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한번 어떤 상황을 상상해보자.당신은 그 누구의 반응도 받지 못하는무명 작가인데, 누군가가'글을 읽은 모든 사람들에게서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명작을 만들어준다는 명목으로 건네 준 것에 예상치 못한 덫이 놓여 있었다면. 분명히 제대로 숙제를 해서 냈다고 생각했는데,결과물은 그 누구도 제대로 해석할 수 없는 종류의 낙서였다면.'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는 말에무심코 했던 행위가,상상할 수 있는 가장 최악의 결과를 안겨주었다면.당신은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경성지옥]이 바로 그러한 상황에 대한 이야기이다.두 외계집단에 의해 일상이 파괴된 채 방공호 같은 곳에 피난 온 인간들.'평범한 사람들'이 품고 있는 것과완전히 반대되는 상식과 윤리관을 지닌 존재들과,그 존재들에 의해 희생된 자들. '그동안 쓴 글들 중 가장 완벽한' 결과물이라 생각했던 것이 알고 보니 다른 사람들의 결과물들 중 일부를덧대었을 뿐인 상황임을 인지한 누군가의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해당 인물들은 그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어떤 선택을 할까.그 선택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까. 그런 상황을 상상하며 보면 더욱 재미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