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한번 생각해보자.종이를 만들 수 있는 재료가 완전히 사라졌기에,지식을 구전 형태로밖에 전달할 수 없게 된 세상이 온다면. '무언가 사정이 있겠지' 싶어살뜰하게 챙겼던 사람이,누군가에 의해 재활용도 못할 쓰레기나 마찬가지란 사실을 알게 된다면.낙후된 도시 개발 프로젝트가모두 끝난 뒤에야,숨겨진 비밀을 알게 된다면.당신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지속 가능한 사랑]속 인물들이 그렇다.몇십 년 이상의 세월동안 절을 지키던 매화나무를, 기후 변화를 이유로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는 명령을 전달해야 하는 자와 그 명령을 거부하고자 하는 자. 종이가 사라진 뒤부터어떠한 내용의 이야기를 제 머릿속에 담고 있는 고아들이 책처럼 취급되는 시대.'질 좋은 책을 생산한다'는 명목으로20살도 채 안 된 아이를 임신시키려는 자와,그 아이에게 자유를 안겨주고자 하는 자.알코올중독자였던 제 아비를 증오하기에,그와 비슷한 보호자에 의해 살인자로 몰려 감옥에 갇힌 자와의 결혼을 꿈꾸는 자와 '그 새끼만큼은 절대로 안된다'는 생각을 가진 자.그 둘과 관련된 이야기들이기 때문이다.그들은 어떤 상황에 내몰릴까. 그 상황에서 내린 결정이 어떠한 결과를 불러 일으킬까. 그런 것들을 생각하며 본다면 더욱 흥미로우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