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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은 지옥이다
비프케 로렌츠 지음, 서유리 옮김 / 보랏빛소 / 201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누구나 한번씩 심각하게 죽이고 싶었던 사람이 있었을 것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경우 순간적인 감정일 뿐 실제 행위로 옮기지는 않지만.
그러나 어떠한 연유로 사람을 잔혹하게 죽이는 상상을 하게 되는 강박증을 지니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작가가 대표적인 예이죠.
하지만 그 결과는 작가처럼 지금은 완치가 되어 더 이상 그러한 상상을 하지 않게 되거나, 견디다 못해 자살하거나, 그 상상을 실제로 행동으로 옮겨 남을 죽이거나 중 한 가지로 귀결되곤 합니다.
[타인은 지옥이다]에서 주인공 마리는 자신의 딸이 죽은 이후 남을 잔혹하게 죽이는 상상을 하는 강박증을 앓기 시작합니다.
이에 직장이던 유치원도 장기 휴직을 신청, 집 안에 틀어박히게 되죠.
그러던 어느 날 강박증 환자들이 모인 인터넷 게시판에서 엘리라는 사람을 만나게 되고, 이후 이 사람과 메일을 주고받으면서
점차 어느 정도의 외부 활동이 가능해지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애인도 사귀게 되죠.
그러나 어느 날 -정확히는 애인의 가족과 술을 마신 다음 날- 아침, 잠에서 깨어나 보니 오른손에는 피묻은 칼이, 옆에는 칼에 찔려 숨진 자신의 애인의 주검이 놓여있고 이에 범인으로 몰린 그녀는 정신병원에 수감되게 됩니다.
하지만 자신의 주치의와의 상담과정에서 점차 '나는 범인이 아닐지도 몰라!!'라는 의심이 들기 시작하고, 그러한 의심이 짙어질 무렵 자신의 죽은 애인의 형이 사건의 진상이 담긴 유서 비슷한 것을 남긴 채 죽은 것이 발견, 혐의가 풀림과 동시에 강박증 역시 완치나 다름없는 상태라는 판정을 받고 퇴원하게 된 후 스스로 그 사건의 진실을 찾아낸다는 이야기 입니다.
결말을 유출하자면 사건의 원인은 모두 마리의 주치의였던 사람과 자신의 애인이었던 사람의 여동생 베라라는 사람의 행위였죠.
공황발작과 남성에 대한 공포를 가지고 있던 베라가 (둘째오빠의 일기장에 적혀있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어릴 때 둘째 오빠에게 성폭행을 당했고 그것을 알게 된 첫째 오빠가 그 오빠를 다른 동네로 보내버렸기 때문에 자신에게 있는 증상이 생긴 것이라는 확신을 가진 후 오빠에 대한 살인 계획을 세웠고, 살인을 저지르는 강박증을 앓고 있던 마리를 자신이 저지른 사건의 범인으로 몬 것이죠.
위에서도 말하였지만 사람들은 한번쯤 누군가를 죽이고 싶어한 적이 있습니다.
강박증으로 인해 원하지 않아도 누군가를 죽이는 상상을 하기도 하죠.
그러나 그 생각을 실제로 옮기게 된다면, 그 행동을 당하게 된 타인은 어떻게 될 지,
어떠한 행동을 당했다고 생각된 사람, 즉 어떠한 사건의 범인이라 생각되던 사람이 실제로는 아니라는 것이 밝혀진 다음에는 사회에서 어떠한 시선을 받게 될 지 보여주는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