게 되며 좋아하게 된 시나몬의 쌉싸름함

막 인연을 만들어가기 시작한 남녀가 느끼는 새콤달콤함

이별을 앞둔 연인 앞에 놓여져 있는 스파게티 소스의 새콤함 등

사람들이 느낄 수 있는 맛을 주제로 이야기들을 풀어나가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흔히 경험할 수 있는 경험들과

약간의 능력만 있으면 언제라도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이 만나

새로운 느낌이 만들어졌다.


유난히 심신이 지쳐 무언가 특별한 것이 고플 때 읽으면 괜찮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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