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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모양을 한 행복
고데마리 루이 지음, 김대환 옮김 / 잇북(Itbook)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일단 소설 속에 나오는 부부는 3주일만에 결혼에 골인한 케이스인데, 결혼 당시 서로가 다 구멍이 있죠.
남편은 어릴 적 친부모에게 버려진 후 입양과 파양을 반복하던 중 미국에 정착하게 된 것에 대한, 아내쪽은 병으로 인해 일상에는 지장이 없으나 아이를 낳을 수 없다는 것, 그리고 아이를 낳을 수 없다는 것 때문에 파혼이 된 것에 대한 구멍입니다.
이후 이들은 동물 애호시설 - 유기견이나 유기묘 등을 일정기간동안 맡아 보호하며 위탁모나 입양자를 찾은 후 그 기간이 지나면 가스실로 데려가 안락사 시키는 시설-에 고양이를 입양하러 갑니다.
이때 남편은 자신이 고아원에서 있었던 상처가 있기 때문에 특히 더 신경을 쓰고요.
이들은 이미 고양이 이름을 '맥시모'로 정한 채 이왕이면 털이 짧고 새끼인 암컷, 특히 샴을 기르기를 희망하였으나 실제로 그들을 선택, 그들이 맞아들이게 된 고양이는 4개월짜리 얼룩 수컷고양이.
그렇게 고양이가 들어온 후부터 그들은 그 고양이로 인해 더욱 행복을 찾게 됩니다.
자는 모습에서, 밥달라고 놀아달라고 투정을 부리면서 혹은 대변을 보았다 자랑을 하면서 내는 울음소리에서, 사슴에게 귀엽다 하며 당근을 주려하자 질투를 하는 모습에서, 부부싸움 때마다 꼬리로 바닥을 치며 싸우지 말라는 표정에서, 치즈만 보면 다리사이로 부비부비를 하며 조를때 등 고양이가 하는 모든 행동에서 말이죠.
심지어는 고양이가 도약을 위해 낸 기스에서도, 애교를 부린다고 부부의 몸에 낸 상처에서 조차도 좋아하는 건 기본이고 캣시터라 해 고양이를 돌봐주는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한 채 온 맥시코에서조차 고양이를 걱정하다 끝나는 날 새벽부터 돌아가자, 할 정도니 얼마나 고양이를 통해 행복을 느꼈는지는 말을 안해도 될겁니다.
하지만 끝에 가서는 슬픈 내용입니다.
맥시모가 죽을 때가 되어 모든 내장기관이 약해졌고, 따라서 대소변조차 제대로 보질 못해 병원에 가게 되었고, 그 병원에서 안락사를 권할 정도로 몸이 안좋아졌기 때문입니다.
이에 이들은 죽을 때 만큼은 자기 영역에서 죽게 해주자, 하며 집으로 데려오게 되고, 이후 맥시모는 하나하나 못하는 게 많아집니다.
그리고 임종날 남편은 차마 죽는 걸 보지못하겠다며 문가에 서서, 아내는 고양이 바로 옆에서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합니다.
어떠한 대상이 되었든 모든 생명은 구멍이 있고, 그걸 서로 메꾸며 살아가야 하며, 이들에게 있어 고양이가 서로에게 있던 구멍을 메꿔주는 대상이었습니다.
이 책을 보며 저 역시도 이 부부들처럼 저한테도 있을 수 있는 구멍을 메꿔 줄 대상을 찾고싶다는 말로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