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 미스터 갓
핀 지음, 차동엽 옮김 / 위즈앤비즈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어린 아이들은 가장 무서운 존재입니다.

같은 정보를 받아들였을 때 배우지 않았어도 누구보다 더 깊은 경지에까지 다다를 수 있고, 가장 맑게 무언가를

깨닳을 수 있으며 가장 두려움이 없는 거의 유일한 집단이기 때문입니다.

 

Hi, 미스터 갓에 나오는 안나는 그 중에서도 가장 맑고, 그래서 가장 직관적으로 무언가를 바라볼 수 있는 아이입니다.

섹스, 죽음, 종교와 같이 민감하다면 민감하다고 할 수 있는 주제에서부터 수학 과학적 지식까지 모든 분야에서.

 

안나는 자신의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모든 것 - 숫자, 자신의 옆자리에 앉은 외국인들의 언어, 파리의 날개짓 횟수 같은 것들-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고, 그것에 대해 나름대로의 답을 내며, 그것들에 대해 누구보다도 기뻐하고는 하죠. 세상을 모두 가진 것처럼.

 

안나는 핀-이 책을 서술한 자-와 만나기 직전까지 알코올중독자 아버지와 멍청하다고 표현되는 어머니 밑에서 가해진 학대를 견디지 못하고 가출한 6살짜리 여자애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폭넓은 호기심과 순수함을 지녔으며 동시에 9살 반이라는 나이에 나무에서 떨어지는 사고로 죽기 직전까지 3년 반이라는 시간동안 신학, 천문학, 철학 등에 소질을 보였습니다.

 

아이들은 빈 백지장과 같고, 이는 모모에서의 주인공 '모모'와 같이, 나의 라임오렌지나무의 '제제'와 같이 어떤 사실에 대해 때로는 어른보다도 깊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됨과 동시에 어느 누구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음에도 누구나가 듣는 순간 '아, 이것이구나!!'를 깨달을 수 있는 답을 내놓는 힘이 되기도 합니다.

 

종교인들이 전지전능하신 하느님이시여, 라며 감히 입에 올리지도 못하는 신을 친근하게 미스터 갓이라 부르며

짧은 생을 살다간 Hi , 미스터 갓의 '안나'를 통해 아이는 어른의 스승임을 다시 한번 알 수 있었다는 게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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