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 너는 나의 용기
우태현 지음 / 새움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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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샛강 지구에서 시체가 발견되었다.

 

죽은 자는 전 청와대 대변인이자 TV시사토론의 진행자이기도 했던 진보 성향의 정치인 이지선이었고,

발견 당시 그는 열 손가락이 불의 열기로 인해 구부러졌고 입술은 로뎅의 조각을 따라한 그림과

기묘한 문장이 써진 종이가 물려진 상태에서 줄로 꿰매어진 상태였다.

이지선을 시작으로 전 정권의 유력 정치인, 학생운동을 돕는 출판사 ‘광해사’의 사장 등 유력 인사들이 줄줄이

참혹한 시체로 발견되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세 가지.

독재에 저항했던 386 세대였다는 것과 특정한 독서문학 연구회 소속으로

현재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형사의, 배후로 몰려 죽어야만 했던 형이 연루되었던 사건 관계자였다는 것.

그리고, 시신 옆에 이지선의 입에 물려있던 것과 같은 것이 놓여 있었다는 것.


 

가장 중요한 단서는 위수남청, 9월 12일, 붉은 충성.


사건 담당 형사와 이 형사가 협력을 요청한 기자와 연구원들은 이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일들을 경험하게 된다.


1980년대, 풍장의 시대.

대학을 다니고 있던 (요즘의)386 세대들은 민주화를 위해 5·18 광주 민주화 운동과

6월 민주항쟁을 이끌었고, 이들을 억압하기 위해 학교 내에 사복 경찰들이 투입되었다.

정당한 시위 도중, 혹은 철학자들의 서적을 읽던 도중 안기부에 잡혀간 학생들은 빨갱이라는 딱지가 붙어 사형에 처해지거나 온갖 고문들을 당했고 학교 캠퍼스는 권력자의 편에 서 학생들의 시위에 용이하지 않게 리모델링되었으며 학생들은 이에 저항,

독서연구회 등을 통해 자신들의 이념을 피력하려 노력했던 시대.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서

386세대들이 변화시키고자 했던 사람들은 그대로인 반면 그들 자신은

바꾸고자 했던 사람들과 똑같이 변화하였고,

현재는 이들이 (기존에 자신들이 바꾸고자 했던)기득권이 되어

자신들을 비판하는 젊은 층에게 종북이라는 딱지를 붙여 비난하고

명박산성, 국정화 교과서, 언론 통제 등을 통해 자신들의 정신을 이어받아

아닌 것을 아니라 표현하고자 하는 젊은 세대들의 의견들을 묵살하고 있다.

 

 

80년대의 386 세대와 비슷한 입장에 놓여있는 젊은이들은 4.0 만점에 4.0의 학점 / 공모전 입상 다수 / 토익 980점 / 봉사시간 다수 / 인턴 활동 유의 스펙을 지니고도 탈락의 고배를 마시고, 간신히 취직한 곳에서는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만으로 마구 굴려지고, 재능이 있으나 그 재능이 열정페이라는 이름 하에 제대로 된 대가를 받지 못한다.

정부에서는 여전히 전 근대적인 사고방식과 해결방법을 가지고 있다.


 

적이 있으나 그 적이 우리에게 용기를 불어넣기는커녕 끝없는 패배감과 좌절만을

심어주는 지금 우리네에게 이 책은 여러 의미를 전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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