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켜진 자들을 위한 노래
브라이언 에븐슨 지음, 이유림 옮김 / 하빌리스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백룸이라는 괴담을 알고 있는가?

성별. 나이. 국적에 상관 없이
'그 날 그 장소에' 있었다는 이유로.
평소였다면 그 자리에서 바로
훌훌 털어버릴 수 있을 정도로
사소한 실수를 했단 이유로
끌려가는 공간.

공간 감각을 잃어버릴 정도로
비슷비슷한.
혹은 현실과 미묘하게 다른 형태의
구조물들이 가득한 공간.

그 공간 속에서
출구가 어디인지도,
어떻게 해야 도달할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는 상태로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들을 피해
방황하는 자들에 대한 괴담 말이다.

[삼켜진 자들을 위한 노래]는
어떠한 이유로
백룸과 비슷한 공간.
속칭 '틈'이라 불리는 곳과 엮이게 된.
혹은 그 공간 속 주민과
마주하게 된 자들의 이야기이다.

그 어떤 흔적도,
소리도 남기지 않고 사라진 아이.
어느 순간 존재가 뒤바뀌게 된 자매.
누군가에게 반쪽을 빼앗긴 덕에
모든 사람들에게 외면받는 모습으로
변해버리게 된 자.
그런 자들과 연관된
일반인들의 이야기기도 하다.

만일, 현실에서
'어떠한 이유로 존재 자체가
인간이 아닌 무언가로 변하지 않았나'
싶은 사람을 마주하게 된다면.
나 자신이,
혹은 나와 가까운 누군가가
갑작스럽게 알 수 없는 곳에
-실종에 가까운 형태로-
빨려들어가게 되었다면.
혹은 '어딘가로 가야 한다'는
충동이 들게 된다면
어떻게 반응하게 될 것인가.
그런 생각을 하며 보기 좋은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